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단독보도> 6년 후…드디어 터진 삼양식품 미스터리

회장님이 키운 정체불명 좀비회사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터질 게 터졌다. 검찰의 수사망이 삼양식품 오너 일가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정체불명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취해왔다고 의심받던 찰나에 벌어진 일이다. 굳이 말하자면 이미 예견된 일이다. <일요시사>가 2012년부터 눈여겨본 실체 불명의 삼양식품 관련 회사를 검찰이 대대적으로 들여다보는 형국이다. 

삼양식품 오너 일가가 거액의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이동수 부장검사)는 최근 전인장 회장과 부인 김정수 사장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두 사람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앞서 검찰은 삼양식품 본사를 압수수색과 함께 주요 경영진을 출국 금지했다. 

서슬퍼런 검날
오너가 정조준

검찰은 전 회장 부부가 페이퍼컴퍼니(위장회사)를 만들어 삼양식품에 특정 품목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SY캠퍼스(옛 비글스)는 페이퍼컴퍼니 논란의 핵심이다. 

SY캠퍼스는 전 회장의 아들 병우씨가 100% 소유한 회사인 데다 사실상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 SY캠퍼스는 2007년 2월 비글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2016년 SY캠퍼스로 이름을 바꿨다. 

2007년 당시 13살이었던 병우씨가 지분 100%를 가진 이 회사의 자본금은 5000만원이었지만 이 회사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렸다. 문제는 SY캠퍼스의 실체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사실이다.  

2008년부터 2012년 3월까지 본점 주소지로 돼있던 서울시 양천구 목동파라곤 B601호 자리에 사우나가 있었다는 점이 의혹의 주된 이유였다.

이후 SY캠퍼스는 2012년 3월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로 주소지를 옮겼다. 공교롭게도 SY캠퍼스를 취재한 2012년 3월12일자 <일요시사> 기사가 나간 직후였다(관련기사: <단독> 간판도 없는 삼양식품 ‘비밀곳간’ 추적). 

그러나 유령회사 의혹은 여전했다. 이곳 역시 간판도 없는 빈 사무실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특히 전 회장의 최측근인 심의전씨가 SY캠퍼스의 유일한 직원이라는 점도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금 5000억원, 종업원 1명인 SY홀딩스가 매출 수천억원 규모의 삼양식품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며 “도대체 무슨 사업으로 매출을 내고, 무슨 자금으로 내츄럴삼양 지분을 인수했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체 불분명
의혹투성이

페이퍼컴퍼니 논란에 휘말린 삼양식품 관련 회사는 SY캠퍼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테라윈프링팅, 와이더웨익홀딩스, 프루웰, 알이알 등도 의심받는 건 마찬가지다. 

현재 삼양식품은 테라윈프린팅을 통해 포장용지를 공급받고 있으며 와이더웨익홀딩스서 라면 스프 원료, 라면박스는 프루웰과 알이알을 통해 구매하고 있다. 

테라윈프린팅는 SY캠퍼스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고 있다. SY캠퍼스는 설립과 동시에 삼양식품그룹의 알짜회사 테라윈프린팅을 그룹서 분리해 가져갔다. 이들 회사에서도 SY캠퍼스와 마찬가지로 심의전씨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테라윈프린팅의 경우 SY캠퍼스가 50%, 심의전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창업주 전중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심의전씨는 SY캠퍼스, 새아침, 삼양내츄럴즈, 테라윈프린팅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와이더웨이홀딩스, 프루웰, 알이알 역시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오너 일가 측근이 대표이사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양식품 오너 일가에 이 회사 임원 월급 명목으로 매월 수천만원이 지급됐다.   

페이퍼컴퍼니로 횡령 혐의 받는 오너 
최측근 심고 내부거래로 몸집 키워

검찰은 삼양식품이 이들 자회사를 통해 라면용 박스와 스프원료 등을 비싸게 공급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부당 행위를 저질러 사익을 추구했을 개연성을 주목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양식품 측은 오너의 사익 추구를 위한 페이퍼컴퍼니 설립 논란을 지속적으로 부인해왔다.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받는 관련 회사들과 거래규모 자체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경쟁사와 가격 차이에 관해서는 자회사의 경우 90% 이상 삼양식품의 제품을 만드는 만큼 전문회사와 비교하면 가격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의심의 눈길이 계속되는 건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받는 회사들의 모호한 실체 때문이다. 와이더웨익홀딩스·프루웰·알이알 등은 강원도 원주시의 삼양식품 원주공장에, 테라윈프린팅 역시 원주시 문막읍의 삼양식품 유가공공장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해당 공장의 대표 전화번호를 공유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회사가 실질적인 역할은 없고 ‘통행세’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미 삼양식품은 통행세가 적발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의혹을 섣불리 거둬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전적 화려한
통행세 그림자

삼양식품은 2014년 통행세를 챙긴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6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특정 대형마트에 라면을 납품하는 과정에 계열사 삼양내츄럴스를 넣어 수수료를 챙기도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양내츄럴즈는 삼양식품과 2008년부터 5년 동안 1612억원 규모의 거래를 하면서 이 가운데 70억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공정위는 삼양내츄럴스의 오너 일가 지분율이 90% 이상이라는 점을 들어 이 일을 오너 일가에 대한 부당 지원 사례로 판단했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이후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6년 대법원서 승소했다.

2015년에는 삼양식품이 계열사 에코그린캠퍼스를 부당 지원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3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기도 했다. 삼양식품 임직원 13명은 대관령 삼양목장을 운영하는 에코그린캠퍼스서 근무했고, 삼양식품은 7년간 셔틀버스 450대를 무상으로 대여해 준 것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지원 금액을 인력(13억원)과 차량(7억원)을 더해 총 20억원으로 판단했다. 당시 에코그린캠퍼스의 오너 일가 지분율이 50% 이상인 관계로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이 불거졌다. 

삼양식품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조사 역시 오너 일가 경영권 싸움의 연장선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앞서 삼양식품의 전 회장은 동생인 전문경 대표와 북미 경영권을 두고 1조원대 소송을 준비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받은 바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1997년 창업주 전중윤 전 회장의 둘째 딸 전문경 사장에게 삼양USA를 넘겼다. 이후 삼양식품은 장남 전 회장이, 삼양USA는 전 사장이 경영을 맡게 됐다.

잘나가더니
오너리스크

당시 삼양식품과 삼양USA는 북미 경영권에 대해 삼양USA가 100년간 독점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계약이 부당하다고 느낀 삼양식품은 2007년부터 타 업체를 통해 자사 제품을 북미에 수출했다.

삼양식품은 삼양USA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이를 부당하다고 느낀 삼양USA는 계약해지를 막아달라며 미국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미국법원의 중재 절차에 의거 원고와 원만히 합의, 합의금 41만달러(한화 약 44억원)로 종결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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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