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역대급 폭염 천태만상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8.07 15:08:52
  • 호수 11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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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도 사라진 한반도 ‘언제까지 덥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역대 최악의 폭염이다. 입추가 코앞에 왔지만, 더위는 여전하다. 살인적인 폭염으로 정부는 대책에 고심 중이다. 40도를 넘나드는 ‘슈퍼 폭염’은 지나갔지만, 당분간 35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중기예보를 보면 오는 12일까지 전국 대부분 낮 최고 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릴 전망이다. 지난 1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최고기온이 38.5도를 돌파했다. 이는 1907년 기상청이 서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 만에 최고 수치다. 전날에는 40도를 넘는 지역이 전국적으로 5곳에 달했지만, 이날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달 중순 후
기세 꺾일 듯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어제보다 구름이 많아 일사(햇빛)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동풍도 덜 불어 태백산맥 서쪽 지방이 어제보다 덜 달궈졌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북쪽에 위치해 중부지방에 동풍을 불러일으키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일본 남부와 제주도 쪽으로 남하할 전망이다.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북쪽에 있을 땐 중부지방에 동풍이 불었다.

동풍은 태백산맥을 넘어가 ‘푄현상’을 일으키며 홍천 등 강원도 영서지역과 서울의 기온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고기압이 제주도 쪽으로 이동하면 서울 등에는 동풍 대신 남서풍이 불게 된다. 불볕더위를 일으킨 요인 하나가 제거되는 셈이다.


12일에도 서울, 수원, 춘천, 원주, 대전, 세종, 홍성 등의 낮 최고 기온이 35도로 예측됐다. 같은 날 전국서 가장 낮은 낮 기온은 광주, 여수, 포항, 제주 서귀포 등의 32도로 예보됐다. 평년 최고 기온이 28∼32도인 점을 감안하면 3∼4도가량 높은 수치다. 

폭염이 산업 현장의 시계조차 멈춰 세우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폭염경보 이틀 연속 발동 시 공공 발주공사 전면중단’ 등을 지시하는 지침을 2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 

행안부는 폭염 시 공공기관 공사 중단을 공식화하는 ‘자치단체 계약집행 운영요령’을 마련해 전 지자체에 이날 긴급 발송했다. 홍수 태풍 등의 경우 이 같은 지침은 있었으나 폭염에 적용하는 건 처음이다. 

폭염 시 공사 일시중지, 중지에 따른 계약기간 연장 및 계약금액 증액 허용, 작업시간대 야간 변경 등 ‘탄력근로제’ 도입 등 내용을 담았다. 

1907년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고온 현상
앞으로 더? 8월도 계속 더울 것으로 예상

민간 건설기업도 폭염에 맞서 자체 공사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삼성물산은 아파트 건설현장서 37도 이상은 공사 전면 중단, 35도 이상은 45분 작업 후 15분 휴식 규정을 새로 마련했다. 

GS건설 역시 37도가 넘으면 모든 사업장의 공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폭염경보 발령 시 건강 상태에 따라 고위험군과 위험군으로 나눠 고위험군은 작업중지, 위험군은 40분 작업 후 20분 휴식하도록 했다. 


대림산업은 일부 공사장 근로자들의 점심시간을 1시간 연장했다.
 

농축산물 피해는 확산일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일까지 닭 316만마리, 돼지 1만6000마리 등 가축 339만여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현재 추정되는 재해보험 지급규모는 2000여곳 농가 180억여원에 달한다. 

사과 복숭아 대추 등 과수·채소는 일소(햇볕에 데임) 피해로 못쓰게 돼 버려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까지 706헥타르(ha) 규모 경작지에서 피해를 봤다. 폭염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양식장 물고기 폐사도 잇따랐다. 

경북 영덕과 포항 양식장 4곳에선 7월31일∼지난 1일 이틀 사이에 강도다리와 광어 2000여마리가 폐사했다. 홍천의 한 양식장에선 메기 3500마리가 폐사했다. 남해 바다 대부분엔 적조주의보가 발령됐고, 낙동강에는 조류경보가 경계 단계로 높아졌다.

도로 균열도 예삿일이 됐다. 지난 1일, 홍천 내부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368㎞ 지점서 도로 표면이 솟아오르면서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폭염 때문에 콘크리트 포장이 팽창하면서 파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한 교각 내 수도배관이 폭염을 못 견디고 터져 도로가 갈라지고 교각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났다.

건강 유의해야 
수분 섭취 중요

폭염으로 인한 자연발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일 오후 7시37분께 제천시 왕암동 한 원료의약품 제조공장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불은 3억5000만원가량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2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자연발화에 무게를 두고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날 제천은 오후 2시26분 39.8도까지 치솟으며 서울 홍천 등과 마찬가지로 ‘111년 만의 최고 더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날 파주시의 한 물류창고서도 오후 5시12분께 불이 나 4억5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10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사상 유례없는 폭염 사태에 여야가 재난에 폭염을 포함하도록 하는 법 개정 추진을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폭염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상 '재난'에 넣어 다양한 예방·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서 처리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이 법이 개정되면 지자체가 조성하는 재난관리기금 등을 폭염 대처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은 “최악의 폭염이다. 가마솥 더위란 말로도 부족하다”며 “폭염을 재난안전법상 재난으로 포함하는 개정안을 8월에 처리하자”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3당의 민생경제법안TF에서 폭염, 혹한, 미세먼지까지 재난의 범위를 시대에 맞게 재정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이 참여하는 민생경제법안TF는 지난달 31일 회의서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8월 임시국회서 처리키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 사망자가 작년에 비해 5배나 늘었다. 

지난 2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5월20일부터 8월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2549명, 사망자는 30명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는 913명서 2.8배로, 사망자는 6명서 5배로 늘어났다. 

불볕더위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낮 기온이 40도에 근접하는 더위가 이어진 7월29일부터 8월1일까지 나흘 동안에 40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환자에서는 여전히 50대 이상이 61%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만 20∼40대 청·장년층의 비중도 35%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환자의 47%는 온열질환 위험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5시에 발생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돼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하루 중 최고 기온이 28도일 경우 급성심정지 발생이 가장 낮았지만 1도씩 올라갈 때마다 급성심정지 발생이 1.3%씩 증가했다. 서울대병원 오세일·분당서울대병원 강시혁 교수팀이 2006∼2013년 서울과 6대 광역시 급성 심정지환자 5만 318명을 분석한 연구결과다. 

폭염으로 부터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은 오전 10시부터 뜨거운 열기가 여전한 오후 5시간까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했다면 물을 충분히 자주 마셔야 한다. 우리 몸은 수분이 체중의 1%만 부족해도 금방 목이 탄다. 수분이 체중의 5∼6% 부족하면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10%가 부족하면 현기증과 극심한 무력감에 이어 근육 경련이 일어난다. 

마지노선인 10%가 넘어가면 열사병에 걸리고, 생명을 잃게 된다. 온열질환 사망의 주범은 야외활동으로 인한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뙤약볕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열사병은 무더위에 체온이 급상승했지만 몸밖으로 열을 내보내지 못해 발생한다. 

당뇨환자
청량음료 피해야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들이 폭염에 노출되어 체온이 급등하면 사망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열사병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기관에 고장이 생겨 나타난다. 인체의 정상 온도인 37도보다 높은 41도 이상 올라갈 경우, 고열과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데 즉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하기도 한다. 

열사병이 발병하면 즉시 움직임을 멈추고 서늘한 그늘서 휴식을 취하며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또한 호흡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탈의를 하고 몸에 물을 뿌려준다. 이와 함께 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 응급실서 전문적인 열사병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쉬면서 시원한 음료(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거나 목욕을 하는 것도 좋고, 증상이 심하면 병원서 수액주사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면 도움이 된다. 주변서 열사병·일사병 환자가 발생하면 그늘로 옮기고 수분을 공급하는 등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청량음료보다 냉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당분이 든 청량음료를 당뇨병 환자가 섭취할 경우 혈당이 높아지고 소변량이 많아진다. 여름에는 땀 배출이 많기 때문에 평소보다 탈수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탈수 증세 시 평소보다 심하게 어지러움을 느끼면 시원한 곳에서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쉬어야 한다. 

온열질환 사망 벌써 30명…작년 5배
‘물가 비상’ 농축산물 피해 눈덩이

오랜 당뇨병 환자의 경우 말초신경 문제로 발에 감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휴가지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금물. 뜨겁게 달궈진 모래에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조개껍집 등에 발을 다칠 수 있다. 야외활동 시 반드시 안전한 신발을 신고, 발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인근 병원을 방문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자율신경에도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뜨거운 외부활동과 차가운 실내 환경에 교대로 노출될 경우 체온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게 되고 열사병 발생률을 높이게 돼 당뇨병 환자는 급격한 온도변화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에 영양을 미치는 체내 수분과 염분 배출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탈수에 특히 취약한 고혈압 환자는 몸이 말라 체액량이 적은 환자와 평소 짜게 먹는 환자다. 특히 후자의 경우 땀으로 염분이 배출되면 혈압이 떨어져 어지러움을 느끼기 쉽다.

혈압약을 임의로 줄이면 혈압이 오를 수 있어 절대 금물이다. 혈압약은 수일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약을 안 먹는다고 당일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반면, 일시적인 탈수가 해결될 경우 원래 혈압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고온 다습한 환경서 일 또는 무리한 운동을 하면 체수분과 전해질 손실로 혈압이 떨어져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근육이 깨지면서 급성 신부전을 일으키게 된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급성 신부전은 신장 기능 악화를 가속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수분을 섭취해도 안된다. 부종이나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어지럼증, 두통, 구역질, 현기증 등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된 만큼 적절한 수분량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 물을 적게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당분·카페인이 든 음료나 이온 음료보다는 물이 좋다. 투석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적절한 수분 상태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
짜게 먹지 말아야

물은 하루 8잔 이상을 마시는 게 좋다. 사람의 하루 평균 수분 소모량은 소변으로 배설되는 수분이 약 1.4리터, 소변 이외로 배출되는 수분이 약 1리터 총 2.4리터에 달한다.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수분도 2.4리터. 사람이 하루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 양은 1∼1.2리터 정도 되므로 적어도 식사이외에 1.5리터의 수분을 보충해줘야 하는 것이다. 200밀리로 치면 약 8잔쯤 된다. 특히 노인들은 목이 마르다는 느낌이 둔해져 있으므로 일부러라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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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