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여행 ④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태초의 제주와 조우하다

푸른 바다 위에 솟아난 신비로운 화산섬. 제주도는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자 국가지질공원이다. ‘화산학의 교과서’라 일컬어지는 지질 자원의 보고로, 독특하고 희귀한 화산지형이 많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지역의 고고학적·생태적 가치까지 인정받아 제주도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됐다. 2014년 재인증에 이어 올해 두번째 재인증 평가를 앞두고 있다.

제주도는 화산과 햇빛, 바람, 파도 등이 상호작용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섬이다. 수백만년 전 제주도 일대는 점토와 모래층이 바닷물에 드러났다 잠겼다 하는 지형이다. 수많은 화산활동과 풍화작용이 거듭되면서 지금 같은 제주도가 형성된 것이 약 180만년 전이다.

마그마와 화산재가 쌓여

서남부 해안 지대인 용머리해안은 원시 제주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질 명소다. 제주도의 탄생 기원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찾아보자.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을 따라 걷는 동안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평가에 맞춰 종전 코스를 정비한다. 용머리해안을 중심으로 산방연대와 산방굴사를 둘러보는 A코스(약 2km, 1시간30분 소요), 사계포구를 거쳐 마을 안길을 걷는 B코스(약 2.5km, 1시간30분 소요), 산방연대에서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약 5.7km, 2시간30분 소요)로 나뉜다. 용머리해안 입구에 지질트레일 해설사가 상주해 오후 3시 이전이면 해설을 요청할 수 있다.


용머리해안은 서로 다른 위치의 화산이 세 번 폭발했는데, 분화구에서 터져 나온 마그마와 화산재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완만한 언덕 모양 화산체인 응회환을 만들었다. 물결치듯 겹겹이 층을 이룬 지층 단면은 뜨거운 마그마와 차가운 바닷물이 만나 강력한 폭발을 일으킨 결과물이다. 마그마에 용해된 물질이 급속히 식으면서 모래알 만한 화산쇄설물이 형성되고, 이것이 반복적으로 쌓여 이색적이고 웅장한 원시 제주의 지질층이 탄생했다.


언덕 아래 탐방 코스를 따라가면 해안가에 드러난 독특한 지층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그곳은 태초의 제주나 다름없다. 가만히 귀 기울여보라. 끊임없이 철썩대는 파도가 제주도가 태동하던 때의 맥박 소리처럼 들린다. 


용머리해안은 바람이 거세거나 파도가 높은 날엔 출입이 금지된다. 1년 중 관람 가능한 날이 200일이 채 안 된다니, 날씨 운이 따라야 태초의 제주와 조우할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상이 변하므로, 출발 전에 탐방안내소에 관람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것이 좋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제주 대표 화산지형
산방산온천 국내서 드문 ‘탄산온천수’

용머리해안을 한 바퀴 돌고 언덕 위로 발걸음을 옮기면 곧 산방연대가 보인다. 선조들이 사용한 통신수단으로, 봉수대와 같이 횃불과 연기를 피워 적의 침입을 비롯해 급한 소식을 알린 곳이다. 


지금은 용머리해안과 화순항, 송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 길은 이곳에서 산방산을 오르는 A코스와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로 갈린다. C코스는 현재 탐방로 위쪽에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어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산방산은 용머리해안과 함께 제주에서 오래된 화산지형으로 꼽힌다.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이 흐르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분화구가 없는 용암돔 형태로 굳었다. 산중턱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방굴사가 유명하다. 


화산 토양인 제주도는 땅이 척박해 예부터 밭을 주로 경작했으며, 빗물이 고이지 못하고 스며들어 물이 무척 귀했다. 지하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공동체 문화가 발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B코스를 따라 산방산 자락에 펼쳐진 사계포구와 굽이굽이 이어진 마을 안길을 걷는 동안 지질 환경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을 벗어나 사계포구부터 시원하게 뻗은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송악산이 나온다. 옥빛 바다를 사이에 두고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마주 보는 송악산은 너른 분화구 안에 깊고 작은 화구를 품은 이중 화산체다. 용머리해안과 같은 응회환 형태지만, 해안 절벽 위로 둘레길이 조성돼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추천 코스는 온천이다. 산방산탄산온천은 국내에서 희귀한 탄산 온천으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신기하게도 온몸에 기포가 생긴다. 온종일 걷느라 쌓인 피로가 풀리며 몸이 한결 가뿐해진다. 산방산을 감상하며 노천탕을 즐겨도 좋다. 


제주도의 푸른 밤이 아쉽다면 포레스트판타지아(옛 제주조각공원)를 찾아보자. 숲속을 유영하는 범고래, 우아하게 빛나는 백조와 반짝이는 순록이 뛰어노는 환상적인 밤 풍경이 펼쳐진다. 산방산탄산온천 이용객은 3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산방산 인근에 자리한 제주추사관도 가볼 만하다. 추사 김정희 선생은 1840년 윤상도 옥사 사건에 연루돼 제주에서 약 9년간 유배 생활을 했다. 선생은 이곳에서 일생의 역작인 추사체를 완성했으며, ‘김정희필 세한도’(국보 180호)를 그렸다. 제주추사관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선생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희 9년간 유배

최근 문을 연 제주신화월드는 테마파크와 쇼핑, 다이닝, 숙박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곳곳에 인기 캐릭터 라바가 숨어 있는 다양한 어트랙션, 지드래곤이 설계와 디자인에 참여한 ‘GD카페’, 한류 콘텐츠 공간 ‘YG리퍼블릭’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송악산 둘레길→산방산탄산온천→포레스트판타지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송악산 둘레길→산방산탄산온천→포레스트판타지아 
[둘째 날] 제주추사관→제주신화월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비짓제주 www.visitjeju.net
- 제주도세계지질공원 http://geopark.jeju.go.kr
- 제주지오 http://jejugeopark.com  
- 산방산탄산온천 www.tansanhot.com 
- 포레스트판타지아 http://forestfantasia.com
- 제주추사관 www.jeju.go.kr/chusa/index.htm
- 제주신화월드 www.shinhwaworld.com  

문의 전화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064)728-2754
- 지질공원 탐방안내소(산방산·용머리해안) 064)760-6321
- 산방산탄산온천 064)792-8300
- 포레스트판타지아 1899-0536
- 제주추사관 064)710-6801
- 제주신화월드 1670-88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제주국제공항에서 182번 급행버스 이용, 창천리 정류장 하차. 창천초등학교 정류장에서 202번 간선버스 환승, 산방산 정류장 하차. 용머리해안 주차장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bus.jeju.go.kr

자가운전
제주국제공항→공항로→신제주입구교차로에서 우회전→평화로→덕수2교차로에서 좌회전→화순서서로 약 890m 이동, 우회전→덕수동로 약 3.45km 이동, 좌회전→사계로114번길→산방로 약 50m 이동, 우회전→용머리해안 주차장   

숙박 정보
- 더머뭄: 안덕면 사계북로, 064)792-6006, http://thestay.kr
- 루시드엠: 안덕면 사계북로, 064)794-1690, www.lucidm.net
- 두빛나래리조트: 안덕면 사계북로, 064)792-0045, http://twobitnalae.com
- 썬앤문리조트: 안덕면 사계남로, 064)794-6633, https://jejusunandmoon.modoo.at
- 제주개구리펜션: 안덕면 사계로114번길, 010-9909-1407, www.froginjeju.com  

식당 정보
- 진미명가(다금바리회): 안덕면 사계남로, 064)794-3639
- 토끼트멍(낙지볶음): 안덕면 사계남로, 064)794-7640, https://rabit123.modoo.at
- 산방산국수명가(고기국수·성게국수): 안덕면 사계남로216번길, 064)792-6789, http://yongmeori.co.kr
- 소봉식당(치킨남반정식·비프스튜정식): 안덕면 사계로, 070-8147-1418, https://blog.naver.com/jeju_sobong
- 춘심이네 본점(통갈치구이): 안덕면 창천중앙로24번길, 064)794-4010, http://choonsim.co.kr

축제·행사 정보
- 가파도청보리축제: 2018년 4월10일~5월10일, 가파도 일원, 064)794-7130(가파리사무소), http://70ni.seogwipo.go.kr
-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2018년 4월28~29일, 남원읍 한남리 산76-7, 064)760-4182(남원읍축제위원회), www.jejugosari.net 

주변 볼거리
군산오름, 노리매공원,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오설록티뮤지엄,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 환상숲곶자왈공원, 차귀도, 알뜨르비행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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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