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가부로 본 국회 계파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5.28 10:53:32
  • 호수 1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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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년 만에…친문 방어선 무너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오랜 진통 끝에 ‘드루킹 특검법(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국회의원 250인 중 찬성 183인, 반대 43인, 기권 24인. <일요시사>는 드루킹 특검 가부 명단을 토대로 각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했다.
 

여야는 지난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 특검법을 의결했다. 이로써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특검이 확실시된다. 국회의장의 ‘서면 요청’이 특검의 첫 단추.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9일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차기 의장이 문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문정부 출범
첫 특검 실시

그간 여야는 특검법안 상정을 두고 진통을 겪어왔다. 특검 규모와 수사 기간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4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국회의장실에 모여 협상을 벌였고, 결국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 사안에 따르면 특검 규모는 특별검사(이하 특검) 1명과 특검보 3인, 파견검사 13인, 특별수사관 35인, 파견공무원 35인 등 총 87명으로 구성된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일 20일을 포함해 수사기간 60일, 1회에 한해 연장기간 30일로 정했다.

특검 추천 방식은 야3당 교섭단체(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가 합의를 통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4인 중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게 했다.

수사 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 행위 ▲상기 사건의 수사과정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상기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과정서 인지된 관련사건 등이다.

재석 국회의원 250인 중 찬성 183인, 반대 43인, 기권 24인의 결과였다. 찬성한 183인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원내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반면 반대 43인은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강훈식, 권미혁, 김경협, 김두관, 김병기, 김병욱, 김종민, 김한정, 김현권, 민병두, 박광온, 박재호, 박정, 박찬대, 백재현, 서영교, 설훈, 소병훈, 손혜원, 송기헌, 심기준, 심재권, 안규백, 우상호, 원혜영, 위성곤, 유동수, 유승희, 유은혜, 윤후덕, 이석현, 이원욱, 이인영, 이재정, 이철희, 인재근, 정재호, 조승래, 조응천, 조정식, 표창원, 한정애, 홍의락). 이 중 상당수가 친문(친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반대 43인
친문재인계

강훈식 의원은 자천타천 친문계 핵심이다. 같은 당 최민희 전 의원은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서 강 의원에 대해 “이 ‘훈남’은 진짜 결이 곧고, 재기발랄한 친문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대변인을 한 바 있다.

권미혁 의원은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물. 그러나 당내에서는 대선을 기점으로 민주당 주류에 합류했다는 평이 있다. 문재인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서 전략본부 부본부장으로 활약했다.

김경협 의원은 친노서 친문으로 발전한 주류 인사다. 

한때 자신의 SNS에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는 정당서 당연히 비노(비 노무현)는 당원 자격이 없다”며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원이 잘못 입당한 것이다. 새누리당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 하다가 들통났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관 의원은 원조 친노로 분류된다. 그러나 확실한 친문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병기·손혜원·표창원 의원은 ‘문재인 키즈’로 불린다.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문 대통령이 국회 앞에서 무기한 장외연설에 나서자 김 의원은 “그 사람(문 대통령)의 그림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손 의원은 자신을 문재인 키즈로 직접 규정했다. 손 의원과 표 의원은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들이다.
 

김병욱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물.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로 가지 않고 이재명 캠프를 선택해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김종민·정재호·조승래·한정애 의원은 범친노로 분류된다. 김한정 의원은 ‘영원한 DJ(김대중) 참모’로 불리며 동교동계의 막내로 정치권에 입문, 한때 비노계로 분류됐으나 최근 친문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현권·유동수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86그룹으로 친문계와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다. 민병두 의원은 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던 시절 친문과 비문이 계파갈등을 벌이자 중간지대서 ‘통합행동’을 결성했을 만큼 계파와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6·13지방선거 국면서 친문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 통과, 찬성 183, 반대 43
반대표 전원 민주당, 친문 다수

박광온 의원은 친문 핵심이다. 문재인 캠프서 미디어본부장 겸 수석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박재호·조응천 의원은 친문 직계다. 박정 의원은 뚜렷한 성향이 없는 비노계로 통한다. 박찬대·조정식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백재현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정세균계로 지난 대선 경선서 안희정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서영교·설훈 의원은 과거 범친노서 최근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소병훈·유승희·유은혜·인재근 의원은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정파그룹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 속한다. 그 중 인 의원은 민평련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김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그는 남편과 함께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왔다. 민평련계는 당내 범주류·중도로 분류된다.

송기헌·심재권 의원은 계파색이 짙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심기준·윤후덕 의원은 대표적 친문 인사 중 한 명이다.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로 범주류에 속한다. 우상호·이인영 의원은 86그룹의 대표다. 원혜영·위성곤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주류 측 인사다. 이석현 의원은 대표적인 비노계 인사다. 이재정 의원은 본인이 정서적으로 친문과 가깝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철희 의원은 친문과 다소 거리가 먼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어떤 이들은 그를 친문 직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홍의락 의원은 대표적인 비노·비문계로 분류된다.

기권 24명
유승민도

야당과 특검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던 우원식 전 원내대표, 홍영표 현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법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강병원, 최인호, 김해영, 금태섭, 정춘숙, 김성수 의원 등 친문 직계로 분류되는 상당수의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기권표를 던진 24인의 국회의원들도 상당수가 민주당 의원이다(권칠승, 기동민, 김상희, 김태년, 남인순, 박범계, 박영선, 박주민, 박홍근, 백혜련, 서형수, 신경민, 신동근, 오영훈, 윤호중, 이종걸, 이학영, 전재수, 전해철, 전현희, 황희).
 

이들 중 김태년, 박주민, 서형수, 윤호중, 전재수, 전해철, 황희 의원 등이 친문 직계로 분류된다. 

그 외 권칠승·기동민·남인순·박범계·신경민·이학영 의원은 범친노 그룹으로, 김상희·백혜련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정세균계로, 박홍근 의원은 86그룹, 전현희 의원은 손학규계로, 이종걸 의원은 대표적 비문계로, 신동근·오영훈 의원은 계파 없음으로 알려진다.

박영선 의원은 과거 중도 성향 비주류 모임인 통합행동이었다가 최근 친문 측 성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미당·정의당서 기권표가 나왔다는 점이다. 바미당 유승민 공동대표와 같은 당 이언주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기권을 했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 23일, 바미당 최고위원회의서 “지금의 특검법 수사 범위로 경찰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고, 대통령 최측근과의 연루 가능성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며 “애매한 특검법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기권했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기권 24인, 친문 직계 많아…
유승민·이언주·추혜선 왜?

그는 “김경수·송인배·백원우 이 사람들은 문 대통령과 24시간을 같이하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최순실, 청와대3인방과 조금도 다를 바 없고 오히려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통과됐기 때문에 특검은 임명될 것이고 특검 수사는 이뤄질 것”이라며 “특검이 만약 드루킹 사건에 대해 문 대통령과 그 최측근 민주당에 대해 면죄부만 주는 특검으로 끝난다면 이 범죄 자체는 결코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날을 세웠다.

드루킹 특검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특검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와 함께 곧바로 정부에 이송됐으며, 법제처는 당일 소관부처인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로부터 회신을 받으면 법제처는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까지 그 내용을 확인·검토한 뒤 다른 모든 부처에 이를 공유하고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한다.

6월 하순경
수사 시작

특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무회의서 법을 공포한 지 14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지방선거 전날인 다음달 12일이 특검 임명 마감시한이다. 

국회의장은 특검법이 공표되면 3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서면으로 요청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에 한국당과 바미당 등 야당에게 서면으로 특검 추천을 의뢰하고, 야당은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추천을 받아 5일 이내 2명의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에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도록 돼있다. 특검이 임명되더라도 수사는 지방선거 이후인 6월 하순경에나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검이 통상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하는 데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성동 체포동의안 결과는?
극에 치닫는 국민 분노

자유한국당 염동열·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서 부결되면서 같은 당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서 부결됐다. 지난 21일 표결 결과 재석 국회의원 275인 중 찬성 129인, 반대 141인, 기권 2인, 무효 3인으로 집계됐다. 반대가 오히려 찬성을 앞선 상황이 벌어진 것.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도 2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진 결과였다.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무기명 투표를 기명 투표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응답률 4.9%)에게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의 찬반 명단 공개 의견 물은 결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명단 공개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비판하거나 재투표, 유기명투표,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요구하는 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에 민주당은 사과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서 “국민께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안에 안일함과 게으름이 있었고 국민 분노의 회초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소야대 장벽을 탓하지 않고 당내 규율을 강력히 잡겠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된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로 넘어갔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변화를 약속하면서 권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지금 체포동의안은 국회 정상운영을 가로막는 아주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가능한 제도적 방안을 강구하겠다. 불체포특권 무기명 방식 등이 (국민들의 상식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부족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더 나아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방법을 시사한 것이다.

권 의원은 염 의원과 함께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지난 19일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표 단속을 예고한 민주당이 전원 찬성표를 던지고 권 의원과 같은 소속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경우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표심에 따라 권 의원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권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대통령의 결재가 한미정상회담으로 인해 미뤄져 6월 임시국회나 돼서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당초 권 의원 체포동의안은 지난 24일 소집된 본회의서 보고된 후 28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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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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