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나홀로 대박’ 오너들 -이종훈 인천도시가스 회장

매년 쏠쏠하게 챙기는 사금고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행위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지난해 인천도시가스는 선순환 수익구조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인천도시가스는 도시가스 판매량 8억3900만㎥를 기록한데 힘입어 매출액 537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4.4%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전년도 109억원보다 35.7%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37억원을 올려 전년도 85억원에 비해 61.1% 늘어나는 성적을 거뒀다. 

마르지 않는 샘

실적이 몰라보게 좋아진 인천도시가스는 지난해 역시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지난달 9일 본사 강당에서 제35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보통주 1주당 1250원, 배당금총액 51억5300만원의 현금배당을 승인했다. 인천도시가스는 2015년과 2016년에도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로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배당금총액 규모는 동일했지만 ‘시가배당률’과 ‘배당성향’은 변동이 가해졌다. 2015년 3.7%였던 시가배당률은 이듬해 4.1%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4.1%를 기록했다. 시가배당률이란 배당금이 배당기준일 주가의 몇% 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반대로 주가 대비 1주당 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하강곡선을 그렸다. 배당금총액이 일정했던 가운데 당기순이익 상승폭이 컸던 덕분이다. 2015년 71억5900만원였던 인천도시가스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 85억9200만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137억29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그사이 배당성향은 2015년 71.9%서 2016년 59.9%, 지난해 37.5%로 조정됐다. 

거듭된 배당을 통해 가장 이득을 본 건 이종훈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다. 지난해 말 기준 인천도시가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지분율 40.76%(178만2940주)를 기록한 이 회장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이 회장인 아들인 이가원 인천도시가스 부사장은 지분율 8.64%(37만8060주)로 3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두사람의 지분율을 더하면 절반에 육박하는 49.4%에 달한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과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자기주식수(25만2755주)를 제외한 배당금 실수령 비중은 절반을 뛰어넘는다. 이 같은 지분율은 27억원대 수익으로 되돌아왔다. 

지난해 결산배당을 통해 이 회장과 이 부사장 몫으로 할당된 현금배당금은 각각 22억2900만원, 4억7300만원이다. 1주당 배당금과 오너 일가 지분율에 변동이 없었던 최근 3년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오너일가로 흘러간 배당금은 80억원을 훌쩍 넘긴다. 

반면 전체 주주의 99.9%(2074명)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에게 매년 할당된 배당금은 이 회장 부자가 가져간 금액의 1/3에 수준인 8억9000만원에 그쳤다. 소액주주들의 지분율 총합은 16.3%, 총주식수는 71만3233주에 불과하다.

절반 육박 오너 일가 지분율
3년 동안 주머니로 80억원 


오너일가의 현금 창출원은 인천도시가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실상 개인회사로 운영되는 인주이앤이를 통해서도 오너 일가는 자산을 불려나가고 있다. 인주이앤이의 주된 사업분야는 도시가스 관리대행업 및 가스시설 설비공사업이다. 인주이앤이는 인천도시가스 주식 61만6000주(14.08%)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인주이앤이의 지분은 이 회장이 47.81%, 이 부사장이 40.09%, 인천도시가스가 4.66%를 갖고 있다. 
 

인주이앤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45억원. 이 가운데 38억원이 인천도시가스서 파생됐다. 내부거래 비중이 85%에 이른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해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5년 39억원의 전체 매출 중 30억원, 2016년에는 53억원 중 47억원이 인천도시가스와 거래서 이뤄졌다.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77%, 89%에 달했다.

인천도시가스 지분 14.09%를 보유한 인주이앤이는 인천도시가스로부 배당금을 받는다. 매년 7억7000만원씩 최근 3년간 수령한 배당금이 23억1000만원이다. 배당금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다시 배당금을 통해 이 회장과 이 부사장에게 돌아간다. 

인주이앤이는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6억4000만원, 3억7000만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이 가운데 오너 일가에 귀속된 배당금은 2015년 5억6000만원, 2016년 3억3000만원이었고 배당성향은 각각 803%, 47%였다. 

여기에 인주이앤이는 매년 1800만원을 이종훈 회장의 부인이자 이가원 부사장의 모친에게 임차료로 지급하고 있다. 

인주이앤이는 이 부사장이 인천도시가스 경영권을 물려 받을 때 지렛대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시가스 지분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이 부사장은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을 때 세금을 지분으로 현물납부하면 20%대 지분만 넘겨받게 된다. 지배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만능 오너회사

하지만 오너회사인 인주이앤이가 인천도시가스 2대주주라는 점에서 승계를 해도 지배력이 훼손될 여지는 줄어든다. 상속세를 지분으로 현물납부해도 이가원 부사장의 보유지분과 인주이앤이의 보유지분, 우호지분(인주문화재단, 자사주) 등을 감안하면 50%의 지분율을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 지속적인 배당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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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