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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우의 시사펀치> 민뻥두의 뻥은?
  • 황천우 소설가
  • 등록 2018-05-14 10:54:48
  • 승인 2018.05.14 11:32
  • 호수 1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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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민들이 뜻을 모아 의원직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며 “국회 기자회견서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또 심판하거나 그만두게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넘어지거나 무너졌을 때 다시 일으켜 세우는 책임도 유권자들에게 있다’는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하고 의정활동에 헌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의 부대변인은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한다고 했는데 민 의원이 말하는 유권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라며 “국민 기만행위자 민병두 의원은 이번 기회에 민뻥두 의원으로 개명하라”고 논평을 냈다.

민병두를 민뻥두로 개명하라는 이 표현, 욕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한편 생각하면 익살스럽다. ‘뻥’이란 말이 주는 느낌 즉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동시에 친근감 역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자. 상기에 사용된 ‘뻥’은 두 개의 의미로 살필 수 있는데 먼저 거짓말의 의미를 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다. 

우리는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어떤 사안을 과장되게 부풀려 이야기할 때 ‘뻥치지 마’라는 말로 즉 있는 사실 그대로 이야기하라는 의미로 사용하고는 한다.

다음은 멍청하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뻥에 대해서다. 우리는 흔히 얼이 빠지고 멍청한 사람을 가리켜 ‘뻥한 놈’ 혹은 ‘얼빵한 놈’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하는데 이 대목에서도 상대에 대한 악의에 앞서 친근함이 그 기저에 깔려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민병두 의원 사건 다시 되짚어보자. 사건의 발단이 된 한 여인의 모 언론 인터뷰 내용이다.

『갑자기... 혀가 들어온 거죠. 그러고 나서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르고 가만히 있었던 것 같아요. 얼음 상태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얼음 상태로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떻게 수습이 되고 나왔는데 바지 지퍼가 열려있더라고요. (민 의원)이 열었겠죠. 나는 연 적이 없으니까.』

이와 관련 필자는 민 의원이 동 사건으로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을 때 <일요시사>에 기고했던 글 ‘민병두의 고육지책인가’서 강하게 주장했었다. 동 사건은 미투 운동과 별개의 건이고 실정법상으로도 다루기 힘든 사안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 의원은 “저는 정치를 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제 자신에게 항상 엄격했고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에 의원직을 내려놓고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도 의문을 제기했었다. 동 사건이 과연 의원직을 사퇴할 정도의 사안인지 그리고 정말로 민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필자처럼 민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리라 생각한 사람들은 거의 없으리라 확신한다.

마치 그에 부응이라도 하듯 민 의원은 당과 유권자를 거들먹이며 사퇴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두 가지로 추측 가능하다. 지난 2개월여 동안 폭로 여인과 원만하게 타협을 이뤄냈던가, 혹은 사안이 경미한 관계로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위장 사퇴를 표명했었다고 말이다.

진실이 무엇이든 그가 보인 일련에 행태를 살피면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울러 민뻥두의 ‘뻥’은 거짓과 멍청함 중 어떤 의미에 합당할지 궁금하다. 혹시라도 또 다른 의미 ‘요란스럽게 터지다’라는 의미의 ‘뻥’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역시 일어난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cleanerc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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