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공포에 휩싸인 연예계

숨죽인 연예인들 “이번에는 제발 피해가자”

연예계가 또다시 도박 공포에 휩싸였다. ‘신정환 도박사건’ 이후 잠잠하던 연예인 도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이 인터넷 ‘바카라’ 도박에 억대의 돈을 쏟아 부은 혐의로 유명 MC K씨를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11일 밝힌 가운데 K씨 외에도 다른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의 이름까지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주선)는 11일,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로 K씨에게 소환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수일 내로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씨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억대의 도박을 하다 검찰에 적발된 1백30명에 포함돼 있다. 그는 자신의 계좌에서 수개월 동안 총 16억원을 도박 사이트 운영자 측에 송금했고, 그중 4억원을 바카라 게임에서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씨의 소속사 측은 “인터넷 도박은 사실무근이다. K는 ‘고스톱’도 못 친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K씨가 직접 인터넷 도박을 했음을 입증하는 물증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 K씨가 인터넷 불법도박뿐 아니라 사설도박장을 개설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K씨가 개설한 사설도박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정황을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K씨가 개설한 사설도박장을 드나들며 도박을 한 사람들의 신원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아울러 K씨가 인터넷 도박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락을 위한 일시적인 도박은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금액이 크거나 상습적인 경우에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혀 사설도박장 개설 정황까지 고려할 경우 K씨는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예계에서는 이번 도박 사건에 K씨 외에도 또 다른 유명 연예인 두 명과 유명 스포츠 스타 두 명이 연루됐다는 말이 돌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름이 공개된 K씨 외에 다른 사람들도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말들이 신빙성 있게 떠돌고 있다”며 “K씨의 경우도 검찰 발표가 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연예가에서는 그가 도박과 관련해 문제가 될 것이라는 말들이 돌았다. 그러니 다른 연예인들 이름도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몇몇 연예인과 연예 관계자들이 서울 상암동에 차려진 하우스에 출입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연예계에 퍼진 적도 있다.
연예인들이 정선카지노를 찾거나 해외원정 도박을 하는 사례는 많았으나 하우스를 찾는 일은 드문 일이어서 당시 연예계에는 화제가 됐다. 이름만 대면 아는 아역 출신 탤런트 B와 C, 배우 D 등 연기자와 유명 영화 캐스팅 디렉터 E 등 연예 관계자들이 촬영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하우스를 찾았다고 한다.
연예인이 연루된 도박 사건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개그맨 황기순과 주병진, 가수 신정환 등을 꼽을 수 있다.
황기순은 지난 1997년 4월 9천여만 원 상당의 외화를 환치기 수법으로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뒤 마닐라의호텔 내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혐의를 받고 2년간 필리핀에서 도피 생활을 했다. 이후 자수한 그는 외국환관리법 위반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주병진은 2001년 5~11월 필리핀과 사이판 호텔 카지노에서 모두 8차례에 걸쳐 미화 1백25만 달러(당시 15억여 원)를 판돈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2002년 12월 구속됐다. 법원은 상습도박 혐의로 그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유명 MC K씨…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억대 도박
유명 연예인과 운동 선수들 이름도 추가로 거론돼

신정환은 2005년 국내 불법 카지노바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벌금 7백만원에 약식기소됐다. 당시 이 사건에는 영화감독 A씨와 연예인 매니저 출신 P씨도 연루돼 역시 벌금형을 받았다. 코미디언 출신 장고웅은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혐의로 1997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거액 도박설로 꼬리를 달고 다니는 주인공들은 이외에도 꽤 많다. 가수 K, 개그맨 K와 J 등은 요즘도 틈만 나면 강원도 정선 카지노를 드나든다고 한다.
유명 가수 A는 지난 2007년 3월 해외 원정도박으로 수억원을 날려 현지에서 여권을 압수당했다가 돌려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동행했던 여자친구 연예인 B와 큰 싸움을 벌인 끝에 따로따로 귀국해 두 사람이 헤어지기도 했다.
가수 A는 2007년 3월 초 필리핀의 한 유명 휴양지로 여자친구인 B와 함께 몰래 여행을 떠났다. 연예계 비공식 커플로 알려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열애설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친한 관계’라고 부인해 왔다.
소속사 몰래 떠난 두 사람은 현지에서 A가 현지 카지노에서 수억원의 돈을 날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밀월여행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또 A가 필리핀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빌려 도박빚을 졌고, 이 과정에서 여권을 압수 당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는 A와 다툼을 벌였고 B는 혼자 귀국을 했다.
A는 국내 지인에게 연락을 취해 가까스로 돈을 갚고 여권을 되찾은 뒤 귀국했지만 이 소문은 여의도 방송가를 강타했다. B는 A의 도박 때문에 적잖은 속앓이를 해왔다고 한다.
최근 연예인에 대한 소문이 많이 생산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강원도 정선 카지노다. 연예인들이 그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일단 도박이 합법화된 장소여서 그 안에서 철저히 보안 유지만 하면 그 실체가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선 카지노가 개설된 이후 심심풀이로라도 한두 번 가보지 않은 연예인이 없다고 한다. 바쁜 방송활동에 쫓기다 보면 그런 곳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겠지만, 스케줄이 없으면 며칠이고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연예인들한테는 거꾸로 덫이 되는 것 같다.

개그맨 K와 J는 정선 부근에서 열린 행사 MC로 초대받고 갔다가 하룻밤 머물게 된 게 악연이 됐다. 가수 L은 도박계에서 이미 정평이 나있는 인물. 정선 카지노의 VIP 회원이며 그가 카지노에 왔다면 카지노에서 무료로 호텔 스위트룸을 제공해줄 정도다.
이혼한 경력이 있는 연예인 G는 사실 남편의 도박이 파경의 원인이었다고 전해진다. 결혼 후 사업이 잘되지 않자 남편이 한동안 끊었던 도박에 다시 손을 대어 이혼에까지 이른 것이다. 또한 단아하며 정숙한 분위기의 미시 탤런트 J는 이미지와는 달리 고스톱을 좋아해 분장실, 대기실 장소를 불문하고 꽤 짭짤한(?) 판돈으로 고스톱을 즐겨 친다는 것.
도박의 시작은 20만~30만원 정도의 기분전환용이지만 맛을 들이면 순식간에 수백 수천만원을 베팅하는 중독으로 빠진다. 황기순의 말에 따르면 재미삼아 할 경우 처음에 따는 것보다는 잃는 게 차라리 낫다고 한다.
장난삼아 했다가 몇십만원, 몇백만원을 따게 되면 ‘운만 좋으면 딸 수 있다는’ 환상에 젖게 되고, 그것이 곧 나락으로 떨어지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도박은 불법이든 합법이든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에겐 어쨌든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림자일 수밖에 없다.

도박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소문으로 들리는 얘기까지 말할 수는 없겠지만 도박에 손을 대 한두번 돈을 잃고 딴 전례만 있어도 낙인이 찍히게 돼 있다”며 “도박이란 게 마약처럼 한번 손을 대면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속성이 있어서 ‘과거엔 몰라도 지금은 완전히 손을 털었다’고 다짐을 해도 잘 믿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인에 비해 연예인들이 도박에 잘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연예인의 빈번한 해외여행의 기회 때문이다. 그들은 현지 촬영, 혹은 휴식이나 쇼핑을 목적으로 외국을 나갈 일이 많다. 비교적 도박이 놀이로 정착되어 있는 외국 관광지에서 호기심으로 시작하다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연예인을 미끼로 사람들을 모으려는 카지노의 노골적인 유혹도 만만치 않다. 소문을 내려는 의도로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을 이용해 처음엔 돈을 딸 수 있게 일부러 조작해 놓는다는 것.
두 번째는 쉽게 번 돈으로 쉽게 쓰는 한탕주의. 세 번째는 연예활동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가 그 이유다.
또 일면에서는 손지창, 오연수 부부의 ‘라스베가스 대박 사건’ 이후로 그쪽으로 연예인들의 관심이 부쩍 쏠리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손지창 부부는 여행 중 무려 9백48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질투 반 부러움 반을 느낀 일부 연예인들이 해외여행에서 똑같은 행운을 노렸다가 적지 않은 돈을 카지노에서 날렸단다.
도박의 늪에 빠졌던 한 연예인은 “도박에 한 번 재미를 느끼면 일상생활에 돌아와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한 번 운이 좋으면 출연료의 몇 배를 그 자리에서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자꾸 도박 생각이 간절해진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또 도박으로 만회하려 드는 사람의 심리도 그만둘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라며 “도박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주위에서 아무리 깨닫도록 애써도 소용없는 일이다. 스스로 말로까지 가보고 깨닫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연예인 인터넷 대부업체 투자설<진상>
대중에 받은 사랑 고통으로 돌려줘

유명 MC K씨가 인터넷 도박 협의로 물의를 일으켜 연예계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 연예인들이 인터넷 대부업체에 돈을 투자했다는 소문이 연예가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자 스포츠한국에 따르면 최근 대부업체에 투자한 몇몇 연예인들의 실명과 투자 규모까지 연예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연예인들은 대부업체에 수억원대의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예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 A가 인터넷을 통해 영업을 하는 제3금융권 대부업체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 A는 이 대부업체에 투자해 억대 규모의 소득을 올렸다고 한다. A 외에도 서너 명의 연예인들이 같은 업체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예인들이 제3금융권 대부업체에 투자한 게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회적인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중에게 보답하기는커녕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업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게 충격적이다.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대부업체는 은행권 대출이 힘든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높은 이자율 때문에 오히려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사회적 병폐가 도사리고 있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대부업체 광고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퇴출 운동을 벌일 정도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故) 안재환이 자살한 이유가 거액의 사채를 썼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부업의 문제점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연예가는 최근 국고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은 연예인 올림픽 응원단 소동, 유명 MC K씨의 인터넷 도박 연루설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이 연예인들의 대부업체 투자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합법적인지 불법적인지 여부를 떠나 돈만을 좇는 일부 연예인의 행태에 대해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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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