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적폐’ 정부보조금 비리 복마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6.14 11:37:44
  • 호수 1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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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1조’ 먼저 쓰면 임자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공적자금 부정수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정부가 매년 기술개발사업(R&D)에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눈먼 돈이다. 대학 교수나 민간 기업 연구책임자들이 정부 연구비를 유용하다 적발된 사례는 상당히 흔하게 나타난다. 학계와 사정기관에서는 연구비 유용이 이번 정부서 청산돼야 할 생활적폐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달 13일 ‘권력형 적폐청산’을 넘어 ‘생활 적폐청산’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앞으로 권력 전횡분야에 더해 채용비리·학사비리, 토착비리, 공적자금 부정수급, 재개발·재건축 비리, 경제적 약자 상대 불공정·갑질행위 등 민생과 직결된 영역서 벌어지는 생활적폐 청산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력형서 
생활로 확대

학계에선 ‘공적자금 부정수급’에 방점을 찍었다. 서울 K대학의 연구원으로 지냈던 P씨는 “공적자금 중 가장 많이 편성된 게 기술개발사업 연구비”라며 “연구책임자인 교수들이 정부서 받은 연구비를 ‘쌈짓돈’으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며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했던 I사의 연구원 L씨도 “연구원들에게 지급되는 연구수당을 회사에 다시 반납했다”며 “이 돈이 회사 자금으로 쓰인 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가연구개발사업과 관련된 연구부정행위 등으로 제재조치를 받은 건수가 최근 5년간 총 수천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가 연구개발사업 관련 연구 부정 행위 등으로 제재조치를 받은 건수는 최근 5년간 총 862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1700건을 웃도는 규모다.

현행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은 소관 국가R&D 사업에 참여한 기관, 단체, 기업, 연구책임자 또는 임직원에 대해 연구부정, 용도 외 사용 등 문제가 발생한 경우 향후 국가R&D 사업 신청 및 참여를 제한해야 하고 기 출연 또는 보조한 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해야 한다. 

느슨한 정부의 R&D 관리·감독
기술개발사업 연구비 부정수급

아울러 연구비를 용도 외로 사용했을 경우 사업비 환수는 물론 징벌적 과징금 성격의 제재부가금을 사용 금액의 5배 이내 범위서 부과할 수 있다. 이 같은 연구부정 행위 등에 따른 제재는 평가단의 심의를 거쳐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면제하고 있다. 실제 제재가 확정된 사안은 상당한 고의성이 인정된 경우다.

실제로 참여제한 제재조치를 사유별로 보면 기술료 미납이 3932건, 연구결과 불량 1709건, 지식재산권 개인명의 출원·등록이 1683건,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이 1066건 순으로 많았다.  

기술료 미납은 연구과제 참여 기업이 연구개발결과를 활용하는 사업을 제때하지 않거나 기술료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또 용도 외 사용은 연구개발비를 횡령, 편취, 유용 또는 참여연구원의 인건비를 연구책임자나 연구기관이 가로챈 경우다. 


이 외 장비나 재료 비용을 과다계상해 집행하거나 연구개발비를 타 용도로 전용한 경우, 시설·장비 등을 임의 처분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중 사업비 환수 조치가 결정된 건수는 총 885건이며, 환수 대상 금액은 1976억원이다. 그러나 환수된 금액은 966억원에 불과해 환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잇단 횡령·유용
회사 대표도 꿀꺽

사업비 환수 조치서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에 따른 사업비 환수 조치는 447건으로 타 사유로 인한 사업비 환수 조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연구결과불량에 따른 사업비 환수 조치가 244건, 지식재산권 개인 명의 출원·등록으로 인한 사업비 환수도 112건이나 됐다. 

연구비 부정사용 사례는 항목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의 ‘인건비 등 연구비 관리 부정’ 감사결과처분요구서를 보면 교수들의 연구비 횡령 백태를 알 수 있다. 

A교수는 2013년부터 실험실서 지도 받고 있는 학생들을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과제에 참여시키고, 학생들에게 지급된 인건비 중 일부를 학생 1인의 명의로 된 통장에 계좌이체 또는 현금 입금 방식으로 회수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편취한 인건비 3억4145만원을 개인 기부금 납부, 대응자금 대납을 포함해 용도가 불분명한 곳에 사용했다.  
 

교수는 2010∼2016년까지 석·박사 대학원생의 통장 등을 회수해 인건비 등 5억1172만원을 부정적으로 편취했다. 이것도 부족했는지 B교수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지도학생에게 허위진술 강요, 학위논문 심사거부 등의 비상식적 행태를 보였다.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은 관행적·고질적 연구비 비리가 성실한 연구자를 매도하고 재단과 국가 R&D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해 2016년 연구비 비리 감사를 강화한 바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2016년 5월 이후 13회의 특정감사를 실시해 연구비를 횡령한 6명의 연구자에 대해 재단 설립(2009년) 이후 최초로 형사고발했고 지원금 환수, 국가연구 개발사업 참여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어 지난해 검찰은 이들 교수에 대한 압수수색과 수사를 벌인 바 있다. 

민간 기업서도 연구비 횡령이 만연하고 있다. 2016년 11월 대구 동부경찰서는 태양광 관련 연구 명목으로 받은 국가지원금을 다른 용도로 유용한 혐의로 A사 대표 이모씨와 연구소장 김모씨를 구속하고 관리팀장 김모씨 등 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태양광 관련 연구비 명목으로 받은 국가지원비 중 8억2000만원을 본사의 자재 구입비와 직원 인건비로 빼돌려 사용했다. 울산에 본사를 둔 A사는 경북 영천에 연구소를 설립한 뒤 2012년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부)서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 대구경북경제권역 ‘그린에너지-태양광’ 분야의 연구사업기업으로 선정돼 3년간 국비 42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대표 이씨와 연구소장 김씨 등은 직원들과 공모해 연구소와 업무 연관성이 없는 직원들을 연구소 직원으로 올려놓고 1억1000만원가량의 급여를 지급했다. 


또 플랜트제조 전문기업인 A사의 본사에 원자재 구입 등에 7억1000만원을 사용한 뒤 연구소 연구자재를 들여온 것처럼 서류를 꾸며 돈을 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과 대학 교수들이 함께 연구비를 횡령한 사례도 있다. 실험 결과를 조작해 수십억원의 정부 연구비를 받아낸 환경전문기업 대표와 교수가 올해 1심서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지난 2월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환경전문기업 E사 대표 김모씨에게 징역 4년, 사립대 박모 교수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E사 상무 강모씨 등 3명도 징역 1년6개월서 3년 사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2∼2013년 환경부가 인도네시아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추진한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지원사업에서 실험 결과를 조작해 정부 출연 연구비 17억원을 받아내고 연구비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실험 조작해
지원비 빼돌려


이 사업은 기름야자 열매서 팜유를 추출할 때 나오는 폐수서 유기물을 최대 99% 제거해 퇴비로 처리하는 프로젝트였다. E사는 2010년 해당 분야 권위자인 박 교수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제거 효율이 93%에 그쳤다. 기존 기술로도 90∼95%의 유기물 제거가 가능했다. 

이에 이들은 오염도가 낮은 폐수로 실험하거나 폐수처리 효율이 높게 나온 자료만 취합하는 등의 수법으로 99% 효율을 달성한 것처럼 환경부에 보고해 지원금을 받았다. 대부분 지원금을 다시 투자했지만 결국 목표 효율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E사는 2011∼2012년 다른 연구개발 과제서 받은 정부 지원금 1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확인됐다.

그렇다면 왜 연구비 오남용 또는 부정사용 사례가 발생하게 되는 걸까. 학계에선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제도를 잘 몰라서 발생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연구비를 부정 사용하는 경우로 나눴다. 먼저 제도를 잘 몰라서 발생하는 연구비 오남용 사례의 경우는 정부 R&D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학계의 입장이다. 국가연구사업규모가 확장되면서 23개 부처, 30여개 관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5년간 9000건 적발
유용시 제재 강화

문제는 부처마다 조금씩 다른 연구비 관리규정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서 관리인력이 부족한 연구현장에선 복잡한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는 규정을 어기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부처마다 다르게 운용하고 있는 R&D 관리규정을 없애고 ‘국가연구개발사업 공동관리규정’ 하나로 통일해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9월 ‘(가칭)국가연구개발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연구비를 부정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대부분 연구원은 밤낮없이 주말 없이 연구에만 전념하면서 세계적인 성과창출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들이 문제를 일으켜 과학 기술계 전체가 매도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만연한 문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9월15일 고시를 통해 연구자 중심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연구 책임성 강화를 위해 산업기술혁신촉진법과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법과 시행령에는 연구자가 연구부정 행위를 반복할 경우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과거에는 연구비 부정사용 등의 부정행위를 반복해도 최대 5년까지만 국가 R&D 참여를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제한할 수 있다.

소 잃고…
이제야 정비

기존에는 연구비를 유용하다 적발돼도 참여제한 기간이 5년이었지만, 개정 후에는 1회 위반 5년, 2회 위반 7년 6개월, 3회 이상 위반 10년으로 기간이 늘어난다. 또 전에는 같은 R&D 과제를 수행하면서 2개 이상의 부정행위를 하더라도 참여제한 기간이 최대 5년이었지만 앞으로는 중대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과거 전력이 있는 경우 최대 10년까지 제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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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