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미래 대예측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5.21 10:35:39
  • 호수 1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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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트럼프타워가 현실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북한에 과연 미국식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기업이 입점할 수 있을까.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덩달아 북한의 경제 개방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루어질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지적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 남북·북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돼 우려를 낳고 있지만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요시사>는 남북·북미 경제협력(이하 경협)이 불러올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예측해봤다.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은 트럼프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입점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컨소시엄 사업을 진행하길 원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지난달 26일, 경기 고양 킨텍스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논의 방향과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 토론회서 밝힌 내용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경협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경협 원하는
북한의 속내

“우리 기업인들, 자본 공급자들, 투자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부유해질 수 있는 기회를 잡도록 도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CBS와의 인터뷰서 강조한 내용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우리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북한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허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행정부 최고위 관료들은 최근 앞다퉈 북한에 대한 미국의 ‘보상’ 정책을 언급하고 있다. 비록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를 할 경우 미국 민간 기업들의 북한 투자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나왔던 대동강변 트럼프타워 건설과 같은 미국 자본의 북한 상륙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북한의 기반시설 건설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서 이 같은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진정한 경제 번영을 가능케 할 수 있으며, 북한은 남한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망과 인프라 건설 부문을 미국 민간 기업들이 도울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으로서는 충분히 구미가 당겨질만한 제안이다.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GDP)은 지난 2015년 기준 1700달러로 228개 국가 중 214위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민간 기업들이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 나선다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한국처럼 북한도 ‘대동강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2020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북한이 추진 중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도 맞아 떨어진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으로 옮긴다면 2020년 대동강의 기적은 꿈만이 아닌 것이다. 미국은 핵 포기의 대가로 사회주의식 경제발전을 보장하겠다는 맞교환 카드를 북한에 던진 셈이다.

남북·북미 경협 눈앞으로 성큼
폼페이오, 민간기업 투자 예고

우리 측도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출석해서 남북 경협에 관해 “종적으로는 가능한 사업 분야로 사회간접자본(SOC)·의료 등을, 횡적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민간이 할 수 있는 일, 국제기구가 할 수 있는 일, 다른 나라와 같이 할 수 있는 일 등 여러 경우의 수를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경협)속도와 정도에 따른 경우의 수 조합 각각을 준비하고 있다”며 “어제 외교부장관을 만나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팔로업(후속 조치)’하고 있고 외국서 나오는 얘기도 전부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건이 성숙해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는 경우 여러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남북이 물적·인적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상호 보완하거나 부족한 국내 총수요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부처가 남북 경협과 관련돼 한 팀을 꾸릴 가능성도 제시했다. 여건이 성숙하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경제 부처가 똘똘 뭉쳐 경협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남북 간 경협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그것이다. 이는 참여정부의 남북정상 합의 내용을 이어받는 성격이 짙다.

한강의 기적
대동강의 기적

참여정부 당시 남북정상은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가기로 했다”고 합의했었다.

당시 선언문에는 ▲해주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개성공업지구 1단계 완공 및 2단계 개발 착수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수송 시작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 건설 ▲농업·보건의료·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의 협력사업이 담겼다. 

백두산-서울직항로를 개설키로 한 것도 이 때다.

문 대통령은 이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원산과 함흥, 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과 평양, 신의주, 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와 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남북을 3대 경제벨트로 잇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반도 훈풍에 중국과 북한 간 접경지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북한의 경제 개방과 미국의 투자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북중 접경 도시인 중국 랴오닝성의 단둥시는 최근 집값이 치솟고 있다. 향후 북한의 개방을 기대하는 외지인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중국 <동북신문망>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단둥시의 부동산 가격은 2배 이상 치솟았다. 예를 들어 압록강이 바라보이는 아파트의 경우 2주 전 48만위안(약 8135만원)이던 매물이 현재 약 80만위안(약 1억3559만원)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신문망>이 인터뷰한 단둥시 부동산중개업자 장쉬씨는 “다음달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합의에 도달하면 또다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식·베트남식 고민
앞으로 변화할 모습은?

이에 북한이 과연 어떤 식으로 개혁개방을 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남북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밀담’서 북한을 베트남식으로 개혁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후 ‘베트남식 경제 개방·개혁 모델’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트남식 모델은 공산당 일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면서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사회주의적 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모델이다. 북한의 비핵화 이후 경제 원조보다 민간 투자 방식의 경제 지원이 북한의 변화를 개혁·개방으로 이끌 수 있다는 미국 측 판단과 결을 같이한다.

베트남은 지난 1986년 대외경제관계 확충을 위한 외국의 자본·기술 도입 준비를 시작했으며, 1992년 헌법과 외국인투자법 개정을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993년 국제금융기구서 베트남에 대한 금융 지원이 재개됐으며 1994년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자 이듬해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이뤘다.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 중국 경제 발전 현장을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을 북한에 접목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참관단은 베이징 또는 근교의 유관 기관 또는 경제 관련 시설을 둘러봤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북한 노동당 고위급 간부들로 구성된 참관단의 방중을 확인하며 “북한 참관단은 중국 내 경제 건설 및 개혁개방의 성취를 참관하고 양당이 ‘치국이정(시진핑 중국 주석의 통치이념)’ 경험에 대해 교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북한
땅값 들썩

앞서 참관단은 지난 14일 베이징에 도착해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방중 당시 찾았던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중심을 둘러봤다. 

15일에는 중국 농업과학원 작물과학연구원에 도착해 과학원 고위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중국 대외연락부와 경제 협력에 필요한 국무원 주요 부처 관계자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중국의 경제현장을 둘러본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직후 노동당 친선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7박8일간 베이징과 상하이, 지린, 헤이룽장성 등을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의 북한 도입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이러한 북한 개혁개방의 성공여부는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ABC방송과 인터뷰서 “북한은 PVID를 위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며 “(PVID)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설의 위치를 모두 공개해야 할 것이고, 개방적인 사찰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남북·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돼 과연 북한이 개혁개방을 시도할지 여부가 안갯속에 싸였다.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를 비난함과 동시에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결정을 전했다. 맥스선더를 자신들에 대한 ‘도발’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6일 새벽, 고위급 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나올 예정이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통지문을 내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우리 정부 측에 통보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회담 중단의 책임이 우리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향후 우리 측과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작금의 대화 국면을 전쟁 연습에 대한 면죄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북한 측의 태도 변화에 놀란 우리 정부와 미국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당일 긴급회동을 열어 “맥스선더 훈련은 연례적인 방어 훈련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자칫 북한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자신들의 일방적인 핵 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으며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폭탄 발언을 내놨다.

북한 참관단
중국 둘러봐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상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이 낮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장관과의 통화서 북한 발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북한의 조치에 유의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제1부상도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강산전망대 북새통 왜?

봄철 여행주간에 한시적으로 개방된 동해안 최북단 아군 관측소 717OP(일명 금강산전망대)를 찾은 관광객이 1800여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에 따르면, 봄철 여행주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717OP를 찾은 관광객은 1863명으로 집계됐다.

717OP는 지금까지 여섯 번 개방됐다. 2016년 가을 여행주간 첫 개방을 시작으로 지난해 봄과 가을, 그리고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3월 패럴림픽 기간 등이다. 해당 여섯 번의 개방 동안 누적 6881명이 717OP를 다녀갔다.

통일전망대보다 북쪽에 있는 717OP는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있는 비무장지대 호수인 감호를 비롯해 해금강과 구선봉 등 북한지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입소문이 전해져 해마다 방문객이 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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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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