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문건’ 송영무 VS 조국 파워게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7.23 10:02:57
  • 호수 1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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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한 명은 날아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의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 사태가 청와대-국방부 간 갈등설로 확전됐다. 기무사 문건이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보였다는 정황이 곳곳서 포착된다. 여기에 더해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과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기무사 개혁과 관련해 파워게임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무사 문건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현 상황과 관련해 조 수석 책임론이 불거졌다.
 

시간은 지난 4월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이날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들과 ‘기무사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때 송 장관은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처음 기무사 문건의 존재와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논의과정서 (송)장관은 과거 정부시설 기무사의 정치개입 사례 중 하나로 촛불집회 관련 계엄을 검토한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놨다.

4월30일
무슨 일이?

송 장관은 이날 배석한 청와대 참모진에게 기무사 문건을 직접 전달하지는 않았다. 국방부의 비공개 방침 때문이었다. 지난 16일 국방부는 비공개 방침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송)장관은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분위기를 유지하고,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우호적인 상황 조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또한 6월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건을 공개했을 시 쟁점화될 가능성을 감안해 문건을 비공개키로 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6·13지방선거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었다는 해명이다.

송 장관이 기무사 문건의 존재를 처음 인지한 시기는 4월30일에서 한 달 반을 거슬러 올라간 3월16일. 지난 3월 해당 문건을 발견한 기무사 직원이 이석구 기무사령관에게 알렸고, 3월16일 송 장관에게 이를 보고했다. 

다시 말해 송 장관은 3월16일부터 4월30일까지 기무사 문건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 송 장관에게 ‘직무유기’ ‘안일한 대응’ 등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국민들에게 기무사 문건을 공개한 곳은 청와대와 국방부가 아닌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군인권센터였다. 이 의원과 군인권센터는 지난 5일과 6일 기무사에서 작성한 문건을 최초로 공개했다.

문건이 작성된 시점은 지난 2017년 3월. 그해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고 결정하기 직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무사 문건에 ‘(2017. 3. . )’이라고만 돼있기 때문에 날짜를 특정할 수 없다. 대신 문건 도입부에 탄핵이 ‘인용’ ‘기각’되는 상황을 전망하는 것으로 보아 선고가 나기 전임을 알 수 있다.

문건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에야 청와대는 움직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무사에 대한 수사를 특별지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건이 공개된 이후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이유에 대해 “이 사안이 가지고 있는 위중함과 심각성, 폭발력 등을 감안해서 국방부와 청와대 참모진들이 신중하고 또 면밀하게 들여다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국방부·기무사와 각 부대 사이에 오고간 모든 문서와 보고를 즉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하루가 지난 17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월30일(문건의 존재 사실을) 보고받았을 때에는 문건 자체를 받지 못했고, 6월28일 문건을 (공식으로)받았을 때서야 검토에 들어갔다. 문건을 봤다고 해서 바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는 성격의 문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건 내용을 점증적으로 더 들여다보고 당시 상황을 맞춰가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영무만
직무유기?

청와대 참모진도 직무유기를 했다는 지적서 자유로울 수 없다. 4월30일 송 장관이 청와대 참모진에게 기무사 문건의 존재에 대해 알렸음에도 청와대는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히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위해 투신했던 임 실장과 조 수석이 기무사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즉각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조 수석은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할 당시 “민주화운동 과정서 중요한 의미를 가짐은 물론 법적 제도적 공인이 이루어진 4·19혁명과 함께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대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는 비상계엄, 부마항쟁 당시에는 위수령이 내려졌으며 6·10항쟁 때는 위수령이 검토됐다. 운동권 출신의 청와대 참모진 대부분은 현재 기무사 문건의 내용이 시행됐을 때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4월30일 임 실장과 조 수석이 기무사 문건의 문제점을 보고받았음에도 청와대는 그로부터 약 두 달여가 지난 6월28일이 돼서야 문건을 공식 보고받게 된다. 6월28일 당시 송 장관은 임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해당 문건을 제출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 그리고 청와대와 국방부 간 보고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송 “청 보고” vs 조 “기사보고 알아”
논란의 4월30일…왜 한 달 넘게 묵혔나

조 수석과 송 장관이 기무사 개혁을 두고 파워게임을 벌이면서 생긴 갈등이 유기적인 작동기제를 막은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장관이 기무사를 축소하는 개혁에 과감했던 데 반해 조 수석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을 벌였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기무사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약 1년여 전 송 장관은 자신의 취임식을 마친 후 국방부에 기무사와 사이버사에 대한 개혁안을 마련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방침에는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오해를 사거나 사찰로 오해받을 수 있는 기무사의 동향정보 수집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됐다. 
 

기무사 내에서 군 인사 정보와 동향 파악을 담당했던 1처를 없애는 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송 장관은 평소 자신의 참모진에게 “임기 동안 ‘송영무가 기무사 개혁만큼은 해냈구나’하는 말을 듣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장관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기 전부터 기무사 개혁에 적극적이었다. 참여정부 시절 합참전략본부장을 지낸 시절에도 기무사의 권위적인 모습과 월권행위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2년 제18대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과 국방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때도 기무사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장관에 취임한 후에는 기무사 개혁의 칼을 꺼내들었다.

위기 맞은
기무사 개혁

반면 조 수석은 기무사 개혁에 신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무사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대대적인 기무사 축소에는 반대했다는 것이다. 정부 안팎서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두 사람은 60단위 기무부대 축소 문제에서 큰 이견을 보였다. 송 장관은 60단위 기무부대의 전면 폐지를 주장한 반면, 조 수석은 과하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송 장관이 조 수석 등에게 기무사 문건의 존재를 알린 4월30일 청와대 참모진과의 회의서도 60단위 기무부대 축소 등 기무사 개혁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기무사 문건 논란과 관련한 별도 입장문을 내고 “4월30일 기무사 개혁 방안을 놓고 청와대 참모진과 논의를 가졌다”며 “당시 장관과 참모진들은 기무사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했고 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과 정황들을 종합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국방부가 추진 중이던 기무사 개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민정수석실의 관여가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일각에선 기무사가 국방부 소속인 만큼 군을 관장하는 국가안보실이 아닌 민정수석실이 기무사 개혁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기무사가 일종의 군 사정기관이니 민정수석실 소관이고, 군 담당인 국가안보실에는 수사나 조사 기능이 없는 만큼 민정수석실에서 기무사 개혁 문제를 다루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기무사 문건을 처음 공개한 ‘내부고발자’가 송 장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 인터뷰서 “송 장관이 내부고발자”라는 임태훈 군 인권소장의 주장을 거론한 뒤 “기존 조직에 맡기면 기무사 개혁이 물 건너갈 것으로 본 송 장관이 내부고발자로 돌변했다는 설명으로 사실과 부합하는 일리 있는 견해”라고 지원했다.

뇌관은 결국 기무사 개혁? 
“또 다른 문건 존재할지도”

송 장관은 3월16일 이석구 기무사령관으로부터 문건을 보고받은 뒤 국방부 법무관리실이 아닌 외부 전문가에게 법리검토를 맡겼다. 문건의 위법성 여부를 확인해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수사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송 장관은 기무사가 문건을 작성한 일을 월권행위로 간주하고 이를 계기로 기무사 개혁을 위한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초 민간 전문가 등이 포함된 ‘기무사 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킨 일이 그 증거다. 

해당 위원회는 곧바로 기무사의 명칭 변경은 물론 조직 축소 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정치권은 기무사 개혁을 두고 정권 내부에서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지금 이 정권 내부에서는 기무사를 개혁하려는 측과 적당히 존속시키려는 측간에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여권이 여차하면 폭로할 수 있는 또 다른 문건을 가졌을 가능성까지 제기한 상태다.

국방부와 어긋나는 조 수석의 해명도 두 사람의 갈등설에 힘을 싣는 요소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기무사 문건은 최근(지난 5일) 언론보도가 되기 전까지 보고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4월30일 송 장관이 조 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한 자리서 기무사 문건의 존재를 알린 점, 6월28일 국방부가 기무사 문건을 청와대에 정식 보고한 점 등과 어긋나는 해명이었다. 

패싱인가
거짓인가

4월30일과 6월28일에 있었던 일은 청와대도 인정한 바 있다. 특히 6월28에 있었던 일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이 사정기관을 총괄하기 때문에 3실장에게 보고된 문건은 조 수석에게도 당연히 전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수석만 기무사 문건에 대해 몰랐다는 사실은 청와대 내에서 ‘조국 패싱’이 있지 않고서야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정부 2기 청사진

문재인정부 2기 개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최종 결정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만 남겨둔 상황이다. 자연스레 시선은 개각의 폭과 구체적인 대상으로 모아진다.

장관 3∼5명 교체가 예상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가장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송영무 국방부장관이다. 

최근 송 장관은 촛불집회와 관련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참모진들과 불협화음을 벌여 도마 위에 올랐다. 

기무사 문건 사태 외에도 송 장관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대해 “학자 입장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라고 말해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 외 국무총리실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환경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공석으로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에 개각이 확실시된다. 청와대는 이달 안으로 개각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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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