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명문 탐방- 광주제일고 야구부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6.11 13:10:40
  • 호수 1170호
  • 댓글 0개

고교야구 쓸어버린 ‘태풍의 눈’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광주제일고(이하 광주일고)가 8년 만에 황금사자기를 제패했다. 광주일고는 5월31일 목동야구장서 열린 대구고와의 황금사자기 결승전서 1회 연속 5안타 등 장단 15안타를 몰아친 타선과 6.2이닝을 2점으로 틀어막은 2학년 에이스 정해영의 활약을 앞세워 대구고를 10-2로 완파했다. 6번째 황금사자기 재패에 성공한 것이다. 2010년 이후 8년 만의 우승. 전국대회 기준으로는 2015년 대통령배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발 투수들의 어깨에 명운이 달려있었다.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오늘 경기는 이승민(174cm/75kg, 좌완정통파, 2학년)의 어깨에 모든 것이 걸려있다. 광주일고 정해영(187cm/89kg, 우완정통파, 2학년)을 어떻게 공략하는지가 중요하다. 오늘 같은 경기는 땅볼을 많이 굴리는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고 완파

광주일고 성영재 감독은 “정해영이 6회 이상까지 가줬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초구부터 좋은 공은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이승민을 공략 하겠다”고 경기 전 출사표를 밝혔다.

경기는 예상외로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광주일고의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주일고는 1회 말 공격서 1번 유장혁(186cm/86kg, 3학년)의 중전안타를 시작으로, 김창평(183cm/76kg, 3학년), 정도웅(176cm/83kg, 2학년), 한지운(184cm/92kg, 2학년), 박시원(185cm/82kg, 3학년)까지 무려 5타자가 연속으로 안타를 뽑아내며 3점을 선취했다.


그나마 전광진(175cm/80kg, 2학년)의 유격수 병살타로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대구고로서는 다행이었다. 그러나 광주일고의 타선은 식을 줄을 몰랐다. 

광주일고는 3회에도 한지운의 좌전안타, 박시원의 4구와 전광진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 찬스에서 7번 박준형(175cm/68kg, 2학년)의 좌전 적시타, 9번 정건석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추가하며 6-0을 만들었다. 마운드위의 정해영의 컨디션을 감안할 때 6점은 너무나도 큰 점수였다.

2010년 이후 8년 만에
72회 황금사자기 우승

대구고의 입장에서는 팀의 마지막 보루인 이승민이 3회에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뼈아팠다. 대구고는 어제 경기 김주섭(181cm/91kg, 우완정통파, 3학년), 한현욱(186cm/78kg, 사이드암, 2학년)을 모두 소비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이승민 다음으로 믿고 맡길만한 투수가 없다는 것이 뼈아팠다. 

반면 정해영의 투구는 불을 뿜었다. 정해영은 137∼138km/h 정도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통해서 대구고 우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특히 대구고의 상위타선의 핵인 옥준우(178cm/78kg, 3학년), 신준우(176cm/80kg, 3학년), 김범준(181cm/88kg, 3학년)이 슬라이더와 커브에 꼼짝을 못했다. 우타자 몸쪽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알고도 치기 힘들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광주일고 타자들이 힘을 냈다. 광주일고는 4회에 5번 박시원의 중전안타- 전광진의 사구에 이은 안정훈의 좌전안타와 김창평의 중전안타 그리고 정도웅의 3루수 실책 등을 묶어 2점을 추가로 뽑아내며 경기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7회 초 조민성의 안타에 이은 신준우, 김범준의 연속안타가 터지며 2점을 따라가기는 했지만 2사 23루서 4번 김범준의 우전 안타가 나왔을 때 2루 주자였던 신준우가 홈에서 아웃이 되며 마지막 찬스가 물거품이 되었다.

이날 팀의 주장이자 유격수 김창평은 5타수 4안타 2득점 1도루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고 우익수 정도웅 또한 5타수 3안타 3득점과 멋진 1개의 보살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었다.

과거 해태타이거즈의 명 포수였던 정회열 코치의 아들로 잘 알려진 야구인 2세 정해영은 6.2이닝 동안 103개의 투구를 기록하며 삼진 6개, 사사구 5개, 5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내년 시즌 기아타이거즈 1차지명의 강력한 후보임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통산 6번째 왕좌 등극
투수 조준혁 대회 MVP

이번 대회 광주일고는 태풍의 눈이었다. 괴물루키 장재영은 특급좌완 정구범의 덕수고, 대회 최고 투수로 꼽히는 서준원이 버틴 경남고, 괴물 타자 변우혁의 천안북일고를 완파하며 결승에 초석을 다졌다. 특히 5경기서 총 17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경기당 평균 3.4개를 기록할 정도의 빠른 야구가 돋보였다.

마운드 운영도 완벽했다. 지나치게 아끼다가 에이스 투수를 낭비하지도 않았고 너무 빨리 끌어다 쓰며 내일이 없는 야구를 하지도 않았다. 조준혁, 정해영의 투구 수를 잘 배분하며 결승에서 정해영의 선발을 가능케 한 성영재 감독의 용병술이 이날 우승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6년 모교인 광주일고의 감독직에 오른 성 감독은 “프로서 한 번도 못해본 우승을 감독이 되어서 달성하게 됐다. 이번 대회 목표는 8강이었다. 8강 이후부터는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준우승에 그쳤지만 1983년 이후 대구고의 첫 결승행을 이끈 손 감독은 “아쉽기는 하지만 현재의 성과도 충분히 만족한다. 첫 대회서 우리가 준우승을 했으니 대통령기쯤 다시 대권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뛰어난 용병술

한편 이번 황금사자기 MVP로는 17.2이닝 동안 3실점 1자책점 방어율 0.17을 기록한 광주일고 좌완 에이스 조준혁이 선정됐다. 이날 결승서 호투한 정해영 또한 우수투수상에 선정됐다. 대구고의 김범준은 최다안타·득점 상을 수상했다. 감투상은 대구고 에이스 김주섭이, 수훈상은 광주일고 주장 김창평이 각각 수상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