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파란의 6·13] ⑤벼랑 끝 당선자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치열한 선거전이었던 만큼 상흔도 크다. 6·13지방선거 역시 여느 선거와 다름없이 스캔들과 각종 의혹을 비롯해 고소와 고발이 난무한 선거였다.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자들이 온전히 웃지 못하는 까닭이다. 당선 이후에도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은 해소되기 전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공산이 크다. 나아가 수사가 진행돼 당선무효형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 역시 간과하기 어렵다.
 

<일요시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한 ‘제7회 지방선거 조치현황(지난 13일자)’에 따르면 고발과 수사의뢰, 경고등에 따른 선거법위반 관련 총계는 2212건이다. 고발은 312건, 수사의뢰는 54건 그리고 경고등은 1846건이다. 

유형별로 인쇄물 관련이 411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부행위 등과 문자메시지 이용, 허위사실공표 등은 모두 각각 300여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비방·흑색선전과 유사기관·사조직과 관련한 선거법위반은 9건과 11건으로 가장 적었다. 

당선인들과 관련된 의혹들은 세간의 관심서 그리 멀어지지 않았으며 현재진행형이라 볼 수 있다. 당선인이 스스로 밝혀내거나 수사를 통해 해명되지 않는 이상 의혹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은 임기 내내 따라다닐 가능성이 높다.

비방전 난무

이번 선거서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다. 이 당선인은 친형과 형수 등 가족 논란과 성남FC 광고 의혹, 혜경궁 김씨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배우 김부선과의 스캔들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당선인과 배우 김씨의 스캔들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한겨레>와의 인터뷰서 “동갑내기 변호사 출신 정치인과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후 언급된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 논란이 일자 김씨는 “언론에 언급된 이니셜은 아니다”고 번복했다. 

김씨는 3년 뒤인 2013년 SNS를 통해 “성남의 가짜 총각은 많이 늦었지만 양심고백하시지요”라는 내용을 게재했지만 또다시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했고, 3년 뒤인 2016년 “개만도 못한 자식”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당선인은 “마약쟁이다. 허언증 환자다”라며 정면으로 맞섰고, 이에 김씨는 “아무 관계 아니다”며 사과했고 이 당선인도 글을 삭제했다.

이 당선인은 김씨와의 만남은 인정하지만 연인 관계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2007년 대선 유세 후 식사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됐고, 김씨가 부탁한 양육비 소송은 패소할 것으로 보여 거절했다. 이 때문에 섭섭해했다”고 밝혔다.

이후 선거 과정서 당시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김영환 후보가 김씨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한 것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김 후보는 이들의 관계를 밀회라고 언급하며 이 당선인을 겨냥해 “언론에 보도되니 사과문을 (김씨에게) 요청 내지 회유, 협박해 게재하게 한 뒤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인격살인을 진행했다”며 이 당선인을 비판했다.

이 당선인은 김씨와의 스캔들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부정했다. 이후 김씨는 KBS와의 인터뷰서 이 당선인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바미당은 지난 10일 이 당선인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바미당 장영하 성남적폐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김씨와의 논란에 대해서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발했다.

고소고발에 스캔들·각종 의혹들
되긴 됐는데…불안한 임기 시작

박종훈 경남교육감 당선인은 후보시절 미투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이효환 경남 교육감 후보는 지난 5일 당시 박 후보가 자신의 아내를 11년 전 성추행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 이에 박 후보는 같은 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의 부인 하씨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14일 청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 후보의 부인이 박 당선인을 상대로 고소한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늘어날만한 사유를 조사했지만 없었다”며 “(당시)박 후보측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건은 공소시효 경과와 관련이 없어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덧붙였다.

치열한 접전 끝에 경남지사에 당선된 김경수 당선인은 드루킹 특검을 앞두고 있다. 특검은 김 당선인과 드루킹 김동원씨의 관계를 파악하고, 김 당선인이 드루킹 일당의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의 수사 결과에 따라 김 당선인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장에 당선된 은수미 당선인은 조폭 연루설과 관련해 바미당으로부터 지난 10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은 당선인의 의혹은 조폭 출신 사업가로부터 운전기사 월급과 차량유지비 등을 지원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바미당 장 위원장은 “은 후보가 지원 받은 차량과 운전기사를 약 1년 동안 자신의 것처럼 이용했다”며 “그러나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서 ‘다른 사람이 승용차를 태워다 준 것의 10%에 불과하며 그것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했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안승남 구리시장 당선인은 허위사실 공표죄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구리시 선관위는 지난 11일 안 당선인이 후보였던 시절 허위사실 공표죄로 신고된 사항에 대해 의정부지검에 이첩했다. 

그는 경기도의원으로 재직하면서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 사업을 경기도 연정 제1호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유포했지만 해당 사업은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 합의문 32개 과제’ 및 ‘경기도 민생연합정치 합의문 288개 연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의혹 풀릴까

김정섭 공주시장 당선인은 선거 과정서 4건의 고소·고발을 받았다. 김 당선인은 지역주민에게 연하장을 보낸 것에 대해 개인정보유출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있고, 본 선거 시작 전에 SNS 등에 허위사실을 유포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선과정서 허위사실이 담긴 전단지와 영상 등이 제기돼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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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