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폭행 파문’ 광주 신양관광파 실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28 10:53:11
  • 호수 1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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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린치 금지’ 룰 깨진 주먹세계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광주서 한 남성이 8명에 둘러싸여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구타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폭행 현장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국민적 충격을 안겼다. 피해자는 수술 중 눈 깊은 곳에서 나무조각이 나왔으며,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할 위기에 처했다. 가해자 8명은 모두 폭력조직 가입돼있었다. 광주 신양관광파 조직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양관광파는 어떤 조직일까. 
 

지난달 30일 오전 5시께 A(33)씨 일행은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노래방서 술을 마셨다. 일행 중 한 명이 먼저 집에 간다며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는 과정서 20, 30대 남성 7명, 여성 3명이 함께 있던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 

단순 폭행만?
가중처벌 가능 

A씨 일행이 택시를 잡았는데, 상대 쪽이 먼저 자신의 일행을 태우려고 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술집 밖으로 나온 A씨는 상황을 목격하고 말리러 다가가 말을 겄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돼 다툼은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다. 

처음에는 상대측 남성들과 일대일로 싸웠지만, 이후 집단으로 달려들어 A씨를 폭행했다.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조폭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상의를 벗은 채 A씨를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해자 측 남성 3명은 상의를 벗고 있고, 온몸에 문신을 했다. A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등 수 십 차례 폭행했다. 이 중 건장한 남성이 돌을 집어들어 때리는 장면이 있다. 


A씨는 현재 대학병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폭행 당하는 과정서 손가락이나 나뭇가지로 양쪽 눈을 심하게 찔려 사실상 실명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눈 주위의 뼈도 무너졌으며, 수술 중 4∼5cm 크기의 나무조각도 나왔다. 

대소변도 어려울 정도로 A씨의 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폭행 가담 정도를 구분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상해)혐의로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변 CCTV와 피의자 조사를 통해 피해자 측에서 주장한 폭행 피해가 대부분 인정됐다고 전했다.

잔혹한 동영상 보고 국민들 분노 폭발 
가해자 8명 모두 폭력조직 가입 확인

하지만 A씨 가족 측은 살인미수로 전원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가 잘못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씨 형은 “가해자들이 모두 관광파 조폭이다.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은 전원 구속돼야 하고, 죄목도 살인미수”라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사건 당시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폭행이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여론의 질타에 불이 붙었다. 

사건을 맡은 광주 광산경찰서는 “적절하게 조치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집단폭행 가해자들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순식간에 20만명을 넘었다.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은 집단폭행 사건 당시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불이 붙었다. 


영상에는 폭행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계속 폭행을 이어가는 가해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가해자들은 경찰이 피해자를 순찰차에 태우는 와중에도 달려들어 폭력을 휘두르려 했다.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지 못한 경찰의 모습에 분노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여론이 계속 악화하자 경찰이 직접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4일 김순호 광주 광산경찰서장은 페이스북에 2페이지 분량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던 체포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 서장은 “SNS 동영상만 보면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보일 수 있지만 신속한 현장출동, 상호 분리, 부상자 후송, 경찰장구를 이용한 가해자 체포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피의자들의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를 통해 불구속 가해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추가 신청했다”며 “또한 피의자들의 조직폭력배 연관성을 철저히 수사하고, 살인미수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지방경찰청도 이날 오전 “대응 메뉴얼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광주 지역서 
수도권으로

조사결과 가해자들은 모두 신양관광파 폭력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22일, 공동상해와 범죄단체 구성 활동 등의 혐의로 한모씨를 구속했다. 앞서 경찰은 같은 혐의로 박모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안모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월과 올 2월, 폭력조직 신양관광파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폭력조직 가입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은 이들이 SNS에 올린 가입 신고식과 단합대회 영상 등을 확보했다. 

폭행사건 전날에도 박씨 등은 선배 조직원의 집안 행사에 참석한 뒤 뒤풀이를 하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체포된 가해자 대부분이 폭력·상해 등 관련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전과 10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을 단순 추종 세력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잔혹한 폭행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자 추가 수사를 통해 폭력조직 가입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판서 폭력조직 가입이 인정되면 형량이 2분의 1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신양관광파 조직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양관광파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양관광파는 법원서 ‘범죄단체로 확정된 관리 대상 조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에 있는 신양파크호텔이 주무대였기 때문에 신양관광파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신양관광파는 오래 전부터 신규 이권 사업에 적극 나섰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유흥업소 금품 갈취, 건설업체 입찰이나 아파트 재건축 폭력 등에 나서다가 점차 고리대금업 등에 손을 댔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성인 PC방 운영 등 사행성 도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사업 영역 중에서 사행성 도박은 최대 수익원이다.

활동 무대도 광주서 서울 등 수도권으로 넓혔다. 신양관광파 조직원들끼리는 서울에 올라오거나 지방으로 갈 경우 서로 숙식을 제공하는 등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신양관광파는 온갖 사설 사행성 도박 등 불법 행위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2011년에는 지방서 수도권으로 진출한 6개 폭력 조직이 연합해 서울 강남 일대서 사설 도박장을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여기에 신양관광파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강남 일대 고급 빌라 등을 빌려 카지노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판돈 합계 100억원가량의 도박판을 벌여 환전 수수료 명목으로 1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사 결과 이들 중 8명은 신양관광파와 국제PJ파 등 지방 폭력조직서 활동하던 폭력배로 밝혀졌다. 마카오 등지서 원정 도박꾼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이른바 ‘롤링’을 하면서 알게 된 유흥업소 마담 및 재력가들에게 도박을 시켜주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사행성 
도박장 운영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하우스장·롤링(모집책), 꽁지(자금책), 문방 등의 역할을 조직적으로 분담했다. 5곳의 도박장을 단기 월세로 임대해 수시로 옮겨가면서 점조직으로 도박장을 운영했다.


이들은 또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하부 조직원, 지인이나 도박자 명의로 된 차명 계좌를 이용해 2∼3단계의 자금 세탁 과정을 거쳐 도박 자금을 현금화하는 등 치밀하게 도박 자금을 관리했다. 사설 경마서도 비슷한 수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신양관광파는 2013년 신종 사설 경마 프로그램을 개발·공급해 2000억원대 사설 경마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수원지검은 당시 한국마사회법 위반 혐의로 광주 신양관광파 조직폭력배 정모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장모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프로그램을 개발한 주범 이모씨 등 6명을 수배했다. 
 

이씨는 마권을 사이버머니로 살 수 있고 마사회 배당판이 실시간 업그레이드되는 등 편리성과 도박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이를 도입한 897억원 규모의 사설경마 센터를 2010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수도권을 돌며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3명을 끌어들여 신종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사설경마 센터 운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신양관광파였던 정씨 등 7명은 이 신종 프로그램이 도입된 1289억원 규모 사설경마 센터를 2010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수도권 등지서 운영했다. 대신 프로그램 사용료로 이씨에게 1주일에 100만원씩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서 ‘범죄단체’ 확정
경찰 집중 관리대상 조직

2015년에는 유명 아이돌 그룹이었던 티아라의 일본 콘서트를 열어주겠다며 수억원을 가로챈 신양관광파 조직원이 2년 만에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광주 신양관광파 행동대원 정모씨를 붙잡았다. 

정씨는 지난 2013년 7월 논현동 한 사무실서 “일본서 공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티아라 전 소속사 대표 A씨로부터 2억원 상당의 엔화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일본 콘서트 개최 자체가 무산되자 A씨는 경찰에 정씨를 고소했다.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정씨는 지난 4일 잠복 중이던 관악경찰서 형사들에게 덜미가 잡혔다. 광주 신양관광파 소속 조직폭력배인 정씨는 서울 논현동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광주와 서울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불법 보드카페를 운영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서울 서초·강남 일대서 보드카페를 신종 카드게임 도박장으로 불법 운영한 혐의로 신양관광파 등 조직폭력배 15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불법 보드카페는 모두 30여곳으로 도박금 규모만 541억여원에 이른다. 이들은 합법 업소를 단기간 빌리고 인터넷·SNS서 도박 참가자를 모아 사설 도박장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서는 신종 도박 텍사스홀덤이 유행했다. 이 게임은 2장의 개인카드와 5장의 공통카드로 가장 좋은 조합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규칙이 간단하고 회전이 빨라 중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돌 그룹 
이름 팔다 덜미

도박장은 관리자, 주최자(속칭 관계자), 딜러, 뱅커, 서빙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운영됐다. 주로 차명계좌로 판돈을 입출금하거나 단기간만 운영하다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메뚜기식’ 활동으로 경찰 단속도 피했다. 신양관광파 등 다수 폭력조직들이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한 테이블 당 1시간에 60만∼80만원의 수수료를 챙겨 고정적인 수익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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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