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명장] 대구고 야구부 손경호 감독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7.16 11:23:21
  • 호수 11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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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를 겨냥하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2018년 황금사자기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박수를 받은 팀이 있다. 1983년 이후 무려 35년 만에 황금사자기 결승에 진출에 성공한 대구고가 그 주인공이다.
 

준결승서 김주섭, 한연욱 등 주축투수들을 모두 허비하는 등 전력소모가 심했던 탓에 결승서 광주일고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손경호 감독의 얼굴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대회는 기대 이상이었고 대통령배쯤에는 한 번 더 대권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손 감독은 타고난 전략가다. 황금사자기 내내 선수단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야구장에 나왔고 늦은 시각까지 덕아웃에 앉아 상대 선수들을 체크했다. 전국적으로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없지만 김주섭을 비롯해 박영완, 김범준, 이승민 등 알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대구고에 부임한 지(2015년 9월 부임) 3년여 만에 황금시대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번 청룡기에서는 초반 강력한 상대를 만나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게 더 나을 수도 있다”며 이번 청룡기를 정조준하고 있는 손 감독을 만나보았다.

-이번 청룡기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초반 대진 운이 매우 안 좋다.

▲그러게나 말이다. 아직 경상권 A1, A2, A3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회 직전에 경상권 진출 3팀이 추첨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A1은 64강을 치러야 하고 올라가면 덕수고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A2는 64강은 치fm지 않지만 우승후보 경남고와 1회전을 치러야 한다. A3가 그나마 낫지만 이 또한 64강을 치뤄야 한다. 전부 쉽지 않은 대진이다.(추첨 결과 대구고는 A1에 속하게 돼 64강전을 치렀고 2회전서 우승후보 덕수고를 만난다.)


-이번 청룡기를 어떻게 준비했나?

▲준비라고 할 것도 없다. 황금사자기 결승 이틀 뒤부터 청룡기 예선에 돌입해 바빴다. 우리 팀이 올해는 2학년들이 괜찮다. 그래서 올 가을쯤에 전국체전을 한 번 노려볼까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지난대회 결승까지 올라가버렸다. 이번 후반기 주말리그에서는 투수들을 많이 아꼈다. 이승민은 3이닝 정도밖에 안 던졌다.
 

김주섭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에 덜 썼던 여도건, 백연수, 한연욱 등을 집중적으로 조련하며 기량 향상에 힘썼다. 주장 박영완도 마무리로 안정감 있게 던지는 것을 확인했고, 김범준은 오늘 최고 147km/h까지 찍은 것을 확인했다. 2이닝 삼진 3개를 잡더라. 이번 청룡기서 강팀들과 싸워도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팀의 4번 타자 김범준은 투수로 활용이 되는 것인가? 지난 대회처럼 야수로만 활용이 되는 것인가?

▲지난 대회에서는 김범준을 지명대타로 많이 썼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계속 1루로 나갔다. 기존에 1루를 보던 박영완이 외야로 나갔다. 그러다가 박영완이 우익수를 하면서 마무리 투수로 갔고, 김범준은 1루수를 하다가 오늘 마무리를 점검했는데 2이닝 동안 6타자를 깔끔하게 막는 것을 보고 김범준의 마무리 역할을 생각하고 있다. 즉 이번 대회는 김주섭, 이승민, 한연욱, 박영완, 김범준 이 5명이 키가 되고 여기에 여도건 정도가 힘을 보탤 예정이다.

-황금사자기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대구고가 좋은 성적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탄탄한 수비력과 조직력인 것 같다. 우리 팀에 특급이라고 불리는 투수는 없다. 140km/h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이 3명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팀의 주축 투수가 김주섭, 이승민이다 보니 전국대회에선 던질 수가 없다. 아무래도 투수가 풍족한 편은 아니어서 선수들의 조직력으로 싸워서 이겨나가는 수밖에 없다 싶었는데,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잘 따라준 것이 좋은 성적이 나온 비결인 것 같다.


-에이스 김주섭이 지난 대회 혜성처럼 등장했다. 김주섭은 누구인가?

▲서울의 야구팬들은 잘 모를지 몰라도 김주섭은 중학교 때 전국대회 우승을 3번이나 시킨 투수다. 그 정도로 큰 경험이 많은 투수다. 이승민하고 같은 중학교를 나왔고 중학 최고급 투수 중 하나였다. 주섭이가 타자하고 싸우는 요령은 아주 탁월하다.

또한 위기가 왔을 때 (이)승민이가 계투조로 들어가서 잘 막아주니까 본인 스스로도 심리적인 안정을 갖는 것 같다. 2018년은 김주섭과 이승민이 우리 팀 기둥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고교 선수들의 서울의 집중화 현상이 심각하다. 대구지역은 유망주 유출이 어느 정도인가?

▲대구에서 서울로 빠져나가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맞을 듯싶다. 내가 볼 때는 충청권이나 경기도 쪽에서 유출이 심할 것 같다. 대구는 3개 고등학교(대구고, 경북고, 대구상원고)가 전부 역사도 있고 자리를 잘 잡고 있기 때문에 굳이 어린 선수들을 타지로 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35년 만의 황금사자기 준우승 이끌어
타고난 전략가…새로운 황금세대 조련

-지난 대회서 처음으로 투구수 제한이 시행되었다. 사실 서울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대회는 그렇지 못했다.

▲우리도 우려했던 부분이다. 서울세가 유리하지 않겠나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첫 대회이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좀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서울권은 자원이 훨씬 많다. 경남고 정도 되면 부산의 7∼8개 정도의 중학교서 우수 자원이 몰리기 때문에 충분하다.
 

그런데 대구 같은 경우에는 중학교가 4개 팀이 있고 그중에서 3개의 고교로 진학을 하다보니 인근에 있는 유망주들을 스카우트 하지 않으면 전력유지가 어렵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는 투구수 제한이 잘 시행이 된 것 같은데, 너무 개수가 타이트하다 보니 선수층이 얇은 팀들은 전국대회서 많이 힘들 것이다.

-대구고의 자랑을 부탁한다.

▲첫째 우리는 코칭스태프가 전부 모교서 지도자생활을 하기 때문에 애교심이 뛰어나다. 선수들은 그들에게 제자이기도 하지만 모두 후배들이다. 그래서 코칭스태프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이 아이들이 즐겁게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팀은 진학 때문에 3학년이 되면 시합을 무조건 나간다는 그런 룰이 없다. 1학년이라도 잘하면 나가는 것이다. 잘하면 나갈 수 있다는 경쟁체제가 잘 잡혀있다.


마지막으로 대구고등학교는 교기가 야구다. 그러다보니 동문들의 야구사랑이 정말 극진하다. 응원가로 교가를 부르는 학교는 우리 학교밖에 없지 싶다. 이런 부분들이 분발하는 데 큰 기반이 되고 있다.

-박석민 선수가 모교에 1억원을 기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금전적인 부분서도 큰돈이다. 하지만 돈 자체보다 박석민, 손승락, 이재학, 구자국, 이범호 등 이 선수들 계약금만 몇 백억이다. 이런 선배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제인 것 같다.

-올해 2차 지명서 주목할 만한 대구고 선수들이 누가 있나?

▲현재로 보면 김주섭, 박영환, 김범준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김범준을 주목해보면 재미있을 것 이다. 김범준은 학교서 공을 치면 담장 너머 도로까지 공을 날릴 정도로 파워가 좋은 선수다. 배팅을 하는데 130m이상 공이 날아가는 데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정도다. 학교에서는 펜스 끝자락 30미터 정도에 망을 쳐놨는데 그것도 넘겼다. 그리고 투수로서 구속도 147km/h까지 찍었다.


-전 대회 준우승 팀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견제를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우리는 호쾌한 타격을 앞세운 팀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투수력과 수비를 중요시하는 팀이기 때문에 견제를 받아도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해도 되겠는가.

▲나도 장담을 못한다. 지난 대회 이상의 성적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 아닌가. 일단 분위기나 선수들의 경험은 지난 대회보다 더 성숙돼있다. 황금사자기는 대진운이 나쁘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는 대진 운이 워낙 안 좋아서 초반 16강부터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봐야 할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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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9월 정기국회 첫날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기싸움을 벌이던 여의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정기국회 종료까지 겨우 한 달 남았지만 여야 간의 파열음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에 맞서겠다며 맞불을 놨다. 고성과 퇴장이 난무하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종합감사만 남긴 채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많은 안건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된 건 김현지·조희대 두 사람의 이름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현지 제1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사퇴 압박에도 꼿꼿하게 버티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국감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지 조희대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 김 실장 이름을 증인으로 올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감사가 아닌 정치공세”라며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 또는 오후 1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반 출석’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 실장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흔들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난 이후 사법개혁을 처리하겠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그어줬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번 사법개혁안은 제왕적 대법원장의 전횡을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사법정상화법이다. 사법 독립성과 책임성을 두텁게 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사전에 잠재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를 외면할 경우 탄핵을 포함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두 사람의 이름은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마치고 해를 넘겨서도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겨냥해 상대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12월까지 갈 것으로 봤는데 조희대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가 생겼다. 민주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내란 세트’로 묶어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내란이라는 키워드만큼 국민의힘을 공격하기 좋은 소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민주당은 부동산 실책이 뼈아프다. 그걸 덮기 위해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이제 그쪽을 노리지 않겠나? 여아가 머리채만 안 잡았지, 아마 역대급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 ‘사이좋게’ 하나씩 쥔 약점 특검 앞 권성동·추경호 운명은? 추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표결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날 추 의원은 조은석 내란특검에서 진행되는 1차 피의자 소환조사에 응해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3일로 예정돼있다. 권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국민의힘을 단단히 휘감자 부동산으로 한차례 휘청한 민주당이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질이 오는 8일 예정돼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판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정부 출범 후 첫 예산 심사로 국민의힘은 지역사랑 상품권 등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 화폐를 겨냥해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도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했고, 지난 8월 정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재명식 포퓰리즘’ 프레임 굳히기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있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되고 17일에는 소위원회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된다. 각 소위의 논의를 거친 예산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2일이지만 늘 그렇듯 여야의 예산 샅바싸움으로 해당 날짜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 견줬을 때 8.1% 늘어난 규모다. 이 대통령은 초혁신 경제 분야 등에 큰 폭으로 투자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이 의결되던 날 이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 쩐의 전쟁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투자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강조한 만큼 예산 역시 이에 맞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동차·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 등 ‘피지컬 AI’ 분야에도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이다. 역대 규모인 이번 예산 중 10조6000억원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26조2000억원으로 책정된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연대경제 기반 구축’ 부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부는 24조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국비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24조원은 총 발행되는 상품권의 액면가이며 이 중 3~7%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4000억원으로 도합 4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또 정부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 230만개 사에 경영안정 바우처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조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출은 무려 808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내년도 국가채무는 1415조원, 2029년에는 무려 1789조 원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 2029년에는 58%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 비율이 33.9%에서 46.8%로 뛰어올랐는데 이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랏빚을 통제하기는커녕,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릴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거짓 선동”이라며 민생 최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올려’ ‘내려’ 본회의 난타전 쟁점 법안 처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위한 법 왜곡죄를, 국민의힘은 이정부의 부동산을 겨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법 왜곡죄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경우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법 왜곡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에 대해 “이번달 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사법개혁특별위원장도 MBC 라디오를 통해 “특위에서 낸 5대 개혁안은 상당한 공감대가 이미 이뤄져 있다”며 “당내, 국민적으로 그리고 법원과도 대법관 증원 문제 빼고는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법사위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고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힘을 실었다. 헌법 제84조이자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대통령 재판중지법’에도 군불을 땠다. 법사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다시 기일을 잡아 (재개)할 수 있느냐” 고 물은 데 대해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에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당시 사법 리스크 족쇄를 풀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조항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법안이 당론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많은 국민이 지난 국감에서 서울고등법원장의 발언을 보고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벌써 몇 달째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만들어주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부동산? 마음은 지선 노발대발 ‘쇼츠각’ 잡는 의원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막아낼 도리가 없다. 대신 국민의힘은 부동산 규제를 파고들면서 이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재건축 활성화의 핵심인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부담하는 규제다. 앞서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당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예상보다 후폭풍이 크자 신중론을 내세운 것이다. 여당의 갈지자 부동산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적 비난과 여론의 뭇매로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 온 재초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놨다. 정기국회에서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감에서 재초환 유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이견만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기 때문에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 국민의힙 요구에 대해 “원내 중심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더 이상 부동산 문제로 자책골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신중하게’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흐르는 만큼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국회가 이례적으로 국감 도중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민생 법안 70여건을 일괄 처리하면서 협치의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또다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앞서 민주당은 APEC 주간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무정쟁 주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정부와 민주당이 독선과 독재를 멈추고 정치를 회복시키면 정쟁은 없어진다”고 훈수했다. 손 내밀어도 고개만 팽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외교 성과를 띄우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해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자기 정치의 장으로 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떤 정당이든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