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세계-육영수 종친회’ 수상한 임차 추적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3.19 09:28:37
  • 호수 1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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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임기 때 내주고 탄핵 당하고 문 닫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 박창민 기자 = 신세계 야심작 SSG푸드마켓 목동점이 문을 닫았다. 보증금 100억원을 들여 10년간 임차 계약했지만 3년을 채 버티지 못했다. 신세계가 임차했던 상가 건물주는 청학산업이다. 이 건물에 신세계 계열사 스타벅스도 입점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청학산업 회장은 육영수 여사의 육씨 종친회 회장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2015년 6월9일. 신세계백화점 프리미엄 식료품점인 SSG푸드마켓 목동점(이하 목동점)이 오픈했다. 청담점과 부산 마린시티점에 이어 세 번째 매장이었다. 당시 ‘서울 서부상권 진출’ ‘목동랜드마크’라는 야심찬 포부로 신세계는 홍보에 열을 올렸다. 프레스투어까지 열며 목동점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3년 만에…
청학산업은?

2018년 1월31일. 목동점이 돌연 폐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그 첫 번째가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목동점이었다.

목동점이 입점한 위치는 고급 상권과 동떨어져 있어 이전부터 폐점 논의가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SSG푸드마켓은 수입품과 유기농 비중이 높은 만큼 고급 상권에 진출해왔다. 청담점의 경우 프리미엄 마켓 타깃층에 맞게 인근 고객 대부분 소득수준이 상위 5%에 속했다. 

최고품질의 상품을 비싼 가격으로 책정해도 잘 팔렸다. 


하지만 목동은 달랐다. 목동의 경우 부동산 시세는 비싸지만 아이들 학군 때문에 무리해서 이사 온 가정이 많아 고급 식자재를 구입하는 게 부담스러운 고객층이 상당수였다고 한다. 이에 목동점은 청담점보다는 상대적으로 저가 상품이 매장을 채웠다. 

애초에 고급화를 지향하는 SSG푸드마켓 콘셉트과 목동 상권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유통가에선 신세계백화점이 목동점 사업성 검토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사업성 검토와 다르게 부진할 수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런데 SSG푸드마켓 목동점을 둘러싼 수상한 의혹이 제기된다.

‘야심작’ 푸드마켓 목동점 폐점
건물주 알고 보니 박근혜 외가

목동점이 임차한 건물 주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 외가와 긴밀한 사이라는 것. 목동점이 임차한 상가의 임대인은 청학산업이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청학산업 육만수 회장은 친박(친 박근혜)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 

박 전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육씨 종친회 회장이며, 박 전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기도 했다.

청학산업은 1981년 설립된 회사로 건설, 서비스, 부동산, 임대, 분양 대행업 등을 하는 목동의 향토 건설사다. 목동서 30여년 동안 주택 개발 사업 등을 했다. 특히나 육 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목동 일대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1993년 초대 양천구의회 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여의도연구소 정책고문을 겸임하고 있다. 

육 회장은 육 여사와 같은 옥천 육씨로 집안사람이다. 10년 동안 육씨 대종회 회장직을 맡았다. 그는 육씨 대종회 회장으로 매해 육 여사의 숭모제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육씨 종친회 대표 자격으로 추모사를 낭독하는 등 매해 단상에 올랐다. 

과거 박 전 대통령과 박지만, 박근령씨가 유족 대표로 숭모제에 참석했다.

육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고액 후원자로도 이름이 올랐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18대 국회의원일 때 총 400만원을 후원했다. 2008년 1월15일과 2월21일 각각 200만원씩 나눠 냈다. 그해 육 회장은 경북 상주에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공천 신청을 했다. 

분양되지 않아 
어려움 겪다…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에 육 회장은 대선 캠프서 ‘일등 공신’이었다. 2007년에 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서 직능총괄본부의 중앙위원회 지도위원을 지냈다. 2012년 대선 경선캠프 양천구 책임자 등을 맡았으며 그해 11월 건설교통전문가가 박 전 대통령 지지선언 당시 육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일각에선 신세계가 박 전 대통령 임기 시절 육 회장 건물에 SSG푸드마켓과 스타벅스를 입점해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목동점이 입점했던 당시 청학산업은 주상복합인 목동센트럴푸르지오 시행사로 한창 상가 분양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청학산업은 당시 상가 분양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던 중 신세계의 프리미엄 식료품점 SSG푸드마켓과 스타벅스가 입점한 것이다.

목동점이 임차했던 부동산(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 404-13 목동센트럴푸르지오 제105동 지하1층)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2014년 7월28일 신세계백화점은 청학산업과 건물 임대 계약을 맺었다. 임차보증금은 100억원으로 2015년 7월9일부터 10년 계약 조건이다. 

더불어 목동점서 발생하는 연간 매출액의 1.5%를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매출액 340억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의 1.5%를 추가 지급하도록 돼있다. 

현재 임차권자는 이마트다. 신세계는 2016년 10월28일 경영이사회서 SSG푸드마켓 사업권을 계열사 이마트에 1297억원에 양도했다. 이때 목동점도 같이 넘어갔다. 이후 매출 부진으로 목동점은 폐업 상태다. 

이마트는 측은 아직 폐업한 목동점에 새로운 사업을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SSG와 비슷한 시기에…
스타벅스도 상가 입점

청학산업 상가에는 스타벅스 오목교역점도 있다. 신세계는 계열사 이마트를 통해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50대50의 합작법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설립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SSG 목동점과 비슷한 시기 입점했다. 부동산 등기등본부(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 404-13 목동센트럴푸르지오 제101동 제1층 제상가 201호)에 따르면 2015년 9월7일 설정계약을 맺었다. 전세금 3억원에 임차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와 있다.

 2015년 7월29일부터 2025년 7월28일까지가 계약 조건이다. 목동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스타벅스는 청학산업에 한 달 매출 18%를 적용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스타벅스 오목교역 점 매출은 한 달 평균 1억1000만∼1억2000만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즉 청학산업은 신세계를 통해 막대한 분양 이득을 본 것이다. 이런 의혹에 대해 신세계와 청학산업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당시 SSG푸드마켓 출점 검토 중 판교, 동부이촌, 목동 등 후보군을 놓고 사업성을 검토했다. SSG푸드마켓 경우 일반 건물에 하중 보강 공사가 필요해 신축 건물이 우선순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청학산업) 건물에 입주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당시 건물주가 입점 제안한 것도 아니었다. 후보 사업지를 찾던 도중에 청학산업 건물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불러 입점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보강공사를 대신해주는 등 원만하게 합의가 돼서 입점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사실무근”

청학산업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그런 거는 예전 일이고, 회장님은 지금 그쪽으로 전혀 일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30년 구형 박근혜 앞날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최종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은 현행법상 유기징역의 최고형으로, 공범인 최순실씨 구형량보다 5년이 더 많다. 지난해 10월부터 재판을 전면 보이콧해 온 박 전 대통령은 결심공판인 이날도 끝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결심공판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국정에 한 번도 관여해 본 적 없는 비선 실세에게 국정 운영의 키를 맡겨 국가 위기 사태를 자초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하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비선 실세의 이익을 위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유화해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그 결과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 파면되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록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며 “준엄한 사법부의 심판을 통해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한민국 위정자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들은 여전히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최씨가 독단적으로 대통령의 영향력을 이용해 기업들을 압박하고 자금을 받으려 한 것”이라며 책임을 최씨에게 떠넘겼다.

박승길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했던 모든 일까지 없던 일로 치부하고 감옥에 가두고 평가하지 말아달라”며 “부디 실수가 있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했고, 사적인 이익을 취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선처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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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