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폭탄발언 파문

김윤옥 무슨 사고 쳤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경천동지할’ 일 세 가지 중 하나를 털어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그 주인공이다. 17대 대선 때 당락을 좌우할 큰 실수를 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다만 김 여사의 ‘큰 실수’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된 상태다. 
 

최근 정두언 전 의원은 ‘경천동지’라는 말을 꺼내면서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있던 일들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정 전 의원의 경천동지 발언은 지난 1월 한 매체를 통해 처음 언급됐다. 당시 정 전 의원은 “17대 대선 과정서 경천동지할 일들이 세 번 벌어졌는데 후유증이 대선까지 갔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윤옥 겨냥한
정두언 작심 발언

정 전 의원의 경천동지 발언은 1월23일 JTBC <뉴스룸>을 통해 한층 구체화됐다. 경천동지할 일이 모두 돈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정 전 의원은 “돈도 관련이 되고, 좀 법에 위배되는 일이다. 사람도 관련이 있다”며 “당연히 불법적인 것은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김윤옥 여사가 경천동지할 일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서 가족이 연루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부인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또 같은 날 오후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선 “김윤옥 여사의 돈이라고 얘기한 적은 없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김 여사 연루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여사를 겨냥한 정 전 의원 발언은 지난달 28일 한층 구체화됐다. 정 전 의원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서 불법 정치자금이 문제였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2007년 대선 막판에 김 여사가 엄청난 실수를 했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 줬다”며 “요구하는 돈도 사재까지 털어가면서 줬다”고 고백했다. 

그는 ‘김윤옥 여사와 관련된 돈이라는 것은 어떤 성격이냐’는 물음에 “불법자금이 되겠다”고 답했다. 
 

대선 과정서 조성된 자금과 김 여사의 연관성을 묻자 “제가 그런 얘기는 확실하게 드릴 수 없다. 하여간 ‘여사하고도 관련이 있다’라고 까지만 얘기 드리겠다”며 “(대통령)후보 부인의 역할이 크다. 또 부인들 사이서 비용이 많이 나가니까 거기에 정치자금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선거 과정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선거 활동으로 사용된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 않느냐’는 물음엔 “그러니까 비공식적인 돈이 또 들어간다”고만 답했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의 작심 발언 뒤 여당은 곧바로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정두언 전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큰 실수’가 불법자금일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정 전 의원은 뜸들이지 말고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무마했다고 밝힌 만큼 누구보다 진실을 알고 있는 정 전 의원은 귀책사유가 있다”며 “진실은 감춰지지 않는다. 정 전 의원이 사필귀정의 자세로 용기를 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때 최측근
칼 들이댔다

사실 역대 정권마다 친인척 관리는 민감한 문제였고 정권 출범을 앞두고 늘 특별 대책을 발표하곤 했다. 그러나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정권이 후반부로 갈수록 구속되는 친인척이 늘어났다. 

친인척을 활용해 ‘한탕’ 하려는 이들의 유혹은 끈질겼다. 정권이 끝나기 전에 ‘한몫’ 챙기려는 욕심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전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 범위는 8촌 이내 친족과 외가 쪽 6촌 이내, 부인 김윤옥 여사의 6촌 이내 친족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관리해야 할 친인척이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200여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900여명이었는데 이명박정권에서는 1200여명에 달했다. 

일각에선 김 여사를 겨냥한 정 전 의원의 발언이 200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 사건과 연루됐을 가능성을 내비친다. 당시 김옥희씨의 나이는 74세였다. 

2007년 대선 막판 엄청난 실수?
돈에 각서까지 써주면서 입막음

김옥희씨는 2008년 2월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비례대표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면서 김종원 전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30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09년 4월 대법원은 김씨에 대해 징역 3년과 추징금 31억8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직 공기업 임원 등으로부터 다른 공기업 감사를 시켜줄 수 있다면서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당시 민주당은 김옥희씨가 연루된 것을 두고 사기 혐의가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다뤄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측은 “이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인 동시에 사기사건으로 같이 조사돼야 하는 것”이라며 “사기를 쳤는지 안쳤는지는 더 조사해 봐야 하는 일로 25억을 반환했기 때문에 악의적으로 사기를 할 의사가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으니 먼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조사하고 사기죄 여부를 추가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이 김 여사를 언급한 뒤부터 김옥희씨가 더욱 조명 받고 있다. 김 여사는 1947년 경상남도 진주서 태어나 3세 때 대구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창초등학교-대구여중-대구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보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8년 <여성동아>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 전 대통령의 은사와 김 여사 오빠의 중매로 처음 만나 1970년 12월19일 결혼했다. 이 전 대통령의 야간 고등학교 시절 은사가 김 여사의 오빠와 친구 사이였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1941년생으로 당시 29세, 김 여사는 23세였다. 이 전 대통령이 1965년 입사한 현대건설서 젊은 나이에 이사로 승진해 승승장구할 때였다. 이 전 대통령은 입사 후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 등 굵직한 일을 도맡아 해냈다. 

이를 인정받아 1977년 불과 35세의 나이에 현대건설 사장으로 승진했다. 젊은 나이에 중역 부인이 된 김 여사는 조용히 남편을 내조했다. 

다시 들춰지는
숨기고픈 치부

정 전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김 여사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정원 특활비가 김 여사에게 달러로 전달됐다는 진술까지 나오며 이 전 대통령 일가 전체를 조여가고 있는 상황에 또 다른 비리 의혹들이 계속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여사의 비리 의혹이 화수분처럼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김옥희씨가 구속되던 상황이 사실은 김 여사와 연관됐을 가능성마저 의심하는 분위기다. 김어준은 지난 2일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서 “과거 김윤옥 사촌언니가 구속된 사건이 있다”며 “당시에 김윤옥 여사 대신 갔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라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 전 대통령과의 깊은 골 때문이라도 정 전 의원이 언젠가는 경천동지할 일들을 밝힐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정부 창업공신으로 한 때 ‘MB의 남자’라 불린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의 인물이었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정 전 의원은 지난 2000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을 끝으로 20년 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정치권에 입문했다. 17대 총선부터 서울 서대문을서 내리 3선을 했다.

정 전 의원은 2002년 서울시장 선거서 지지세가 약했던 이명박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자리를 꿰찼다.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 당시 정무부시장을 지냈으며,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선 기획본부장으로, 대선 본선에선 총괄기획팀장으로 MB캠프를 쥐락펴락했다. 

하지만 그의 권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8년 인수위 시절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에 주도권을 빼앗긴 정 전 의원은 즉각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서명파동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이 전 대통령과의 관계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그는 4년간 이명박정부의 ‘눈엣가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전 대통령의 양편서 ‘권력다툼’을 벌였던 정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은 2012년 저축은행 비리로 나란히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지난 2014년 대법원 판결로 다시 한 번 엇갈렸다.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나란히 재판을 받은 끝에 이 전 의원은 징역 1년2개월이 확정됐고, 정 전 의원은 파기환송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요원한 실체
언제 터질까

최근 정 전 의원은 지속적으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 주장해왔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다스 관련 의혹에 대해 "이명박정부서 벌어진 일 중에 가장 치졸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해 주목받았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역대 영부인 내조 스타일 비교

국민들의 기억에 영부인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각인시킨 육영수 여사는 전형적인 ‘활동형 퍼스트레이디’였다. 영부인 보좌를 위한 청와대 비서실을 최초로 만든 그는 ‘양지회’와 ‘육영재단’ 등 독자적 사업영역을 구축했다. 

육 여사는 이들 단체를 통해 여성·장애인·아동 등 소외된 약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벌였으며 정신지체아동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육 여사의 이런 행보는 의도와 상관없이 박 전 대통령의 반(反)민주적 독재통치의 그늘을 가리는 효과를 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 역시 육 여사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내조를 아끼지 않은 영부인이었다. 하지만 육 여사와 달리 이 여사는 정권 내내 구설에 시달렸다. 이 여사는 대통령 취임식 첫날부터 이탈리아산 명품 시계와 휘황찬란한 옷으로 치장하고 등장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유아교육 진흥을 위한 ‘새세대육영회’,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지원하는 ‘새세대심장재단’ 등 선의로 시작한 사업조차 이 여사가 자금관리를 독점하면서 비리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여사는 또 최근 펴낸 자서전서 “우리 내외도 사실 5·18사태의 억울한 희생자”라고 밝혀 공분을 샀다. 

손명순 여사는 조용한 그림자 내조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손 여사는 청와대에서 생활한 5년 동안 수행원들과 운전기사, 여성 직원을 위한 식당이나 휴게실을 만드는 활동 등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아침마다 상도동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위해 100인분의 된장국을 준비한 에피소드는 지금도 회자된다. 

이희호 여사와 김윤옥 여사는 참여형 퍼스트레이디로 분류된다. 이 여사는 수년간 옥살이를 해야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바라지만 한 게 아니라 남편을 대신해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을 벌였다. 

이 여사는 퍼스트레이디의 단독 해외순방을 처음 시도했고 2002년에는 유엔 아동특별총회서 기조연설을 하는 등 스스로 익힌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미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반자인 김 여사는 ‘한식 세계화’에 관심이 많았다.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위원장을 맡기도 한 그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오찬과 만찬 메뉴를 직접 고르는 등 적극적인 내조 외교를 펼쳤다. 

김정숙 여사는 묵묵히 뒤를 지키는 그림자 역할에 머무르기보다 퍼스트레이디로서 국민과 긴밀히 소통하며 문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돕는다. 김 여사는 대선은 물론 총선 때도 문 대통령에게 마음을 돌린 호남을 종횡무진 누비며 ‘호남특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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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