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 ‘미리 보는 평창’ 발로 뛰는 총수들

‘세계적 잔치’ 회장님도 발 벗고 나섰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올해 초 대한민국은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치른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은 곳에서 수많은 국민의 손길이 행사를 더욱 돋보이게 할 전망이다. 재계도 발벗고 나섰다. 그 가운데에는 기업의 총수의 의지가 있다. 발로 뛰는 총수들을 정리했다.
 

국가 대행사 평창동계올림픽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의 지원을 통해 더욱 융성해질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도 한국을 찾는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평창올림픽 행사에 힘을 실어주는 기업 총수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선수들 배려
따뜻한 마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서 열린 ‘프랑스 국제 비즈니스 회담’에 참석해 평창올림픽을 홍보했다.

당시 자리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에두아르 필립 국무총리를 비롯해 프랑스 정부 고위 관계자와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주요기업 인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평창올림픽에 대한 홍보를 했다.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을 맡을 만큼 동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10대 총수 가운데서 최초로 성화봉송 주자로 나섰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평창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며 지난 14일 잠실 일대를 달렸다. 

신 회장이 재계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성화 봉송에 나선 것은 롯데그룹이 올림픽 개최에 많은 지원을 한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신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로 지난달 10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서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서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후원 덕분에 여러 종목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롯데그룹도 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포츠에서는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저는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이 대한민국과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에 평화를 조성하는 피스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평창올림픽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하는 등 지원사격이 계속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그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지난달 14일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섰다. 평창올림픽 사업에 공로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재계의 부자가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조 사장이 먼저 프레스센터서 파이낸스빌딩 사이를 뛰었고 조 회장은 파이낸스빌딩서 세종대로 구간을 달렸다.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이 유치되기 전부터 높은 관심을 기울였다. 2009년 9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활동하며 2011년 7월 올림픽 유치에 기여했다. 2014년 7월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해 2년동안 경기장 신설, 스폰서십 확보 등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진그룹도 평창올림픽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양새다. 조 회장이 조직위원장서 물러난 뒤에도 한진그룹은 직원 48명을 조직위원회에 파견해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직원 45명보다 많은 숫자다. 

대회기간 인천-양양간 내항기를 운항하기로 한 것도 평창올림픽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노선이지만 선수단 및 관계자 등이 원활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꾸준한 관심
민간외교관

사실 한진그룹은 2016년 2월 평창올림픽 공식물류업체로 선정된 이후 꾸준한 지원을 보내고 있다. 

한진은 인천공항, 여주, 원주, 평창, 강릉, 인천항, 부산항 등 7개 주요 거점과 함께 평창 11개, 강릉 6개의 세부 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물자에 대한 국제운송부터 통관, 보관, 현지 경기장 및 주요 시설 국내운송 등 일괄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대회서 한진은 봅슬레이 등과 같은 특수운송이 필요한 장비 및 각종 경기용품, 계측기, 방송장비, 식음료, 생필품 등 다양한 품목을 전문 물류서비스를 통해 운송한다. 

이를 위해 전세계 주요 방송국 및 스폰서 업체, NOC(National Olympic Committee), NPC(National Paralympic Committee) 등과 공고히 협력하고 있으며, 본사의 추가 인력도 파견하는 등 성공적인 대회 진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이번 동계올림픽대회와 같은 국제경기 및 행사 물류업무는 가변적인 현장 상황에 신속하고 탄력적인 대응이 필수적인 전문 물류서비스 역량과 함께 경기 스케줄 등을 고려한 적시 수송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외 네트워크 및 SCM(Supply Chain Management) 체계 최적화를 통해 완벽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의중에 따라 전사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SK그룹은 5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후원사(티어1)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공식 파트너 명칭 활용 ▲대회마크 사용 프로모션 ▲올림픽 현장 내 홍보관 운영 등 마케팅 권리를 제공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 25일 저녁 다보스 인터콘티넨탈호텔서 열린 ‘한국 평창의 밤’ 행사서 행사에 참가하는 전세계 정치·경제 리더를 대상으로 국가적 행사인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알리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 SK하이닉스의 경우 평창올림픽 티켓 대거 구입해 올림픽을 후원하는 한편 확보한 티켓을 소외계층에게 지원하는 사회적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 문화소외계층을 초대하기 위한 ‘해피투게더 기금’ 5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해피투게더는 평창올림픽을 맞아 취약계층의 문화격차 해소와 강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진행되는 사업으로, 전국 700여명의 다문화가정 및 저소득가정의 아동, 독거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평창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관람 및 대관령 하늘목장, 눈꽃축제, 오죽헌, 월정사 등 강원도 명소 탐방을 통해 문화적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기탁은 단순 지원이 아닌 사회적 배려계층의 문화체험과 올림픽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도 평창올림픽에 관심이 많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이 개최되고,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이 세계중심에 서는 행사인 만큼, 우리도 적극 동참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 26일 에드윈 퓰너(Edwin J. Feulner Jr.) 미국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만나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민간외교 활동을 펼쳤다.

“적극 동참해 
 힘을 보태야”

당시 김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국민적 염원이 담긴 국가적 행사로, 성공적 개최는 물론 남북한 화해의 장으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화그룹도 물심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관심이 많은 만큼 지원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한화는 2018년 평창올림의 조직위가 행사에 250억원 상당을 후원할 방침이다.

올림픽 제작 중 열리는 불꽃행사는 D-500, D-365, D-100,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폐막식 등 33회에 걸쳐 개최되는데 이 행사에 한화 측이 지원한다. 한화는 성화봉 제작에도 참여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올림픽의 대표 상징물인 성화봉도 9640개가 제공됐다.

한화시스템 임직원은 평창올림픽 지원 부대를 방문해 격려하고 위문품을 전달했다. 사측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24일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 중인 공군 방공포대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수재 한화시스템 레이다항공사업부장(상무)은 “전 세계인의 축제를 국가가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매서운 추위에도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부대원의 헌신적인 노고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며 “앞으로 한화시스템은 국군장병 여러분들이 긍지를 갖고 국토 수호에 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활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역시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단에 격려금 1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이재근 선수촌장, 전충렬 사무총장, 김지용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단장 등이 참석한 격려금 전달식 행사에서 1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이날 행사에서 정 회장은 “모든 선수가 올림픽 폐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주길 바란다”며 “선수단의 열정과 국민적 성원이 어우러져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또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숙박 시설을 제공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2일 강원 정선군에 개관한 ‘웰니스 리조트 파크로쉬(PARK ROCHE)’를 올림픽 기간 동안 세계 각국 올림픽 관계자 지원 숙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폐막 후에는 호텔로 본격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파크로쉬는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482에 지하 2층∼지상 12층 총 204실 규모로 조성됐다.

티켓 대거 구입
소외계층에 지원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국가의 큰 행사인 평창올림픽에서 기업들이 발벗고 나서는 것은 회사 이미지도 제고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활동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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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