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적폐’ 정부보조금 비리 복마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6.14 11:37:44
  • 호수 1170호
  • 댓글 0개

‘눈먼 1조’ 먼저 쓰면 임자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공적자금 부정수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정부가 매년 기술개발사업(R&D)에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눈먼 돈이다. 대학 교수나 민간 기업 연구책임자들이 정부 연구비를 유용하다 적발된 사례는 상당히 흔하게 나타난다. 학계와 사정기관에서는 연구비 유용이 이번 정부서 청산돼야 할 생활적폐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달 13일 ‘권력형 적폐청산’을 넘어 ‘생활 적폐청산’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앞으로 권력 전횡분야에 더해 채용비리·학사비리, 토착비리, 공적자금 부정수급, 재개발·재건축 비리, 경제적 약자 상대 불공정·갑질행위 등 민생과 직결된 영역서 벌어지는 생활적폐 청산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력형서 
생활로 확대

학계에선 ‘공적자금 부정수급’에 방점을 찍었다. 서울 K대학의 연구원으로 지냈던 P씨는 “공적자금 중 가장 많이 편성된 게 기술개발사업 연구비”라며 “연구책임자인 교수들이 정부서 받은 연구비를 ‘쌈짓돈’으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며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했던 I사의 연구원 L씨도 “연구원들에게 지급되는 연구수당을 회사에 다시 반납했다”며 “이 돈이 회사 자금으로 쓰인 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가연구개발사업과 관련된 연구부정행위 등으로 제재조치를 받은 건수가 최근 5년간 총 수천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가 연구개발사업 관련 연구 부정 행위 등으로 제재조치를 받은 건수는 최근 5년간 총 862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1700건을 웃도는 규모다.

현행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은 소관 국가R&D 사업에 참여한 기관, 단체, 기업, 연구책임자 또는 임직원에 대해 연구부정, 용도 외 사용 등 문제가 발생한 경우 향후 국가R&D 사업 신청 및 참여를 제한해야 하고 기 출연 또는 보조한 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해야 한다. 

느슨한 정부의 R&D 관리·감독
기술개발사업 연구비 부정수급

아울러 연구비를 용도 외로 사용했을 경우 사업비 환수는 물론 징벌적 과징금 성격의 제재부가금을 사용 금액의 5배 이내 범위서 부과할 수 있다. 이 같은 연구부정 행위 등에 따른 제재는 평가단의 심의를 거쳐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면제하고 있다. 실제 제재가 확정된 사안은 상당한 고의성이 인정된 경우다.

실제로 참여제한 제재조치를 사유별로 보면 기술료 미납이 3932건, 연구결과 불량 1709건, 지식재산권 개인명의 출원·등록이 1683건,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이 1066건 순으로 많았다.  

기술료 미납은 연구과제 참여 기업이 연구개발결과를 활용하는 사업을 제때하지 않거나 기술료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또 용도 외 사용은 연구개발비를 횡령, 편취, 유용 또는 참여연구원의 인건비를 연구책임자나 연구기관이 가로챈 경우다. 


이 외 장비나 재료 비용을 과다계상해 집행하거나 연구개발비를 타 용도로 전용한 경우, 시설·장비 등을 임의 처분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중 사업비 환수 조치가 결정된 건수는 총 885건이며, 환수 대상 금액은 1976억원이다. 그러나 환수된 금액은 966억원에 불과해 환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잇단 횡령·유용
회사 대표도 꿀꺽

사업비 환수 조치서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에 따른 사업비 환수 조치는 447건으로 타 사유로 인한 사업비 환수 조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연구결과불량에 따른 사업비 환수 조치가 244건, 지식재산권 개인 명의 출원·등록으로 인한 사업비 환수도 112건이나 됐다. 

연구비 부정사용 사례는 항목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의 ‘인건비 등 연구비 관리 부정’ 감사결과처분요구서를 보면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 백태를 알 수 있다. 

A교수는 2013년부터 실험실서 지도 받고 있는 학생들을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과제에 참여시키고, 학생들에게 지급된 인건비 중 일부를 학생 1인의 명의로 된 통장에 계좌이체 또는 현금 입금 방식으로 회수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편취한 인건비 3억4145만원을 개인 기부금 납부, 대응자금 대납을 포함해 용도가 불분명한 곳에 사용했다.  
 

교수는 2010∼2016년까지 석·박사 대학원생의 통장 등을 회수해 인건비 등 5억1172만원을 부정적으로 편취했다. 이것도 부족했는지 B교수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지도학생에게 허위진술 강요, 학위논문 심사거부 등의 비상식적 행태를 보였다.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은 관행적·고질적 연구비 비리가 성실한 연구자를 매도하고 재단과 국가 R&D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해 2016년 연구비 비리 감사를 강화한 바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2016년 5월 이후 13회의 특정감사를 실시해 연구비를 횡령한 6명의 연구자에 대해 재단 설립(2009년) 이후 최초로 형사고발했고 지원금 환수, 국가연구 개발사업 참여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어 지난해 검찰은 이들 교수에 대한 압수수색과 수사를 벌인 바 있다. 

민간 기업서도 연구비 횡령이 만연하고 있다. 2016년 11월 대구 동부경찰서는 태양광 관련 연구 명목으로 받은 국가지원금을 다른 용도로 유용한 혐의로 A사 대표 이모씨와 연구소장 김모씨를 구속하고 관리팀장 김모씨 등 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태양광 관련 연구비 명목으로 받은 국가지원비 중 8억2000만원을 본사의 자재 구입비와 직원 인건비로 빼돌려 사용했다. 울산에 본사를 둔 A사는 경북 영천에 연구소를 설립한 뒤 2012년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부)서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 대구경북경제권역 ‘그린에너지-태양광’ 분야의 연구사업기업으로 선정돼 3년간 국비 42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대표 이씨와 연구소장 김씨 등은 직원들과 공모해 연구소와 업무 연관성이 없는 직원들을 연구소 직원으로 올려놓고 1억1000만원가량의 급여를 지급했다. 


또 플랜트제조 전문기업인 A사의 본사에 원자재 구입 등에 7억1000만원을 사용한 뒤 연구소 연구자재를 들여온 것처럼 서류를 꾸며 돈을 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과 대학 교수들이 함께 연구비를 횡령한 사례도 있다. 실험 결과를 조작해 수십억원의 정부 연구비를 받아낸 환경전문기업 대표와 교수가 올해 1심서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지난 2월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환경전문기업 E사 대표 김모씨에게 징역 4년, 사립대 박모 교수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E사 상무 강모씨 등 3명도 징역 1년6개월서 3년 사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2∼2013년 환경부가 인도네시아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추진한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지원사업에서 실험 결과를 조작해 정부 출연 연구비 17억원을 받아내고 연구비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실험 조작해
지원비 빼돌려


이 사업은 기름야자 열매서 팜유를 추출할 때 나오는 폐수서 유기물을 최대 99% 제거해 퇴비로 처리하는 프로젝트였다. E사는 2010년 해당 분야 권위자인 박 교수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제거 효율이 93%에 그쳤다. 기존 기술로도 90∼95%의 유기물 제거가 가능했다. 

이에 이들은 오염도가 낮은 폐수로 실험하거나 폐수처리 효율이 높게 나온 자료만 취합하는 등의 수법으로 99% 효율을 달성한 것처럼 환경부에 보고해 지원금을 받았다. 대부분 지원금을 다시 투자했지만 결국 목표 효율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E사는 2011∼2012년 다른 연구개발 과제서 받은 정부 지원금 1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확인됐다.

그렇다면 왜 연구비 오남용 또는 부정사용 사례가 발생하게 되는 걸까. 학계에선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제도를 잘 몰라서 발생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연구비를 부정 사용하는 경우로 나눴다. 먼저 제도를 잘 몰라서 발생하는 연구비 오남용 사례의 경우는 정부 R&D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학계의 입장이다. 국가연구사업규모가 확장되면서 23개 부처, 30여개 관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5년간 9000건 적발
유용시 제재 강화

문제는 부처마다 조금씩 다른 연구비 관리규정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서 관리인력이 부족한 연구현장에선 복잡한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는 규정을 어기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부처마다 다르게 운용하고 있는 R&D 관리규정을 없애고 ‘국가연구개발사업 공동관리규정’ 하나로 통일해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9월 ‘(가칭)국가연구개발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연구비를 부정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대부분 연구원은 밤낮없이 주말 없이 연구에만 전념하면서 세계적인 성과창출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들이 문제를 일으켜 과학 기술계 전체가 매도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만연한 문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9월15일 고시를 통해 연구자 중심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연구 책임성 강화를 위해 산업기술혁신촉진법과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법과 시행령에는 연구자가 연구부정 행위를 반복할 경우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과거에는 연구비 부정사용 등의 부정행위를 반복해도 최대 5년까지만 국가 R&D 참여를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제한할 수 있다.

소 잃고…
이제야 정비

기존에는 연구비를 유용하다 적발돼도 참여제한 기간이 5년이었지만, 개정 후에는 1회 위반 5년, 2회 위반 7년 6개월, 3회 이상 위반 10년으로 기간이 늘어난다. 또 전에는 같은 R&D 과제를 수행하면서 2개 이상의 부정행위를 하더라도 참여제한 기간이 최대 5년이었지만 앞으로는 중대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과거 전력이 있는 경우 최대 10년까지 제한할 수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