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명장] 대구고 야구부 손경호 감독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7.16 11:23:21
  • 호수 11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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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를 겨냥하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2018년 황금사자기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박수를 받은 팀이 있다. 1983년 이후 무려 35년 만에 황금사자기 결승에 진출에 성공한 대구고가 그 주인공이다.
 

준결승서 김주섭, 한연욱 등 주축투수들을 모두 허비하는 등 전력소모가 심했던 탓에 결승서 광주일고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손경호 감독의 얼굴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대회는 기대 이상이었고 대통령배쯤에는 한 번 더 대권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손 감독은 타고난 전략가다. 황금사자기 내내 선수단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야구장에 나왔고 늦은 시각까지 덕아웃에 앉아 상대 선수들을 체크했다. 전국적으로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없지만 김주섭을 비롯해 박영완, 김범준, 이승민 등 알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대구고에 부임한 지(2015년 9월 부임) 3년여 만에 황금시대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번 청룡기에서는 초반 강력한 상대를 만나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게 더 나을 수도 있다”며 이번 청룡기를 정조준하고 있는 손 감독을 만나보았다.

-이번 청룡기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초반 대진 운이 매우 안 좋다.

▲그러게나 말이다. 아직 경상권 A1, A2, A3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회 직전에 경상권 진출 3팀이 추첨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A1은 64강을 치러야 하고 올라가면 덕수고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A2는 64강은 치fm지 않지만 우승후보 경남고와 1회전을 치러야 한다. A3가 그나마 낫지만 이 또한 64강을 치뤄야 한다. 전부 쉽지 않은 대진이다.(추첨 결과 대구고는 A1에 속하게 돼 64강전을 치렀고 2회전서 우승후보 덕수고를 만난다.)


-이번 청룡기를 어떻게 준비했나?

▲준비라고 할 것도 없다. 황금사자기 결승 이틀 뒤부터 청룡기 예선에 돌입해 바빴다. 우리 팀이 올해는 2학년들이 괜찮다. 그래서 올 가을쯤에 전국체전을 한 번 노려볼까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지난대회 결승까지 올라가버렸다. 이번 후반기 주말리그에서는 투수들을 많이 아꼈다. 이승민은 3이닝 정도밖에 안 던졌다.
 

김주섭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에 덜 썼던 여도건, 백연수, 한연욱 등을 집중적으로 조련하며 기량 향상에 힘썼다. 주장 박영완도 마무리로 안정감 있게 던지는 것을 확인했고, 김범준은 오늘 최고 147km/h까지 찍은 것을 확인했다. 2이닝 삼진 3개를 잡더라. 이번 청룡기서 강팀들과 싸워도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팀의 4번 타자 김범준은 투수로 활용이 되는 것인가? 지난 대회처럼 야수로만 활용이 되는 것인가?

▲지난 대회에서는 김범준을 지명대타로 많이 썼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계속 1루로 나갔다. 기존에 1루를 보던 박영완이 외야로 나갔다. 그러다가 박영완이 우익수를 하면서 마무리 투수로 갔고, 김범준은 1루수를 하다가 오늘 마무리를 점검했는데 2이닝 동안 6타자를 깔끔하게 막는 것을 보고 김범준의 마무리 역할을 생각하고 있다. 즉 이번 대회는 김주섭, 이승민, 한연욱, 박영완, 김범준 이 5명이 키가 되고 여기에 여도건 정도가 힘을 보탤 예정이다.

-황금사자기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대구고가 좋은 성적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탄탄한 수비력과 조직력인 것 같다. 우리 팀에 특급이라고 불리는 투수는 없다. 140km/h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이 3명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팀의 주축 투수가 김주섭, 이승민이다 보니 전국대회에선 던질 수가 없다. 아무래도 투수가 풍족한 편은 아니어서 선수들의 조직력으로 싸워서 이겨나가는 수밖에 없다 싶었는데,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잘 따라준 것이 좋은 성적이 나온 비결인 것 같다.


-에이스 김주섭이 지난 대회 혜성처럼 등장했다. 김주섭은 누구인가?

▲서울의 야구팬들은 잘 모를지 몰라도 김주섭은 중학교 때 전국대회 우승을 3번이나 시킨 투수다. 그 정도로 큰 경험이 많은 투수다. 이승민하고 같은 중학교를 나왔고 중학 최고급 투수 중 하나였다. 주섭이가 타자하고 싸우는 요령은 아주 탁월하다.

또한 위기가 왔을 때 (이)승민이가 계투조로 들어가서 잘 막아주니까 본인 스스로도 심리적인 안정을 갖는 것 같다. 2018년은 김주섭과 이승민이 우리 팀 기둥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고교 선수들의 서울의 집중화 현상이 심각하다. 대구지역은 유망주 유출이 어느 정도인가?

▲대구에서 서울로 빠져나가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맞을 듯싶다. 내가 볼 때는 충청권이나 경기도 쪽에서 유출이 심할 것 같다. 대구는 3개 고등학교(대구고, 경북고, 대구상원고)가 전부 역사도 있고 자리를 잘 잡고 있기 때문에 굳이 어린 선수들을 타지로 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35년 만의 황금사자기 준우승 이끌어
타고난 전략가…새로운 황금세대 조련

-지난 대회서 처음으로 투구수 제한이 시행되었다. 사실 서울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대회는 그렇지 못했다.

▲우리도 우려했던 부분이다. 서울세가 유리하지 않겠나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첫 대회이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좀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서울권은 자원이 훨씬 많다. 경남고 정도 되면 부산의 7∼8개 정도의 중학교서 우수 자원이 몰리기 때문에 충분하다.
 

그런데 대구 같은 경우에는 중학교가 4개 팀이 있고 그중에서 3개의 고교로 진학을 하다보니 인근에 있는 유망주들을 스카우트 하지 않으면 전력유지가 어렵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는 투구수 제한이 잘 시행이 된 것 같은데, 너무 개수가 타이트하다 보니 선수층이 얇은 팀들은 전국대회서 많이 힘들 것이다.

-대구고의 자랑을 부탁한다.

▲첫째 우리는 코칭스태프가 전부 모교서 지도자생활을 하기 때문에 애교심이 뛰어나다. 선수들은 그들에게 제자이기도 하지만 모두 후배들이다. 그래서 코칭스태프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이 아이들이 즐겁게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팀은 진학 때문에 3학년이 되면 시합을 무조건 나간다는 그런 룰이 없다. 1학년이라도 잘하면 나가는 것이다. 잘하면 나갈 수 있다는 경쟁체제가 잘 잡혀있다.


마지막으로 대구고등학교는 교기가 야구다. 그러다보니 동문들의 야구사랑이 정말 극진하다. 응원가로 교가를 부르는 학교는 우리 학교밖에 없지 싶다. 이런 부분들이 분발하는 데 큰 기반이 되고 있다.

-박석민 선수가 모교에 1억원을 기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금전적인 부분서도 큰돈이다. 하지만 돈 자체보다 박석민, 손승락, 이재학, 구자국, 이범호 등 이 선수들 계약금만 몇 백억이다. 이런 선배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제인 것 같다.

-올해 2차 지명서 주목할 만한 대구고 선수들이 누가 있나?

▲현재로 보면 김주섭, 박영환, 김범준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김범준을 주목해보면 재미있을 것 이다. 김범준은 학교서 공을 치면 담장 너머 도로까지 공을 날릴 정도로 파워가 좋은 선수다. 배팅을 하는데 130m이상 공이 날아가는 데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정도다. 학교에서는 펜스 끝자락 30미터 정도에 망을 쳐놨는데 그것도 넘겼다. 그리고 투수로서 구속도 147km/h까지 찍었다.


-전 대회 준우승 팀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견제를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우리는 호쾌한 타격을 앞세운 팀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투수력과 수비를 중요시하는 팀이기 때문에 견제를 받아도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해도 되겠는가.

▲나도 장담을 못한다. 지난 대회 이상의 성적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 아닌가. 일단 분위기나 선수들의 경험은 지난 대회보다 더 성숙돼있다. 황금사자기는 대진운이 나쁘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는 대진 운이 워낙 안 좋아서 초반 16강부터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봐야 할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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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