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했던 스토브리그 '총정리'

누가 새 둥지 찾았나 어떤 팀 새로 생겼나

새해 들어 프로 골퍼들이 속속 후원사를 찾게 되면서 안정적인 투어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스타성과 실력 등을 두루 갖추고도 1년간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하던 전인지가 KB금융그룹과 후원계약을 맺었고, 기업들의 골프단 창단도 이어졌다.

무술년 황금 개띠 스타 골퍼 전인지에게 새해 첫 달부터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LPGA에서 활동하는 한국 여자 골퍼 중 스타성, 실력, 인성 등에서 첫손에 꼽히는 전인지는 5년 동안 메인스폰서를 맡던 하이트진로와 2016년 연말 계약이 종료된 뒤 2017년 1년 동안 메인 스폰서 없이 활동했다.

드디어 결정된 
탑 선수들 거취

Nefs와 계약이 종료된 박성현이 KEB하나은행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한 후에도 전인지의 스폰서 계약은 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2015년 국내 무대를 석권한 데 이어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전인지는 2016년 미국 무대에 뛰어들어 신인왕과 평균타수 1위에 주는 베어트로피를 받는 등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7년에는 우승 없이 준우승만 5회를 차지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상금랭킹 11위, 평균타수 3위 등 정상급 활약을 펼쳤고 연말 세계랭킹 5위에 올랐다. 이렇듯 실력과 더불어 항상 환한 미소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전인지가 자신에게 걸맞은 메인스폰서를 찾는 데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드디어 지난해 12월29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전인지와 후원계약서에 사인함으로써 그동안 비어 있던 전인지의 모자 정면 자리에 KB금융 로고가 들어선다. 그동안 전인지는 모자 정면에 아무런 로고가 없는 ‘민모자’를 쓰고 경기했다.


전인지는 “메인 스폰서는 결혼 상대를 고르는 것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겠기에 지난 1년 동안 심사숙고해왔다”며 “KB금융그룹이 저의 꿈을 공감해주시고 뒷받침해주기로 하니 가슴이 설레고 기운이 솟구친다. 힘찬 새 출발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인지가 KB금융 후원을 받게 된 것은 2015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으로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고 전인지의 매니지먼트 회사는 설명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는 KB금융은 박인비, 이미향 등 두 명의 LPGA투어 선수와 오지현(21), 안송이(27) 등 2명의 KLPGA투어 선수를 후원하는 등 골프 마케팅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이번 전인지 메인 스폰서 계약의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전인지의 실력과 인기, 인성에 걸맞은 최고 대우를 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전인지의 도전 정신과 뜨거운 열정을 오랫동안 지켜봤고 전인지의 성실함과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 후원을 결정했다”며 “더 안정적인 훈련을 받고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앞다둬 이뤄진 이적·계약연장
전인지, KB금융과 메인스폰서

데뷔 4년 만인 지난해에 2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오른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샛별인 장이근은 지난달 11일 신한금융그룹과 2년간의 후원 계약을 맺어 신한금융그룹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하고 국내외 대회에서 활약하게 된다. 그동안 메인스폰서가 없었던 장이근은 김밥집 표식, ‘코리아’ 문구, 용품후원사 마크를 달고 뛰었다.

1993년생인 장이근은 2013년 프로에 데뷔했으며, 아시안 투어 Q스쿨을 수석 통과해 2016년 잉더 헤리티지 대회에서 PGA 디오픈 챔피언십 공동 44위를 기록하며 해외 무대에서도 활약을 펼친 선수다. 장이근은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 코오롱 한국오픈과 티업·지스윙 메가오픈을 제패했다. 

메가오픈에서는 28언더파 260 타를 기록해 한국 남자 프로골프 사상 72홀 최다 언더파, 최소타 신기록을 경신하며 스타성 있는 루키로 떠올랐다. 이번 후원 계약으로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에서 2010년과 2015년 상금왕을 차지한 김경태, 2016년 SMBC싱가포르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조던 스피스(미국)를 꺾고 우승한 송영한, 지난해 9월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약관의 나이로 첫 우승을 기록한 서형석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또한 장이근은 ‘마스터바니 에디션’ 골프웨어와의 후원계약도 체결했다. 마스터바니 에디션 관계자는 “올해 단독 브랜드로서 처음 프로골퍼 후원을 진행하는데 뛰어난 외모와 신체조건, 그리고 화려한 플레이와 스타성까지 겸비한 장이근 프로와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장이근 프로가 2018년 더욱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CJ그룹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은 계약이 만료된 이수민과 이창우를 방출하고 김민휘와 PGA투어 진출을 위해 웹닷컴투어서 활동 중인 임성재, 이동환과 이경훈, 강성훈까지 새로 영입했다. 이로써 기존 김시우와 안병훈 등 총 7명으로 팀이 재정비됐다. 이들 7명이 모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어 역대급 남자 골프단으로 평가받는다.

마케팅을 목적으로 골프단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 중에서 계약 선수 전체가 PGA투어 멤버로 구성된 경우는 CJ대한통운이 처음이다. 이 역대급 골프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김시우는 두드러진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말로 만료된 계약이 2022년까지 5년간 연장됐다.

후원사측 한 관계자는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합격자로 2016년 윈덤 챔피언십과 지난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서 우승한 김시우의 활약을 평가해 계약기간을 다년으로 연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체적 계약금은 양측 합의에 따라 밝혀지지 않았다.

별로 꽉채워
선수단 재편

다음으로는 탁구스타 안재형 ·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이 있다. 안병훈은 2015년 유러피언골프투어 메이저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 우승 등으로 그해 신인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5년 KPGA투어 메이저급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국내 골프팬들과 친숙해졌고 활동 무대를 본격적으로 미국으로 옮긴 2016년 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2위에 입상했다.

또 다른 멤버 김민휘는 2013년 PGA 2부인 웹닷컴투어를 거쳐 2015년 PGA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KPGA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한 차례 우승이 있지만 PGA투어에서는 아직 무관이다. 2016~2017시즌 페덱스 세인트주드 클래식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갖게 된 김민휘는 2017~2018시즌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렸던 CJ컵@나인브릿지 4위, 11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준우승 등 이번 시즌 7개 대회에 출전, 두 차례 ‘톱10’에 입상하면서 현재 상금순위 12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팀의 막내인 기대주 임성재는 지난달 17일 막을 내린 웹닷컴투어 시즌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다음 시즌 PGA투어 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PGA투어는 웹닷컴투어 시즌 상금랭킹 25위 이내 선수에게 다음 시즌 시드를 준다. 임성재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17세 때인 2015년 KPGA투어에 입문해 지난해까지 국내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했다. JGTO투어에서 상금순위 12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가능성이 검증됐다.

건설사 앞장
신생팀 창단

마지막으로 골프단에 합류한 선수는 지난달 23일 후원 계약을 체결한 강성훈이다. 말이 필요가 없는 한국 남자골프 간판 중 한명인 강성훈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이자 2008년 KPGA투어 신인상(명출상) 등을 수상한 선수다.

Q스쿨을 통해 2011년 PGA 투어에 진출한 후 지난해 4월 셸 휴스턴 오픈에서 준우승하는 등 정상 문턱에 다가갔으나 아직 첫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모교인 연세대 이름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대회에 나서다 메인스폰서 로고를 달게 된 강성훈은 “든든한 지원을 받게 된 만큼 더 책임감을 느끼고, 집중력을 키워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우리 그룹이 국내 최초로 PGA투어 CJ컵@나인브릿지 대회를 오는 2026년까지 10년간 개최한다. 상금 등 제반규모 면에서 특급대회로 분류되는 이 대회가 손님들의 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뛰어난 국내 선수 발굴과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며 “골프단을 PGA투어 멤버로 구성한 것은 바로 그런 차원에서다. 아울러 우리의 이번 전략이 자극제가 돼 국내 남자 프로골프의 발전에 기여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여자프로골프에서는 새롭게 팀을 창단한 기업과 기존 후원기업과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팀으로 이적하는 등 후원 계약 풍성하게 이뤄졌다. 주방가구 회사 넥시스는 지난해 12월28일 골프단 창단식을 열고 박유나 등 6명을 후원키로 했다.

2011년 대우증권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유나는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톱 10을 기록했다. 넥시스는 2015년 포스코 챔피언십 우승자인 최혜정,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의 김보아도 후원한다. 또 2부 투어의 유망주인 안소현과 이지현, 방송 프로로 활동하고 있는 임미소도 넥시스 모자를 쓴다. 국가대표 유해란(숭일고)에게는 주니어 육성 차원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최민호 넥시스 대표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국내 여자프로골퍼로 구성된 골프단을 창단해 무척 기쁘다. 창사 이래 매년 흑자를 기록 중인 넥시스처럼 소속 후원선수들도 함께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올해 골프단 창단을 시작으로 대회 개최 등 지속해서 스포츠마케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건설도 여자골프단을 창단한다.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 지한솔과 박희영의 동생인 박주영, 여기에 신인급 2~3명의 선수를 추가로 영입할 예정이다. 페어라이어 골프단도 지난달 16일 창단식을 가졌다. 올해 KLPGA투어에서 활동할 송남경과 2부 투어에서 활동할 김도연, 이예슬, 탁경은, 이지현3의 5명으로 구성됐다.

건설사들도 여자 골프 선수 후원에 적극적이다. 호반건설, 요진건설, 대방건설, 문영그룹도 경쟁적으로 여자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KLPGA 2017시즌 6관왕에 오른 스타 이정은은 대방건설과 3년간 24억원을 받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KLPGA투어 통산 4승에 빛나는 김민선5은 기존 스폰서였던 CJ오쇼핑의 품을 떠나 문영그룹과 후원계약식을 통해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175㎝의 큰 키를 자랑하는 김민선5은 타고난 장타력을 앞세워 KLPGA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4년 11월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이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승씩을 추가해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문영그룹은 김민선5을 비롯해 최가람, 박유준, 황율린, 안나린 등을 추가로 영입해 총 11명의 선수단을 꾸리게 됐다.


배선우와 홍란 등 이미 걸출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던 삼천리는 올해 3승을 거든 김해림을 영입했다. 김해림은 롯데 모자를 벗고 삼천리와 계약을 맺었다. 삼천리는 3년간 열리던 삼천리 투게더 오픈을 내년부터 개최하지 않는 대신 선수 후원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삼천리는 일본에서 활동하게 될 김해림의 투어 경비도 지원하게 된다. KLPGA투어 3승을 거둔 조윤지, 이주미도 삼천리가 후원한다.

KPGA 신인왕 장이근 신한금융으로
연일 쏟아진 골프단 창단 낭보

올해 5년 만에 우승하며 부활한 김자영은 SK네트웍스의 모자를 쓴다. 2012년 3승을 거두며 스타덤에 올랐다가 한 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김자영은 우승과 함께 대기업 후원사를 맞게 됐다.

2014년 상금랭킹 3위, 2015년 상금랭킹 4위에 올랐다가 지난 2년간 스윙 교정으로 성적을 내지 못한 이정민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이정민은 올해 상금랭킹 81위로 부진했지만 한화는 가능성을 믿고 후원하기로 했다. 

한화큐셀이라는 이름으로 골프단 간판을 바꿔단 한화는 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둔 김인경과 지은희, 노무라 하루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내 투어 3승을 한 김지현과 일본 투어에서 2승을 한 이민영도 한화 모자를 썼다. 

한화는 지난해 소속 선수들이 국·내외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성과가 골프단 확대로 이어졌다. 한화는 김지현과 김인경, 이민영, 지은희 등이 2017시즌 한·미·일 필드에서 무려 10승을 합작했다.

하이트진로는 김하늘과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3년 연장했다. 김하늘은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2008년 K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8승을 수확했고 2011년과 2012년에는 2년 연속 상금왕에 등극했다. 2015년부터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해는 3승을 쓸어 담아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JLPGA 투어의 골프 한류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진영에 이어 최예림도 하이트진로의 새 식구로 합류했다. 최예림은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점프(3부)투어와 드림(2부)투어를 거쳐 지난해 11월 시드순위전 6위로 단숨에 KLPGA투어 2018시즌 풀시드를 확보한 특급 루키다. 

KLPGA 최장 기간 후원사인 하이트진로는 2000년부터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주최함은 물론, 국내외에서 큰 활약을 펼친 스타플레이어들을 다수 배출하는 명문 골프단을 운영하며 한국 골프 발전에 힘쓰고 있다.

친환경 창호 선도기업 피엔에스(이하 PNS)도 KLPGA 루키 김지윤을 새식구로 맞이했다. 19살의 김지윤은 공격적인 경기운영과 아이언 샷, 쇼트게임 운영능력이 강점이다. 지난해 7월 점프투어 7차전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11월 펼쳐진 2018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19위, 2018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 with SBS’ 36위를 기록했다.

치열한 영입전 
용품 계약 활발

출범 3기를 맞은 PNS골프단은 김지윤을 포함, 기존 후원 선수인 LPGA 양희영, KLPGA 김소이, 김규리 등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PNS는 향후 유망 선수의 추가 영입과 체계적인 지원을 계획하고 있고, 골프단을 활용한 스포츠마케팅도 활발히 펼칠 방침이다.

한국미즈노는 LPGA투어에서 6승을 올린 김세영, KLPGA투어 통산 8승을 거둔 이정민, 퍼팅 달인 이승현 등과 용품 후원 계약을 맺으며 골프스타 마케팅을 강화했다. 6년째 미즈노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는 김세영과 이정민은 재계약이고, 이승현은 이번에 처음 미즈노 아이언을 사용한다. 

LPGA무대에서 활약하다가 지난해 한국으로 복귀한 백규정, KLPGA 투어 3년 차 김아림과도 계약을 맺었다. LPGA 투어 베테랑 박희영도 계약을 연장했다. 박희영은 8년째 미즈노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미즈노 아이언을 후원받게 된 남자 골퍼는 문경준과 이태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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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