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 ‘미리 보는 평창’ 대한민국 메달 유망주

빙판·설상 주인공 ‘나야 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오는 9일부터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인 총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15개 종목 306개의 메달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종합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서 치러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이하 평창올림픽)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경기에 걸린 금메달 수도 처음으로 100개가 넘는다. 선수들은 설상 70개, 빙상 32개 등 총 15개 종목 102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우리나라는 전 종목에 144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지난 2014 소치올림픽 당시 6종목 71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전까지의 최고 성적은 2010 밴쿠버올림픽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거둔 종합 5위다.

우리나라는 지난 17번의 동계올림픽서 금메달 26개를 따냈다. 그중 21개가 쇼트트랙, 4개는 스피드 스케이팅서 나왔다. 1개는 밴쿠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서 김연아 선수가 목에 걸었다. 이를 두고 메달 편중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역으로 말하면 두 종목이 세계 최강 수준이라는 뜻도 된다. 이번 평창올림픽서도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은 우리나라에 메달을 안겨줄 효자 종목으로 분류된다.

세계 최강 최민정

최민정이 2014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서 전 종목을 석권하며 4관왕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제2의 심석희’라 불렸다. 이후 시니어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최민정은 2014∼2015시즌부터 월드컵 무대서 메달을 목에 걸기 시작했다. 파죽지세로 성장한 그는 이제 심석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자 쇼트트랙 간판이 됐다.

현재 최민정의 몸 상태는 최고다. 2017∼2018시즌 1∼4차 월드컵서 금메달 8개를 쓸어 담았다. 500m, 1000m, 1500m까지 세계랭킹 1위다. 3000m 계주 역시 우리나라가 1위에 올라 있는 만큼 4관왕도 꿈은 아니다. 

현재 여자 쇼트트랙에선 500m 금메달이 한 번도 없다. 최민정이 금메달을 따낸다면 전이경, 진선유에 이은 쇼트트랙 여제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픔을 딛고 심석희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홍역을 치렀다. 여자 대표팀 코치로부터 손찌검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던 것.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심석희는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조이고 금빛 담금질에 매진하고 있다.
 

심석희는 지난 2014 소치올림픽 3000m 계주서 이를 악물고 트랙을 질주해 우리나라에 금메달을 안겼다. 당시 열일곱의 심석희가 보여준 열정과 투혼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여전히 여자 대표팀 에이스인 심석희는 이번 대회서도 1000m, 1500m, 계주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무서운 막내 황대헌

2014 소치올림픽서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선봉장에는 황대헌이 섰다. 황대헌은 평창 올림픽 개막 2일째인 10일 우리나라에 첫 금빛 낭보를 전할 가능성이 높다.

밴쿠버 넘어 최고 성적 노려
각종 악재 딛고 막판 스퍼트

황대헌은 앞서 2∼3차 월드컵서 1500m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1차와 4차에서는 2위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종목은 5000m 계주. 황대헌은 “개인전 전 종목에 나간다. 모두 신경 쓴다”며 “그래도 계주가 가장 중요하다. 형들과 함께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

이상화가 한국 빙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m서 금메달을 따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서 3연패를 이뤄낸 선수는 여자 500m의 보니 블레어(미국)가 유일하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현재 500m 세계랭킹 1위 고다이라 나오를 넘어서야 한다. 고다이라는 이상화가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는 사이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최근 기록 차이가 줄고 있고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이 더해진다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초대 챔피언? 이승훈

이승훈은 이번 대회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의 첫 금메달을 노린다.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시작했다 쇼트트랙으로 종목을 바꾼 뒤 다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된 그는 2010 밴쿠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서 금메달, 5000m서 은메달을 따내며 ‘빙상 남신’으로 떠올랐다.
 

2014 소치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출전인 평창 올림픽서 그는 남자 5000m, 1만m, 매스스타트, 팀 추월 등 4개 종목에 출전한다.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들이 400m 트랙을 16바퀴, 6400m를 돌며 각 기점마다 획득한 점수를 더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현재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월드컵 4차 대회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담금질을 마쳤다.

부상을 넘어라 김보름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김보름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중·장거리 종목서 강세를 보였다. 장거리 레이스인 매스스타트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다. 김보름은 지난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최근 김보름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1차 대회서 허리 부상을 입은 게 컸다. 2차 대회는 출전하지 못했고 3차서 11위를 기록하면서 세계랭킹이 10위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4차 대회서 동메달을 따내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꿈꾸던 도전 최다빈

최다빈은 지난달 26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서 총점 190.23점으로 여자 싱글 종합 4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기록에는 뒤졌지만 시즌 최고 점수라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최다빈은 지난해 모친상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부츠와 부상 문제도 따라 다녔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자국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부담도 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빙상보다 설상 종목에 금메달이 더 걸려있지만 우리나라는 ‘설상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번 대회서도 빙상 종목에는 32개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설상은 그 두 배가 넘는 70개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서 사상 첫 설상 종목 메달에 도전한다.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첫 금 사냥 윤성빈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이 우리나라에 사상 첫 설상 종목 금메달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준비는 완벽하게 마친 상태다. 윤성빈은 총 8차에 걸친 월드컵 대회 중 1∼7차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휩쓸며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4년 전 출전 선수 중 16위를 기록했던 윤성빈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후보 0순위로 부상했다. 하루에 두 번, 이틀에 걸쳐 총 4차례 활주하는 스켈레톤은 한 번의 실수가 순위를 좌우한다. 전 세계에 있는 전용 트랙마다 전체 길이와 곡선이 다른 만큼 일찌감치 코스 적응훈련에 돌입한 윤성빈은 홈 이점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배추보이]
[이상호]

이상호는 어린 시절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서 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서 메달을 노리는 그는 한국 스키에 첫 메달을 안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노보드 알파인은 스노보드를 타고 가파른 경사를 누가 빨리 내려오는지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전통의 강호 쇼트트랙부터
불모지였던 바이애슬론까지

이상호는 2017∼2018 시즌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랭킹 9위를 기록하고 있다.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만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앞서 그는 지난해 3월 터키서 열린 월드컵서 2위에 올라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월드컵 메달을 획득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로 쓴 바 있다.

문턱 넘는다 최재우

최재우는 각종 대회서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골로 달았다. 하지만 번번이 메달 문턱서 좌절하는 일도 많았다. 15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2014 소치 올림픽 1차 예선서 10위를 기록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2차 예선서 실수로 코스를 이탈해 실격했다.

2014 소치올림픽 이후 턴 기술 보완에 나선 그는 지난해 12월 핀란드 월드컵서 6위, 중국 대회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년 반 정도 최재우에 대한 심리지원을 진행한 황승현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위원은 “(최재우는) 챔피언 기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심적 안정까지 장착한 그는 평창올림픽서 시상대에 서겠다는 각오다.

출격만 남았다 원윤종-서영우

봅슬레이는 첫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 대회부터 정식 정목이었지만 아시아권 선수가 메달을 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과 서영우는 이번 대회서 첫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지난 2016년 1월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월드컵 5차 대회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아시아 최초 타이틀을 따낸 바 있다. 2016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두 선수는 지난해 다소 주춤했지만 평창 올림픽 메달권을 정조준하면서 훈련에 매진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월드컵 3차 대회서 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는 등 상승세를 탔다. 내친 김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마지막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푸른 눈의 국가대표’인 귀화선수가 19명이 출전한다. 

전체 우리나라 선수단 144명의 13%에 달하는 숫자로,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이 평창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아이스하키다. 남자 아이스하키 7명, 여자 아이스하키 4명 등 총 11명이 귀화선수다. 

이외에도 크로스컨트리 1명, 프리스타일 스키 1명, 루지 1명, 바이애슬론 4명, 피겨 아이스댄스 1명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평창을 누빈다.

애국가 듣는 귀화 선수들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압바쿠모바, 티모페이 랍신 등 세 선수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러시아서 우리나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들은 바이애슬론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서 메달을 거머쥐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것으로 러시아가 특히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세 선수 가운데 랍신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 대표를 지냈고, 국제 바이애슬론연맹 월드컵서 6차례나 우승한 전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랍신의 등장은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는 바이애슬론 종목 사상 첫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평창에 오는 해외 스타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진행된다. 총 92개국 선수 3000여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인 만큼 해외 스타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우리나라 선수들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스타들이 실력을 뽐낼 무대가 될 평창 올림픽. 해외 스타들의 활약은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 알파인 스키)= 린지 본은 현재 단연 최고의 겨울스포츠 스타다. 알파인 스키 최강자인 본은 2010 밴쿠버 올림픽 여자 활강서 금메달을 땄고,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통산 79회 우승으로 여자 선수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평창서 금메달을 따고 명예로운 은퇴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새 피겨여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메드베데바는 여자 싱글 우승 1순위로 꼽힌다. 2016, 2017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메드베데바는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갖고 있던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점프 기계’라고 불릴 정도로 기량은 의심할 나위 없지만 오른 발등 골절로 공백기를 가진 게 변수다.

▲‘스키의 왕’ 에릭 프렌첼(독일, 노르딕 복합)=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가 결합한 노르딕복합은 유일하게 여자 경기가 열리지 않는 종목이다. 그만큼 초인적인 신체 능력이 필요하다. 에릭 프렌첼은 이 같은 노르딕복합 종목서 꾸준히 왕좌를 지키는 중이다. 그는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주종목이 있지만 그는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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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