[이슈&인물] 어깨 무거운 파울루 벤투

최상 아닌 최선…그래도 희망을 건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이 확정됐다.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벤투 감독은 거론됐던 여러 후보들을 제치고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제시한 ‘선임 기준’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선정됐다. 벤투 감독은 시큰둥했던 다른 감독들과는 다르게 면접에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임했다.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상’은 아닐지 모르지만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이다.
 

파울루 벤투(49)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지난 16일 유럽축구에 정통한 에이전트에 따르면 “KFA와 벤투 감독이 미팅을 가졌고, KFA의 제안에 벤투 감독이 동의했다.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조만간 새 감독을 발표할 예정인데, 벤투 감독이 내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태용 후임
기준에 적합?

신태용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마지막 경기서 독일을 2대0으로 꺾었지만, 이전까지 답답한 경기력을 반복했다.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다. 지난달 5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선임 소위원회를 열었다. 

신 감독에 대한 평가를 시작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월드컵 예선 통과, 대륙컵 대회 우승, 세계적 수준의 리그 우승 등의 경험을 갖고, 능동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만들 수 있는 지도자’를 찾았다. 

지난달 한 차례 유럽 출장을 다녀온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다시 유럽을 방문했다. 첫 출장서 접촉한 후보들은 전부 배제됐다. 카를로스 케이로스(65·포르투갈) 전 이란 감독,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콜롬비아) 전 멕시코 감독, 에르베 르나르(50·프랑스) 모로코 감독 등이 1차 접촉 때 후보군(3명)이었다. 


복수의 유럽 현지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출장서 전혀 새로운 후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벤투 감독을 포함, 슬라벤 빌리치(50) 전 크로아티아 감독, 케 산체스 플로레스(54) 전 에스파뇰(스페인) 감독 등과 협상을 전제한 면담을 가졌다. 

협상 테이블서 몸값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협회는 김 위원장에게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좋은 사람을 찾아달라”고 격려했다. 다만 후보들에게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확정
코엘류 이어 두 번째 포르투갈 출신

대부분 한국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은 정성은 보이지 않았다. 

한 유럽 축구 관계자는 “키케 감독은 평균 임기가 2년여에 불과할 정도로 이직이 잦았다. 그간 경험하지 못한 장기 계약과 국내 거주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반면 벤투 감독은 달랐다. 

유럽의 한 에이전트는 “한국 측 연락을 받고 (벤투 감독이)면접에 아주 적극적으로 임했다.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선임 기준’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었다. 

벤투 감독은 독일의 뢰브 감독과 함께 ‘꽃중년 감독’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현역시절 명 미드필더였다. 1988년 CF벤피카(포르투갈)서 데뷔한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서 선수생활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벤투 감독은 투쟁심과 카리스마로 유명했다.


포르투갈 대표 선수로도 활약했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35번의 A매치를 뛰었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벤투 감독에게 ‘한국’은 최소한 선수로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국가다. 한국과의 200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D조 최종전의 악몽 때문이다. 

감독 업적?
“조금 아쉽다”

포르투갈은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한국을 상대했으나 2명이 퇴장당하는 아수라장 끝에 0-1로 졌다. 벤투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조국의 패배를 막진 못했다.

2000 유럽축구연맹선수권(유로) 3위 포르투갈의 2002 한일월드컵은 장밋빛 기대로 부풀었다. 1966 잉글랜드월드컵 3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과 대등 혹은 뛰어넘는 업적을 목표로 했으나 한국전 패배로 16강조차 올라가지 못하고 탈락했다.
 

유로 2000 준결승 멤버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소속으로 치른 마지막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경기가 바로 2002월드컵 한국전이었다. 

은퇴 후 2004년 스포르팅 리스본의 유소년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벤투 감독은 1년 뒤 스포르팅 리스본의 1군 감독이 됐다.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승승장구했다. 

두 번의 FA컵, 한 번의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서도 두 번이나 2위에 올랐다. 나니, 주앙 무티뉴, 미겔 벨로소 등을 발굴, 육성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당시 맨유를 이끌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임자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커리어 정점은 유로2012다. 2010년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에 이어 포르투갈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초반 다소 부진한 행보를 보였다. 우려 속에 첫 메이저대회인 유로2012에 나선 벤투 감독은 탁월한 지도력을 과시하며 포르투갈을 깜짝 4강까지 올려놨다. 

“가차 없다”
강한 카리스마

4강서 스페인에 아쉽게 패했지만, 당시 최악의 멤버라는 평가 속에서도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바탕으로 단단한 축구를 만들었다. 벤투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도 나섰다. 죽음의 조인 G조 (독일, 미국, 가나)에 배정됐다. 

독일에 4-0으로 참패하기는 했으나 미국과 2-2 비기고, 홍명보호를 평가전서 묵사발로 만든 가나에 2-1로 이겨 1승1무1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골득실차서 뒤져 16강 토너먼트에는 독일, 미국이 올라가고 포르투갈, 가나가 탈락했다. 이후 유로2016 예선 첫 경기서 알바니아에 0-1로 충격패하며 경질됐다. 

그의 다음 스텝은 놀랍게도 브라질이었다. 크루제이루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세 달도 되지 않아 사임했다. 한 달 만에 곧바로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감독직에 오른 벤투 감독은 팀을 빠르게 장악했다. 올림피아코스는 3월 리그 선두, 컵대회 4강, 유로파리그 16강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경질됐다. 3연패가 원인이었지만, 일부 선수단과의 불화 때문이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2017년 아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명장들을 모으던 중국 슈퍼리그의 충칭 리판으로 무대를 옮겼다. 장외룡 감독의 후임으로 나선 벤투 감독은 2018 중국 슈퍼리그에 임했으나 13라운드 종료 후 경질됐다. 

13위에 머물렀던 성적 그리고 FA컵 16강 탈락 등을 문책당한 결과다. 짧은 휴식을 취하던 벤투 감독은 다음 행선지를 한국으로 정했다. 

49세 ‘꽃중년 감독’으로 인기
현역시절 투쟁심·카리스마 유명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은 ‘단단한 축구’를 강조한다. 넘치는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선수의 명성과는 상관없이 팀 분위기를 해치면 가차없이 제외한다. 유로2012 당시에도 베테랑을 빼고 ‘젊은 피’를 중용하며 성공을 거둔 적이 있다. 

전술은 4-3-3을 선호하며 공격 시에는 역습을 강조하고 수비 시에는 미드필드부터 ‘많이 뛰는 축구’를 구사한다. 남미와 유럽 등 다양한 무대를 경험했고 특히 중국 슈퍼리그를 통해 아시아 무대를 접했다는 점도 우리에게 긍정적이다.
 


물론 벤투 감독 선임 소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일부 누리꾼들도 있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서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점, 올해 중국 수퍼리그 충칭 리판에 부임한 뒤 성적부진으로 7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점 등 때문이다. 

포르투갈 감독 시절 자국 팬들로부터 ‘호날두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점도 부각되고 있다.

축구계 정통한 관계자는 “축구팬들 사이서 인기가 높았던 키케 감독 대신 부임한다는 점 때문인지 벤투 감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키케 감독은 훌륭한 지도자지만, 연봉과 계약기간서 축구협회와 이견을 보여 협상을 접었다”고 전했다.     

한 축구인은 “키케 감독을 비롯해 다수의 후보자들이 한국행에 대해 적극성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만큼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지 않다는 의미”라며 “벤투 감독이 ‘최상’은 아닐지 모르지만, ‘최선’의 선택으로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뚜껑 열어봐야”
의심스런 시선

벤투 감독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 계약이 유력하다. 경력이 화려한 벤투 감독의 연봉은 역대 대표팀 최고 수준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연봉(15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새 감독 영입을 위해 사재 40억원을 출연했다. 새 사령탑의 A대표팀 데뷔전은 다음달 코스타리카(7일), 칠레(11일)와의 2연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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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