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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자산신탁 ‘이상한 영업’ 추적믿고 맡겼는데…쌈짓돈처럼?
  • 박창민 기자
  • 등록 2018-04-02 09:26:10
  • 승인 2018.04.03 11:40
  • 호수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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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한국자산신탁은 믿음으로 먹고 산다. 信(믿을 신), Trust(신뢰·신임). 보기만 해도 신뢰가 간다. 믿고 맡겼다. 그런데 실상은 위탁자의 이익에 철저히 반하는 행동이 감지됐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한국자산신탁이 위탁자 돈을 쌈짓돈처럼 썼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 신탁업계서 한국토지신탁과 1, 2위를 다툰다. 자본금 467억5000만원으로 대기업에 속하며, 지난해 매출 2015억원, 당기순이익 1143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신탁과 부동산금융 사업서 개발, 관리, 처분, 담보신탁, 분양관리 신탁 및 대리 사무 등의 업무를 보고 있다. 

시공사와 관계?
빚까지 갚아줘

한국자산신탁은 위탁자의 수수료로 먹고 산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의 누적 수수료수익은 11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3.1%를 책임졌다. 수수료수익 중에서는 토지신탁 보수가 990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한국자산신탁을 믿고 맡긴 위탁자의 수수료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신탁은 ‘신임 관계’를 바탕으로 이루는 법률관계다. 이 때문에 신탁사는 위탁자 이익이 최우선이다. 

신탁법에 따르면 수탁자(신탁사)는 ▲제32조(수탁자의 선관의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注意)로 신탁사무를 처리해야 한다. ▲제33조(충실의무) 수익자의 이익을 위해 신탁사무를 처리해야 한다. ▲제34조(이익에 반하는 행위의 금지) 수익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 금지한다. 

그런데 한국자산신탁이 이런 신뢰 관계를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요시사>는 한국자산신탁이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13번지 지상 오피스텔 및 근린 생활 시설 신축 및 분양 사업’(이하 두산동 신축 사업)서 위탁자의 재산을 쌈짓돈처럼 시공사에게 쓴 정황을 포착했다. 

1차 부도 맞은 부실 건설사에 기성금
위탁자 날인 필요하지만 알리지도 않아

한국자산신탁이 부도난 시공사가 하지도 않은 공사를 했다며 허위 공사 대금을 위탁자 동의 없이 지급한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자산신탁, 위탁자, 시공사 타임건설, 1순위 수익권자는 2013년 3월 두산동 신축 사업서 공사 도급금액 157억원(부가세 포함)인 분양형토지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자산신탁은 타임건설에 2015년 2월9일까지 10회 기성금을 21억원을 지급하며 114억원의 공사비를 썼다. 잔여 공사비는 43억원(공사도급금액 157억원-누적 공사대금 114억원)이 남았다. 
 

당시 두산동 신축사업 공정률은 68.96%였다. 그런데 이후 타임건설은 자금 사정 악화로 공사를 중단했다. 2015년 2월17일 1차 어음 부도가 났으며 24일 최종 부도처리가 됐다. 27일에는 법원에 회생 개시 신청을 했다. 한국자산신탁은 3월20일, 타임건설에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공사 안했는데
공사대금은 왜? 

그런데 한국자산신탁은 2월9일부터 1차 부도 상태였던 17일까지 타임건설에게 11회 기성금을 주겠다고 했다. 최종부도 후 나흘 만인 2월28일, 책임감리에게 공정확인서를 소급 요청해 타임건설에 청구서를 발송했다. 

이 공정확인서에는 11회차 기성금 6억60만원, 공정률 4.19%에 대한 것이라고 적시돼있다. 그런데 이 기간은 타임건설은 자금 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공사가 거의 중단 된 상태였다. 

건설업계에선 ‘1차 부도 상태서 7∼15일 만에 공정률 4.19%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공정확인서엔 기성내역서도 없이, 공정확인서 한 장으로만 6억60만원이 산출됐다. 

당시 위탁자와 1순위 수익권자 모두가 6억60만원에 대한 공사비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신탁사가 기성금을 지급하려면 위탁자 날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자산신탁은 위탁자에 이런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위탁자 측 관계자는 “11회차 기성금 6억60만원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은 타임건설이 지급하지 않은 하도대금도 대신 지불했다. 부도 당시 타임건설은 기성금 108억원 중 하도급업체에 31억4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한국자산신탁이 지급한 기성금에는 하도급업체들에게 지급한 공사 대금도 포함돼있다. 

타임건설이 하도급업체의 하도대금을 떼어먹은 것이다. 

이런 사실은 타임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밝혀진다. 타임건설이 지급하지 않은 하도급대금은 한국자산신탁이 합의정산금 명목으로 14억8900만원을 하도급업체들에게 대위변제했다. 한국자산신탁이 타임건설에 채권이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채권을 회수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산신탁은 건설공제조합(타임건설은 건설공제조합에 14억3000만원의 이행보증금을 넣어놨다)과 이행보증금반환소송서 대위 변제한 채권을 주장하지 않았다. 한국자산신탁은 이 소송서 1심은 승소했으나 2심서 자사 채권과 타임건설 채권을 상계처리하자고 주장해 일부 승소했다.  

위탁자 입장에선 패소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 소송서 한국자산신탁 측에서 대위변제한 금액을 주장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반면 1순위 수익권자와 위탁자는 타임건설 가압류로 1년9개월 동안 분양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매번 한국자산신탁 측에 신탁 수수료와 8.5%의 이자까지 지급했다. 

위탁자들 몰래 
추가 공사까지

더불어 한국자산신탁은 타임건설 하도대금 미지급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방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6∼7월 타임건설이 공사대금을 결제해주지 않아 한 하도급업체가 부도가 났다. 이 때문에 한 달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그런데도 당시 한국자산신탁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선량한 수탁자라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하도대금 직불처리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조치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게 건설업계 시각이다. 

한국자산신탁은 공사비를 증액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 수익권자와 위탁자 동의 없이 대체 시공사에 25억원 추가 공사비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부도난 타임건설의 잔여공사비가 43억원이 남은 상황서 25억원의 추가 공사가 발생한 셈이다. 

두산동 신축 사업의 신탁계약서에 따르면 풍림산업의 추가공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지급 하도대금도 대신 지불
특정업체에 이득 아니냐 지적

신탁계약서에 따르면 공사비 증액은 한국자산신탁이 결정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은 신탁계약서 10조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신탁계약서 10조(공사비·추가공사비)에 따르면 ▲공사비 지급 지연에 따른 연체 이자 ▲설계변경, 물가변동, 공사기간 연장 등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사도급 계약상 계약금액이 증액되는 경우 ▲갑(위탁자)과 병(시공사) 사이의 약정으로 추가 공사비를 지급키로 한 경우 등이다. 
 

당시 두산동 신축 사업 현장에서는 10조에 따른 추가 공사는 없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한국자산신탁은 풍림산업을 대체 시공사로 선정, 68억원(잔여공사비 43억원+추가공사비 25억원)으로 계약했다. 

수상한 점은 추가 공사비용은 타임건설이 공정을 마친 부분도 포함돼있었다. 이미 공정을 마쳐 해당 공사의 기성금을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풍림산업은 설계변경과 자재물량 증가도 없이 똑같은 공사로 기성금을 청구한 것. 

그런데도 한국자산신탁은 이를 지급했다.

했던 공사 또
수상한 증액도 

더불어 25억원 공사비 증액에 대한 계약 사실을 위탁자와 1순위 수익권자에게 사전협의한 사실도 없다. 공사비 증액은 반드시 위탁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자산신탁이 기성금을 부풀려 풍림산업에 이득을 안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자산신탁 “어쩔 수 없는 손실”

한국자산신탁 측은 투자 과정서 ‘어쩔 수 없는 손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타임건설의 법정관리 때문에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탁자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국자산신탁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타임건설에게 6억60만원 허위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 아니냐?
▲위탁자 측에서 선정한 감리 업체의 2015년 2월28일 기준 공정확인서의 실행 공정률(4.20%)을 적용해 2월 공사비로 산정한 것일 뿐이다. 

-타임건설이 미지급해 대위변제 한 하도대금 14억8900만원은?
▲한국자산신탁은 2015년 4월13일 타임건설 미지급기성금 구상금 28억원의 미확정 채권 등을 타임건설에 상계 통지, 해당 채권을 포함한 회생 채권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고했다. 이후 한국자산신탁은 하도급업체와 협의를 통해 당사가 하도급 업체에 지급한 13억8900만원의 구상금 채권 등을 포함한 파산 채권을 2017년 3월27일 서울회생법원에 신고했다. 

-풍림산업의 추가공사비 25억원은 제대로 검토했나? 
▲타임건설 부도 후 풍림산업과 하도급업체의 잔여 공사물량 실사 결과를 공사금액으로 산출했다. 최초로 위탁자와 타임건설 간의 도급금액으로는 본 공사를 실행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별도로 최소 14억원의 공사비를 보장하는 내용의 이면 계약도 있다. 이면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볼 때 최초부터 실제 공사비는 도급금액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공사 금액을 줄여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풍림산업의 추가공사비 관련해서 위탁자와 1순위 수익권자에게 통지했나?
▲공사비 견적을 위탁자 측에 2015년 4월17일 이메일로 통지했다. 그러자 위탁자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위탁자 측에서 새로운 시공사를 추천했지만,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어 풍림산업과 공사도급계약 후 위탁자에게 알렸다. 

위탁자 측은 구두로 공사금액 인정 불가라고 했지만, 준공 시까지 구체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준공 이후 공사비 인정 불가를 이유로 당사에 신탁보수 면제, 계정대 이자 감면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자산신탁 측은 이 조건에 수용할 수 없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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