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 ‘미리 보는 평창’ 대한민국 메달 유망주

빙판·설상 주인공 ‘나야 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오는 9일부터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인 총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15개 종목 306개의 메달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종합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서 치러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이하 평창올림픽)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경기에 걸린 금메달 수도 처음으로 100개가 넘는다. 선수들은 설상 70개, 빙상 32개 등 총 15개 종목 102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우리나라는 전 종목에 144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지난 2014 소치올림픽 당시 6종목 71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전까지의 최고 성적은 2010 밴쿠버올림픽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거둔 종합 5위다.

우리나라는 지난 17번의 동계올림픽서 금메달 26개를 따냈다. 그중 21개가 쇼트트랙, 4개는 스피드 스케이팅서 나왔다. 1개는 밴쿠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서 김연아 선수가 목에 걸었다. 이를 두고 메달 편중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역으로 말하면 두 종목이 세계 최강 수준이라는 뜻도 된다. 이번 평창올림픽서도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은 우리나라에 메달을 안겨줄 효자 종목으로 분류된다.

세계 최강 최민정


최민정이 2014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서 전 종목을 석권하며 4관왕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제2의 심석희’라 불렸다. 이후 시니어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최민정은 2014∼2015시즌부터 월드컵 무대서 메달을 목에 걸기 시작했다. 파죽지세로 성장한 그는 이제 심석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자 쇼트트랙 간판이 됐다.

현재 최민정의 몸 상태는 최고다. 2017∼2018시즌 1∼4차 월드컵서 금메달 8개를 쓸어 담았다. 500m, 1000m, 1500m까지 세계랭킹 1위다. 3000m 계주 역시 우리나라가 1위에 올라 있는 만큼 4관왕도 꿈은 아니다. 

현재 여자 쇼트트랙에선 500m 금메달이 한 번도 없다. 최민정이 금메달을 따낸다면 전이경, 진선유에 이은 쇼트트랙 여제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픔을 딛고 심석희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홍역을 치렀다. 여자 대표팀 코치로부터 손찌검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던 것.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심석희는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조이고 금빛 담금질에 매진하고 있다.
 

심석희는 지난 2014 소치올림픽 3000m 계주서 이를 악물고 트랙을 질주해 우리나라에 금메달을 안겼다. 당시 열일곱의 심석희가 보여준 열정과 투혼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여전히 여자 대표팀 에이스인 심석희는 이번 대회서도 1000m, 1500m, 계주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무서운 막내 황대헌


2014 소치올림픽서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선봉장에는 황대헌이 섰다. 황대헌은 평창 올림픽 개막 2일째인 10일 우리나라에 첫 금빛 낭보를 전할 가능성이 높다.

밴쿠버 넘어 최고 성적 노려
각종 악재 딛고 막판 스퍼트

황대헌은 앞서 2∼3차 월드컵서 1500m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1차와 4차에서는 2위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종목은 5000m 계주. 황대헌은 “개인전 전 종목에 나간다. 모두 신경 쓴다”며 “그래도 계주가 가장 중요하다. 형들과 함께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

이상화가 한국 빙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m서 금메달을 따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서 3연패를 이뤄낸 선수는 여자 500m의 보니 블레어(미국)가 유일하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현재 500m 세계랭킹 1위 고다이라 나오를 넘어서야 한다. 고다이라는 이상화가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는 사이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최근 기록 차이가 줄고 있고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이 더해진다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초대 챔피언? 이승훈

이승훈은 이번 대회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의 첫 금메달을 노린다.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시작했다 쇼트트랙으로 종목을 바꾼 뒤 다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된 그는 2010 밴쿠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서 금메달, 5000m서 은메달을 따내며 ‘빙상 남신’으로 떠올랐다.
 

2014 소치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출전인 평창 올림픽서 그는 남자 5000m, 1만m, 매스스타트, 팀 추월 등 4개 종목에 출전한다.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들이 400m 트랙을 16바퀴, 6400m를 돌며 각 기점마다 획득한 점수를 더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현재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월드컵 4차 대회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담금질을 마쳤다.

부상을 넘어라 김보름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김보름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중·장거리 종목서 강세를 보였다. 장거리 레이스인 매스스타트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다. 김보름은 지난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최근 김보름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1차 대회서 허리 부상을 입은 게 컸다. 2차 대회는 출전하지 못했고 3차서 11위를 기록하면서 세계랭킹이 10위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4차 대회서 동메달을 따내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꿈꾸던 도전 최다빈

최다빈은 지난달 26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서 총점 190.23점으로 여자 싱글 종합 4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기록에는 뒤졌지만 시즌 최고 점수라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최다빈은 지난해 모친상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부츠와 부상 문제도 따라 다녔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자국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부담도 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빙상보다 설상 종목에 금메달이 더 걸려있지만 우리나라는 ‘설상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번 대회서도 빙상 종목에는 32개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설상은 그 두 배가 넘는 70개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서 사상 첫 설상 종목 메달에 도전한다.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첫 금 사냥 윤성빈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이 우리나라에 사상 첫 설상 종목 금메달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준비는 완벽하게 마친 상태다. 윤성빈은 총 8차에 걸친 월드컵 대회 중 1∼7차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휩쓸며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4년 전 출전 선수 중 16위를 기록했던 윤성빈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후보 0순위로 부상했다. 하루에 두 번, 이틀에 걸쳐 총 4차례 활주하는 스켈레톤은 한 번의 실수가 순위를 좌우한다. 전 세계에 있는 전용 트랙마다 전체 길이와 곡선이 다른 만큼 일찌감치 코스 적응훈련에 돌입한 윤성빈은 홈 이점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배추보이]
[이상호]

이상호는 어린 시절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서 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서 메달을 노리는 그는 한국 스키에 첫 메달을 안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노보드 알파인은 스노보드를 타고 가파른 경사를 누가 빨리 내려오는지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전통의 강호 쇼트트랙부터
불모지였던 바이애슬론까지

이상호는 2017∼2018 시즌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랭킹 9위를 기록하고 있다.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만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앞서 그는 지난해 3월 터키서 열린 월드컵서 2위에 올라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월드컵 메달을 획득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로 쓴 바 있다.

문턱 넘는다 최재우

최재우는 각종 대회서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골로 달았다. 하지만 번번이 메달 문턱서 좌절하는 일도 많았다. 15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2014 소치 올림픽 1차 예선서 10위를 기록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2차 예선서 실수로 코스를 이탈해 실격했다.

2014 소치올림픽 이후 턴 기술 보완에 나선 그는 지난해 12월 핀란드 월드컵서 6위, 중국 대회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년 반 정도 최재우에 대한 심리지원을 진행한 황승현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위원은 “(최재우는) 챔피언 기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심적 안정까지 장착한 그는 평창올림픽서 시상대에 서겠다는 각오다.

출격만 남았다 원윤종-서영우

봅슬레이는 첫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 대회부터 정식 정목이었지만 아시아권 선수가 메달을 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과 서영우는 이번 대회서 첫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지난 2016년 1월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월드컵 5차 대회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아시아 최초 타이틀을 따낸 바 있다. 2016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두 선수는 지난해 다소 주춤했지만 평창 올림픽 메달권을 정조준하면서 훈련에 매진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월드컵 3차 대회서 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는 등 상승세를 탔다. 내친 김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마지막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푸른 눈의 국가대표’인 귀화선수가 19명이 출전한다. 

전체 우리나라 선수단 144명의 13%에 달하는 숫자로,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이 평창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아이스하키다. 남자 아이스하키 7명, 여자 아이스하키 4명 등 총 11명이 귀화선수다. 

이외에도 크로스컨트리 1명, 프리스타일 스키 1명, 루지 1명, 바이애슬론 4명, 피겨 아이스댄스 1명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평창을 누빈다.

애국가 듣는 귀화 선수들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압바쿠모바, 티모페이 랍신 등 세 선수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러시아서 우리나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들은 바이애슬론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서 메달을 거머쥐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것으로 러시아가 특히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세 선수 가운데 랍신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 대표를 지냈고, 국제 바이애슬론연맹 월드컵서 6차례나 우승한 전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랍신의 등장은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는 바이애슬론 종목 사상 첫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평창에 오는 해외 스타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진행된다. 총 92개국 선수 3000여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인 만큼 해외 스타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우리나라 선수들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스타들이 실력을 뽐낼 무대가 될 평창 올림픽. 해외 스타들의 활약은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 알파인 스키)= 린지 본은 현재 단연 최고의 겨울스포츠 스타다. 알파인 스키 최강자인 본은 2010 밴쿠버 올림픽 여자 활강서 금메달을 땄고,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통산 79회 우승으로 여자 선수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평창서 금메달을 따고 명예로운 은퇴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새 피겨여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메드베데바는 여자 싱글 우승 1순위로 꼽힌다. 2016, 2017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메드베데바는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갖고 있던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점프 기계’라고 불릴 정도로 기량은 의심할 나위 없지만 오른 발등 골절로 공백기를 가진 게 변수다.

▲‘스키의 왕’ 에릭 프렌첼(독일, 노르딕 복합)=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가 결합한 노르딕복합은 유일하게 여자 경기가 열리지 않는 종목이다. 그만큼 초인적인 신체 능력이 필요하다. 에릭 프렌첼은 이 같은 노르딕복합 종목서 꾸준히 왕좌를 지키는 중이다. 그는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주종목이 있지만 그는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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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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