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85)충신의 마음

백제의 미래는?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외마디 소리를 지른 의자왕이 은고를 주시했다. 은고의 눈에 순간적으로 핏발이 섰다.  

“전하, 우리의 약속을 잊으셨습니까?”

“약속이라니요?”

성충이 흡사 군사 전략처럼 강 후에 온의 대화를 구사하자 의자왕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지 혹은 아직도 정상이 아닌지 힘없이 답했다.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제 아우인 윤충과 함께 백제의 중흥을 도모하기로 굳게 약조한 사실 말입니다.”


“짐이 지금 그런 차원에서 이리하고 있는 거 아니오.”

“이런 행동이 백제를 위한 일이란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짐이 신라의 강성한 음의 기운을 억누르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이런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말이오?”

“음의 기운을 억누르다니요?”

“짐 스스로 음의 기운을 빌어 백제의 진덕을 사망케 한 사실 그리고 연이은 승리를 모른다 하지 않겠지요?”

성충 식음을 전폐

성충이 대답하지 않고 한숨을 내쉬며 은고를 주시했다. 시선을 받은 은고가 고개를 돌려 의자왕에게 상반신을 바짝 밀착시켰다.   


“전하, 길게 이야기하지 않으렵니다. 저 요망한 계집을 내치시고 하루속히 국정에 전념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뭐라, 요망한 계집이라!”

“그러하옵니다, 전하. 자고로 한 국가가 망할 때는 흰 여우가 온 궁을 휘젓고 다닌다 하였습니다. 지금 전하 곁에서 연신 꼬리를 흔들어 대고 있는 저 요망한 년이 바로 여우 중에 흰 여우입니다. 그러니 즉각 내치십시오!”

“뭐!”

말을 마친 성충이 의자왕이 미처 뭐라 말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휑하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한동안 몸이 부들부들 떨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던 의자왕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저런 무례한 놈이 있나. 여봐라!”

문이 열리면서 궁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성충 저놈을 당장 하옥하도록 하라. 내 이 놈을 갈가리 찢어 죽일 테다!”

고함을 지른 의자왕이 은고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인 은고의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급히 곁에 자리하여 은고의 어깨를 감쌌다.

“전하, 너무나 억울하옵니다. 백제와 전하를 위해 소녀 혼신을 다하고 있는데 저런 소리나 들어야 하는지요.”

“저놈을 반드시 죽여 버리고 말테니 너무 심려 말거라.”


“그러면 뭐한데요?”

“그게 무슨 말인고.”

“이제 봇물이 터졌으니 이 사람 저 사람 소녀를 그리 대할 것은 자명한 일이옵니다.”

“하면?”

은고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의자왕의 목을 끌어안았다.

“자네를 정식으로 부인으로 맞이하도록 하겠네.”


“그리해 주시겠사옵니까, 전하.”“당연히 그리해야지.”

의자왕이 즉각 성충을 효수하려 했으나 흥수를 중심으로 한 신하들의 적극적인 만류로 하옥시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그러나 옥에 갇힌 성충이 식음을 전폐하기 시작했고 그 소식을 들은 계백이 옥을 찾았다.

“뭐 하자고 이리 걸음 하였는가?”

“참으로 난감합니다, 장군,”

짧게 말을 마친 계백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운이 다한 게야, 백제의 운이.”

“정말 그러한지요. 전처럼 혹여 일시적이지 않을는지요?” 

물론 사택비의 경우를 지칭했다.

“그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네. 사택비는 요부의 기질을 지니고 있었지만 백제의 미래에 전혀 해가 되는 여자가 아니었네.”

“하면, 이 여자는?”

의자왕 성충 가두고 은고를 부인으로
선도해 죽음에 연개소문 상심과 추억

“이 여자는 왕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망가트리고 있어. 아울러 지금 복용하는 마약으로 인해 그리 멀지 않아 비참한 결과를 맞이할 듯하네.”

“전혀 방법 없습니까?”“요망한 계집도 문제지만 오석산이란 마약이 더 문제야.

“그 이유는?”

“마약이란 한번 맛을 들이면 결코 끊기 쉽지 않네. 그러니 그게 더 문제야. 아울러 갈수록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고 또 그러니 더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고, 결국 몸과 정신이 망가질 때까지 가는 게야.”

“하온데.”

“뭔가?”

“식음을 전폐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이만 거두시지요.”

“아닐세. 전하께서 내가 죽어 조금이라도 느끼는 바가 있기를 바랄뿐이네.”

“그러면 기어코 죽음을 불사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성충이 가볍게 웃었다.

“왜 그러시는지요?”

“사람이 왜 사람인지 아는가?”

계백이 대답하지 않고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희망의 부분이네. 사람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삶이란 자체가 무의미하지. 그러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일찌감치 정리를 시도함이 옳네.” 

“장군!”

“너무 마음 쓰지 말고 내 이야기나 전하께 전해주게나.”

“무슨 말씀이신지요.”

“내가 항상 때를 보고 변화를 살폈는데 틀림없이 전쟁이 일어날 것이야. 그것도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라 전면전 말일세. 그런 경우 군사를 씀에 있어 반드시 그 지리를 살펴 택할 것이니, 강의 상류에서 적을 맞이하라 일러 주게. 그리고 침략군이 혹여 가까이 다가오면 육로로는 침현(沈峴, 탄현으로 대전과 옥천 경계)을 넘지 못하게 하고, 수군은 기벌포(伎伐浦, 충남 장항) 언덕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서 험난하고 길이 좁은 곳에 의거하여 적을 막으라고 말일세.”

한동안 잠잠했던 당이 고구려를 침공하기 위해 출발했다는 보고가 왔을 무렵 선도해가 운명을 달리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누구보다도 연개소문의 상심은 깊었다. 비록 피는 다르지만 친형제 이상으로 가까이 지냈던 그의 죽음에 연개소문이 마치 넋이 빠져나간 듯했다.

“형님, 마음 좀 가다듬으시지요.”

연개소문이 상심에 빠져 집에 칩거하고 있는 중에 연정토가 방문했다. 

“그래야겠지.”

다가선 동생의 손을 잡으며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금 전하께서도 상심이 보통이 아니십니다.”

“당연히 그러하시겠지. 나도 그렇지만 전하 역시 선 책사를 잃은 심정 말로 표현하기 힘드실 게야.”

“그러니 가서 전하를 뵙고 슬픔을 함께 나누시면서 당나라 침입에도 대비하셔야지요.”

궁궐로 향하는 중에 바로 며칠 전 선도해와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선도해를 보내며

“대감, 지내놓고 보니 시간이 참으로 덧없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뚱딴지 같이 무슨 소리요?”

선도해가 답에 앞서 가벼이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오?”“몸이며 마음이 예전만 못하여 그러합니다.”

“그야 당연한 거 아니오. 나 역시 이제는 인생의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종종 들고는 하지요.”

“그러면 제가 대감에 앞서 먼저 길을 가도 결코 결례는 아니 되겠습니다.”

“허허, 무슨 섭섭한 소리를 그리하시오. 비록 피는 다르고 태어난 때도 다르지만 책사와 나는 한 운명 아니겠소? 그러니 유명을 달리한다면 함께해야 할 거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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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