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테마기획④ 구조조정 한파 뛰어넘기

연예계 불황탈출 언제?

‘천만영화’로 불리는 영화들(왼쪽부터 괴물, 실미도,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계…잇따른 흥행실패로 투자 실종·완성 작품도 창고에서 낮잠
방송계…고비용 저효율 드라마 잇단 폐지·대형스타들 몸값 줄이기  
가요계…불법 다운로드로 음반시장 붕괴·그나마 서태지 동방신기 등 선전
관련업계…한류 ‘뚝’ 해외시장 진출 저조·연예기획사와 대행사 고사 직전

불황의 여파가 연예인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하반기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벌써부터 추운 겨울이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하나 같이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죽하면 “과연 지금 이 상황에서 돈을 버는 회사가 있을까”라는 자조적인 말들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펀드와 주식으로 손해를 보고 부동산 거품이 빠져 남몰래 속앓이 하는 연예인들도 알게 모르게 많다. 영화와 드라마 등의 제작이 줄어 출연 기회가 사라지면서 고정 수입도 적어지는 상황이다. 일반인을 넘어서는 절약과 재테크 노하우로 위기를 이겨내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불황에 직면한 연예인들의 실상을 짚어봤다.

영화계

충무로가 가장 암울하다. 최근 영화 <29년>의 제작이 투자유치 부진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김아중, 류승범이라는 스타 캐스팅, 인기 만화가 강풀의 탄탄한 원작, 중견 제작사 청어람의 뒷받침, <천하장사 마돈나>로 호평받은 이해영 감독의 연출력이 있었지만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민감한 소재로 시장 불황까지 헤쳐 나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로 흥행에 성공한 박진표 감독의 신작 멜로영화 <내 사랑 내 곁에>는 캐스팅 단계에서 위기를 겪었다. 한류스타 권상우가 출연하기로 했지만 ‘투자·배급의 불확실함’ 때문에 망설이다가 제작사와 불협화음을 겪은 끝에 캐스팅이 무산됐다.
외국과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거나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계획하고 있는 제작사들 역시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주춤하고 있다.
영화사 스튜디오2.0의 경우 일본 로케이션으로 제작될 영화 <사라쿠>를 내년 초 크랭크인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당분간 보류’ 상태가 됐다. 제작 예산은 60억원 가량이었지만 환율 상승으로 제작비가 90억원 이상으로 뛰자 스튜디오2.0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본 투자자를 확보한 뒤 촬영을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영화계는 한때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 이른바 ‘천만영화’로 불리는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한국영화 르네상스’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올 만큼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무분별한 영화 제작으로 인한 잇따른 흥행 실패로 영화계는 더 이상 매력적인 곳이 되지 못했다. 올 상반기에는 <모던보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고사> 등의 작품에서 배우들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신의 개런티를 대폭 삭감했다는 소식 정도였지만 이제는 출연할 작품 자체가 없어 문제가 심각하다.새롭게 제작하려는 영화는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미 완성된 영화들조차도 개봉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는 판단 때문에 창고에 묵혀지고 있다. 영화계의 불황을 타계하기 위해 영화진흥위원회가 8백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제작 편수가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작으로 손꼽을 만한 작품도 몇개 안 돼 상황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방송계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시장의 위축으로 방송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KBS <돌아온 뚝배기>, SBS <신의 저울>, MBC <내 여자> 등 지상파 3사들이 고비용 저효율인 드라마 시간대를 전격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프로그램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출연료가 비싼 MC를 대신해 아나운서를 비롯한 방송사 자체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

드라마국에서는 특히 지나친 시청률 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방송 분량을 줄이고 방송 3사가 출연료 상한선을 회당 1천5백만원으로 정하자고 의견을 모으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스타들의 출연료가 낮아질지 주목되고 있다.
스타들 입장에서 아직까지 스스로 출연료를 낮추려고 하지는 않지만 경제 불황이 이어지면 최소한 출연료가 동결되거나 낮아질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이미 중년 연기자들과 조연급에서는 출연료 인하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방송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드라마는 일반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비가 3배 가량 많이 들어간다. 대부분의 제작비를 광고 수입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광고 시장이 축소되면서 드라마를 편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요즘 중견 연기자들로부터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내 출연료는 알려진 것보다 낮다’는 요지의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덧붙였다. 이는 영화계 불황으로 연기자들이 너도나도 드라마로 몰려들어 공급 과잉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 관계자는 “제작 편수가 줄어들어 중견 연기자들부터 출연료를 낮춰서라도 어디라도 출연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조·단역들도 마찬가지다”며 “그러다 보니 대외적으로는 얼마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그보다 낮은 가격에 사인을 하는 배우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우들이 높은 출연료를 숨기기 위해 이면계약을 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그나마 출연료를 낮춰서 캐스팅이 되면 다행이다. 그렇지 못한 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 등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매니저 L씨는 “예전에는 배우들이 작품을 골라 출연했지만 지금은 치열한 캐스팅 전쟁을 벌여야 한다”며 “‘고정 수입이 아쉽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방송가의 긴축 경영 여파는 예능 MC 몸값 줄이기로 이어지고 있다. 회당 수백만원씩의 출연료를 챙기던 인기 MC들이 지상파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줄줄이 하차하고 있다.
KBS가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다. 가을개편을 앞두고 윤도현, 정관용, 손범수, 김구라 등의 MC 교체 사실을 흘렸던 KBS는 전격적으로 <연예가중계>의 김제동과 <비타민>의 강병규를 자사 아나운서들로 바꾸는 강수를 두고 있다.
일요일 저녁 <해피선데이>의 러브 버라이어티 코너인 ‘꼬꼬관광 싱글싱글’도 방영 3개월 만에 잠정 폐지키로 하면서 탁재훈-신정환 콤비의 일자리가 하나 줄어들었다. 사실상 평일과 주말의 KBS 예능 간판으로 손꼽히는 <해피투게더> 유재석과 <1박2일> 강호동을 제외한 프리랜서 고액 MC들은 모두 구조조정 대상 안에 포함된 셈이다.

가요계

최근 가요계는 서태지, 동방신기, 빅뱅, 비, 김종국 등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형 스타’들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얼어붙은 시장의 자금줄은 풀릴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이런 불황은 기획사의 규모에 상관없이 전방위에 걸쳐 있다.

많은 가수들이 앨범 준비를 마친 상황에도 섣불리 발표를 못하고 있다. 음반 유통사 및 이동통신사 등에서 앨범제작사에 지급하는 선급금도 사라졌다.
선급금은 앨범의 온·오프라인 유통권한을 넘기는 조건으로 제작사가 억대의 제작비를 유통사에 먼저 끌어다 쓰는 제도다. 지난해까지 ‘앨범 3장에 10억원’, ‘싱글 1장에 2억원’ 류의 계약이 많았지만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러시를 이뤘던 해외 공연도 찾아보기 힘들다.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팀들이 해외 공연을 진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불황이 가장 직접적이고 빠르게 영향을 미친 쪽은 가수들이 뛰는 일명 ‘행사’다. 가수들에게는 방송에 얼굴을 내미는 것은 교통비 정도 버는 수준. 그들에게 주 수입원은 각종 행사 무대에 서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던 행사들이 상당폭 축소되면서 가수들이 가장 먼저 경기 불황을 체감하고 있다. 행사의 꽃은 노래를 통해 흥을 북돋우는 가수인데 그들을 부를 여력이 안 된다는 것.
한 가요 매니저는 “그나마 있는 행사에도 캐스팅되지 못할까봐 가수들이 자진해서 출연료를 5백만원씩 깎는 움직임”이라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예 기획사들은 너도나도 앨범 제작비를 줄이고 있다. 한 앨범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비용은 평균 2억원선이다. 이는 앨범 발매를 전후로 작사·작곡료, 녹음실 사용비, 뮤직비디오 제작비 등 사전 제작비와 차량 유지비, 마케팅비, 의상·메이크업비 등 사후 제작비로 나눌 수 있다.
각 음반 제작사들은 비용 절감에 적극적이다. 뮤직비디오를 아예 안 찍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다. 마케팅 비용에도 칼을 대기 시작했다. 꼭 만나야 하는 사람만 만나고 여러 사람이 함께 비용을 분담하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아껴야 잘산다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한 방편이라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관련업계

‘한류열풍’으로 대표되는 해외시장 진출도 한풀 꺾였다. 가수를 비롯해 드라마와 영화, 배우들이 아시아 각국에서 호응을 얻었지만 근래 해외로 수출되는 일이 줄어들었다. 간혹 한국영화의 판권이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금액은 전성기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불황으로 연예인들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와 홍보대행사들도 힘겨워하기는 마찬가지다. 매니지먼트사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다. 수익은 30~50% 정도 줄어들었지만 차량 유지비와 스타일리스트 급여 등 부대비용은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해 고사 직전의 상황이다. 또 홍보대행사는 제작사로부터 대행료를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더 좋지 않다. 과거에는 견딜 수 있을 정도였지만 요즘은 정말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타계책

연예인들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제일 먼저 연예인 생활에 있어 필수 품목인 차를 팔아버리기도 한다. 환율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유지비가 만만치 않아 연예인에게 수입차는 큰 골치거리가 됐다.
탤런트 A씨는 지금 아예 차가 없다. 과거 외제차를 좋아했지만 모두 팔고 매니지먼트사가 소유한 차량만 이용한다. 영화배우 B씨는 최근 수입차를 팔고 국산차를 구입했다. 애국심 때문에 국산차를 애용한다고 말하지만 유지비를 아껴보겠다는 속내가 숨어있다.
최근에는 광고 연계 행사에 소극적이던 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풍경도 볼 수 있다. CF 출연만으로도 몇억원을 챙기던 톱스타들의 계약서에 최근 자잘한 옵션들이 추가되고 있다. 과거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광고 연계 행사나 팬 사인회 등의 옵션들이다.

불황에 따른 개런티 삭감이 대세지만 스타들은 몸값을 낮추지 않는 대신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홍보 활동에 나선다는 조건이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몸으로 뛰는 홍보가 활발하다. 각종 인터뷰는 물론 전국 방방곡곡 순회하는 무대인사에도 불만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영화 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영화 홍보를 위한 방송 출연이나 언론사 인터뷰도 며칠을 설득해야 하던 배우들이 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먼저 일정을 잡기도 한다”고 전했다.

불황의 돌파구로 부업을 찾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다. 짧은 연예인 생명에 고정적 수입을 원하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업은 요식업과 패션몰. 탤런트 홍석천은 이미 여러 개의 음식점을 소유한 알짜배기 성공 사업가로 꼽힌다.
개그맨 이홍렬은 최근 햄버거 가게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여자 연예인은 대부분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등을 통한 패션업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미 이혜영, 김준희, 엄정화 등 성공사례가 있다. 이 외에도 웨딩 사업과 꽃배달 사업 등 사업 분야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여자 연예인들은 불황나기 방법으로 은밀히 스폰서를 구하기도 한다. 최근 C양은 경제계 인사들 모임에 은근히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자연스럽게 스폰서를 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중이다. 남자 연예인이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D군은 최근 좋은 스폰서를 구해 별다른 활동 없이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경기 불황은 연예인들의 스폰서 몸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헐값’(?)에 스폰서를 구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 연예 관계자에 따르면 “몸값을 50%까지 낮춰서 스폰서를 구하는 여자 스타도 있다. 스폰서 시장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과거 스타들까지 후보로 나와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