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자유한국당 고립론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5.08 11:22:30
  • 호수 1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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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에 막말 대잔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지도부가 외부는 물론 당 내부서도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당 보좌진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말마다 자신들을 소환하는 소위 ‘갑질’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당 안팎에선 홍준표 대표의 ‘막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 지도부의 잇따른 전략적 판단 미스로 한국당은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댓글공작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히 맞서고자 합니다. 의원님 및 의원실 보좌진 전원 참여 바랍니다.” 지난달 28일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에게 해당 내용의 문자가 전송됐다. 보낸 이는 김성태 원내대표. 문자가 전송된 다음날인 29일 오후 3시까지 국회 본관 앞 계단으로 나와 달라는 안내 문자였다.

자중지란

한국당은 당일 해당 장소서 ‘민주당원 댓글공작 규탄 및 특검 촉구 대회’를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서 ‘드루킹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가 하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아양을 부렸다”고 공세를 펼쳤다. 남북정상회담은 앞서 지난달 27일 열렸다.

김 원내대표의 주말 소환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을 하루 앞두고 똑같은 내용의 소환 문자가 발송됐다. 댓글공작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히 맞서고자 하니 22일 오후 3시까지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 전원이 해당 장소로 모여달라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22일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다. 그러나 국회 본관 앞 계단은 소환된 의원과 보좌진으로 만원을 이뤘다. 참석자들은 우산과 우비로 비를 피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서도 드루킹 특검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의 주말 소환에 보좌진의 원성은 높아지고 있다. 한 보좌진은 “(한국당)지지자들 인원 동원이 안 되니 보좌진을 모아서 난리”라며 “우리끼리 집회를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보좌진은 “보좌진 대부분이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며 “평소에도 야근으로 가족한테 소홀하다는 말을 듣는데 요즘에는 일요일에도 나가야 해서 (가족에게)너무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보좌진은 김 원내대표의 주말 소환에 불만이 있지만, 이를 털어놓고 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주말 소환을 지적했다가 낙인이 찍히면 앞으로의 보좌진 생활이 힘들 수 있기 때문. 국회의원이 해고 통보를 하면 당장 다음날부터 실직자가 되는 처지에 직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보좌진의 공통된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의 전략적 판단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보좌진은 “우리 당이 최근 힘들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럴 때일수록 대여·대정부 투쟁을 강하게 하는 것보다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는 전략으로 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일요일에 (드루킹)특검을 촉구하는 집회를 해봤자 기자들의 관심도 적다”고 아쉬워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부터 대여·대정부 투쟁의 일환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김, 보좌진 주말 소환 ‘갑질’
홍, 상대 가리지 않고 ‘막말’


김 원내대표에 대한 보좌진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홍 대표의 ‘막말’에 대한 성토가 당 안팎서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 2일 홍 대표는 경남 창원서 열린 경남지역 6·13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는 길에 자신을 성토하는 민중당 측의 시위를 보고 “창원에 빨갱이가 많다”고 언급한 데 이어 “패버리고 싶다”는 말까지 덧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달 30일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기자회견 자리서 “비정상적인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진 이면에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색깔론을 펼치기도 했다.

자당 국회의원에 대한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강길부 의원이 “홍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자신이 당을 떠나겠다”며 조건부 탈당을 들고 나오자 홍 대표는 “철새는 정리할 수밖에 없다”며 “오늘 당장 나가라”고 요구했다. 이어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출당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는데 실제로 강 의원은 지난 6일, 탈당을 강행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우리에게 홍 대표는 산타클로스”라는 평가가 나온다. 6·13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있는 상황서 홍 대표의 막말이 오히려 민주당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는 데 대한 반색이다.

반면 한국당 내에서는 홍 대표에게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 의원이 탈당하자 김무성 의원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 원내대표를 만나 “(나라면)벌써 탈당했을 것”이라며 강 의원을 감쌌다.

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는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관련 주사파 발언을 한 데 대해 “(홍 대표가)다소 너무 나가셨다는 느낌도 든다”며 “한반도 평화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고,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홍 대표도 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홍 대표의 입장과 선을 그었다.

한국당 공재광 평택시장 예비후보도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3일 공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홍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 여러분께서는 총사퇴하고 백의종군하는 것이 당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이 든다”고 입장을 밝혔다.

언제까지?

당 안팎에서는 한국당 투톱의 전횡이 당을 자중지란의 상태로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한국당 소속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오히려 꺼려할 정도. 상황이 심각하게 흘러가자 홍 대표의 복심 홍문표 사무총장까지 나서 “오늘(지난 4일)부터는 (막말을)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권유의 말씀을 드릴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6·13지방선거 직후 한국당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조원진 평행이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민중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지난 3일 민중당 경남도당은 1인 시위를 하던 자당 후보를 향해 ‘빨갱이’라고 말한 홍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욕설을 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 송기헌 의원과 백혜련·김현 대변인은 오후 2시경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조 대표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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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