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포스코 구원투수’ 최정우 회장 내정자

“참견 마” 외풍 막고 내실 다진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포스코 그룹을 이끌 차기 수장에 최정우 포스코 컴텍사장이 내정됐다. 포스코 50년 역사상 첫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이다. 그가 최종후보로 낙점되면서 말 많던 인사논란도 일단락되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최 회장 후보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승계카운슬(Council, 심의회)의 검찰 수사 등 남은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그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갈지 주목된다. 
 

포스코 차기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확정됐다. 최 사장은 지난달 23일, 개최된 포스코 이사회서 차기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에 만장일치로 임명됐다. 

만장일치 임명
비엔지니어 출신

포스코는 지난 4월18일, 권오준 전 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후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승계카운슬을 설치하고 2개월여에 걸쳐 심도있게 후보군 발굴을 진행해왔다. 

이 기간동안 후보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권오준 회장이 승계카운슬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사외이사 5인으로 구성된 승계카운슬은 포스코그룹 내부후보 10명 외에도 폭넓은 후보군 검토를 위해 30여개의 주주사, 7개 외부 써치펌, 퇴직 임원 모임인 중우회, 직원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 등을 활용해 11명의 외부인사를 추천받아 총 21명의 후보군을 발굴했다. 

승계카운슬은 총 8차례의 회의를 통해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검토해왔으며, 이를 통해 최종 선정된 후보군 5명을 지난달 22일, 이사회에 제안한 바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승계카운슬이 발굴한 후보군들의 자격 심사와 후보 확정을 위해 22일 사외이사 7인으로만 구성되는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을 결의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그룹 100년을 이끌어갈 혁신적인 적임자 선정을 위해 22일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10분까지 후보자 심층면접과 이후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토론을 통해 장인화 후보, 최정우 후보 2명을 선정했다. 

이후 23일 오전 2명을 대상으로 4시간에 걸쳐 2차 면접을 이어갔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점심식사 후 이어진 3차 면접서 글로벌 경영역량, 혁신역량,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 및 사업추진 역량 등 CEO 요구역량에 대해 2명의 후보자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최정우 사장을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포스코 차기 후보로 확정한 배경에 대해 CEO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 후보는 회장이 되기까지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켐텍 등 주요 핵심계열사에 근무하면서 그룹 전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 전체 그룹 경쟁력과 시너지 창출에 가장 적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강 생산, 판매서 탈피해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은 물론, 그룹사들과의 시너지, 수요산업과의 시너지, 거래 중소기업과의 시너지, 주주, 직원, 국민 등 각 이해관계자들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인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포스코 50년 역사에 최초의 비엔지니어출신 내부 회장 후보로, 경영관리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비철강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Steel and Beyond)’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후보는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 것에 대해 영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룹 전체 이해도 높아 
“시너지 창출 적격” 평가

최 후보는 “포스코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 성공역사를 바탕으로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고,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최 후보가 포스코 수장으로 선출되면서 해외 적자 계열사에 대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포스코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각종 돌발 악재로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순손실 규모만 2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해외 손실이 포스코 투자 위험 요소로 부각되면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업황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 부진이 심각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계약을 맺고 설립한 해외 계열사다. 

지난해 판매 가격 상승과 후판 내수 판매 확대로 가동 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자 등 각종 금융 비용까지 반영된 순손익은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만 1343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 동안 약 7000억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했다. 

포스코그룹 대표 자회사인 포스코대우와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각각 1503억원, 61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핵심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해외 자회사 한 곳이 모두 까먹은 셈이다.

베트남 계열사들 또한 가동률 상승과 내수 가격 강세로 손실폭이 줄고 있지만 만성 적자를 면치는 못하고 있다. 

베트남 철강재 제조·판매 계열사인 'POSCO SS VINA'는 지난해 55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베트남 현지서 철강 구조물 가공과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POSCO E&C Vietnam’ 또한 200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포스코 야심작이었던 ‘인도 일관제철소’도 골칫거리다. 포스코는 2005년 인도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까지 총 1865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 반대와 국제 환경단체 시위 등 돌발 악재 탓에 착공도 못한채 10년 넘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법인 운영에 따른 각종 비용 지출이 늘어나자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법인에 대한 손상차손 검사를 실시해 총 1092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이는 전체 투자비(1865억원)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해외 업황 부진
맞춤형 체질개선

포스코가 인도법인에 대해 손상을 인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추가 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사업 재개와 투자 손실 최소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 후보가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재무 전략 전문가라는 점에서 적자 해외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 후보는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에 선임된 후 고강도 구조 조정과 본원적 체질 개선 방안을 내놨다. 

▲포레카 매각과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POSCO Klappan Coal 청산 ▲Posco Investment 합병 ▲포스코-우루과이 청산 ▲POSCO BIOVENTURES 청산 ▲VAUTIDAMERICAS 청산 등이 대표적이다.


그 덕분에 포스코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2015년 6월 말 연결기준 23조 600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그해 말 16조5500억원까지 줄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86.9%서 78.4%로 하락했다. 

반면 현금 순유입을 나타내는 지표인 FCF(잉여현금흐름)는 5조8560억원으로 개선됐다.

회장 선출을 주관한 승계카운슬 또한 최 후보의 사업 재편 성과와 글로벌 경영역량을 높이 평가해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최 후보 입장서도 적자 해외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턴어라운드 전략을 마련해, 가시적인 성과 도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해외 사업의 경우, 정착 단계의 계열사들이 많아 초기 비용들이 실적이 반영되고 있다”며 “다만 신임 회장 입장에선 이 리스크마저 철저히 관리해 실적 안전판을 마련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사장은 1957년생으로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관리, 감사분야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철강 이외의 분야서도 많은 경력을 쌓은 비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 그룹 내에서 전략가이자 강한 추진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포스코와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서 전략과 재무 담당 임원을 두루 거친 최정우 사장은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당시 포스코는 글로벌 저성장과 철강경기 위축이라는 외부요인과 함께 신규 투자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끊이지 않는 잡음
권오준 방패막이?

최정우 회장 후보는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내세우며 그룹 구조 개편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핵심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부분은 효율성 있게 재편했다. 

특히, 정준양 회장 시절 과잉됐었던 포스코 그룹 투자사업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실제로 한때 71개까지 늘어난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해외 계열사는 181개서 124개로 줄었다. 7조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고, 포스코건설과 에너지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 회장 후보는 올해 2월부터는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소재분야사업 육성에 위해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음극재와 프리미엄 침상코크스 등 탄소소재 사업에 진출하며 포스코 그룹 소재 분야 핵심 계열사로 부상할 수 있었다. 
 

아울러 최 회장 후보는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업에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적용한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에 중점을 두어 전 사업 영역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한편 월드클래스 수준의 품질 경쟁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안전을 경영활동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선진 안전 체계와 문화를 구축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이번 포스코 회장직을 놓고 정치권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야 일부 의원들에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까지 나서 포스코 회장 선출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벌써부터 최정우 회장 후보에 대한 ‘흔들기’가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은 특히 포스코의 ‘CEO 승계카운슬’을 문제삼고 있다. 카운슬이란 용어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밀실인사가 아니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포스코는 카운슬이란 기구를 좀더 투명한 회장 선출을 위해 만들었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을 승계카운슬에 맡겼다. 현 권오준 회장이 승계카운슬에 의해 선출됐다. 

“선출 방식 문제” 정치권 또 딴지 
“승계카운슬은 공정·투명” 일축

승계카운슬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식 모델을 벤치마킹한 경영자 인선 방식이다. 

1968년 당시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된 포스코는 1999년까지 국영기업이었다. 그러나 2000년 9월 정부가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민영화됐다. 민영화 이전까지는 최대주주인 정부가 회장을 결정했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에도 회장 선출과 운영에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이 끊임없이 작용했다. 민영화 이후 회장 선출을 투명하게 하라는 이 같은 대내외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CEO후보추천위원회와 승계카운슬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최 회장 후보에 대해 “권오준 전 회장 비리를 덮어줄 사람이 뽑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포스코 CEO(최고경영자) 선출과정이 투명하고 제도화돼야 한다. 포스코를 구성원들이 직접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19일에도 홍 원내대표는 “이번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를 보면 소위 카운슬이라는 몇몇 사람들이 밀실서 영향력을 미친다는 의혹이 많다”며 “문재인정부에서는 포스코를 비롯한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회장 선출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공개적인 비판을 무시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최 회장 후보가 권오준 전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은 포스코 직원들도 다 알고 있는 만큼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 회장 후보에 대한 김 원내대표의 비판은 권 전 회장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 개인 뿐 아니라 민주당도 권 전 회장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권 전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문재인정부의 상징인 ‘정의’와 거리가 먼 인물로 보는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 관계자는 “박근혜정권의 부역자 측근이 포스코 회장이 되는 것은 포스코 미래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명성 확보”
집권여당 비판

포스코 관계자는 “민영화 이후 지난 2006년 정관개정을 통해 CEO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어 회장 선출 제도에 투명성을 높인 것”이라며 “지난 2013년 첫 가동한 승계카운슬 역시 투명성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올릴 후보군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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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