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여론조사 ‘허와 실’

모의고사는 압승…실제 시험에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모의고사는 본 시험의 점수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사용된다. 고3 수험생들은 모의고사와 수능의 상관관계로 실제 성적을 예상한다.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야구도 시범경기 성적으로 줄 세우기에 들어간다. 선거에도 ‘여론조사’라는 모의고사가 있다. <일요시사>가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를 분석해 봤다.
 

6·1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8일과 9일 양일에 걸친 사전투표로 이미 본게임은 시작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과거에 비해 조용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한미·북미 정상회담 이슈가 선거 내내 블랙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정은 조용했을지언정 결과에는 관심이 쏠리게 마련. 문재인정부 첫 선거인만큼 각 정당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도?

실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언론의 관심은 ‘여론조사’에 쏠린다. 여론조사는 모집단서 표본을 추출, 이들에게 설계된 질문안으로 답변을 얻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응답자의 답변을 분석해 결과를 도출한다.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연구 기술이지만 특히 선거 때 높은 관심을 받는다. 지지율을 통한 승패가 한 눈에 드러나기 때문에 언론보도에도 자주 활용된다.

여론조사는 여론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지만 거꾸로 여론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방향키로 작용할 때가 있다. 이 때문에 선거서 여론조사는 후보와 정당에 매우 민감한 영역이다. 결과의 유불리에 따라 실제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지지율이 예상치 못하게 나오는 경우 후보 캠프서 강하게 반발하기도 한다.

실제 경기도 안양시에서는 <중부일보>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지지율이 낮은 후보 측에서 의구심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달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중부일보>의 의뢰를 받아 25∼26일 이틀에 걸쳐 안양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706명을 대상으로 차기 안양시장 후보 지지도를 조사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블랙아웃
방송 3사 조사서 여당 초강세

설문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최대호 후보가 54.6%, 자유한국당 이필운 후보가 27.3%, 바른미래당 백종주 후보가 3.6% 등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이 후보 측은 캠프 개소식을 찾은 유권자 수를 근거로 내세우며 결과가 ‘모순의 극치’라고 논평했다. 1, 2위 간 지지율 격차가 더블스코어에 달하는 만큼 실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싼 후보 간 공방은 선거 기간 중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선거 일주일 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 되면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6·13지방선거의 경우 지난 7일 이후 실시한 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할 수 없다.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금지 기간 중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보도되면 자칫 선거의 진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특히 불공정하거나 부정확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되는 경우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블랙아웃 직전 여론조사 결과가 후보와 정당에는 중요하다.

현재 언론 등에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만 높고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인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4000여명을 뽑는 지방선거는 물론 12명을 뽑는 재보궐 선거 역시 야당에 앞서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방송협회가 구성한 ‘방송사 공동 예측조사위원회’가 칸타퍼블릭, 리서치 앤 리서치, 코리아리서치센터 등 3개 여론조사에 의뢰해 지난 2∼5일 사이 실시한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 14곳을 싹쓸이 한다고 나왔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 결과대로면 볼 것도 없는 대승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실제 선거와 여론조사 결과의 차이를 봤을 때, 개표 전까지 승패를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와 비교해 표본수가 작은 시군구 단위까지 조사하기에 정확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가 현재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특히 선거 다음날 새벽까지 지지자들의 피를 말리게 한 2010년 6·2지방선거 서울시장 대결은 실패한 여론 예측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10·2014년 예측 빗나가
조사 업체 이번 성적표는?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각 당 대표선수로 나섰다. 현직에 있던 오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여론조사서 한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두 후보의 격차는 블랙아웃 기간까지 15%p 이상 차이 났다. 20%p가 넘는 격차를 보이는 조사도 있었다. 

하지만 투표함을 열자 양상이 달라졌다. 두 후보의 최종 격차는 0.6%p에 불과했다. 압승을 거두리라 예상했던 오 후보는 한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한 끝에 신승을 거뒀다.

경기도지사 선거도 서울시장과 비슷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야권통합후보로 유시민 후보가 나선 경기도지사 선거 역시 운동 기간 내내 10%p가 넘게 김 후보가 앞섰지만 결국 최종 득표율 차는 4.4%p였다. 

인천시장 선거는 아예 결과가 뒤집혔다.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실제 결과는 민주당 송영길 후보의 승리였다.

2014년 6·4 지방선거서도 몇몇 광역단체장 선거서 여론조사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10년 인천시장처럼 결과가 아예 뒤집힌 지역도 있었고, 여론조사에서는 후보 간 지지율이 큰 격차를 보였지만 실제 투표에선 박빙의 결과가 나온 곳도 속출했다. 
 

최근 두 번의 지방선거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 사이의 큰 차이가 발생하자 여론조사 무용론, 불신론 등이 불거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은 후보와 마찬가지로 선거 이후에 성적표를 받는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빗나간 결과는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 방법에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에 전화번호부를 활용해 여론조사를 진행하던 업체들은 유선전화 RDD(임의걸기, Random Digit Dialing) 방식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또 다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가 판이한 모습을 보였다. 당장 2016년 20대 총선만 하더라도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180석 이상을 얻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지만 개표 결과 민주당이 원내 1당으로 도약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선관위는 지난해 선거여론조사기관의 공표·보도용 여론조사에도 휴대전화 가상번호 이용 가능,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기관만 선거여론조사 공표·보도 허용 등 여론조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제출했다. 지난해 2월부터 본격 도입됐다.

이번에는!

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여론조사 업체 김○○ 대표는 “여론조사도 유·무선 비율, 조사 시간, 질문안, 통계 보정 방법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실제 선거는 그보다 더 많은 변수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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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