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재계 리더’ 이사님이 사는 집 -삼양식품

“회사는 집 가까운 게 최고”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일과의 시작과 끝에는 ‘집’이 있다. 잠자리를 넘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 특히 의식주 가운데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많은 환상이 있다. 재계를 이끄는 리더의 보금자리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들은 어디서 재충전할까. <일요시사>서 확인해봤다. 
 

삼양식품 그룹은 1961년 8월에 설립됐다. 전중윤 명예회장이 삼양식품의 모태가 되는 삼양제유주식회사를 세웠다. 삼양식품은 1963년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해 국내 라면 시장을 선도했다.
 
‘라면왕’

그러나 1989년 우지파동을 겪으면서 시련을 겪었다. 라면 제조과정서 식용이 아닌 공업용 소기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1997년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업계 1위자리를 신라면에게 내줬다. 

1998년 삼양식품은 화의신청을 해야할 정도로 경영난이 격화됐다. 2005년 화의절차를 마쳤지만 과거의 명성이 많이 약화됐다.

그래도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584억원, 영업이익 433억원, 291억원 규모의 중견 회사다. 회사 소속의 직원은 1491명(2017년 12월 기준) 수준이다.

계열사도 많다.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양내츄럴스의 자회사 삼양식품이 지배구조의 상단에 위치했다. 삼양식품은 삼야로지스틱스, 삼양프루웰, 삼양티에이치에스, 삼양목장,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 삼양제분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호면당, 삼양제주우유 등 2개사는 삼양식품의 손자회사다.

현재 회사는 창업주의 장남인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김정수 총괄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부부이자 회사 오너다. 전 회장과 김 사장은 삼양식품의 지분을 각각 3.13%, 4.33% 가지고 있다. 
 

또 삼양내츄럴스가 삼양식품의 지분 33.26%를 가지고 있는데 삼양내츄럴의 지분은 이들 부부가 63.2% 가지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남편인 전 회장보다 아내인 김 사장의 지분이 많다.

회장님은 단독주택
경영인은 오피스텔

이들 부부는 어디에 살까.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시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선잠로 2길 ○○○에 산다.

전 회장 부부의 집은 철근콘크리트구조 평슬래브지붕 2층의 단독주택인으로 지하 2층 68.38㎡, 지하1층 114.52㎡. 지상 1층 345.14㎡, 2층 123.14㎡ 등의 규모다. 

삼양식품 법인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이들 부부가 이곳에 이사를 온 것은 2017년 11월이다. 이전까지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았다. 전 회장 부부가 성북동 자택을 매입한 것은 2012년 11월이다. 5년 만에 주소지를 성북구로 옮겼다.


전 회장 부부는 이 집(건물)을 6억 3220만원에 매입했다. 토지는 51억6780만원에 샀다. 총 58억원에 집을 구입한 셈이다. 이 주택의 명의는 부부가 반반으로 했다.

전통적으로 성북동 인근에는 회장들의 보금자리가 많다. 대표적으로 이종철 풍농·양주CC회장이 성북동 선잠로에 산다. 이 회장의 단독주택의 가치는 97억 7000만원으로 국내 주택 가운데 3번째로 비싼 주택으로 꼽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외에도 주요 기업체 회장 등 재력을 갖춘 유명 인사들이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전 회장 부부가 성북동으로 이사를 온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일단 삼양식품 본사와 가깝다. 삼양식품 본사는 서울시 성북구 오패산로3길 104(하월곡동)이다. 이들 간 거리는 5.4km로 차로 14분 거리다. 
 

기업 수장에게도 집과 회사와의 거리가 중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삼약식품의 계열사에 이름을 올려놓은 다른 대표들의 보금자리는 어떨까. 현재 이들 회사에 이름을 올려놓은 대표이사는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의 김문주, 김봉훈 공동 대표이사, 삼양로지스틱스의 정태운 대표이사, 삼양목장의 진종기 대표이사 등이다.

이들이 사는 곳은 아파트부터 오피스텔까지 다양했다. 법인등기부등본 상 김문주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 공동대표이사의 주소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 200번길 ○-△ 수내동 현대판테온이다. 수내동 현대판테온은 오피스텔이다. 

총 358세대, 총 1개동, 총 27층 규모다. 그는 이 건물 내에서 다른 호수로 여러 차례 주소지를 바꿨다. 29층, 19층, 25층 등으로 옮겼다. 이곳의 매매가는 6억원 선이고, 전세가는 5억원 중반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근무지 거주지
평행이론 확인

김봉훈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 대표이사는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45길 71, ○○○동 △△△호(잠원동, 잠원동월드메르디앙)에 주소지를 뒀다. 잠원동월드메르디앙은 총 107세대, 총 1개동, 총 15층 규모다. 면적은 107㎡, 146㎡으로 나뉘어 있다. 

최근에 나온 107㎡ 크기의 6층 매물 가격이 11억원이다. 전세는 7억5000만원 수준이다.

정태운 삼양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강원도에 보금자리를 얻었다. 그는 2006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그의 주소지는 강원도 원주시 봉화로 231, ○○○동 △△△호(우산동, 한라비발디2차아파트)다. 그가 강원도에 ‘둥지’를 튼 것은 회사와의 접근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양로지스틱스 본점은 강원도 원주시 우산로 177에 위치해 있다. 그의 집과의 거리는 차로 7분 거리다.

한라비발디2차 아파트는 총 717세대, 11개동, 18층, 공급면적 111.27㎡ 규모로 2014년도에 준공됐다. 국토교통부 신거래가 기준 2억3800만원 수준이다. 전세가는 1억9000만원 선이다.
 

진종기 삼양목장 대표이사는 서울시 노원구 덕릉로60길 185, ○○○동△△△호(월계동, 초안아파트)를 법인등기부등본에 주소지로 등기했다. 진 대표 역시 회사의 지근거리에 있는 곳을 거주지로 택했다. 

삼양목장 본점은 삼양식품 본점 주소지와 같은 성북구 오패산로 3길 104(하월곡동)으로 진 대표의 집과의 거리는 3.7km, 차로 9분 거리다. 월계동 초안아파트는 총 410세대, 3개동, 15층 규모로 1998년에 준공됐다. 국토부 실거래가는 2억1000만원, 전세 실거래가는 1억8500만원 수준이다.

7·9분 거리


재계의 관계자는 “일반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회사의 경영인들도 집과 회사와의 거리를 중요시하 한다”며 “통근 거리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직장이 많은 서울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