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하는 여행 ①포천 국립수목원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초록 숲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 있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포천 국립수목원이다. 500년 넘게 지켜온 초록 숲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이름도 정겨운 들꽃이 눈을 고혹적인 자태를 뽐낸다. 피톤치드 가득한 전나무 숲을 걷고, 식물과 꽃 6000여종이 피어나는 전문 식물원까지 돌아보면 묵직하던 몸과 마음이 5월의 꽃바람처럼 가벼워진다. 
 

1987년 봄에 개원한 국립수목원의 옛 이름은 광릉수목원이다. 1468년 세조의 능림(陵林)으로 지정된 후 550년 동안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광릉숲은 전 세계 온대 북부 지역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 극상림을 이룬다. 

특히 광릉숲은 희귀 생물이 많이 살며, 크낙새와 하늘다람쥐, 장수하늘소 등 천연기념물 20여 종이 서식하는 보물 같은 곳이다. 광릉숲 전체 면적 2420ha서 1119.5ha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국립수목원이다.
 

국립수목원은 일반인에게 힐링의 장소지만, 다양한 국가적 기능을 갖춘 연구 기관이기도 하다.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숲은 다양한 식물(944분류군)이 살아,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피톤치드 가득 ‘전나무 숲’

장수하늘소를 비롯한 산림 곤충(3977분류군), 까막딱따구리와 오색딱따구리 등 조류 180종이 산다. 그 외에 포유류(21종), 양서·파충류(22종), 어류(22종) 등 6100여 분류군의 다양한 생물이 있다. 2010년에는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국립수목원의 핫 플레이스는 남쪽 끝에 있는 전나무 숲이다. 1927년 월정사에서 전나무 씨앗을 가져다 키운 묘목이 까마득한 높이로 자랐다. 숲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피톤치드의 달고 시원한 공기는 보너스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계절은 하절기. 오전 10시부터 정오 사이에 전나무 숲을 걸으면 최고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 정문서 어린이정원을 거쳐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지나면 숲생태관찰로와 아름다운 육림호로 이어진다. 관람객이 즐겨 찾는 숲생태관찰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만한 데크가 놓여있다. 운이 좋으면 그림 같은 들꽃 군락과 마주칠 수 있다. 

바람과 나뭇잎이 전하는 감미로운 공기에 취해 느릿느릿 걷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숲길이다. 
 

육림호 곁에는 산책하다 잠시 쉬기 좋은 숲속 카페가 있다. 1989년에 지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통나무집이 숲속의 쉼터에 잘 어울린다. 향이 좋은 원두커피와 직접 담근 자몽차, 레몬차가 맛있다. 고즈넉한 호수를 바라보며 데크에 앉아 차를 마시는 시간이 여유롭다. 비 오는 날에 운치 있게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수목원 입구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덩굴식물원, 수생식물원을 지나 피라미드 모양으로 된 난대식물온실을 만난다. 유리온실에는 남해안이나 남쪽 섬에 자생하는 식물이 있어 사철 푸르다. 상록활엽수인 팔손이와 돈나무, 유자나무, 외국 수종인 커피나무와 병솔꽃나무가 있다. 그 외에 벌레잡이식물 네펜테스, 자란, 새우란 등 320종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수목원 내 산림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숲과 식물, 들꽃에 대한 자료를 영상과 전시물로 만나는 곳이다. 우리나라 산림과 임업의 역사, 현황, 미래를 설명하는 각종 임업 사료와 유물, 목제품 등 1만 1300점이 전시된다. 


550년 동안 보존된 온대 활엽수 극상림 ‘광릉숲’
크낙새·하늘다람쥐·장수하늘소 등 천연기념물 서식

영상 시스템을 통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숲을 감상하고, 국내외 목재 표본도 관찰할 수 있어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희귀 식물을 보유한 희귀·특산식물보존원, 꽃이 예쁜 나무를 모아놓은 화목원, 수생식물원, 관목원, 습지식물원, 난대식물온실 등 22개 전문 전시원을 갖췄다. 

희귀·특산식물보존원은 우리나라에 자라는 희귀 식물과 특산 식물 400여종을 모아놓은 곳이다. 한라산, 울릉도, 백두산, 석회암 지대 등 식물에 맞는 서식 환경을 재현해 한라투구꽃, 설앵초, 동강할미꽃 등이 자란다. 
 

국립수목원은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숲이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순부터 세월을 견뎌온 믿음직한 고목까지 사이좋게 모여 사는 가족을 닮았다.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일간 개방하고, 숲을 보호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서 예약할 수 있다. 평일 하루 5000명, 토요일은 3000명이 입장 가능하다. 

처음 방문할 때 예약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여유롭게 숲을 산책하고 나면 예약제에 공감한다. 국립수목원을 더 많이 알고 싶다면 숲해설센터를 이용하자. 여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하며,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가원은 한과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한과문화박물관이다. 우리 전통 과자인 유과, 약과, 다식 등을 살펴보고 체험도 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좋아하는 한과 만들기 체험은 자연 발효한 유과떡을 튀기고 조청을 묻혀 모양을 내며 전통 먹거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간이다. 체험 중에 만든 한과는 가져갈 수 있는데 식은 다음에 먹으면 바삭해서 더 별미다. 
 

포천아트밸리는 버려진 채석장이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곳은 천주호다. 화강암 채석으로 생긴 웅덩이에 지하수와 빗물이 유입돼 만들어진 호수인데, 바닥에 가라앉은 화강토가 반사되어 신비로운 에메랄드빛을 띤다. 그 외에 전시장과 공연장, 조각공원, 천문과학관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있다. 
 

국립수목원 인근에 자리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30여개국, 150여부족에게서 수집한 유물과 민예품, 예술 작품 등 3000여점을 전시한다. 

대형 전시실 3개, 야외 전시장, 공연장, 체험 학습장, 산책로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연못 주변에 캠핑카와 캐러밴이 있고, 인디언 텐트 30여동이 설치돼 야외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푸짐한 ‘이동갈비’

이동갈비는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일반 갈비보다 폭이 좁은 3cm 갈비를 가격 대비 푸짐하게 먹는 게 원조 이동갈비다. 트렌드가 바뀌면서 갈비 사이즈도 변했다. 이동갈비촌 초입에 있는 ‘갈비1987’은 세련된 외관만큼 맛과 서비스가 독보적이다. 뼈를 붙이지 않은 갈빗살 그대로 11cm 폭에 스테이크처럼 두툼한 갈비를 참숯에 직접 구워준다. 파스타샐러드와 모닝빵 덕분에 갈비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수목원→아프리카예술박물관→포천아트밸리→한가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광릉→국립수목원→아프리카예술박물관 
[둘째 날] 포천아트밸리→한가원→산정호수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포천으로 떠나는 여행(포천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www.pocheon.go.kr/ktour/index.do
- 국립수목원 www.kna.go.kr
- 한가원 www.hangaone.com
- 포천아트밸리 http://artvalley.pocheon.go.kr
- 아프리카예술박물관 www.amoa.or.kr

문의 전화
- 포천시청 문화관광과 031)538-2067 
- 포천관광안내소 031)538-2472
- 국립수목원 031)540-2000
- 한가원 031)533-8121
- 포천아트밸리 031)538-3485
- 아프리카예술박물관 031)543-3600
- 주왕산온천관광호텔(청송솔기온천) 054)874-70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5번 출구 동부광장 정류장에서 21번 버스(20분 간격), 약 50분 소요. 
 *문의: 명진여객 가능동영업소 031) 872-1883 


자가운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IC→퇴계원·구리 방면→국도47호선 임송 IC→의정부·별내 방면→광릉·봉선사 방면→국립수목원

숙박 정보
- 아도니스호텔: 신북면 포천로2414번길, 031)530-9300, www.adonishotel.co.kr
- 한화리조트 산정호수안시: 영북면 산정호수로, 031)534-5500, www.hanwharesort.co.kr
- 허브힐링센터펜션(허브아일랜드): 산북면 청신로947번길, 1644-1997, www.herbhealingcenter.co.kr
- 운악산자연휴양림: 화현면 화동로184번길, 031)534-6330, www.huyang.go.kr
- 허브빌펜션: 영북면 산정호수로, 031)533-1550,  www.herbvill.com  

식당 정보
- 갈비1987(양념갈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 031)532-3077, https://kalbi1987.modoo.at
- 원조이동김미자할머니갈비(생갈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 031)532-4459, www.김미자할머니갈비.kr
- 욕쟁이할머니집(시래기정식):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 031)542-3667
- 광릉불고기(돼지숯불고기):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내로82번길, 031)527-6631
- 사랑방(돌솥밥정식):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031)527-7241

주변 볼거리
허브아일랜드, 평강식물원, 산사원, 산정호수, 백운계곡, 서운동산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