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파격! 파란!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뒷얘기
충격! 파격! 파란!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뒷얘기
  • 최현목·김정수 기자
  • 승인 2018.04.30 14:28
  • 호수 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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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트럼프의 선택’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김정수 기자 =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향한 첫 관문인 남북정상회담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65년 만의 종전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운 남북 정상은 5월 미국으로 넘어가 한반도 긴장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일요시사>는 남북정상회담서 미처 다뤄지지 않았던 얘기와 성큼 다가온 미북정상회담의 모습을 예상해봤다.
 

▲지난 27일, 판문점서 역사적인 만남 갖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한국 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오전 8시6분경 청와대를 출발했다. 청와대 주변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 그중에는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도 있었다. 남북정상회담이 보수·진보를 넘어 전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문 대통령은 모여든 인파를 보자 차를 세워 재향군인회 인사 등과 인사를 나눴다.

역사적 만남
맞잡은 손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경기 파주의 통일대교 남단서 임진강을 건너 판문점으로 향했다. 9시1분경 판문점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평화의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9시27분경 김 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해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와 소회의실(T3) 사이 군사분계선(MDL) 쪽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9시29분경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바로 오른쪽에 서서 MDL 근처까지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두 정상은 MDL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았다.

잠시 사진을 찍는 자세를 취한 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북측 땅을 밟아보라며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잠시 월경(국경 등의 경계선을 넘는 일)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손을 맞잡은 채 MDL을 함께 넘어왔다. 남북 정상이 MDL서 조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것 역시 최초다.

두 정상은 이동하던 중 판문각·자유의집 등을 바라보며 차례로 기념촬영을 했다. 민통선 내에 있는 대성동 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이벤트도 있었다. 9시34분경 두 정상은 판문점 남측지역 광장서 국군의장대 공식사열을 포함한 공식환영식을 가졌다.

광장에는 국가 대신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두 정상이 상대측 공식수행원과 인사를 나눔으로써 환영식은 종료됐다. 환영식이 종료된 9시40분경 김 위원장은 의장대 사열이 끝나고 양측 수행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예정에 없던 기념사진촬영이 이뤄졌다.

김여정 펜으로
‘평화의 시대’

9시42분경 평화의 집에 도착한 두 정상은 방명록을 작성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고 남겼다. 서명대에 준비된 펜 대신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건네준 펜으로 작성해 눈길을 끌었다.

정상회담은 10시15분경부터 시작됐다. 회담 테이블의 길이는 2018㎜로, ‘2018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정상은 약 7분여간 모두발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서 김 위원장은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오고 발표 되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는 것”이라며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 공공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통 크게 대화하고 합의에 이르러서 모든 분들에게 큰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된 오전 정상회담은 11시55분경 종료됐다. 김 위원장은 11시57분경 MDL을 넘어 ‘소떼 길’을 통해 북으로 돌아갔다. 지난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으로 방북했던 바로 그 길이다.

오후 정상회담을 시작한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합의문을 공동발표했다. 합의문에는 ‘2018년 내 종전 선언’ ‘완전한 비핵화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문 대통령의 올 가을 평양 방문’ ‘8‧15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파격적인 내용이 실렸다.

남북 정상은 정상회담서 합의된 내용들을 실천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 등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반도로 집중됐던 세계의 관심은 남북정상회담의 종료와 함께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옮겨갔다.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5월 말 내지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로드맵이 어떻게 다뤄지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목표는 한마디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다. 그간 미국 본토를 겨냥해왔던 북한의 핵과 그 운반체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의 완벽한 폐기다.

두 정상 MDL서 만나 “반갑습니다”
김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의 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에 쥐어졌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을 약속할 공산이 크다.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은 염원하던 북한의 체제보장을 미국으로부터 약속받는 시나리오다.

북미정상회담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동의하느냐가 관건이다. 6·25전쟁 이후 미국과 중국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휴전을 체결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전쟁의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함께 종전선언을 추진하자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남북정상회담 전 미국과 중국은 종전선언에 대해서 환영의 뜻을 표한 바 있다.

미국이 종전선언에 동참하느냐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성실하게 비핵화 과정을 이행한다는 약속을 전제로 종전선언에 동참하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자국 내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비난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국회사진취재단>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특검 ▲시리아 미군 철수 ▲11월 중간선거라는 세 가지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미 의회와 로버트 뮬러 특검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트럼프 캠프와의 공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은 군 수뇌부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는 등 군으로부터 신망을 잃고 있다. 이런 상황서 미국 본토를 향한 북한 미사일 위협 제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들 수 있는 최고의 반전 카드다.

항구적 평화
키맨 트럼프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라는 막중한 당면과제를 앞두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에서는 ‘트럼프 탄핵’ 카드가 핵심 선거 전략으로 부상 중이다. 야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탄핵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에서 중간선거가 있는 11월까지 유의미한 합의 내용이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투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과의 협상 내용을 11월까지 끌고 갈 필요성이 있다. 

중간선거 직전 북한과의 극적인 비핵화 합의로 재신임 투표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전략이 그려지는 이유다.

그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로 중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지금보다 더욱 높일 수 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이득이다.

김 위원장 입장서도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의 체제보장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경제 원조를 끌어올 수 있는 상수다. 앞서 김 위원장은 북중정상회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규모 경제협력과 체제보장, 군사적 위협 해소를 요청한 바 있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로 중국을 압박, 대규모 지원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5말6초 북미정상회담, 다가온 종전
남·북·미 정상 노벨평화상 보인다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군 철수’ ‘사드 해제’ 카드를 들고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협상을 벌이는 그림이 그려진다. 미국이 한반도에 배치한 병력과 사드는 북한에 대한 압박보다 중국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짙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과 사드를 일본선까지 후퇴하는 안을 제안한 뒤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원조를 끌어내는 전략이다. 
 

▲시진핑 국가 주석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입장에선 중국에 대한 견제를 완전히 철수하는 게 아니라는 측면서, 중국 입장에선 미국의 압박을 지금보다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측면서, 북한 입장에선 중국으로부터의 많은 원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서 서로 간에 ‘윈 윈(Win Win)’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해방 후 73년 동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던 한반도서 쓰여지는 ‘평화의 새 역사’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만약 한반도 비핵화를 끌어낸다면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은 단숨에 노벨평화상 후보로 올라섬은 물론 수상도 유력해진다.

평창동계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 이후 문 대통령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진이 한때 이슈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때 청와대는 노벨평화상 추진에 대해 말을 아꼈다. 

미군 철수
사드 해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19일자 논평을 통해 “어느 단체가 ‘문재인 대통령 노벨평화상 추진위원회’를 꾸린다고 한다”며 “문 대통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의 시간이 흘렀고 평화의 바람은 평창올림픽 때보다 더욱 세게 한반도로 불어오고 있다. 제118회 노벨상은 올해 10월 발표돼 12월 수상식이 열린다. 올 연말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세 정상의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은 결코 꿈이 아니다.

 

<chm@ilyosisa.co.kr> <kjs0813@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남북회담 중러 셈법은?
삼국 정상의 ‘구밀복검’

남북문제는 기존의 ‘한·미·일 대 북·중·러’의 구도서 ‘남·북·미’가 주도하는 상황으로 변화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는 급변하는 남북정세 속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중국과 러시아는 ‘중-러 로드맵’과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내 지분을 잃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드맵은 총 3단계에 걸쳐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중단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베이징서 만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내 긍정적인 상황 변화는 중·러 양국이 상정하고 있는 로드맵에 부합한다”는 데 입장을 함께했다.

양국은 6자회담 역시 언급하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8일 “6자회담의 조속한 회복은 국제사회의 공동인식이자 공동염원”이라며 6자회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이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달 초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서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안보 문제 등은 6자회담 틀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중국, 러시아와 달리 북한과 공식적인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 아베 총리는 지난 18일 미국으로 건너가 미일정상회담을 갖고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해 달라고 요청했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아베 총리가 남북문제를 통해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정상회담의 의제로 상정해 자국민의 시선을 외부로 돌려 사학스캔들로 추락하는 지지율에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