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누나들의 심장’ 저격한 정해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09 10:14:05
  • 호수 1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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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박보검 계보 이은 ‘국민 연하남’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세 연하남 정해인은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뽀얀 피부와 부드러운 미소가 브라운관을 핑크빛 설렘으로 물들였다. 손예진과 알콩달콩 현실 연애를 보여주며 단숨에 ‘국민 연하남’으로 등극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2018년 3월30일부터 방송 중인 JTBC 금토드라마다.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후속작으로 방영 예정이었던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의 편성이 2018년 하반기로 지연됐다. 공백이 약 4주간 생기면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재방송하기로 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커피회사 슈퍼바이저 윤진아(손예진)가 절친한 친구의 남동생인 게임 아트디렉터 서준희(정해인)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드라마다.

떠오르는 
흥행 보증수표

남녀 주인공이 재벌남도 아니고 신데렐라도 아닌 그저 평범한 30대 남녀지만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통화하는 특별한 이벤트 없는 평범한 연애 속에서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포인트가 요소요소마다 녹아있다.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슈퍼바이저로 가맹점을 관리하는 윤진아는 시시때때로 트집을 잡는 상사들과 사고뭉치인 점주 때문에 매번 위기에 직면하지만 겨우 달래고 매장 지원을 나가며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 

젊은 여성과 바람을 피운 전 남자친구는 윤진아에게 집착을 한다. 속사정을 모르는 엄마는 결혼 독촉에 바쁘다. 하지만 윤진아는 이런 불편한 현실서 도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해 나간다. 30대 여성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봤을 문제를 진아는 묵묵하게 겪어내고 있다.


윤진아의 지친 현실을 달래준 오아시스 같은 활력소는 바로 매력적인 연하남 서준희와의 연애다. 서준희는 윤진아를 놀리기도 하고 전 남자친구 때문에 화를 내기도 하지만 윤진아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따뜻하고 다정하다. 서준희를 연기하는 정해인이야말로 올해의 발견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20∼30대 여성들을 설렘으로 물들이고 있다. 

<밥 잘 사주는…>로 여심 사로잡아
사랑스럽게 박력있는 미소년 캐릭터

대체제로 여겨졌던 드라마가 대박이 났다. 매회 안방극장의 열기가 뜨겁다. 시청률은 고공행진, 온라인 포털 사이트도 온통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관련 기사뿐이다.

지난달 14일 방송된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결국 연애 중임이 들통난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분은 전국 기준 6.2%, 수도권 7.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경신했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4.1%를 기록하며 연이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날 외박을 들킨 윤진아는 부친 윤상기(오만석)에게 무릎을 꿇었다. 윤진아는 “거짓말했다”고 고백하며 “지금은 아무 말도 못한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나중에 다 말하겠다. 그때까지만 믿고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다.

서준희는 서로를 향한 사랑을 숨겨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서준희는 “뭐라고 하시냐? 혼자만 끙끙대지 마라”며 위로했고 윤진아는 “차라리 야단이 낫겠다 싶더라”고 했다. 이를 듣던 서준희는 “윤진아 사랑한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방송 말미에 서준희는 윤승호(위하준)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은 상황. 윤진아는 이별 후 스토킹하는 이규민(오륭)을 찾아갔다가 시비가 붙었고 윤승호는 서준희와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 


분노한 서준희가 경찰서에 들어서자 윤진아는 “하지 마”라며 만류했고, 서준희는 이규민에게 달려드는 대신 윤진아를 끌어안았다. 두 사람의 사랑이 공개되는 순간, 윤승호가 크게 놀랐고 진짜 연애의 고난이 예고됐다.

1억→5억대
몸값 ‘껑충’

이런 고난은 정해인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손예진의 현실 연기와 더불어 매회 정해인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매력은 이 드라마의 강력한 관전 포인트다. 정해인은 연하남의 귀여움부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상남자로 돌변하는 카리스마, 여기에 따뜻한 가슴과 열정적인 진심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서준희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사실 드라마의 서사는 기존의 흔한 멜로물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두 주연 배우의 완벽한 호흡과 딱 들어맞는 비주얼, 정해인의 발견이 작품의 가치와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정해인의 눈빛과 목소리 연기도 몰입도를 높여 명장면을 만들었다. 특유의 편안한 웃음으로 듬직한 매력까지 드러내면서 윤진아와 시청자들의 여심을 모두 사로잡았다. 
 

최근 ‘요즘 여자 둘 이상이 모이면 정해인 얘기로 대동단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야말로 인기가 파죽지세다. 최근 발표된 TV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지난 10월 80만명가량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월 중반 현재 200만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소수 정예로 운영되던 정해인의 팬카페는 활기를 찾으며 6000명을 돌파했다. <예쁜 누나>는 한한령이 풀리지 않는 상황서도 중국 최대 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 드라마(중국 드라마 포함) 해시태그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선 한국 드라마 차트 1위를 차지, 차세대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달 9일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상한가를 치며 정해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연기 6년차
늦은 전성기

정해인은 광고계 블루칩으로도 떠올랐다.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로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박보검이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것처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비록 드라마 시청률에서는 비교불가 상태지만 인지도와 화제성만큼은 송중기나 박보검 못지않게 뜨겁다. 정해인의 인기가 신드롬으로 평가 받는 건 최근 그가 광고계서 보여주고 있는 성적 때문.

정해인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출연 이후 광고 물량은 물론이고 모델료까지 급상승, 대세 중의 대세가 되고 있다. 광고 출연료가 1년 전에 비해 수직상승했다. 1억5000만원 선이었던 출연료가 5-6억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건강식품 화장품 음료 의류 등 다양한 광고에 등장, 틀면 나온다고 할만큼 모델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드라마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은 정해인은 사랑받고 싶은 ‘국민연하남’ 떠올라 광고계서 가장 핫한 모델로 등극하면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정해인이 출연하고 있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역시 광고 효과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고를 하기 위해 광고주가 줄을 서고 있어 JTBC 히트작인 <힘쎈 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등의 광고 수익을 가볍게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고주 역시 정해인을 모델로 기용한 제품의 매출이 두 배 이상 늘고, 해외 판매 문의가 쏟아지는 등 신드롬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다.

최근 대세남으로 급부상했지만, 정해인은 벌써 6년 차의 베테랑 연기자다. 지난 2013년 AOA블랙의 <MOYA> 뮤직비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수 많은 작품을 거치며 탄탄한 연기력을 쌓았다. 6년 만에 전성기를 맞게 된 그는 일찌감치 군대도 다녀왔다.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가 정해인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조연 최강인 역으로 출연한 그는 아이돌 가수로 분해 백금발 머리를 선보였다. 같은 해 tvN 드라마 <삼총사>서 그는 주연으로 활약했다. 

친구 남동생 사랑하는 윤진아
친누나 절친 사랑하는 서준희 

정용화, 이진욱, 양동근, 서현진 등과 함께 연기를한 그는 의도치 않게 여심을 녹이는 진지한 꽃무사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2015년 KBS에서 방영했던 <블러드>서 정혀인은 팔방미인 천재 재야 감염학자를 연기했다. 꽃미남형 얼굴에 패션 센스까지 넘치는 매력남을 소화했다. 2016년 SBS <그래, 그런 거야>서 정해인은 27살 청년 유세준 역할을 맡았다. 유쾌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에 성실한 느낌을 잘 소화해 조연임에도 인기를 누렸다. 

2017년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정해인은 솔직하고 의협심이 강한 경찰 역할을 맡았다. 이 드라마서 여성 팬들은 그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지난 1월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서 유 대위 역으로 정해인은 전성기를 맞는다. 그는 이 드라마서 중대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까지 이르게 한 미스테리 중대장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와 우직한 모습을 연기했다. 
 

그는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인 것으로 알려져 더 화제를 뿌렸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 실학자로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했으며 <목민심서> <경세유표>등의 책을 저술하는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이 때문에 정해인 팬들 사이에서는 정해인을 두고 ‘정약용의 숨겨진 업적’ ‘정약용 선생님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것은 목민심서만이 아닙니다’ 등의 말들이 유행하고 있다.

정해인은 한 인터뷰서 정약용 6대손이라는 것에 대해 “전 잘한 것이 없는데 훌륭하신 조상님이 거론되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정해인은 자신을 향해 붙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서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안판석 감독과 배우 손예진, 정해인이 참석했다. ‘국민 연하남’ ‘대세’ 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것에 대해 정해인은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수줍어했다.  

정약용 6대손
“부담스럽죠”

정해인은 “저는 지금까지 연기를 한두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 묵묵히 연기해왔고 앞으로도 꾸준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전에도 많이 나왔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시청자분들은 어디서 툭 튀어나왔느냐고 하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드라마를 잘 봐 주셔서 ‘대세’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부담스럽다. 심각할 정도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그 수식어가 두렵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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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