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세계가 인정한 방탄소년단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28 10:46:00
  • 호수 1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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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한류’ 싸이마저 뛰어 넘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 수상이다. 한국 가수로서 최초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데미 로바토, 션 멘데스 등의 세계적인 팝스타들을 제치고 이 상을 수상. K-POP(이하 케이팝)으로 세계를 평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TS∼” 지난 21일 오전 9시(한국시각)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서 BTS(방탄소년단)의 이름이 울러 퍼졌다. 관객들은 물론, 세계적인 팝 스타들 모두 크게 환호하며 축하를 보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탑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 넘어
전 세계 주목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세계 대중음악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1894년 미국 뉴욕서 창간한 <빌보드>지는 1950년대 중반부터 대중음악의 인기 순위를 집계, 발표했다. 이 순위는 앨범의 판매량과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한 것으로서 그 공신력을 인정받아 이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가 됐다.

‘톱 소셜 아티스트’상은 지난 한 해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상이다. 지난 3월까지 1년 간 빌보드 ‘소셜 50’ 차트 랭킹, 주요 SNS서의 팬 참여 지수 등의 실적과 14일부터 20일까지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한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세계적인 팝스타를 제치고 수상했다. 이 시상식서 한국 가수가 수상한 사례는 2013년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 부문상을 받은 싸이가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수상 직후 “감사하다. 2년 연속 소중한 상을 안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이나 연속으로 받게 돼서 소셜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몇몇 팬들이 방탄소년단 뮤직이 삶을 바꿨다고 했다. 말이라는 게 소셜을 타고 넘어 전달되는 게 얼마나 힘이 있는지 알게 됐다”며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방탄소년단은 수상에 이어 이날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컴백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18일 발표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들은 또 좌중을 압도하는 퍼포먼스와 라이브를 펼쳐 관객의 한국어 가사 떼창을 끌어냈고 전 세계 팬들의 열광스러운 호응을 받았다.

2년 연속 빌보드뮤직어워드 수상 ‘쾌거’
한국 가수 최초 “K-POP으로 세계 평정”

뿐만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을 방탄소년단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는 등 이들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퍼렐 윌리엄스, 릴 펌, 존 레전드 등이 방탄소년단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 ‘DNA’와 ‘불타오르네’ ‘쩔어’에 이어 최근 ‘피 땀 눈물’까지 3억뷰를 돌파하며, 한국 그룹 최초로 4편의 3억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했다. 이처럼 전 세계를 평정한 방탄소년단은 가수 브랜드평판 5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18년 4월20일부터 2018년 5월21일까지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 8923만개의 소비자 브랜드 참여, 미디어, 소통, 커뮤니티 분석을 했다.

 가수 브랜드평판지수는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음원을 선보이고 있는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소비자 행동분석을 하여 참여가치, 소통가치, 미디어가치, 커뮤니티가치로 분류하고 긍부정비율 분석과 평판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된 지표다. 

브랜드 평판분석을 통해 브랜드에 대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왜, 이야기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2018년 5월 가수 브랜드평판 순위서 방탄소년단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워너원, 아이콘, 트와이스 등 순이다. 

엄청난 국내 팬덤을 자랑하며 ‘국민 그룹’으로 꼽힌 워너원을 꺾고, 방탄소년단이 ‘세계 그룹’으로서 인기를 입증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로 데뷔 4년 차에 불과한 그룹이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해외 시장서 큰 화제가 되며 역으로 국내 시장가지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알렸다. 지난 2월 말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청와대 만찬서 케이팝에 관심을 보이며 방탄소년단을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케이팝을 보여줬더니 매일 댄스파티를 한다. 한국어를 가르쳐 문재인 대통령 내외 앞에서 케이팝을 부르게 하겠다”고 말해 만찬장을 훈훈하게 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케이팝에 맞춰 자녀들과 흥겹게 춤추는 영상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별 마케팅 없이 
해외시장 개척

국내 1위 게임회사 넷마블은 지난달 방탄소년단 소속 회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넷마블은 이들을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 ‘BTS 월드’를 상반기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멤버들은 미국 등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 화보 1만장, 스토리 영상 100개 이상을 찍을 정도로 애를 썼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한 국내외 경제파급 효과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트라(KOTRA)는 2013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대히트가 만들어낸 국가브랜드 자산 창출액이 6656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BTS 신드롬’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7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서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돌 그룹이다.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의미로, 10대의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멤버는 진(김석진, 1992년생, 서브보컬), 슈가(민윤기, 1993년생, 리드래퍼), 제이홉(정호석, 1994년생, 서브래퍼·메인댄서), RM (김남준, 1994년생, 리더·메인래퍼), 지민(박지민, 1995년생, 리드보컬·메인댄서), 뷔(김태형 1995년생, 서브보컬), 정국(전정국, 1997년생, 메인보컬·서브래퍼·리드댄서)으로 구성돼있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방송 데뷔는 2013년 6월13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해서다. 그 전날인 12일 쇼케이스 무대를 통해 싱글 앨범 <2 COOL 4 SKOOL>(데뷔곡 타이틀 ‘No More Dream’)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앨범은 멜론 뮤직 어워드, 서울가요대상과 골든 디스크, 가온 차트 K-POP 어워드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데뷔 후 2년여 동안 <학교 3부작> 앨범을 연이어 발매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 그들은 첫 번째 정규 앨범 <DARK&WILD>(2014)를 발매했다.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세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1>(2015)에 이어 네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2>(2015)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첫 진입했다. 이듬해 이 시리즈를 총망라하는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2016)를 발매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화양연화> 시리즈는 2017년 현재까지 105만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 시리즈의 성공으로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다. 

2년 만에 발매한 두 번째 정규 앨범 <WINGS>(2016)를 통해 케이팝 아이돌 그룹으로 해외서 전례 없던 대기록을 세우며 톱 아이돌 반열에 등극했다. 이 앨범은 발매 전 선주문 50만장을 기록하며 두 달 간 총 75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판매량은 가온차트 집계 사상 최고 기록(2016년 가온차트 연간 결산 1위)을 갈아치우며 그들의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빌보드 200 차트에 26위로 진입해 한국 가수 중 최고 기록을 세운 동시에 ‘빌보드 200’에 3개 앨범 연속 진입 기록과 2주 연속 차트 유지,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 앨범차트 진입(62위)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18주 연속 톱10에 들었다. 

방탄소년단은 2016년 12월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올해의 가수상, 멜론 뮤직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첫 수상하며 데뷔 3년 만에 국내 가요계 정상에 올랐다.

2017년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케이팝 그룹 최초로 시상식에 참석해 톱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다음 앨범으로 2017년 9월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 앨범 <Love Yourself 承 `Her`>은 출시 이후 13일 만에 12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해 이는 가온차트 집계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량이자, 단일앨범 월간 판매기준 2001년 11월 god 정규 4집 앨범(144만장, 한국음반산업협회) 이후 16년 만에 120만장 돌파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가요계 새 역사를 썼다.

편견 이겨내고
새 역사 쓰다

이후 가온차트 누적 집계 사상 최다 판매량인 149만장(1월 12일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다판매량으로 가온차트 연간앨범차트 1위에 등극하며 명실상부 ‘음반킹’ 자리를 확고히 했다. 

빌보드 200 7위에 진입해 한국 가수 최고 순위이자 아시아 최고 신기록을 세우며 기존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타이틀곡 ‘DNA’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 100에서 85위로 진입하며 방탄소년단의 첫 번째 핫 100 진입의 쾌거를 이뤘다. 

이후 일주일 만에 67위로 순위가 상승해 케이팝 그룹 최고 순위(원더걸스의 ‘Nobody’ 영어버전이 기록한 76위)를 갈아치웠다. 또한 한국 가수 최초로 5개 앨범이 연속 빌보드 200 차트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가수 최초로 4주 연속 빌보드 핫 100과 빌보드 200에 동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7년 11월 K-pop 그룹 최초이자 2017년 올해 아시아 뮤지션으로서는 유일하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퍼포머’로 초청받은 방탄소년단은 성공적인 미국 데뷔 무대를 마쳤다. 2017년 12월 신곡 ‘MIC Drop’ 리믹스 버전이 빌보드 핫100서 28위에 오르며 방탄소년단의 자체 기록이자 케이팝 그룹 최고의 기록을 또 갈아 치웠다. 

미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서 K-pop 그룹 최초로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12월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올해의 가수상, 멜론 뮤직 어워드 올해의 베스트송상, 글로벌 아티스트상에 이어 2018년 1월 골든디스크 시상식 음반부문 대상과 서울가요대상서 첫 대상을 수상했다. 

총 4개의 대상 트로피, 주요 시상식의 대상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들의 데뷔 이후, 전 세계서 약 500만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92∼97년생 7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
데뷔 4년 만에 각종 신기록 갈아치워

탄소년단 앨범은 상당수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슈가와 RM의 경우 프로듀싱도 맡았다. 연습생 시절부터 프로듀싱을 해왔다. 멤버들도 종종 ‘곡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각 세대별로 공감대 있는 가사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온라인서부터 시작됐다. 완성도 높은 음악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팬들과 소통해 온 결과 빌보드 소셜50 차트 1위에 올랐고 SNS서 강력한 파급력을 바탕으로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서 톱소셜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데뷔 전부터 유튜브와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비롯한 SNS, 미디어 플랫폼 등에서 그들의 활동이 국내외 팬들의 접근성을 높인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 받는다. 

트위터 코리아 공식 계정은 지난 11월13일, 방탄소년단 그룹 공식 트위터(@BTS_twt) 팔로워 수가 1000만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기네스 세계기록 2018(기네스북)>의 ‘트위터 최다 활동’ 남성 그룹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언론들도 방탄소년단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앞 다투어 그들을 소개하고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지인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의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늘리고 있는 헌신적인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미국 음악 차트서 역사적인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방송 매체 BBC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BTS: 케이팝 왕자들의 지속적인 힘’이라는 기사를 통해 “싸이가 2012년 강남 스타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그 인기는 곧 잠잠해졌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어느 케이팝 스타도 하지 못했던 악명 높은 미국 시장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소셜미디어서도 역사를 다시 썼다”고 평가했으며 큰 인기를 끄는 비결로 세심하게 유지하는 팬과의 소통을 꼽기도 했다.

인기 비결은?
세심한 소통

국내 음악 평론가들도 독보적인 위상을 떨친 방탄소년단은 연거푸 극찬했다. 지난해 11월20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국내 생중계서 사회를 맡은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참석에 대해 “싸이 미국 진출 이후의 쾌거”라며 방탄소년단의 행보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미국내 정서적 지분이 대단하다는 걸 입증하는 무대”라며 “아직도 케이팝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싸이 이후 위기 국면이었는데 방탄소년단 덕분에 다시 살았다”고 언급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BTS 만든 방시혁의 파워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세계 음악시장을 움직이는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International Power Players)’에 선정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빌보드는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 73인을 발표하며, 빅히트의 방시혁 대표가 음악제작(Recording) 부문 파워 플레이어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빌보드는 “방시혁 대표가 프로듀싱 한 그룹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Her)’앨범이 전 세계적으로 160만장 이상 팔렸으며, 한국 그룹 최초로 빌보드 200 TOP 10 안에 이름을 올렸고, 앨범 타이틀 곡 DNA는 Digital Song Sales 37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방 대표는 빌보드 매거진을 통해 “더 많은 K-Pop 가수들의 음악이 차트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에는 미국 음악 팬들을 만족 시킬 아티스트들이 아주 많이 있다”고 말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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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