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여행 ③경북 포항시 북구·영덕군

푸른 바다 따라 달리는 동해선 포항-영덕 기차 여행

동장군이 물러가고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3월, 살이 꽉 찬 대게를 맛보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즐기기 위해 동해선 기차에 몸을 실어보자. 포항서 출발해 월포역과 장사역, 강구역을 거쳐 영덕역까지 44.1km를 달리는 동해선이 지난 1월26일 운행을 시작했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소요 시간은 34분. KTX와 동해선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약 3시간10분 만에 영덕에 도착한다. 동해선 덕분에 영덕 여행이 한결 편해졌다. 2020년에는 삼척까지 전체 166.3km에 이르는 동해선이 개통할 예정이다. 
 

푸른 바다를 따라 달리는 동해선은 놀이동산에 있는 기차처럼 앙증맞은 외관을 자랑한다. 세 량이 전부인 기차 안팎은 분홍색 복사꽃과 귀여운 대게, 호미곶해맞이광장에 있는 ‘상생의손’ 등 영덕과 포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알록달록 꾸며졌다. 기차에 오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다양한 볼거리

포항역서 출발한 동해선은 시골길을 시원하게 달린다. 오른쪽 창문 너머로 쪽빛 동해가 들어온다. 기차에 앉아 바다를 보는 특별한 여행이다. 
 

첫 번째 정차하는 곳은 월포역이다. 달을 상징하듯 동그란 모양을 한 월포역이 눈을 사로잡는다. 소담한 맛이 느껴진다. 월포역은 동해선 기차역 중 해변서 가장 가깝다. 역에 내려 걸으니, 5분도 되지 않아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달려든다. 


해변에는 갈매기 수십 마리가 노닌다. 여름이면 북적일 월포해수욕장이 한적하다. 고즈넉한 해변을 걷다 보면 발걸음이 한없이 더뎌진다. 
 

월포역서 다시 동해선에 오른다. 행정구역이 포항시에서 영덕군으로 바뀐다. 월포역을 지나면 주로 터널을 통과해 기차 안에서 바다를 보기 힘들다. 기차는 8분 만에 장사역에 닿는다. 장사역은 동해선서 유일한 무인역이다. 

근처에는 백사장이 길어 ‘장사(長沙)’라는 이름이 붙은 장사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 하루 전에 북한군을 교란할 목적으로 시행한 장사 상륙작전이 펼쳐진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장사역서 출발한 기차는 들판 가운데 있는 강구역에 닿는다. 강구역서 나와 차를 타고 5분 정도 달리면 강구항이 나타난다. 강구항은 영덕대게 집산지이자,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여행지다. 

놀이동산 기차처럼 앙증맞은 외관 ‘동해선’
영덕대게 집산지에서 즐기는 ‘영덕대게축제’

강구대교에 들어서니 거대한 대게 조형물이 눈을 사로잡는다. 강구항 주변은 대게와 오징어, 청어가 넘쳐난다. 대게 요릿집이 촘촘히 이어진 영덕대게거리는 대게를 찌는 김으로 자욱하다. 

대게의 ‘대’는 크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나무를 뜻한다. 발이 대나무처럼 쭉쭉 뻗어서 대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살이 꽉 찬 대게는 맛이 고소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좋은 대게를 고르기 위해서는 찬찬히 봐야 한다. 


발이 제대로 붙었는지, 살아 움직이는지, 속살이 얼마나 찼는지 차례로 살펴본다. 
 

대게는 찜통에 쪄서 먹는다. 식당서 살을 쏙쏙 빼 먹기 좋게 잘라준다. 살을 다 발라 먹으면 게딱지에 밥을 비빈다. 음식점에서 대게 요리를 먹기 부담스럽다면 동광어시장에 들러보자. 1층서 대게를 사고 2층 식당에 올라가면 상차림 비용을 내고 알뜰하게 먹을 수 있다. 

3월은 대게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보는 적기다. 영덕대게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도 3월22일부터 25일까지 강구항 일원에서 한바탕 대게 잔치가 벌어진다. 
 

고소한 대게를 맛본 뒤에는 바다를 매립해 만든 해파랑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자. 강구항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은 바위에 철썩이는 파도를 감상하며 걷기 좋다. 드넓은 공원에는 영덕대게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갈매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조형물 주변은 영덕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 위한 여행자로 북적인다. 
 

동해선 기차의 종착역은 영덕역이다. 이곳에서 먼저 찾아볼 곳은 영덕풍력발전단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풍력발전기가 천천히 도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1650kW급 풍력발전기 24기는 3m/s 이상 바람이 불면 움직이고, 20m/s 이상 바람이 불면 자동으로 멈춘다. 
 

풍력발전기 주변으로 영덕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영덕해맞이예술관, 영덕조각공원, 정크&트릭아트전시관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안성맞춤이다. 먼 곳까지 돌아보고 싶다면, 전동 휠 대여소 ‘달려라 왕발통’을 이용하자. 달려라 왕발통은 1인용 전동 휠로, 만 16세 이상이면 대여할 수 있다(신분증 확인). 
 

영덕풍력발전단지서 바다를 향해 내려오면 영덕해맞이공원을 만난다. 일출이 유명하지만 아무 때나 가도 동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반겨준다. 공원에 창포말등대도 있다. 집게발이 등대를 휘감은 모양으로, 대게등대라고도 불린다. 등대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에 쌓인 스트레스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축산항은 영덕의 숨은 보석이다. 세 방향이 산으로 둘러싸인 축산항은 새벽부터 밤중까지 활기가 넘친다. 축산항의 모습을 한눈에 담기 위해서는 죽도산에 올라야 한다. 죽도산은 대나무가 뒤덮어서 붙은 이름이다. 죽도산에 자라는 대나무는 줄기가 가는 소죽으로, 조선시대에 화살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했다. 
 

대나무가 우거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축산항과 주변이 내려다보이는 죽도산전망대가 있다. 죽도산은 해발 87m로 야트막하지만, 사방이 확 트였다. 항구와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죽도산전망대 아래 길이 139m, 높이 26m 블루로드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면 영덕블루로드 B코스 ‘푸른대게의길’이 이어진다. 호젓한 해변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괴시마을도 영덕 여행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예와 덕이 넘치는 고장’ 영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고풍스런 한옥 있는 ‘괴시마을’


목은 이색 선생이 태어난 이 마을에는 영양남씨괴시파종택(경북민속문화재 75호), 영해경주댁(경북문화재자료 395호), 영덕 괴시동 해촌고택(경북민속문화재 170호) 등 150~300년 된 한옥이 고스란히 남았다. 천혜의 자연이 주는 맛과 고풍스러운 한옥이 주는 멋이 어우러져, 동해선 기차 여행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동해선 기차 여행] 포항역→월포역→월포해수욕장→장사역→강구역→강구항(해파랑공원)→영덕대게거리→영덕역→영덕풍력발전단지→영덕해맞이공원 

[영덕 여행] 포항역→강구역→강구항(해파랑공원)→영덕대게거리→영덕역→영덕풍력발전단지→영덕해맞이공원→축산항→죽도산전망대→괴시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포항역→월포역→월포해수욕장→장사역→강구역→강구항(해파랑공원)→영덕대게거리→삼사해상공원 

[둘째 날] 영덕역→영덕풍력발전단지→영덕해맞이공원→축산항→죽도산전망대→괴시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덕관광포털(영덕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yd.go.kr 
- 영덕대게축제 
http://www.ydcrabfestival.com
- 월포해수욕장 http://www.월포해수욕장.com

문의 전화 
-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533
- 영덕풍력발전단지 054)734-5870
- 영덕신재생에너지전시관 054)730-7052
- 정크&트릭아트전시관 054)730-6610
- 달려라 왕발통(전동 휠 대여소) 054)730-6670
- 영덕해맞이공원 054)730-705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포항,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7회(06:00~다음 날 01: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www.kobus.co.kr 
[기차] 서울역-포항역, KTX 하루 11회(05:40~22:2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용산역-포항역, KTX 하루 1회(17:3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포항역-영덕역, 무궁화호 하루 7회(포항역 07:58~ 19:30/영덕역 08:52~ 20:50) 운행, 34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 서울 출발: 경부고속도로→도동 JC→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IC→포항
- 대구 출발: 팔공산 IC→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IC→포항 
- 부산 출발: 경부고속도로→경주 IC→서라벌대로→구황로→국도7호선→포항

숙박 정보
- 글로리모텔: 강구면 삼사길, 054)733-6450
- 동해해상관광호텔: 강구면 삼사길, 054)733-4466, http://www.dhhshotel.co.kr
- 해맞이캠핑장: 영덕읍 해맞이길, 054)730-6337, http://camping.yd.go.kr
- 영덕고래불국민야영장: 병곡면 고래불로, 054)734-6220, http://stay.yd.go.kr
- 칠보산자연휴양림: 병곡면 칠보산길, 054)732-1607, http://www.huyang.go.kr 

식당 정보
- 대게종가(대게): 강구면 강구대게길, 054)733-3838
- 죽도산(대게): 강구면 강구대게길, 054)733-4148
- 청송식당(물곰탕): 강구면 강구대게4길, 054)733-4155

축제와 행사 정보 
영덕대게축제: 2018년 3월22~25일, 강구항 일원, 054)730-6682, http://www.ydcrabfestival.com 

주변 볼거리
차유어촌체험마을, 장육사, 옥계계곡, 신돌석장군유적지, 삼사해상공원, 영덕어촌민속전시관, 고래불해수욕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