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또다시 도박 공포에 휩싸였다. ‘신정환 도박사건’ 이후 잠잠하던 연예인 도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이 인터넷 ‘바카라’ 도박에 억대의 돈을 쏟아 부은 혐의로 유명 MC K씨를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11일 밝힌 가운데 K씨 외에도 다른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의 이름까지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주선)는 11일,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로 K씨에게 소환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수일 내로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씨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억대의 도박을 하다 검찰에 적발된 1백30명에 포함돼 있다. 그는 자신의 계좌에서 수개월 동안 총 16억원을 도박 사이트 운영자 측에 송금했고, 그중 4억원을 바카라 게임에서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씨의 소속사 측은 “인터넷 도박은 사실무근이다. K는 ‘고스톱’도 못 친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K씨가 직접 인터넷 도박을 했음을 입증하는 물증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 K씨가 인터넷 불법도박뿐 아니라 사설도박장을 개설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K씨가 개설한 사설도박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정황을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K씨가 개설한 사설도박장을 드나들며 도박을 한 사람들의 신원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아울러 K씨가 인터넷 도박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락을 위한 일시적인 도박은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금액이 크거나 상습적인 경우에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혀 사설도박장 개설 정황까지 고려할 경우 K씨는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예계에서는 이번 도박 사건에 K씨 외에도 또 다른 유명 연예인 두 명과 유명 스포츠 스타 두 명이 연루됐다는 말이 돌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름이 공개된 K씨 외에 다른 사람들도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말들이 신빙성 있게 떠돌고 있다”며 “K씨의 경우도 검찰 발표가 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연예가에서는 그가 도박과 관련해 문제가 될 것이라는 말들이 돌았다. 그러니 다른 연예인들 이름도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몇몇 연예인과 연예 관계자들이 서울 상암동에 차려진 하우스에 출입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연예계에 퍼진 적도 있다.
연예인들이 정선카지노를 찾거나 해외원정 도박을 하는 사례는 많았으나 하우스를 찾는 일은 드문 일이어서 당시 연예계에는 화제가 됐다. 이름만 대면 아는 아역 출신 탤런트 B와 C, 배우 D 등 연기자와 유명 영화 캐스팅 디렉터 E 등 연예 관계자들이 촬영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하우스를 찾았다고 한다.
연예인이 연루된 도박 사건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개그맨 황기순과 주병진, 가수 신정환 등을 꼽을 수 있다.
황기순은 지난 1997년 4월 9천여만 원 상당의 외화를 환치기 수법으로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뒤 마닐라의호텔 내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혐의를 받고 2년간 필리핀에서 도피 생활을 했다. 이후 자수한 그는 외국환관리법 위반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주병진은 2001년 5~11월 필리핀과 사이판 호텔 카지노에서 모두 8차례에 걸쳐 미화 1백25만 달러(당시 15억여 원)를 판돈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2002년 12월 구속됐다. 법원은 상습도박 혐의로 그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유명 MC K씨…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억대 도박
유명 연예인과 운동 선수들 이름도 추가로 거론돼
신정환은 2005년 국내 불법 카지노바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벌금 7백만원에 약식기소됐다. 당시 이 사건에는 영화감독 A씨와 연예인 매니저 출신 P씨도 연루돼 역시 벌금형을 받았다. 코미디언 출신 장고웅은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혐의로 1997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거액 도박설로 꼬리를 달고 다니는 주인공들은 이외에도 꽤 많다. 가수 K, 개그맨 K와 J 등은 요즘도 틈만 나면 강원도 정선 카지노를 드나든다고 한다.
유명 가수 A는 지난 2007년 3월 해외 원정도박으로 수억원을 날려 현지에서 여권을 압수당했다가 돌려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동행했던 여자친구 연예인 B와 큰 싸움을 벌인 끝에 따로따로 귀국해 두 사람이 헤어지기도 했다.
가수 A는 2007년 3월 초 필리핀의 한 유명 휴양지로 여자친구인 B와 함께 몰래 여행을 떠났다. 연예계 비공식 커플로 알려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열애설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친한 관계’라고 부인해 왔다.
소속사 몰래 떠난 두 사람은 현지에서 A가 현지 카지노에서 수억원의 돈을 날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밀월여행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또 A가 필리핀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빌려 도박빚을 졌고, 이 과정에서 여권을 압수 당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는 A와 다툼을 벌였고 B는 혼자 귀국을 했다.
A는 국내 지인에게 연락을 취해 가까스로 돈을 갚고 여권을 되찾은 뒤 귀국했지만 이 소문은 여의도 방송가를 강타했다. B는 A의 도박 때문에 적잖은 속앓이를 해왔다고 한다.
최근 연예인에 대한 소문이 많이 생산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강원도 정선 카지노다. 연예인들이 그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일단 도박이 합법화된 장소여서 그 안에서 철저히 보안 유지만 하면 그 실체가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선 카지노가 개설된 이후 심심풀이로라도 한두 번 가보지 않은 연예인이 없다고 한다. 바쁜 방송활동에 쫓기다 보면 그런 곳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겠지만, 스케줄이 없으면 며칠이고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연예인들한테는 거꾸로 덫이 되는 것 같다.
개그맨 K와 J는 정선 부근에서 열린 행사 MC로 초대받고 갔다가 하룻밤 머물게 된 게 악연이 됐다. 가수 L은 도박계에서 이미 정평이 나있는 인물. 정선 카지노의 VIP 회원이며 그가 카지노에 왔다면 카지노에서 무료로 호텔 스위트룸을 제공해줄 정도다.
이혼한 경력이 있는 연예인 G는 사실 남편의 도박이 파경의 원인이었다고 전해진다. 결혼 후 사업이 잘되지 않자 남편이 한동안 끊었던 도박에 다시 손을 대어 이혼에까지 이른 것이다. 또한 단아하며 정숙한 분위기의 미시 탤런트 J는 이미지와는 달리 고스톱을 좋아해 분장실, 대기실 장소를 불문하고 꽤 짭짤한(?) 판돈으로 고스톱을 즐겨 친다는 것.
도박의 시작은 20만~30만원 정도의 기분전환용이지만 맛을 들이면 순식간에 수백 수천만원을 베팅하는 중독으로 빠진다. 황기순의 말에 따르면 재미삼아 할 경우 처음에 따는 것보다는 잃는 게 차라리 낫다고 한다.
장난삼아 했다가 몇십만원, 몇백만원을 따게 되면 ‘운만 좋으면 딸 수 있다는’ 환상에 젖게 되고, 그것이 곧 나락으로 떨어지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도박은 불법이든 합법이든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에겐 어쨌든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림자일 수밖에 없다.
도박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소문으로 들리는 얘기까지 말할 수는 없겠지만 도박에 손을 대 한두번 돈을 잃고 딴 전례만 있어도 낙인이 찍히게 돼 있다”며 “도박이란 게 마약처럼 한번 손을 대면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속성이 있어서 ‘과거엔 몰라도 지금은 완전히 손을 털었다’고 다짐을 해도 잘 믿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인에 비해 연예인들이 도박에 잘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연예인의 빈번한 해외여행의 기회 때문이다. 그들은 현지 촬영, 혹은 휴식이나 쇼핑을 목적으로 외국을 나갈 일이 많다. 비교적 도박이 놀이로 정착되어 있는 외국 관광지에서 호기심으로 시작하다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연예인을 미끼로 사람들을 모으려는 카지노의 노골적인 유혹도 만만치 않다. 소문을 내려는 의도로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을 이용해 처음엔 돈을 딸 수 있게 일부러 조작해 놓는다는 것.
두 번째는 쉽게 번 돈으로 쉽게 쓰는 한탕주의. 세 번째는 연예활동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가 그 이유다.
또 일면에서는 손지창, 오연수 부부의 ‘라스베가스 대박 사건’ 이후로 그쪽으로 연예인들의 관심이 부쩍 쏠리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손지창 부부는 여행 중 무려 9백48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질투 반 부러움 반을 느낀 일부 연예인들이 해외여행에서 똑같은 행운을 노렸다가 적지 않은 돈을 카지노에서 날렸단다.
도박의 늪에 빠졌던 한 연예인은 “도박에 한 번 재미를 느끼면 일상생활에 돌아와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한 번 운이 좋으면 출연료의 몇 배를 그 자리에서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자꾸 도박 생각이 간절해진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또 도박으로 만회하려 드는 사람의 심리도 그만둘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라며 “도박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주위에서 아무리 깨닫도록 애써도 소용없는 일이다. 스스로 말로까지 가보고 깨닫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연예인 인터넷 대부업체 투자설<진상>
대중에 받은 사랑 고통으로 돌려줘
유명 MC K씨가 인터넷 도박 협의로 물의를 일으켜 연예계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 연예인들이 인터넷 대부업체에 돈을 투자했다는 소문이 연예가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자 스포츠한국에 따르면 최근 대부업체에 투자한 몇몇 연예인들의 실명과 투자 규모까지 연예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연예인들은 대부업체에 수억원대의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예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 A가 인터넷을 통해 영업을 하는 제3금융권 대부업체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 A는 이 대부업체에 투자해 억대 규모의 소득을 올렸다고 한다. A 외에도 서너 명의 연예인들이 같은 업체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예인들이 제3금융권 대부업체에 투자한 게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회적인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중에게 보답하기는커녕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업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게 충격적이다.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대부업체는 은행권 대출이 힘든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높은 이자율 때문에 오히려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사회적 병폐가 도사리고 있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대부업체 광고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퇴출 운동을 벌일 정도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故) 안재환이 자살한 이유가 거액의 사채를 썼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부업의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연예가는 최근 국고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은 연예인 올림픽 응원단 소동, 유명 MC K씨의 인터넷 도박 연루설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이 연예인들의 대부업체 투자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합법적인지 불법적인지 여부를 떠나 돈만을 좇는 일부 연예인의 행태에 대해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