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여행 ②충남 태안군 안흥유람선

보물선이 난파된 태안 바다 위를 달리다

여름철 태안 여행은 백사장이 좋은 바닷가에 숙소를 잡아놓고 해수욕을 하면서 하루나 이틀 쉬는 게 정답이다. 물이 아직 차가운 오전에 관광지 한두 군데 돌아보고, 오후 내내 물놀이하면서 느긋하게 즐긴다. 태양이 뜨겁지만 바닷바람 덕분에 더위는 문제가 아니다. 바다 한가운데로 달려가는 유람선을 타면 바람이 더 시원하다.

산에 국립공원이 있다면, 바다에는 해안(해상)국립공원이 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태안반도는 해안선이 아름답고, 기암절벽이 발달했으며, 눈부신 백사장이 많다. 가까운 바다에는 작지만 보석 같은 섬들이 흩뿌려졌다. 태안반도 일대의 해안과 섬을 엮어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그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안흥유람선 타기다.

독특한 바위들

안흥내항과 신진대교로 연결된 신진도에 들어가면 안흥외항이 나온다. 섬 이름을 따서 신진도항이라고도 부른다. 이곳에 있는 안흥여객선유람선복합터미널에서 안흥유람선과 가의도행 여객선이 출발한다. 


유람선은 비정기 운항하는 A코스(1시간 소요), 안흥 앞바다를 한 바퀴 돌아보는 B코스(1시간30분 소요), 옹도에서 내려 등대를 보고 오는 옹도 하선 코스(2시간40분 소요)가 있다. 옹도 하선 코스는 날씨와 파도에 따라 출항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 확인한다.


옹도 하선 코스가 이미 출발해, B코스 표를 사고 승선 카드를 작성한 다음 선착장으로 향한다. ‘유람선 타는 곳’ 간판 양쪽으로 건어물 매대가 늘어섰다. 여기서 주전부리나 안줏거리를 구입하는 이들이 많다. 매표소 매점에서 새우 과자도 한 봉지 살 것.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할 일은 없다. 유람선 내 간이매점에도 새우 과자와 음료수가 있다.



유람선이 출발하면 어디선가 갈매기 떼가 뒤따라온다. 새우 과자를 던져주면 ‘탁’ 소리를 내며 낚아채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과자를 들고 팔을 뻗으면 가까이 날아와 잡아채기도 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갈매기 먹이 주기에 신이 난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우아하게 바람을 타는 갈매기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유람선이 섬에 다가가면 선장이 해설을 시작한다. 정족도는 가의도와 옹도를 제외하고 유람선 코스 가운데 눈에 가장 띈다. 식물이 거의 없는 바위섬으로, 가마우지 서식처다. 하얗게 뒤덮인 부분은 새 배설물이라고.


가의도는 안흥외항에서 여객선이 다닌다. 마늘로 유명한 태안에서도 가의도 육쪽마늘이 원조라고 한다. 가의도 동쪽에 활처럼 휜 해변이 있고, 그 남쪽 끝에 독특한 바위 세 개가 보인다. 사이좋게 선 형제바위, 끝이 뾰족한 돛대바위, 가운데가 뚫린 독립문바위다.


태안반도를 지켜준다는 사자바위, 섬 주민의 장수를 기원한다는 거북바위, 여자바위, 코바위, 물개바위 등 사연 있는 바위가 많다. 이 일대 마도해역은 조수 간만의 차가 커 물살이 빠르고, 바닷속에 암초가 많아 예부터 난파선의 공동묘지였다. 2007년 주꾸미 그물에 걸려 올라온 청자를 발견한 데서 시작된 태안선부터 2015년 마도4호선까지 난파된 고려·조선 시대 선박을 이 바다에서 인양했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해안선 아름다워
해안·섬 엮어 태안해안국립공원 지정

가의도에서 서쪽으로 더 달리면 유인 등대가 있는 옹도에 이른다. 옹도 하선 코스를 이용하면 옹도에 내려 동백 숲과 옹도등대 등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옹도는 100년 넘게 출입을 통제하다가 지난 2013년부터 일반에 개방했다.


유람선은 내부 선실과 야외 갑판으로 구성되는데, 아무래도 갑판 쪽이 인기다. 갈매기랑 눈을 마주치기도, 평상에 앉아 바다 풍광을 감상하기도 갑판이 좋다. 가족이나 친구, 모임 등 유람선을 탄 이들은 바다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며, 갈매기와 노는 재미에 푹 빠진다. 한두 시간 짧은 바다 여행이 끝나고 항구로 돌아가는 길, 방파제 끝에 선 빨간 등대가 유람선을 맞아준다.



안흥내항과 신진도를 잇는 안흥나래교는 길이 300m, 폭 3m 해상 인도교다.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가는 듯한 형상이 인상적이다. 안흥나래교가 생기면서 조용하던 안흥내항이 활기를 되찾았다. 다리 반대편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보존센터다. 이곳에 마도해역에서 인양한 태안선과 마도1~4호선, 수중 유물을 일반에 공개하는 서해수중유물전시관이 올해 말쯤 개관할 예정이다. 안흥나래교는 낮에도 예쁘지만, 조명이 들어오는 밤에 더 근사하다. 바닷바람이 시원해 발걸음마저 상쾌하다.


안흥내항 뒷산 언덕에 자리한 안흥성(안흥진성)은 1655년(효종 6)에 축성했다. 성을 쌓은 돌에 담당한 고을의 석공 이름이 새겨져, 이 부근 고을의 인부들이 동원됐음을 알 수 있다. 동학혁명 때 성내 모든 건물이 소실되고 성곽이 무너졌다. 지금은 동서남북 4개 문 가운데 서문인 수홍루와 성곽만 복원한 상태다. 수홍루에 오르면 서쪽으로 옛날 경상·전라 지역에서 도성으로 가던 배들이 지나던 바닷길이 보인다. 성곽을 따라 올라가면 태극사가 나오고, 북문이 있던 자리가 눈에 띈다. 수홍루 근처 문화해설사가 상주하는 안내소에서 안흥성과 안흥 앞바다에 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안흥항에서 가까운 연포해수욕장은 캠핑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기는 곳이다.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솔밭에 텐트를 치고 해변에서 물놀이, 갯벌 체험을 하기 좋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갯벌에서 조개를 캐보자. 바지락과 맛조개가 많은데, 따로 비용을 받지 않아 더 즐겁다.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수상스키 등 간단한 수상 스포츠도 가능하다. 활처럼 휜 해변 앞에는 작은 섬이 하나 있다. 이 섬 옆으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볼 만하다.


청산수목원의 여름은 연꽃 세상이다. 연을 식재한 수생 정원이 수목원에서 가장 넓다. 수련, 백련, 어리연꽃, 가시연 등 다양한 연이 앞다퉈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연꽃이 절정을 이루는 8월 말까지 태안연꽃축제가 열린다. 

청산수목원 ‘연꽃’

모네 연원(연꽃 정원), 밀레 정원, 고갱 가든, 고흐 브릿지 등 주제별로 꾸며 이채롭다. 밀레 정원은 ‘이삭 줍는 사람들’ ‘만종’ 등 밀레의 대표작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는 잔디 정원이다. 근처에 홍가시나무가 늘어선 포토 존과 울타리가 예쁘다. 이국적인 억새류로 가득한 팜파스원, 알록달록 핀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나는 허브원까지 수목원이 꽤 넓고 볼거리도 많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안흥유람선→연포해수욕장→안흥나래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안흥유람선→안흥성→연포해수욕장→안흥나래교
둘째 날: 청산수목원→만리포해수욕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태안군청 오감관광 www.taean.go.kr/tour.do
- 안흥유람선 www.shinjindo.com
- 청산수목원 www.greenpark.co.kr
- 연포해수욕장 www.yeonpo.net  

문의 전화
- 태안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41)670-2766
- 안흥유람선 매표소 041)675-1603, 674-1603
- 청산수목원 041) 675-0656
- 연포해수욕장번영회 041)674-0909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태안,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2회(06:40~20: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0회(07:10~20:1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 통합예매 www. kobus.co.kr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운암로→운산교차로에서 서산 방면 우회전→서해로→두야교차로에서 신진도·안흥 방면 좌회전→태흥로→신진도길→마도길→안흥여객선유람선복합터미널


숙박 정보
- 피노키오펜션: 소원면 만리포2길, 041)672-3824, www.pinocchiopension.com
- 연포해수욕장캠핑장: 근흥면 연포2길, 041)674-0909
- 블레스오션펜션: 근흥면 용도로, 041)673-2727, www.blessocean.co.kr
- 천리포수목원 가든스테이: 소원면 천리포1길, 041)672-9985, www.chollipo.org 

식당 정보
- 방포회타운(회·매운탕): 안면읍 방포항길, 041)674-0026
- 끼웅이네밥집(바지락탕): 근흥면 마도길, 041)675-6456
- 생생왕꽃게(간장게장·게살쌈장): 남면 천수만로, 041)675-4133, www.sjcrab.net
- 꾸지나무골회수산 (모둠회): 이원면 꾸지나무길, 041)674-7850

주변 볼거리
갈음이해수욕장,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태안신두리해안사구, 두웅습지, 천리포수목원, 몽산포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 안면도자연휴양림 등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