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미래 대예측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5.21 10:35:39
  • 호수 1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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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트럼프타워가 현실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북한에 과연 미국식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기업이 입점할 수 있을까.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덩달아 북한의 경제 개방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루어질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지적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 남북·북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돼 우려를 낳고 있지만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요시사>는 남북·북미 경제협력(이하 경협)이 불러올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예측해봤다.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은 트럼프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입점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컨소시엄 사업을 진행하길 원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지난달 26일, 경기 고양 킨텍스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논의 방향과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 토론회서 밝힌 내용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경협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경협 원하는
북한의 속내

“우리 기업인들, 자본 공급자들, 투자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부유해질 수 있는 기회를 잡도록 도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CBS와의 인터뷰서 강조한 내용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우리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북한에 대한 무역과 투자를 허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행정부 최고위 관료들은 최근 앞다퉈 북한에 대한 미국의 ‘보상’ 정책을 언급하고 있다. 비록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를 할 경우 미국 민간 기업들의 북한 투자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나왔던 대동강변 트럼프타워 건설과 같은 미국 자본의 북한 상륙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북한의 기반시설 건설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서 이 같은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진정한 경제 번영을 가능케 할 수 있으며, 북한은 남한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망과 인프라 건설 부문을 미국 민간 기업들이 도울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으로서는 충분히 구미가 당겨질만한 제안이다.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GDP)은 지난 2015년 기준 1700달러로 228개 국가 중 214위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민간 기업들이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 나선다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한국처럼 북한도 ‘대동강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2020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북한이 추진 중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도 맞아 떨어진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으로 옮긴다면 2020년 대동강의 기적은 꿈만이 아닌 것이다. 미국은 핵 포기의 대가로 사회주의식 경제발전을 보장하겠다는 맞교환 카드를 북한에 던진 셈이다.

남북·북미 경협 눈앞으로 성큼
폼페이오, 민간기업 투자 예고


우리 측도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출석해서 남북 경협에 관해 “종적으로는 가능한 사업 분야로 사회간접자본(SOC)·의료 등을, 횡적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민간이 할 수 있는 일, 국제기구가 할 수 있는 일, 다른 나라와 같이 할 수 있는 일 등 여러 경우의 수를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경협)속도와 정도에 따른 경우의 수 조합 각각을 준비하고 있다”며 “어제 외교부장관을 만나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팔로업(후속 조치)’하고 있고 외국서 나오는 얘기도 전부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건이 성숙해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는 경우 여러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남북이 물적·인적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고 상호 보완하거나 부족한 국내 총수요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부처가 남북 경협과 관련돼 한 팀을 꾸릴 가능성도 제시했다. 여건이 성숙하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경제 부처가 똘똘 뭉쳐 경협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남북 간 경협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그것이다. 이는 참여정부의 남북정상 합의 내용을 이어받는 성격이 짙다.

한강의 기적
대동강의 기적

참여정부 당시 남북정상은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가기로 했다”고 합의했었다.

당시 선언문에는 ▲해주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개성공업지구 1단계 완공 및 2단계 개발 착수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수송 시작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 건설 ▲농업·보건의료·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의 협력사업이 담겼다. 

백두산-서울직항로를 개설키로 한 것도 이 때다.

문 대통령은 이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원산과 함흥, 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과 평양, 신의주, 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와 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남북을 3대 경제벨트로 잇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반도 훈풍에 중국과 북한 간 접경지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북한의 경제 개방과 미국의 투자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북중 접경 도시인 중국 랴오닝성의 단둥시는 최근 집값이 치솟고 있다. 향후 북한의 개방을 기대하는 외지인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중국 <동북신문망>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단둥시의 부동산 가격은 2배 이상 치솟았다. 예를 들어 압록강이 바라보이는 아파트의 경우 2주 전 48만위안(약 8135만원)이던 매물이 현재 약 80만위안(약 1억3559만원)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신문망>이 인터뷰한 단둥시 부동산중개업자 장쉬씨는 “다음달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합의에 도달하면 또다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식·베트남식 고민
앞으로 변화할 모습은?

이에 북한이 과연 어떤 식으로 개혁개방을 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서 남북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밀담’서 북한을 베트남식으로 개혁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후 ‘베트남식 경제 개방·개혁 모델’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트남식 모델은 공산당 일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면서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사회주의적 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모델이다. 북한의 비핵화 이후 경제 원조보다 민간 투자 방식의 경제 지원이 북한의 변화를 개혁·개방으로 이끌 수 있다는 미국 측 판단과 결을 같이한다.

베트남은 지난 1986년 대외경제관계 확충을 위한 외국의 자본·기술 도입 준비를 시작했으며, 1992년 헌법과 외국인투자법 개정을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993년 국제금융기구서 베트남에 대한 금융 지원이 재개됐으며 1994년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자 이듬해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이뤘다.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 중국 경제 발전 현장을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을 북한에 접목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참관단은 베이징 또는 근교의 유관 기관 또는 경제 관련 시설을 둘러봤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북한 노동당 고위급 간부들로 구성된 참관단의 방중을 확인하며 “북한 참관단은 중국 내 경제 건설 및 개혁개방의 성취를 참관하고 양당이 ‘치국이정(시진핑 중국 주석의 통치이념)’ 경험에 대해 교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북한
땅값 들썩

앞서 참관단은 지난 14일 베이징에 도착해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방중 당시 찾았던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중심을 둘러봤다. 

15일에는 중국 농업과학원 작물과학연구원에 도착해 과학원 고위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중국 대외연락부와 경제 협력에 필요한 국무원 주요 부처 관계자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중국의 경제현장을 둘러본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직후 노동당 친선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7박8일간 베이징과 상하이, 지린, 헤이룽장성 등을 둘러보며 중국식 개혁개방의 북한 도입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이러한 북한 개혁개방의 성공여부는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ABC방송과 인터뷰서 “북한은 PVID를 위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며 “(PVID)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설의 위치를 모두 공개해야 할 것이고, 개방적인 사찰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남북·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돼 과연 북한이 개혁개방을 시도할지 여부가 안갯속에 싸였다.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를 비난함과 동시에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결정을 전했다. 맥스선더를 자신들에 대한 ‘도발’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16일 새벽, 고위급 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나올 예정이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통지문을 내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우리 정부 측에 통보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회담 중단의 책임이 우리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향후 우리 측과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작금의 대화 국면을 전쟁 연습에 대한 면죄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북한 측의 태도 변화에 놀란 우리 정부와 미국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당일 긴급회동을 열어 “맥스선더 훈련은 연례적인 방어 훈련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자칫 북한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자신들의 일방적인 핵 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으며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폭탄 발언을 내놨다.

북한 참관단
중국 둘러봐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상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이 낮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장관과의 통화서 북한 발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북한의 조치에 유의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제1부상도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강산전망대 북새통 왜?

봄철 여행주간에 한시적으로 개방된 동해안 최북단 아군 관측소 717OP(일명 금강산전망대)를 찾은 관광객이 1800여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에 따르면, 봄철 여행주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717OP를 찾은 관광객은 1863명으로 집계됐다.

717OP는 지금까지 여섯 번 개방됐다. 2016년 가을 여행주간 첫 개방을 시작으로 지난해 봄과 가을, 그리고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3월 패럴림픽 기간 등이다. 해당 여섯 번의 개방 동안 누적 6881명이 717OP를 다녀갔다.

통일전망대보다 북쪽에 있는 717OP는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있는 비무장지대 호수인 감호를 비롯해 해금강과 구선봉 등 북한지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입소문이 전해져 해마다 방문객이 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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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