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례식장 ‘바디백’ 미스터리

메르스 핑계로 유족에 바가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청주의료원은 충북도서 관리하는 지역거점 공공병원이다. 지방의료원은 영리보다는 지역 주민의 보건 관리에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청주의료원이 공공병원의 목적을 간과하고 수익 창출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례 과정에 불필요한 이송용 바디백 사용으로 부당이득을 얻고 있다는 의혹이다.

장례식장은 유족이 고인을 마지막으로 모시는 장소다. 부고를 들은 친지, 지인들은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유족은 문상객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장례식장은 고인의 영정사진 준비부터 시신을 장의차에 안치하는 일까지 장례의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너무 비싼
장례 비용

2015년 기준 한국소비자원서 조사한 평균 장사(장례+장묘)비용은 1380만8000원에 이른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이 2014년부터 2015년 3월까지 장례비용을 낸 경험이 있는 소비자 6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얻은 평균이다. 

1400만원에 육박하는 장사비에 대해서는 소비자(790명)의 68.7%가 “비싸다“고 인식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비용이 저렴한 장례식장을 찾는다. 지역거점 공공의료원 장례식장은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시민들에게 값싼 비용으로 검증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을 받아왔다. 우리나라는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국 시도서 34개 지방의료원을 운영하고 있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청주의료원도 그중 한 곳이다. 1909년 관립자혜의원으로 시작한 청주의료원은 충청북도 도립 청주병원(1925년), 충청북도 도립 의료원(1973년)을 거쳐 1983년 지방공사 충청북도 청주의료원으로 발족했다.

청주의료원은 3만8000㎡ 부지에 병원, 장례식장 등 7개 동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장례식장은 청주의료원 의료 외 수익 중 주수입원이다. 

청주의료원 사정에 밝은 한 장례지도사는 “청주의료원은 장례식장 수익으로 운영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 손병관 청주의료원 원장이 2015년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보면 청주의료원은 장례식장 운영을 통해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청주권 장례식장의 40%를 점유했다. 그 배경으로는 다른 장례식장보다 저렴한 비용이 꼽혔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특실을 포함 총 9개 빈소가 있다. 지난해 기준 팀장, 장례지도사, 조리원 등 총 22명이 근무 중이다. 2015년 1435건, 2016년 1487건, 지난해 1287건 등 3년 동안 4209건의 장례를 치렀다. 1년 평균 1403건, 월 평균 117건이다.

한 장례 전문기업 관계자는 “중소 장례식장은 한 달에 30∼40건의 장례만 치러도 장례식장 운영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매달 100여건 이상이면 정말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주중, 주말할 것 없이 늘 유족과 문상객으로 붐빈다.


문제는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이 지역 주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다른 장례식장보다 값싼 장례비용을 강점으로 내세워 온 청주의료원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2016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공개한 33개 지방의료원 장례식장 운영 수익 자료에 따르면 청주의료원은 2015년 85억3700만원을 벌었다. 지방의료원 중 가장 높다.

지역 주민에
폭리 취해

대도시에 위치한 인천의료원(40억4300만원), 서울의료원(32억8500만원), 부산의료원(27억2500만원)보다 2∼3배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지방의료원이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을 상대로 과도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청주의료원은 장례 1건당 평균 순수익서도 594만원으로 충남 홍성의료원(711만원), 서산의료원(638만원), 대구의료원(627만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청주의료원의 높은 수익률 이면에는 합리적 기준 없이 제각각 판매되고 있는 주요 장례용품 가격이 있다.

인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장례용품 중 높은 가격을 차지하는 수의와 관의 경우 구매 가격보다 수의는 평균 3.5배, 관은 평균 2.9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청주의료원의 경우 6만원에 산 오동 2단관의 판매 가격은 18만원에 달했고 3만9000원에 산 2호 수의의 판매 가격은 13만6000원으로 구매가의 3배가 넘었다.

인 의원은 “공공의료원이 장례비용서 막대한 폭리를 취하는 것은 영리보다 공공성이 우선시되는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며 “공공의료원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지나친 영리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 공공성에 맞게 합리적인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나 감염환자에만 쓰는데
청주의료원은 모든 환자 왜?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서 장례과정에 필요하지 않은 용품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또 다시 제기됐다. 문제로 지목된 용품은 이송용 바디백. 

F기업서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 공급하는 바디백은 시신을 편리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F기업은 현재 사단법인 대한장례지도사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남승현 대표가 운영하는 장례용품 생산업체다.

바디백은 밀폐용 비닐 포장재로, 감염 사체나 부패된 변사체 등의 감염이나 악취를 방지하기 위해 선별적으로 사용되는 용품이다. 일반적으로 쓰나미나 해일 등 시신이 많이 나온 사고서 사체를 보관하고 병원 등으로 옮길 때 사용한다.

하지만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의 경우, 바디백을 시신 안치에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염 사체나 부패된 변사체 외에 지병이나 노환 등으로 사망한 시신에도 바디백을 사용했다. 다시 말해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서 장례를 치른 모든 시신에 바디백을 이용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판매비용으로 유족에게 10만원을 청구했다.


장례식장에 처음 시신이 들어오면 입관 전까지 사체를 안치해둔다. 스테인리스로 된 안치대 위에 칠성판을 깔고 그 위에 시신을 놓는다. 칠성판은 염습한 시신을 눕히기 위해 관 속 바닥에 까는 얇은 널판을 말한다.

장례지도사들은 칠성판 위 시신의 자세를 반듯하게 만들어 종이끈으로 묶는다. 이 과정을 수시라고 한다. 칠성판은 시신의 자세를 곧은 상태로 고정하기 위한 일종의 부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시 과정을 마친 시신은 입관 전까지 1~2일간 안치냉장고에 보관된다. 

전국 대부분의 장례식장에서 진행하는 일반적인 시신 안치 과정이다.

하지만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시신을 바디백 안에 넣은 채로 수시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치대 위에 먼저 바디백을 깔아두고 그 안에 칠성판을 넣어 시신을 고정하는 방식이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서 장례를 치렀던 한 유족은 “안치실에 들어갔더니 바디백이 이미 안치대 위에 세팅돼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신에 습기
지퍼 열어둬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감염 방지 등 위생 관리 차원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5년 5월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사태 이후 시신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고, 바디백은 그 일환으로 사용되는 장례용품이라는 주장이다. 

또 시신을 직접 만지는 장례지도사나 유족의 건강을 위해서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십년 경력의 장례지도사나 공중보건학 교수의 의견은 달랐다.

한 장례지도사는 “전국 각지의 장례식장을 다녀봤지만 시신 안치에 바디백을 쓰는 곳은 청주의료원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 장례식장 관계자 역시 “집에서 사망해 오랜 시간 방치된 독거노인 같은,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옮길 때나 (바디백을)사용하지, 그 외의 상황엔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단언했다.

공중보건학을 전공한 한 교수 역시 “이송용 바디백만으로는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사태 당시 시신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안다면 감염 방지를 위해 바디백을 사용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5년 5월 바레인서 입국한 68세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그해 12월 보건복지부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메르스 상황 종료’를 발표할 때까지 1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사망한 환자는 38명. 메르스는 사람 간 밀접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이라 전파 속도가 빨랐다.

정부와 병원서 가장 신경 쓴 부분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로 인해 다른 사람이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었다. 확진 환자는 물론 의심 환자도 격리됐다. 이 과정서 사망한 시신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화장 절차를 밟았다. 

당시 장례원칙에 따라 고인의 임종을 지키는 것은 물론 마지막 가는 길도 볼 수 없던 유족들이 울분을 토했을 정도.

메르스로 사망한 환자는 즉시 비닐로 감싸진다. 외부 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비닐로 싼 시신을 바디백에 넣고 이 바디백을 또 다른 바디백에 넣어 이중으로 감싼다. 바디백 표면은 소독하고 건조해 이동한다. 그리고 그대로 밀폐된 관에 배치, 화장 처리한다.

이 과정은 장사법에 따라 고인이 사망하고 24시간 이내 이뤄진다. 염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불에 태운다. 유족들은 화장터에 가더라도 마스크, 장갑, 고글, 보호복 등 개인장비를 착용해야만 배웅이 가능하다. 의심환자로 분류, 격리된 상황이라면 화장터에도 갈 수 없다.

감염 방지라 해명하지만
전문가 “실제 효과 없다”

이에 반해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의 바디백 이용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는 시신을 바디백에 넣어 안치 냉장고에 보관하는 과정서 결로현상이 생겨 일부 상조회사에서 이의를 제기한 일도 있었다. 

안치 냉장고 온도는 영상 4∼5도로 유지된다. 시신을 담은 바디백 내부 온도와 차이가 있어 물이 맺히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공중보건학 교수는 “시신에 맺힌 물기가 오히려 장례지도사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시신의 머리 부분 쪽 지퍼를 열어둔다는 의혹이 나왔다. 

실제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서 바디백을 사용하는 것을 본 한 장례지도사는 “얼굴 부분 지퍼를 열어둔 채로 안치 냉장고에 넣는 모습을 봤다. 감염을 방지한다면서 이게 무슨 코미디냐”고 반문했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요즘에는 사고사로 사망한 시신에만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이전에는 모든 시신에 바디백을 사용한 사실을 시인했다. 

현재 바디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꾸 민원이 들어가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감염 방지와 위생 관리를 위해 바디백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주변 관계자들이 이를 문제 삼자 사용을 일부 중단한 셈이다.

실제 청주시 서원구청은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서 바디백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장례용품별 사용 여부에 대해 정해진 규정이 없어, 바디백과 같은 위생용품 사용은 장례식장 영업자의 재량사항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수의 장례식장이 감염환자나 사고환자 등으로 사망한 시신에만 바디백을 사용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시신의 상태 등을 선별해 무분별한 바디백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서 바디백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인센티브 제도’를 들었다. 

청주의료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청주의료원 장례식장만의 독특한 제도”라며 “분기별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초과 달성할 경우, 초과액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준다”고 귀띔했다.

바디백 1개의 판매·사용 가격은 10만원. 한 달에 100건 이상 장례를 치르는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으로선 바디백으로만 매달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1년으로 치면 1억원이 넘는다. 

이 관계자는 “수의나 관으로 가격을 부풀려 받는 것은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질타를 받았기 때문에 그러기 어렵다”며 “청주의료원 장례식장 입장에서는 바디백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성과급은 어느 회사에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되물으면서도 “(바디백 사용은)영리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국 장례식장서 다 받고 있는 초렴료(시신을 닦고 자세를 잡는 행위)를 우리는 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 제기에
일부 사용중단

한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바디백 사용에 대해 유족들에게 동의를 얻었다고 말하지만, 장례를 치르는 유족들은 경황이 없어 그저 장례식장을 믿을 뿐”이라며 “고인의 부고 앞에 장례용품을 하나하나 따지는 일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유족의 마음과 메르스라는 국가적 재난을 이용해 효과가 전혀 없는 용품을 팔아 부당이득을 얻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주의료원 ‘칠성판 흑역사’ "처음이 아니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2010년 칠성판 재사용 문제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장례식장 직원의 공익제보로 알려진 내부 사정은 충격적이었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유족들에게 매입단가 2500원의 칠성판을 1만원에 판매하면서 그마저도 재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에게 1만원씩 돌려줘

당시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칠성판을 73개 구매했다고 했지만, 판매는 792개에 달했다. 

719건은 사용했던 것을 다시 사용한 것은 물론, 많게는 10번씩 재사용하며 1만원씩 유족에게 받아 챙긴 것. 문제가 크게 불거지자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은 그 시기 장례를 치렀던 유족에게 일일이 연락해 칠성판 값인 1만원을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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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