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건축과 조각의 조화’ 이헌정

흙으로 만든 세 개의 방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소피스 갤러리가 다음달 4일까지 작가 이헌정의 초대전 ‘세 개의 방’을 선보인다. 이헌정은 흙을 이용한 설치미술, 조형·생활 도자, 아트 퍼니쳐, 디자인, 회화, 조각 등의 작업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다. 이헌정의 작품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
 

소피스 갤러리서 준비한 이헌정 작가의 전시 ‘세 개의 방’에는 주재료로 흙이 사용됐다. 이헌정은 흙의 질료적 특성을 넘어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던 조형적·공간적·건축적 사유를 종합해 신작 20여점을 소개한다.

이헌정에게 흙은 가장 자연스러운 재료이자 기본이다. 흙에 관한 사유로 인해 확장된 작업은 물질을 넘어 조형과 건축의 형태로 발현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은 이헌정이 기존에 제작했던 작품과 달리 공예와 건축 그리고 조각의 영역을 하나의 작품으로 빚어냈다. 

그의 작업 여정을 종합하는 대규모 도자 설치물이라 볼 수 있다.

안과 밖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세 개의 방은 이렇게 구성된다. 먼저 내부와 외부가 관계하는 하나의 공간, 즉 흙으로 빚은 상자들의 방이다. 흙으로 만든 형태는 외부와 내부가 상호작용하는 관계서 모습과 규모가 결정된다.


이헌정의 상자는 외부와 내부의 공간이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통해 유지된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서 이 관계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는 도자로 제작된 상자들이 진열된다. 외부의 형태뿐만 아니라 상자 내부의 형태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상자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부를 볼 수 있고 아니면 직접 상자로 들어가 내부를 통해 밖을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바깥서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던 관람객에게 흥미로운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은 성인 4∼5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상자다. 흙으로 빚은 방에 의자와 조명, 창문을 설치하고 관람객이 이 공간서 명상할 수 있는 방을 제공한다. 이런 방은 작가만의 종합예술적 특징으로, 그의 작업 여정이 하나로 뭉친 집합체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두 개의 시선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전시장에는 페인팅이나 드로잉처럼 드러나는 대상과 관람객 등 관찰하는 주체가 공존한다. 이헌정은 이 공간서 누가 관찰 주체이고 관찰 대상인지 모르게 배치해 서로의 관계를 전복시키고 동등하게 만든다. 이러한 광경을 목격하는 관람객은 두 개의 시선이 한 데 어우러져 몽환적 소통을 경험한다.

세 번째는 사무와 전시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다. 실제 사무 공간, 즉 갤러리 오피스에 배치된 도자 가구와 조형물은 실용적으로 기능하는 가구와 서로 다른 에너지를 발산하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오피스의 의자와 테이블을 대치한 작품 ‘Wall Chair’와 ‘Stool’은 전시 기간 내내 실제 사용되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렇듯 세 개의 방은 이헌정이 흙을 통해 발견한 세 개의 공간으로, 도예라는 물성과 조각, 건축의 작업 여정이 한 데 모여 완성된다. 세 개의 방은 소피스 갤러리 1관과 오피스 그리고 2관으로 이어지는 전시장 구조가 작품에 힘을 더한다. 갤러리 공간이 이헌정의 작업적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상호작용

소피스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헌정 작가의 대규모 도자 설치 작업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며 “흙을 기본으로 공예와 건축, 조각을 아우르는 이헌정만의 종합예술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자유로운 조형성이 발상하는 세 개의 방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조화롭게 관계하는지 함께 공유하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이헌정은?]

▲학력

경원대학교 건축학과 박사과정 수료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 졸업(1996)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199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1991)

▲개인전

애비뉴엘 아트홀(2017)
롯데갤러리(2017)
R& Company(2016)
갤러리 아트사이드(2015)
박여숙화랑(2014)
원앤드제이갤러리(2013)
R20th gallery(2012)
일우스페이스(2011)
이화익갤러리(2010)
이듬갤러리(2009)
몬타나주립대학교 코페랜드갤러리(2009)
On the Table(2009)
서미앤투스(2008)

▲수상

서울특별시장 표창장(2005)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스칼라십(1995-1996)
서울현대도예공모전 특선 수상(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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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