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미래 대예측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5.21 10:35:39
  • 호수 1167호
  • 댓글 0개

대동강 트럼프타워가 현실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북한에 과연 미국식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기업이 입점할 수 있을까.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덩달아 북한의 경제 개방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루어질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지적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 남북·북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돼 우려를 낳고 있지만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요시사>는 남북·북미 경제협력(이하 경협)이 불러올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예측해봤다.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은 트럼프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입점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컨소시엄 사업을 진행하길 원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지난달 26일, 경기 고양 킨텍스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논의 방향과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 토론회서 밝힌 내용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경협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경협 원하는
북한의 속내

“우리 기업인들, 자본 공급자들, 투자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부유해질 수 있는 기회를 잡도록 도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CBS와의 인터뷰서 강조한 내용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우리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북한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허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행정부 최고위 관료들은 최근 앞다퉈 북한에 대한 미국의 ‘보상’ 정책을 언급하고 있다. 비록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를 할 경우 미국 민간 기업들의 북한 투자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나왔던 대동강변 트럼프타워 건설과 같은 미국 자본의 북한 상륙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북한의 기반시설 건설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서 이 같은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진정한 경제 번영을 가능케 할 수 있으며, 북한은 남한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망과 인프라 건설 부문을 미국 민간 기업들이 도울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으로서는 충분히 구미가 당겨질만한 제안이다.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GDP)은 지난 2015년 기준 1700달러로 228개 국가 중 214위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민간 기업들이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 나선다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한국처럼 북한도 ‘대동강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2020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북한이 추진 중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도 맞아 떨어진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으로 옮긴다면 2020년 대동강의 기적은 꿈만이 아닌 것이다. 미국은 핵 포기의 대가로 사회주의식 경제발전을 보장하겠다는 맞교환 카드를 북한에 던진 셈이다.

남북·북미 경협 눈앞으로 성큼
폼페이오, 민간기업 투자 예고


우리 측도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출석해서 남북 경협에 관해 “종적으로는 가능한 사업 분야로 사회간접자본(SOC)·의료 등을, 횡적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민간이 할 수 있는 일, 국제기구가 할 수 있는 일, 다른 나라와 같이 할 수 있는 일 등 여러 경우의 수를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경협)속도와 정도에 따른 경우의 수 조합 각각을 준비하고 있다”며 “어제 외교부장관을 만나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팔로업(후속 조치)’하고 있고 외국서 나오는 얘기도 전부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건이 성숙해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는 경우 여러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남북이 물적·인적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상호 보완하거나 부족한 국내 총수요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부처가 남북 경협과 관련돼 한 팀을 꾸릴 가능성도 제시했다. 여건이 성숙하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경제 부처가 똘똘 뭉쳐 경협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남북 간 경협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그것이다. 이는 참여정부의 남북정상 합의 내용을 이어받는 성격이 짙다.

한강의 기적
대동강의 기적

참여정부 당시 남북정상은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가기로 했다”고 합의했었다.

당시 선언문에는 ▲해주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개성공업지구 1단계 완공 및 2단계 개발 착수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수송 시작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 건설 ▲농업·보건의료·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의 협력사업이 담겼다. 

백두산-서울직항로를 개설키로 한 것도 이 때다.

문 대통령은 이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원산과 함흥, 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과 평양, 신의주, 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와 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남북을 3대 경제벨트로 잇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반도 훈풍에 중국과 북한 간 접경지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북한의 경제 개방과 미국의 투자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북중 접경 도시인 중국 랴오닝성의 단둥시는 최근 집값이 치솟고 있다. 향후 북한의 개방을 기대하는 외지인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중국 <동북신문망>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단둥시의 부동산 가격은 2배 이상 치솟았다. 예를 들어 압록강이 바라보이는 아파트의 경우 2주 전 48만위안(약 8135만원)이던 매물이 현재 약 80만위안(약 1억3559만원)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신문망>이 인터뷰한 단둥시 부동산중개업자 장쉬씨는 “다음달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합의에 도달하면 또다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식·베트남식 고민
앞으로 변화할 모습은?

이에 북한이 과연 어떤 식으로 개혁개방을 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남북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밀담’서 북한을 베트남식으로 개혁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후 ‘베트남식 경제 개방·개혁 모델’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트남식 모델은 공산당 일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면서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사회주의적 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모델이다. 북한의 비핵화 이후 경제 원조보다 민간 투자 방식의 경제 지원이 북한의 변화를 개혁·개방으로 이끌 수 있다는 미국 측 판단과 결을 같이한다.

베트남은 지난 1986년 대외경제관계 확충을 위한 외국의 자본·기술 도입 준비를 시작했으며, 1992년 헌법과 외국인투자법 개정을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993년 국제금융기구서 베트남에 대한 금융 지원이 재개됐으며 1994년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자 이듬해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이뤘다.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 중국 경제 발전 현장을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을 북한에 접목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참관단은 베이징 또는 근교의 유관 기관 또는 경제 관련 시설을 둘러봤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북한 노동당 고위급 간부들로 구성된 참관단의 방중을 확인하며 “북한 참관단은 중국 내 경제 건설 및 개혁개방의 성취를 참관하고 양당이 ‘치국이정(시진핑 중국 주석의 통치이념)’ 경험에 대해 교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북한
땅값 들썩

앞서 참관단은 지난 14일 베이징에 도착해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방중 당시 찾았던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중심을 둘러봤다. 

15일에는 중국 농업과학원 작물과학연구원에 도착해 과학원 고위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중국 대외연락부와 경제 협력에 필요한 국무원 주요 부처 관계자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중국의 경제현장을 둘러본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직후 노동당 친선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7박8일간 베이징과 상하이, 지린, 헤이룽장성 등을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의 북한 도입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이러한 북한 개혁개방의 성공여부는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ABC방송과 인터뷰서 “북한은 PVID를 위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며 “(PVID)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설의 위치를 모두 공개해야 할 것이고, 개방적인 사찰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남북·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돼 과연 북한이 개혁개방을 시도할지 여부가 안갯속에 싸였다.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를 비난함과 동시에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결정을 전했다. 맥스선더를 자신들에 대한 ‘도발’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6일 새벽, 고위급 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나올 예정이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통지문을 내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우리 정부 측에 통보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회담 중단의 책임이 우리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향후 우리 측과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작금의 대화 국면을 전쟁 연습에 대한 면죄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북한 측의 태도 변화에 놀란 우리 정부와 미국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당일 긴급회동을 열어 “맥스선더 훈련은 연례적인 방어 훈련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자칫 북한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자신들의 일방적인 핵 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으며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폭탄 발언을 내놨다.

북한 참관단
중국 둘러봐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상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이 낮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장관과의 통화서 북한 발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북한의 조치에 유의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제1부상도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강산전망대 북새통 왜?

봄철 여행주간에 한시적으로 개방된 동해안 최북단 아군 관측소 717OP(일명 금강산전망대)를 찾은 관광객이 1800여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에 따르면, 봄철 여행주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717OP를 찾은 관광객은 1863명으로 집계됐다.

717OP는 지금까지 여섯 번 개방됐다. 2016년 가을 여행주간 첫 개방을 시작으로 지난해 봄과 가을, 그리고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3월 패럴림픽 기간 등이다. 해당 여섯 번의 개방 동안 누적 6881명이 717OP를 다녀갔다.

통일전망대보다 북쪽에 있는 717OP는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있는 비무장지대 호수인 감호를 비롯해 해금강과 구선봉 등 북한지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입소문이 전해져 해마다 방문객이 늘고 있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