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의사봉 잡는 문희상 국회의장 후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21 15:05:01
  • 호수 1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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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선택 기다리는 ‘여의도 포청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의 외삼촌으로도 잘 알려진 ‘여의도 포청천’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0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른다면 사실상 차기 국회의장이 된 셈이다.
 

6선의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20대 국회 후반기 여당 국회의장 후보로 뽑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 선거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문 의원은 당내 선거서 116표 중 67표를 얻었다. 47표에 그친 5선의 박병석 의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문 의원은 2016년 6월 20대 국회 상반기 의장을 뽑는 당 경선에도 나섰지만 121표 중 35표를 득표해 낙선한 바 있다. 이번엔 재수에 성공했다.

성실한 의정활동 
국회 출석률 100%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입법부의 장(長)으로 임기는 2년이다. 입법부를 대표하며 입법부의 사무를 집행한다. 본회의서 사회를 맡는다. 대법원장,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와 함께 삼부요인이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의 국회의장은 보통 국가 의전서열 2위다. 국회의장 개인의 권한이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국회라는 헌법기관의 대표로서 높은 위상을 갖고 있다. 

2002년 개정된 국회법에 의해 당적 보유가 금지되고, 임기 중에는 당적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정당추천 후보자로 추천을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의원 임기 만료일 전 90일부터 당적을 가질 수 있다.

문 의원은 경선 후 인사 말에서 “정치한 지 40년인데 그 동안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벌이면서 오늘 같은 날도 있구나 생각이 든다”며 “애초에 얼굴 큰 사람 뽑자, 몸무게 많이 나가는 사람 뽑자 했으면 걱정을 덜했을 텐데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최다선 의원인 이해찬 총리께도 고마운 말씀드린다. 언급 안 할 수 없는 두 분인 이석현 의원과 원혜영 의원께도 감사하다”며 “국회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국회가 펄펄 살아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산다. 다시 서는 국회, 국민 사랑과 존경받는 국회를 반드시 이뤄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회법상 차기 국회의장단 선출은 정세균 현 의장의 임기 만료일(5월29일) 5일 전인 24일까지다. 재적 의원 과반 득표로 당선자를 결정하는데 24일 본회의가 열리면 통상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문 의원이 차기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당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  
‘겉은 장비 속은 조조’ 별명도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장 후보 선출 직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6선에 빛나는 신뢰의 정치인 문 의원은 엄중한 시기, 막중한 책무를 짊어진 국회의장으로 단연 최적임자”라고 호평했다. 

그는 “20대 후반기 국회는 정부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국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는 물론 한반도 평화를 견인해야 한다”며 “향후 2년간의 여정에 조타수로 활약할 문 의원에게 큰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의장단 선거는 6·13 지방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민주당(118석)보다 5석이 적은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서 원내 1당 탈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번 재·보선서 총 12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만큼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제1당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구는 8곳이다. 한국당 의장 후보로는 서청원(8선), 김무성(6선), 정갑윤(5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을 경우 2명의 부의장은 한국당과 다른 야당이 각각 맡게 된다. 

DJ 따라 
정계 입문

이 때문에 한국당은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는 지방선거 이후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경선을 진행한 데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정치권의 합의 절차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여소야대 구도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평화당이 민주당을 향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며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서 “제발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 급하게 마시면 국물이 튀는 법”이라며 “만신창이 국회, 졸속 추경을 방치한 채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부터 뽑는 민주당의 태도는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실제 한국당(113석)과 바른미래당(30석)에 평화당(14석)까지 합세하면 재적 과반(145석)을 넘어서는 157석이 된다. 야3당이 국회의장 선출을 밀어붙이면 민주당이 막을 길은 없는 셈이다. 일각에선 평화당이 민주당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조건으로 야당 몫 국회 부의장 두 자리 중 하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45년생인 문 의원은 경기도 의정부시 출신이다.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아버지가 의정부 지역의 대지주였다. 경복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학창 시절부터 학생운동에 투신,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재야인사였던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로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전국조직 구축을 도맡는 등 김 전 대통령과 정치 역정을 함께 했다. 당 외곽 청년조직인 연청 중앙회장을 3차례나 맡은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동교동계로 분류된다. 문 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부터 15대를 제외하고 경기 의정부서 내리 6선을 지냈다.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서 김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평화민주당 경기도 의정부시 선거구 후보로 출마했지만, 신민주공화당 김문원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신한국당 홍문종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1998년 김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문 의원은 친노(친 노무현)의 핵심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2002년 대선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을 맡은 데 이어 노무현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당시 문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당내 입지를 구축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 의정부시 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 2005년에는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다. 

다만 같은 해 10·26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6개월여 만에 의장직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후에도 당이 위기에 처할 때면 언제든 구원투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 의원 별명은 ‘여의도 포청천’이다. 그는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려운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난 19대 국회서만 두 번을 맡았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 5선 의원이 됐다. 이어 18대 대선서 민주당이 패하고 지도부가 사퇴하자 첫 번째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넉달 간 당을 이끌었다. 

노무현정부 
초대 비서실장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사퇴하자 두 번째로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특히 당시 문 의원은 비공개 석상과 사석서 여러 차례 당내 계파 이기주의에 대해 “개작두로 칠 것”이라는 엄포를 놓은 일화는 유명하다. 
 

2014년 말에는 '땅콩회항' 사건이 터진 가운데 12년 전, 처남의 ‘대한항공 취업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관련 보도가 퍼지며 여론이 나빠지자 이에 대해 문 의원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검찰은 이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 의원은 2004년 고등학교 후배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부탁해 처남 김모씨를 미국 회사인 브리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시에 컨설턴트로 취업시켰고, 실제 근무도 하지 않고 2012년까지 74만7000달러(약 8억원)의 월급을 받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러한 의혹은 김씨가 2014년 말 문 의원과 부인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 한겨레청년단이 문 의원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처남 김씨와 문 의원의 부인, 조 회장 등을 소환해 조사했지만 결국 문 의원의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 

박병석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
캐스팅보트 야 “김칫국 마시지 마”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컷오프됐지만, 당시 지역구에 대체할 인물이 없었다. 이 때문에 결국 전략공천됐으며, 6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서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엔 대일 특사로 발탁돼 문재인정부 초기 4강 외교의 한 축을 이끌었다. 

문 의원은 국회 최고참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2017년 국회 본회의 출석율 100%를 기록했다. 다선의원들이 대체로 정당 활동이나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문 의원을 제외하고 출석율 100%를 기록한 의원들이 모두 20명인데 모두 초선이나 재선, 높아봐야 3선 의원들이다.

문 의원은 여야 여러 인사와 친밀해 대표적인 통합형 정치인으로 꼽힌다. 문 의원은 사석에서 보수가 추구하는 자유와 진보가 추구하는 평등 가치의 균형을 강조해왔다. 문 의원은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자유와 평등, 사익과 공익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다.

여기에 정국 현안에 대한 분석력과 통찰력도 뛰어나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평가를 듣는다. 기자들과 격의 없이 ‘봉숭아학당’식의 사랑방 정국 토론을 즐기는 여유도 가졌다. 

재보선에 따라 
1당 바뀔 가능성

배우 이하늬의 외삼촌인 것도 이젠 빼놓을 수 없는 프로필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의 외삼촌으로도 잘 알려진 문 의원은 후덕한 외모가 트레이드마크다. 특사 당시 후덕한 외모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대화를 하자면서 야쿠자 오야붕을 보내다니…“라는 평도 들었다. 


<cmp@ilyosisa.co.kr>

 

[문희상은?]

▲1945년생 
▲경기 의정부 
▲경복고 
▲서울대 법학과 
▲평민당 창당발기인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국회 정보위원장 
▲한·일 의원연맹 회장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14·16∼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문재인 대통령 일본 특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61·인천 부평을)이 선출됐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78표를 획득, 38표를 얻은 3선의 노웅래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홍 원내대표는 “당이 이제 국정을 주도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를 실현하는 강력한 견인차가 돼야 한다”라며 “더 크게 포용할 통 큰 정치로 여의도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957년생 홍 원내대표는 전북 고창 출신이다. 이리고를 나와 동국대 철학과 학사, 동대학 행정대학원 석사를 거쳤다. 홍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노동 전문가로 꼽힌다. 

1982년 대우자동차(한국GM의 전신)에 차체부 용접공으로 입사해 노동운동가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생산직으로 입사한 그는 1984년 대우자동차 파업 당시 김우중 회장과의 단독 협상으로 노조의 요구 조건 상당 부분을 관철시키며 파업을 해결했다. 이후 민주노총, 참여연대 정책위원,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이어 2009년에 국회에 입성했다. 4·29 재선거에서 당선돼 18대 국회의원이 됐다. 19대, 20대 총선서도 승리해 3선 의원이 됐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입성 후에도 노동 분야에 관심을 기울였다. 2010년 제18대 국회 일자리만들기특별위원회 위원, 제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제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특히 지난 대선서 문재인 캠프 일자리위원회 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당선 직후 문 대통령의 1호 업무 지시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이는 홍 원내대표 업무가 문 대통령의 초미의 관심사였다는 점이 확인된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홍 원내대표는 노동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우원식 의원에 7표 차이로 패배한 후 올해 원내대표 경선에 다시 도전해 승리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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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