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예비후보 ‘전과 기록 대공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3.19 10:37:01
  • 호수 1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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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음주운전…지울 수 없는 ‘빨간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6·13지방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의 화려한 전과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음주운전’ ‘절도’ ‘폭행’ ‘방화미수’ 등 다양한 죄명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매 선거 때마다 정당은 매서운 검증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역시’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요시사>는 문제적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17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총 68명(16일 기준). 그중 전과 이력이 있는 후보는 27명으로 39.7%에 이른다. 10명 중 4명꼴로 전과 이력이 있는 셈이다. 17개 지역 중 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대구와 1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세종을 제외한 15개 지역에 1명 이상의 전과 이력자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39.7%가 전과
10명 중 4명꼴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복당이 늦어지고 있는 정봉주 예비후보가 3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983년 12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인 1984년 8월 특별사면복권됐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BBK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2011년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정 예비후보는 이듬해인 2012년 12월 만기출소했다. 2013년 10월에는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12월 정 예비후보를 특별복권시켰다. 그는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였다. 정치적 길이 열린 정 예비후보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다. 그러나 2011년 기자 지망생인 A씨를 한 호텔 내 카페로 불러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복당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대표의 ‘복심’이라 불리는 한국당 이종혁 예비후보가 2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992년 10월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2003년 9월 음주운전을 저질러 또다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인천시장 예비후보 3명 중 2명이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민주당 김교흥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986년 8월 소요(여러 사람이 모여 폭행이나 협박 또는 파괴 행위를 함으로써 공공질서를 문란하게 함. 또는 그런 행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정의당 김응호 예비후보는 지난 1997년 2월 공용물건손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일반교통방해, 국가보안법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병역법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000년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다. 

이후 2011년 3월 업무방해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8명의 광주시장 예비후보 중 50%인 4명이 1개 이상의 전과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민주당 강기정 예비후보는 총 4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1985년 10월 현존자동차방화미수(사람이 현존하는 자동차에 불을 놓는 행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7년, 자격정지 5년을 받았다. 


1988년 1월에는 현존건조물방화예비,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이 내려졌으나 그해 12월 특별사면복권됐다. 

국회의원 재직 시절인 2010년 6월에는 모욕, 공무집행방해, 상해, 재물손괴로 벌금 500만원형을 받았으며, 2012년 10월에는 공무집행방해, 상해로 벌금 1000만원을 물었다.

정치사범 대부분 사면복권
음주운전 1회 이상만 5명

민주당 최영호 예비후보, 정의당 나경채 예비후보, 민중당 윤민호 예비후보는 각각 1건의 전과 이력이 있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 1987년 7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며 나 예비후보는 지난 2011년 5월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2002년 12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 등)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2005년 광복절 때 사면됐다.
 

대전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박영순 예비후보가 2건을 기록했다. 지난 1990년 7월 현존건조물방화미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2년이 내려졌고, 1993년 3월 복권됐다. 

2001년 9월에는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냈다.

한국당 박태우 예비후보는 지난 2008년 2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벌금 200만원 처분을 받았고, 정의당 김미석 예비후보는 2015년 9월 일반교통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선고가 내려졌다.

정의당 김윤기 예비후보는 지난 2003년 4월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300만원, 2012년 6월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100만원 등 두 차례 벌금형을 받았다.

울산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임동호 예비후보가 3건의 벌금형을 저질렀다. 지난 2004년 3월 건축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2005년 2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2018년 1월 정치자금법위반으로 벌금 250만원을 물었다.

민중당 김창현 예비후보는 4건의 전과와 3번의 특별사면을 받은 이력이 있다. 지난 1986년 10월 절도, 공문서위조및동행사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1987년 7월 특별사면됐다. 


3개월 뒤인 그해 10월에는 국가보안법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자격정지 1년6월을 받았고, 이듬해 12월 복권됐다. 1999년 5월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 등),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 등)으로 징역 2년, 자격정지 2년이 내려졌으나 이듬해 광복절 때 또 한 번 복권됐다. 

2005년 9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전과 이력 27명
14명 시장 출마

도지사 예비후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총 3명. 그중 2명이 전과 이력 소유자다. 한국당 박종희 예비후보는 지난 1993년 10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형이 내려졌고, 2009년 2월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물어 총 2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민중당 홍성규 예비후보는 지난 1996년 12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 등)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으나 1999년 2월 특사로 복권됐다. 

2008년 9월에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을 냈다. 2008년 9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4년 11월에는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200만원, 2015년 2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로 벌금 300만원 처분이 내려졌다.


자유한국당 김연식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2007년 10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중에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신용한 예비후보가 지난 2006년 4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낸 사실이 있다.

민주당 복기왕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는 2004년 12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형을 받았고, 바미당 김용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는 2012년 11월 도로교통법위반(사고 후 미조치)으로 벌금 300만원을 물었다.

전북도지사의 경우 정의당 권태홍 예비후보가 1988년 2월 공문서위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절도,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받았으나, 1988년 12월 특별사면됐다. 2002년 1월에는 명예훼손으로 벌금 100만원을 냈다.

공직선거법 위반자도 도전
폭행·상해 가해자 수두룩

전남도지사 중에는 민중당 이성수 예비후보가 3건의 전과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 9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을 살았고, 1999년 2월 특사로 복권됐다. 2007년 7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2010년 2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폭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재물손괴 등),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등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이 내려졌다.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오중기 예비후보, 정의당 박창호 예비후보가 각각 2건을 기록했다. 오 예비후보는 지난 1990년 1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6월 처분을 받고, 1993년 3월 특별복권됐다. 

지난해 2월에는 정당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형을 받았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1990년 7월 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1996년 8월에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처분이 내려졌다.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권민호 예비후보, 한국당 안홍준 예비후보가 각각 1건의 전과 이력이 있다. 권 예비후보는 지난 2003년 10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안 예비후보는 지난해 7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으로 벌금 150만원 처분을 받았다.

6명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중에서는 민주당 박희수 예비후보가 기록한 1건이 유일했다. 지난 2001년 5월, 법원은 그에게 공무집행방해와 상해로 벌금 100만원형을 내렸다.

이번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상습 음주운전자를 경선서 배제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서 광역단체장 및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는 후보자가 2003년 2월13일 이후 3회의 음주운전 경력이 있으면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당도 성폭력 가해자, 상습 음주운전자는 공천서 배제한다고 공언했다.

도지사 13명
전과 기록해

여야는 송곳 검증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검증망이 제대로 작동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음주운전 전력자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전력자가 많아 결국 없던 일로 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바 있다. 각 당이 어느 때보다 도덕성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몇 명이나 ‘공천 바늘구멍’을 통과할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당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집중 해부
‘홍심’ 잡는 사람 누구?

자유한국당이 부산 지역 16개 구·군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받은 결과 동구·영도구·강서구·사상구 등 4곳에서 단수 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삼석 현 동구청장은 동구에 단수 신청하면서 연임의 길이 열렸다. 1950년생인 그는 동의대 대학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부산교통공사 상임감사와 부산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영도구에는 황보승희 부산시의원이 단수 신청했다. 1976년생으로 신라대 교육대학원서 영어교육 전공으로 석사을 취득했으며 앞서 영도구의회 의원을 지낸 바 있다.

강서구에는 이종환 전 시의원이 도전한다. 1960년생인 그는 동아대 대학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강서지역발전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사상구는 송숙희 현 구청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1959년생으로 부산대 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수료한 그는 시의원을 역임하다 사상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이 3선 도전이다.

경선, 단수추천, 우선추천…
22∼26일 선정해 관리위 보고

이들 4개 기초단체에서는 경선 없이 단수 신청자가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연제구는 이해동 시의원을 비롯해 주석수 연제구의원, 오순곤 전 시의원, 김지곤 지방분권부산협의회 위원, 안재권 시의원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부산진구에는 김영욱 시의원, 박수용 부산진문화원장, 조현수 전 청와대 비서관, 황규필 전 원내 행정국장 등 4명이 신청해 경쟁을 벌인다.

남구, 북구, 해운대구, 중구, 동래구에는 각 3명이 신청을 마쳤다. 

치열한 당내 경쟁이 예상되는 남구에는 박재본·이희철 시의원과 김선길 전 시의원이 신청했다. 북구에는 황재관 현 구청장을 비롯해 손상용 시의원, 조성호 전 부산시행정자치국장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해운대에는 백선기 현 구청장, 강무길 시의원, 이상윤 전 한국행정학회 이사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외 서구(공한수 시의원, 여태현 송도신협 이사장), 금정구(김영기 전 부산시인재개발원장, 원정희 현 구청장), 수영구(강성태 전 시의원, 한선심 전일의료재단 이사장), 기장군(권우문 부경대 겸임교수, 정동만 시의원)에는 각 2명이 한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접수자는 총 38명(남 34명, 여 4명)으로 2.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당의 공천 방식은 경선과 단수추천, 우선추천 등 크게 세 가지다. 각 지역의 사정에 따라 한 가지 방식을 택하지만, 경선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우선추천지역은 22일, 단수추천지역은 26일까지 선정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에 보고토록 시·도당 공관위에 지시한 상태다. 우선·단수추천지역의 공천 권한은 중앙당 공관위가 가진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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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