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레트로' 업종이 뜬다

아름다운 과거로, 추억으로

장기불황은 소비자의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창업시장 역시 과거 한 때 유행했던 업종이 다시 살아나는 복고주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일명 레트로 업종이다. 그런데 최근의 레트로 업종은 한 차원 진화됐다. 일명 ‘모던 레트로’업종이다.

모던 레트로(Modern Retro)란 아름다운 과거로 회귀하되 동시에 현대적인 멋을 살린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1950~1980년대 유행했던 전통 메뉴를 현대화하거나 현대적이면서도 복고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 이미지를 가미하는 등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식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한류 바람도 한국의 전통을 현대풍으로 적절히 바꿨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 전통 음식도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적절히 변화하고 인테리어도 업그레이드해 나간다면 꾸준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전통음식의 변화

닭갈비는 춘천닭갈비가 원조로 수십 년 전부터 유행했던 음식이다. 닭갈비와 야채를 듬뿍 넣어서 테이블에서 익혀서 소주 안주로 먹은 후 공기밥을 볶아서 먹으면, 그 푸짐한 양에 젊은 층이 열광했다. 수십 년간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중 음식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이러한 닭갈비가 최근의 복고풍에 힘입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과거 싸고 푸짐한 맛에 먹던 것에서 벗어나 소스 맛과 육질이 더 좋아지고, 메뉴도 다양화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모던 레트로 음식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서울 명동의 ‘은앤정명동닭갈비’는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맛집으로 소문 나 있다. 나가타현 방송국에서 촬영해가 보도되었고, 일본의 패션잡지에도 한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할 맛집으로 실리기도 했다. 맛집 파워 블로그들에도 많이 소개되고 있을 정도다. 
이 점포는 맵고 담백한 한국 정통 음식 맛을 낸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천연양념으로 조리하고 무항생제 국내산 냉장 닭다리살과 최고급 치즈만 사용한다. 
‘홍춘천치즈닭갈비’ 역시 모던 레트로 업종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신선한 원육과 100% 모짜렐라 천연치즈만을 쓰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소스 맛, 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양한 메뉴로 닭갈비의 현대화에 성공했다. 
홍춘천닭갈비와 김치치즈닭갈비뿐 아니라 해물을 튀겨서 닭갈비와 치즈를 곁들여 먹는 ‘오징어치즈닭갈비’‘문어치즈닭갈비’‘새우치즈닭갈비’ 등이 맛과 비주얼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국물닭갈비’와 ‘통닭발국물닭갈비’는 겨울철을 대비한 메뉴로 식사와 술안주 겸용으로 인기가 높다. 
카페 같은 세련된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칙칙한 분위기의 닭갈비 전문점 분위기를 벗었다. 올해 2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가맹점 창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냉동삼겹살도 인기
전통시장도 점령한 소확행 변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 중 하나는 삼겹살이다. 특히 냉동삼겹살은 과거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냉동삼겹살 역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면서 불황기 인기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논현동 지하철 강남구청역에서 다소 떨어진 뒷골목에 위치한 냉동삼겹살 전문점 ‘대삼식당’은 연일 만원이다. 
간판도 잘 보이지 않고, 잘 찾기도 힘든 골목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이곳은 99㎡ 정도 규모의 점포에서 평일 주말 휴일 가릴 것 없이 줄 서서 먹는 대박집으로 소문나 있다. 냉동삼겹살 일인분이 1만2000원, 된장찌개는 7000원이다. 고기를 먹은 후 밥 한 공기를 2000원에 볶아준다. 고객들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 된장찌개에 볶음밥까지 먹으면 완벽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마음을 느낀다. 



이곳뿐 아니라 최근 골목상권 곳곳에서 냉동삼겹살집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했던 메뉴 중 하나인 냉동삼겹살과 된장찌개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최근 복고주의 분위기와 극심한 불황으로 인해 가격파괴 냉동삼겹살 전문점 창업 붐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도 소확행 고객을 겨냥한 모던 레트로 업종이 뜨고 있다. 서울 목4동 전통시장인 목사랑시장 내에 있는 수제칼국수&김밥 전문점 ‘오대쌀김밥 홀로생칼국수’는 싸고 맛있고 품질이 좋은 김밥과 칼국수를 즐기려는 소확행 고객들로 넘쳐난다. 시장 상인들과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들, 그리고 인근 주민들과 중고등학생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 
이곳은 단지 싼 맛에 찾는 고객들만을 겨냥하지 않았다. 가심비 높은 메뉴를 찾는 자존심 강한 현대인의 니즈를 잘 공략하고 있다. 대표 메뉴인 수제칼국수는 3500원, 김밥 한 줄은 2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맛과 푸짐한 양, 식재료 품질은 경쟁력이 높다. 칼국수 육수는 멸치와 해물로 우려내고, 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김밥 역시 품질 좋기로 소문난 오대쌀로 만든다. 가격과 맛, 식재료 품질까지 모두 소확행을 누리려는 고객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고 있다. 요즘 말로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대중음식의 차별화

이 밖에 곱창, 국밥, 감자탕, 김치찌개, 부대찌개 등도 위생과 식재료의 차별화를 통한 메뉴개발과 점포 분위기 쇄신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업종은 비고객으로 분류되었던 여성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불황기에는 완전히 새로운 업종보다 과거 유행했던 전통 음식 중에서 현재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업그레이드 한다면 대중 음식의 블루오션화인 퍼플오션 업종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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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