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연장’ 당청 교감 밀착취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7.16 10:37:37
  • 호수 11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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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당겨주고 누군 밀쳐내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5전당대회(이하 전대)와 국회 상임위원 배정을 앞두고 당정청이 내밀한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첩보가 정치권 안팎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목적은 정권 연장, 다시 말해 정권재창출을 위해 ‘당정청 일체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긴밀한 조직적 협조관계 속에서 단일 리더십으로 뭉치고 있는 현 집권세력의 실태를 밀착취재했다.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판가름하는 엄중함 때문일까. 전대에 출마할 당 대표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안팎에서는 치열한 정보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정보는 물론 배제하려는 역정보까지 판을 친다. 이번 전대는 ‘문심(文心)’으로 점철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누구를 향해 있느냐가 당선자를 좌지우지한다는 의미다. 정보전의 양상도 문심과 닿아있다.

전대 앞두고
정보전 발발

최근까지 자천타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열댓 명쯤 된다. 7선 이해찬 의원부터 5선 이종걸 의원, 4선 김진표·김부겸·박영선·송영길·설훈·최재성 의원, 3선 우상호·이인영·우원식·윤호중 의원, 재선 전해철 의원, 초선 김두관 의원 등이다(지난 15일 전해철 의원 불출마 선언).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부와 청와대의 의중이 A의원을 향해 있다는 소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의원이 차기 당 대표를 맡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총리실 보고서가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A의원은 계파색이 타 후보에 비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정부와 청와대가 국정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잡음을 덜 발생시킬 당권주자로 꼽힌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총리실서 청와대로 보고가 올라간 시점은 ‘부엉이 모임’의 존재가 언론에 집중 조명됐던 때라고 한다.


부엉이 모임은 최근 정치권의 최대 이슈였다. 뼈문·진문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식사를 한다는 소식은 이내 전대와 연결돼 폭발력을 일으켰다. 이들이 친문(친 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부엉이 모임과 관련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자칫 당내 계파주의를 부추긴다고 비춰질 수 있는 친문 모임에 청와대가 부담스러워 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우리가 여당일 때 계파는 당시 야당의 좋은 먹잇감이었다”며 “여당은 어떻게든 책잡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 국민들이 볼 때도 밀어주니 계파싸움이나 하고 있다고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엉이 모임에 속한 의원들은 모임의 존재가 논란을 낳자 곧바로 해산을 선언했다. A의원은 당내서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논란이 된 뼈문·진문 계열과는 거리가 있다.

계파색 옅은
경제 전문가

A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경제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여타 후보들보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안팎서 퍼지고 있는 A의원 당 대표론은 당정청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물로 읽힌다. 청와대는 최근 경제·일자리 수석 교체를 단행했다. 민생과 일자리 지표 악화에 따른 문책성 교체라는 분석이다. 


소득주도성장서 혁신성장으로 경제 기조를 변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1년 사이 문정부의 경제 정책 성과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서 “정부의 성패는 경제 문제, 국민이 먹고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지금 너무 초조하다”라며 “정부가 성과를 낼 시간적 여유가 짧게는 6개월, 길게 잡아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출범 이후 경제 분야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문정부 입장서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당대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A의원뿐 아니라 다른 당권주자들에 대한 정보도 속속 들려온다. 대표적으로 ‘이해찬 의원이 청와대서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정보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 관계자들 중 일부는 ‘두 사람의 만남은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합의 추대’를 원하는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서 문 대통령이 이 의원에게 출마를 권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친노 좌장과 현직 대통령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전대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크게 술렁였다.

총리실→BH→민주당, A의원 밀어주나
B·C·D의원은? 특정인사 배제 의혹

두 사람의 독대설이 사실 역정보라는 주장도 있다. 당권도전을 준비 중인 친문 성향의 의원실에서는 “이 의원이 당 대표로 출마하기를 원하는 당내 인사들이 다른 친문 주자들의 출마 의지를 꺾으려고 거짓 소문을 살포했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해당 의원실 측은 이 의원이 최근 1개월간 청와대 출입기록이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코멘트를 증거로 제시했다.

본인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당권도전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과거 일까지 최근 국회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김 장관이 러시아 출국을 위해 공항을 찾은 문 대통령을 배웅하면서 나눈 짧은 대화가 당권도전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해석이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의 경우처럼 김 장관의 경우도 각각 다른 해석이 맞서고 있다. 문 대통령과 나눈 짧은 대화가 김 장관의 출마를 말리는 신호였다는 쪽과 김 장관이 당에 복귀해 자칫 패권주의로 비춰질 수 있는 현재 친문 주도의 상황을 막아달라는 신호였다는 쪽이 양립한다. 

당내에서는 친문 후보를 막을 수 있는 비문(비 문재인) 성향의 당권주자로 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꼽힌다.


정보의 홍수
후보 밀어주기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원 배정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소식이 여당을 강타했다. 앞서 당대표 후보와 관련해서는 특정 안사를 추천하는 식이었다면, 상임위원과 관련해서는 특정 인사를 배제하는 식이다.

최근 당 안팎에선 청와대가 상반기 정무위원 중 B·C·D의원이 하반기에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등 다른 상임위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로 전달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청와대의 의중을 파악한 당 지도부는 세 의원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세 의원 중 한 의원은 “얼마 전에 윗선으로부터 정무위를 떠나라는 언질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세 의원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정무위를 1순위로 희망한다는 의사를 당에 알린 상태였다.
 

이들 세 의원이 정무위서 배제된 이유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대체로 대기업과 관련해 그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이 배제의 이유라는 게 중론이다. B의원은 정치권서 ‘대기업 저격수’로 불리는 등 특정 기업과 관련해 법안을 다수 발의한 이력이 있다.

세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정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는 점도 정무위 배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4%로 묶어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행법상의 규정이다. 


세 의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 의사를 고수해왔다.

기업 대관들 반색, 이유는 ‘국감’
문정부 경제 우클릭, 지지율 때문

반면 당정청은 최근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자 기조를 변화한 것이다. 

그러나 여당 일각에서는 아직 은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인 의원들이 존재한다.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규제혁신점검회의가 갑자기 취소된 것도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여당 의원들과 조율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진다.

더 나아가 당은 은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인 의원들을 정무위에 배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무위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은산분리를 소관하는 국회 상임위다. 이 같은 소식은 당내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공공연하게 나돈다. 

진보 측 대표 경제학자 중 한 명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서 “여당 지도부가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의원에게 정무위 대신 환노위 등으로 옮기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세 의원 역시 당 지도부로부터 상임위를 옮기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외에도 대기업·금융사 규제에 앞장서왔던 복수의 정무위원들이 상임위를 옮기라는 언질을 직간접적으로 들었다고 한다.

종합해보면 당청은 국회 정무위 의석 배정을 말 그대로 ‘정무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문정부 청와대의 기조와 부합하지 않은 의원들을 특정 상임위서 배제하는 식이다.

기업 측은 벌써부터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소위 기업 저격수로 불렸던 의원 상담수가 소관 상임위를 떠나면 당장 9∼10월로 예정된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모 기업 대관은 “우리와 악연이 많았던 의원이 다른 상임위로 배정될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상임위를 옮기더라도 사안에 따라 겹칠 수 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반색했다.

이처럼 당청이 당 대표 선출과 상임위원 배정에 교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지표 반등→지지율 상승→국정동력 회복→성공한 정부→정권재창출이라는 선순환을 이뤄내기 위함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과반을 넘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최근 4주만 놓고 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주 동안 10%포인트가 하락했다. ▲민생·경제 악화 ▲북미관계 난항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의 심판으로 출범한 현 정부로서는 국민의 지지가 절대적인 국정운영 동력일 수밖에 없다. 문정부가 계획했던 바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남은 임기 4년간 과반 이상의 지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반색하는 기업
“부담 줄었다”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지표를 어떻게 반등시키냐다. 최근 경제와 관련해 문정부 청와대가 우클릭을 하려는 모습도 떨어지는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함으로 읽힌다. 당내 경제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A의원이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점, B·C·D의원을 국회 정무위서 다른 상임위로 배정하려는 점 모두 경제 지표를 반등시키길 원하는 당정청의 고심서 나온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인 피랍 엠바고 진실공방

최근 리비아서 한국인이 피랍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우리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엠바고(보도 시점을 결정하는 행위)를 걸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미국 <ABC뉴스>는 리비아 무장 괴한들이 타제르보 급수시설을 급습해 납치한 두 명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외신들이 지난 7일 리비아서 납치된 수급시설 기술자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 당국 관계자가 전한 것이라고 출처까지 나왔다. 

국내서도 이 같은 외신보도가 나왔다”며 “현재 우리 정부는 한국인 납치 여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국내 네티즌과 리비아 파견 기술자 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서 엠바고를 건 것이 아니냐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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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