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여행 ①인천 무의도와 장봉도

공항철도 타고 서해 섬 어행

긴 겨울 끝에 불어오는 봄바람이 황홀하다. 도심에서 봄이 오는 산과 바다를 가장 빨리 만나는 방법은 공항철도다. 서울역서 공항철도로 떠나는 인천 무의도와 장봉도는 철길, 뱃길, 산길, 해안 길을 모두 만날 수 있어 한나절 여행에 제격이다. 하늘과 바다 사이 푸른 산자락을 걸어도 상쾌하고, 기암괴석 주변으로 펼쳐진 광활한 해변을 걸어도 좋다. 
 

공항철도는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직통열차(43분 소요)와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약 60분 소요)가 있다. 직통열차와 일반열차가 다른 점은 가격이나 속도보다 기차 여행의 낭만과 쾌적함이다.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대교 구간을 지나면 창밖으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계절에 따라 변신하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서해의 갯벌을 4분 남짓 감상할 수 있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무의도는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로 가는 게 편리하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서해의 알프스 ‘호룡곡산’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띄워 움직이는 첨단 자기부상열차를 타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선로 위로 8mm 떠서 운행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적고 쾌적하다. 용유역서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선착장이다. 
 


무의도 큰무리선착장까지 배를 타는 시간은 채 10분이 되지 않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최고다. 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대기한다. 배에서 내리는 승객이 없을 때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으므로, 장소 이동 시 운행 시간 확인은 필수다. 

무의도(舞衣島)는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희의 옷처럼 보이기도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하나개해수욕장 특설무대서 무의도춤축제가 열린다. 
 

남북으로 호룡곡산(245.6m)과 국사봉(236m)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등산객은 선착장서 바로 국사봉에 올라 호룡곡산을 거쳐 광명항으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를 택하는데, 3~4시간 걸린다. 

가족이나 친구와 호젓하게 즐기고 싶다면 호룡곡산이 무난하다. 산길이 완만해서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널찍한 전망대서 내려다보는 섬의 풍광이 ‘서해의 알프스’라 불릴 만하다.
 

광명항으로 내려오면 인도교 너머 소무의도가 보인다. 사람과 자전거만 갈 수 있는 인도교에서 바다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소무의도 인도교부터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무의바다누리길은 8개 구간, 총 2.48km다. 서해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며 타박타박 걸어 ‘명사의해변길’까지 가는 1시간 30분은 힐링이다. 

박대로 만든 벌버리묵 4월 초까지 먹을 수 있어
갯벌체험·낙조 구경 등 서해안 여행 묘미 가득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이 있는 하나개해수욕장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소문난 곳이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위로 방갈로 수십 동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백사장 남쪽으로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특히 드넓은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이 인상적인데, 무의도에서 하룻밤 묵어도 좋을 만큼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무의도의 향토 음식은 ‘박대’라는 생선 껍질을 끓여 만든 박대묵(벌버리묵)이다. 투명한 묵을 손에 들면 벌벌 떨어서 벌버리묵이라고 불렀다는데, 쫀득하고 담백하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박대묵은 4월 초까지 맛볼 수 있다. 데친 채소에 무의도 굴을 넣은 굴쌈장과 장아찌, 갈치속젓을 얹어 먹는 데침쌈밥도 감칠맛 나는 섬 밥상이다. 
 

장봉도는 무의도보다 배 타는 시간이 길어 한나절이 빠듯하다. 공항철도 일반열차 운서역에서 내린 후 버스로 갈아타면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한다.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일정이 여유롭다. 삼목선착장서 여객선을 타고 신도를 거쳐 40분가량 들어가면 장봉도에 이른다. 
 

장봉도선착장 앞에 있는 인어상은 장봉도의 마스코트다. 인어가 생명의 은인인 어부에게 물고기로 보답했다는 전설 때문인지 한들해변은 낚시꾼의 핫 플레이스다. 여름 휴양지로 사랑받는 옹암해변과 진촌해변도 고운 백사장과 해송 숲이 어우러져 가족 여행지로 유명하다. 날이 풀리면 썰물 때 갯벌에서 조개와 소라 줍기 등 생태 체험을 하기도 좋다. 
 

장봉도 능선을 따라 걷는 종주 코스는 등산 마니아 사이에 소문난 섬 산행 명소다. 한적한 해변에서 기암괴석과 바다의 풍광을 즐기는 해안 트레킹 코스도 특별하다. 해변 곳곳에 협곡과 해식동굴 등 다양한 해안지형이 있어 바다를 즐기기 좋다. 

진촌해변 입구 팔각정서 봉화대를 거쳐 가막머리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가막머리해안길은 전 구간이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멋진 일몰도 기대할 만하다. 한나절 일정에는 낙조 시간에 맞춰 장봉도선착장으로 돌아와 바라보는 일몰이 여유롭다. 
 

영종도 예단포항은 작고 아름다운 포구다.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이곳은 방파제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과 싱싱한 회를 맛보러 회센터를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낚싯배를 갖고 직접 운영하는 횟집이 있어 자연산 회가 저렴하다. 
 

인천역(당시 제물포역)은 우리나라에 처음 철도가 개통한 1899년에 개통식을 한 곳이다. 1925년에 지은 역사는 현재까지 그 모습을 이어온다. 인천역 건너편 차이나타운과 인천아트플랫폼을 지나 개항장거리를 만난다. 

장봉도 마스코트 ‘인어상’

개항장거리의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인천기념물 51호)을 중심으로 거리 양쪽에 중국식 건물과 일본식 목조건물이 늘어섰다. 고풍스러운 개항기 건축물을 살펴보고, 일본식 가옥 내부를 예쁘게 꾸민 카페서 차를 마시며 쉬어도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무의도] 호룡곡산→하나개해수욕장→무의바다누리길→예단포항
[장봉도] 옹암해변→진촌해변→가막머리전망대→예단포항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무의바다누리길→호룡곡산→하나개해수욕장 
[둘째 날] 장봉도 옹암해변→진촌해변→가막머리전망대→예단포항→개항장거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중구문화관광 http://www.icjg.go.kr/tour
- 인천투어 http://itour.incheon.go.kr
- 공항철도 http://www.arex.or.kr
- 무의도해운 http://www.muuido.co.kr 
- 하나개해수욕장 
http://www.hanagae.co.kr 
- 옹진관광문화 
http://www.ongjin.go.kr/tour
- 장봉도닷컴 http://www.jangbongdo.com
- 세종해운 http://www.sejonghaeun.com  

문의 전화
- 인천종합관광안내소 032)832-3031
- 중구청 관광진흥실 032)760-6492
- 옹진군청 관광문화과 032)899-2211~4
- 관광통역안내전화 1330 
- 공항철도 1599-7788 
- 자기부상열차(인천국제공항안내소) 032)741-0114 
- 무의도해운 032)751-3354~6
- 잠진도관광안내소 032)751-2628
- 장봉도출장소 032)899-3573
- 삼목선착장(세종해운) 032)751-2211

대중교통 정보
[무의도-공항철도]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 직통열차 하루 20여회(06:00~22:50) 운행, 약 43분 소요. 인천공항1터미널역-용유역, 자기부상열차 15분 간격(07:30~20:15) 운행, 약 11분 소요. 잠진도선착장까지 도보 20분.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http://www.arex.or.kr 자기부상열차(인천국제공항안내소) 032)741-0114 

[무의도-페리] 잠진도선착장-무의도, 30분 간격(07:45~18:45) 운항, 약 10분 소요(기상 이변 시 변경 가능, 출발 전 운항 확인 필수).

[장봉도-공항철도] 서울역-운서역, 일반열차 10~15분 간격(05:20 ~23:40) 운행, 약 54분 소요. 운서역서 307번·204번 버스 이용, 영종도 삼목선착장 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www.arex.or.kr 인천버스정보관리시스템 032)440-1652~8, http://bus.incheon.go.kr 
*문의: 무의도해운 032)751-3354~6 

[장봉도-페리] 삼목선착장-장봉도선착장, 하루 12회(07:00 ~18:10) 운항, 약 40분 소요(기상 이변 시 변경 가능, 출발 전 운항 확인 필수).
*문의: 삼목선착장(세종해운) 032)751-2211

자가운전
- 무의도: 강변북로→자유로→방화대교→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공항입구 IC→영종해안북로→잠진도선착장→무의도(큰무리선착장) 
- 장봉도: 강변북로→자유로→방화대교→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공항입구 IC→영종해안북로→삼목선착장→장봉도선착장   

숙박 정보
- 씨사이드호텔: 중구 대무의로, 032)752-7737, http://www.seasidehotel.co.kr 
- 무의소나무펜션: 중구 대무의로, 032)751-4525, 
http://www.muui.net 
- 오후엔펜션: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26번길, 032)882-1100, 
http://ohooen.co.kr
- 블루힐펜션: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541번길, 032)466-5007, http://www.blue-hill.co.kr  


식당 정보
- 무의도데침쌈밥(데침쌈밥·벌버리묵): 중구 대무의로, 032)746-5010
- 광명회식당(해물칼국수): 중구 대무의로, 032)752-9203
- 바닷길식당(백합칼국수):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 032)751-1580
- 해변식당(해물탕):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 032)752-4788

주변 볼거리
송월동 동화마을, 차이나타운, 개항장거리, 인천아트플랫폼, 신포국제시장, 을왕리해수욕장, 월미도, 자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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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