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누나들의 심장’ 저격한 정해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09 10:14:05
  • 호수 1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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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박보검 계보 이은 ‘국민 연하남’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세 연하남 정해인은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뽀얀 피부와 부드러운 미소가 브라운관을 핑크빛 설렘으로 물들였다. 손예진과 알콩달콩 현실 연애를 보여주며 단숨에 ‘국민 연하남’으로 등극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2018년 3월30일부터 방송 중인 JTBC 금토드라마다.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후속작으로 방영 예정이었던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의 편성이 2018년 하반기로 지연됐다. 공백이 약 4주간 생기면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재방송하기로 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커피회사 슈퍼바이저 윤진아(손예진)가 절친한 친구의 남동생인 게임 아트디렉터 서준희(정해인)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드라마다.

떠오르는 
흥행 보증수표

남녀 주인공이 재벌남도 아니고 신데렐라도 아닌 그저 평범한 30대 남녀지만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통화하는 특별한 이벤트 없는 평범한 연애 속에서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포인트가 요소요소마다 녹아있다.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슈퍼바이저로 가맹점을 관리하는 윤진아는 시시때때로 트집을 잡는 상사들과 사고뭉치인 점주 때문에 매번 위기에 직면하지만 겨우 달래고 매장 지원을 나가며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 

젊은 여성과 바람을 피운 전 남자친구는 윤진아에게 집착을 한다. 속사정을 모르는 엄마는 결혼 독촉에 바쁘다. 하지만 윤진아는 이런 불편한 현실서 도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해 나간다. 30대 여성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봤을 문제를 진아는 묵묵하게 겪어내고 있다.


윤진아의 지친 현실을 달래준 오아시스 같은 활력소는 바로 매력적인 연하남 서준희와의 연애다. 서준희는 윤진아를 놀리기도 하고 전 남자친구 때문에 화를 내기도 하지만 윤진아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따뜻하고 다정하다. 서준희를 연기하는 정해인이야말로 올해의 발견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20∼30대 여성들을 설렘으로 물들이고 있다. 

<밥 잘 사주는…>로 여심 사로잡아
사랑스럽게 박력있는 미소년 캐릭터

대체제로 여겨졌던 드라마가 대박이 났다. 매회 안방극장의 열기가 뜨겁다. 시청률은 고공행진, 온라인 포털 사이트도 온통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관련 기사뿐이다.

지난달 14일 방송된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결국 연애 중임이 들통난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분은 전국 기준 6.2%, 수도권 7.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경신했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4.1%를 기록하며 연이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날 외박을 들킨 윤진아는 부친 윤상기(오만석)에게 무릎을 꿇었다. 윤진아는 “거짓말했다”고 고백하며 “지금은 아무 말도 못한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나중에 다 말하겠다. 그때까지만 믿고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다.

서준희는 서로를 향한 사랑을 숨겨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서준희는 “뭐라고 하시냐? 혼자만 끙끙대지 마라”며 위로했고 윤진아는 “차라리 야단이 낫겠다 싶더라”고 했다. 이를 듣던 서준희는 “윤진아 사랑한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방송 말미에 서준희는 윤승호(위하준)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은 상황. 윤진아는 이별 후 스토킹하는 이규민(오륭)을 찾아갔다가 시비가 붙었고 윤승호는 서준희와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분노한 서준희가 경찰서에 들어서자 윤진아는 “하지 마”라며 만류했고, 서준희는 이규민에게 달려드는 대신 윤진아를 끌어안았다. 두 사람의 사랑이 공개되는 순간, 윤승호가 크게 놀랐고 진짜 연애의 고난이 예고됐다.

1억→5억대
몸값 ‘껑충’

이런 고난은 정해인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손예진의 현실 연기와 더불어 매회 정해인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매력은 이 드라마의 강력한 관전 포인트다. 정해인은 연하남의 귀여움부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상남자로 돌변하는 카리스마, 여기에 따뜻한 가슴과 열정적인 진심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서준희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사실 드라마의 서사는 기존의 흔한 멜로물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두 주연 배우의 완벽한 호흡과 딱 들어맞는 비주얼, 정해인의 발견이 작품의 가치와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정해인의 눈빛과 목소리 연기도 몰입도를 높여 명장면을 만들었다. 특유의 편안한 웃음으로 듬직한 매력까지 드러내면서 윤진아와 시청자들의 여심을 모두 사로잡았다. 
 

최근 ‘요즘 여자 둘 이상이 모이면 정해인 얘기로 대동단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야말로 인기가 파죽지세다. 최근 발표된 TV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지난 10월 80만명가량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월 중반 현재 200만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소수 정예로 운영되던 정해인의 팬카페는 활기를 찾으며 6000명을 돌파했다. <예쁜 누나>는 한한령이 풀리지 않는 상황서도 중국 최대 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 드라마(중국 드라마 포함) 해시태그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선 한국 드라마 차트 1위를 차지, 차세대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달 9일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상한가를 치며 정해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연기 6년차
늦은 전성기

정해인은 광고계 블루칩으로도 떠올랐다.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로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박보검이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것처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비록 드라마 시청률에서는 비교불가 상태지만 인지도와 화제성만큼은 송중기나 박보검 못지않게 뜨겁다. 정해인의 인기가 신드롬으로 평가 받는 건 최근 그가 광고계서 보여주고 있는 성적 때문.

정해인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연 이후 광고 물량은 물론이고 모델료까지 급상승, 대세 중의 대세가 되고 있다. 광고 출연료가 1년 전에 비해 수직상승했다. 1억5000만원 선이었던 출연료가 5-6억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건강식품 화장품 음료 의류 등 다양한 광고에 등장, 틀면 나온다고 할만큼 모델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드라마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은 정해인은 사랑받고 싶은 ‘국민연하남’ 떠올라 광고계서 가장 핫한 모델로 등극하면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정해인이 출연하고 있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역시 광고 효과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고를 하기 위해 광고주가 줄을 서고 있어 JTBC 히트작인 <힘쎈 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등의 광고 수익을 가볍게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고주 역시 정해인을 모델로 기용한 제품의 매출이 두 배 이상 늘고, 해외 판매 문의가 쏟아지는 등 신드롬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다.

최근 대세남으로 급부상했지만, 정해인은 벌써 6년 차의 베테랑 연기자다. 지난 2013년 AOA블랙의 <MOYA> 뮤직비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수 많은 작품을 거치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았다. 6년 만에 전성기를 맞게 된 그는 일찌감치 군대도 다녀왔다.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가 정해인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조연 최강인 역으로 출연한 그는 아이돌 가수로 분해 백금발 머리를 선보였다. 같은 해 tvN 드라마 <삼총사>서 그는 주연으로 활약했다. 

친구 남동생 사랑하는 윤진아
친누나 절친 사랑하는 서준희 

정용화, 이진욱, 양동근, 서현진 등과 함께 연기를한 그는 의도치 않게 여심을 녹이는 진지한 꽃무사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2015년 KBS에서 방영했던 <블러드>서 정혀인은 팔방미인 천재 재야 감염학자를 연기했다. 꽃미남형 얼굴에 패션 센스까지 넘치는 매력남을 소화했다. 2016년 SBS <그래, 그런 거야>서 정해인은 27살 청년 유세준 역할을 맡았다. 유쾌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에 성실한 느낌을 잘 소화해 조연임에도 인기를 누렸다. 

2017년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정해인은 솔직하고 의협심이 강한 경찰 역할을 맡았다. 이 드라마서 여성 팬들은 그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지난 1월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서 유 대위 역으로 정해인은 전성기를 맞는다. 그는 이 드라마서 중대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까지 이르게 한 미스테리 중대장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와 우직한 모습을 연기했다. 
 

그는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인 것으로 알려져 더 화제를 뿌렸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 실학자로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했으며 <목민심서> <경세유표>등의 책을 저술하는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이 때문에 정해인 팬들 사이에서는 정해인을 두고 ‘정약용의 숨겨진 업적’ ‘정약용 선생님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것은 목민심서만이 아닙니다’ 등의 말들이 유행하고 있다.

정해인은 한 인터뷰서 정약용 6대손이라는 것에 대해 “전 잘한 것이 없는데 훌륭하신 조상님이 거론되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정해인은 자신을 향해 붙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서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안판석 감독과 배우 손예진, 정해인이 참석했다. ‘국민 연하남’ ‘대세’ 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것에 대해 정해인은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수줍어했다.  

정약용 6대손
“부담스럽죠”

정해인은 “저는 지금까지 연기를 한두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 묵묵히 연기해왔고 앞으로도 꾸준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전에도 많이 나왔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시청자분들은 어디서 툭 튀어나왔느냐고 하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드라마를 잘 봐 주셔서 ‘대세’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부담스럽다. 심각할 정도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그 수식어가 두렵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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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