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및 박물관 여행 ①강원 강릉·평창

올림픽만큼 재밌는 박물관 · 미술관 나들이

올림픽은 체육을 넘어 문화 대축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는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예술 공간 나들이로 한결 풍성해진다. 올림픽의 주 무대인 강릉·평창 일대에는 개성 넘치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여럿 있다. 커피, 소리, 민속 등 이색 테마 박물관에서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까지 다채롭다. 동계올림픽의 함성을 체험한 뒤, 박물관과 미술관 나들이로 2월의 감동을 되새길 수 있다.

요즘 강릉은 커피가 대세다. 강릉을 커피 1번지의 반열에 올리는 데는 박물관이 일조했다. 왕산면의 ‘강릉커피박물관’은 커피를 알고, 만나고, 즐기는 공간이다. 2000년 문을 연 박물관은 커피를 문화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원두 분쇄기를 비롯해 커피 관련 유물 수천 점을 소장하고, 그중 200여 점을 전시한다. 최초의 커피 제국인 오스만튀르크의 커피, 프랑스 문학 거장 발자크의 커피 추출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고 커피의 역사와 제조 과정도 엿볼 수 있다. 강릉커피박물관은 커피농장을 운영해 국내산 커피를 생산한다. 박물관 온실에서 커피나무가 자라며, 예약하면 커피 로스팅과 에스프레소 추출 등 체험이 가능하다. 

운치 있는 커피 한잔

최근에는 강문해변 인근에 2호점(커피커퍼 커피박물관)을 열었다. 2호점은 카페와 박물관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바다와 전시물을 감상하며 커피와 문화를 향유하기 좋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강릉커피거리로 명성 높은 안목해변을 거닐어보자. 겨울 바다가 운치 있다. 


경포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소리를 테마로 한 박물관을 만난다.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은 소리와 에디슨에 대한 고집스런 사랑이 묻어나는 곳이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은 1982년 참소리방으로 시작해 36년간 강릉의 한 축을 지켜왔다. 손성목 관장이 세계 60여 개국에서 수집한 명품 축음기, 오르골, 라디오 등 소리관련 기구 2500여 점을 전시한다. 축음기가 발명되기 전의 오르골(뮤직 박스), 오래된 질감이 멋스러운 장식용 내장형 축음기, 추억의 전축 등 전시물이 다양하다. 박물관에는 축음기 시대 아날로그 음악에서 현대 디지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감상실도 마련됐다. 박물관의 소장품 1호는 손 관장이 여섯 살 때 아버지가 선물해준 ‘콜롬비아 G241’ 축음기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과 연결된 ‘에디슨과학박물관’은 에디슨의 대표 발명품인 전구, 축음기, 영사기 등 2000여 점을 전시하는 세계 최대의 에디슨 관련 박물관이다. 에디슨이 처음 만든 탄소전구, 영사기 등도 볼 수 있다. 에디슨과학박물관 옆에 자리한 ‘손성목 영화박물관’에는 세계 최초의 영사기,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촬영한 카메라 등 각국의 영사기와 영화 관련 소품, 옛 TV 등을 전시한다. 


강릉, 커피·축음기·에디슨 등 이색 테마 박물관 즐비
평창, 조각과 메밀꽃이 어우러진 향토색 미술관 인기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의 2월은 뜨겁다. 강릉시 난설헌로에 자리한 2018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은 올림픽 유치 과정의 역사와 종목을 한눈에 살펴보는 공간이다. 중고 컨테이너를 재활용한 이곳은 눈을 형상화한 구조로 만들었다. 동계스포츠 영웅들이 역동적인 자세를 취한 조형물,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와 함께하는 포토 존 등이 마련됐다. 성화봉과 올림픽 메달 등을 구경하고, 미니 하키와 컬링 체험도 가능하다. 4D 체험관에서는 동계올림픽 경기의 짜릿한 순간을 4D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강릉시립미술관, 선교장 등이 강릉 문화 예술 나들이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 ‘강릉시립미술관’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시립미술관으로, 강릉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화부산로 언덕에 들어섰다. 자그마한 2층 건물은 530㎡ 규모 전시 공간을 갖췄으며, 2월에는 ‘DMZ 사진전’ ‘규방 공예전’ 등이 열릴 예정이다.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 5호)’은 300여 년간 원형이 보존된 사대부 전통 가옥이자 영동 지방 최고의 고택이다. 선교장 내 생활유물전시관에는 유물 200여 점을 전시한다. 광해군이 하사한 말안장, 추사 김정희의 현판, 식기와 제기 등도 볼 수 있다. 


설국 평창으로 넘어가면 정겨운 미술관이 반긴다. ‘무이예술관’은 폐교를 개조해 미술관으로 조성했다. 인근 휘닉스파크에서는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경기가 펼쳐진다. 무이예술관은 조각·회화·서예 작업실이자 오픈 스튜디오다. 눈 덮인 옛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꾸몄으며, 인물을 다채로운 방법으로 형상화한 오상욱 작가의 작품이 돋보인다. 교실에는 30여 년간 메밀꽃을 그려온 정연서 화백의 작품이 있는데, 한겨울에도 하얗게 피어난 메밀꽃이 탐스럽다. 실제로 조각공원 옆은 여름에 메밀꽃이 활짝 피는 메밀밭이다. 소하체를 개발한 소하 이천섭 선생의 서예 작품도 교실 한편을 채운다. 
무이예술관에서는 메밀꽃 압화와 판화, 가훈 쓰기 등 소소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가족 단위로 방문해도 체험이 가능하며, 동계패럴림픽이 열리는 3월까지 예술관을 무료 개방할 예정이다.

폐교 활용한 ‘무이예술관’

무이예술관 가는 길의 봉평 일대는 소설가 이효석의 흔적과 봉평장터를 만나는 곳이다. 이효석의 작품과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이효석문학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물레방아와 징검다리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봉평장은 끝자리 2·7일에 서며 메밀전병, 수수떡 등 평창의 다채로운 먹거리가 있다. 강릉과 평창 일대의 박물관·미술관 여행은 새로 뚫린 경강선 KTX를 이용하면 편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강릉커피박물관→안목해변→무이예술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강릉커피박물관→안목해변→2018평창동계올림픽홍보체험관 
[둘째 날] 강릉 선교장→강릉시립미술관→무이예술관→봉평장터→이효석문학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강릉관광 http://gntour.go.kr
- 강릉커피박물관 www.coffeemuseum.kr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www.edison.kr 
- 강릉시립미술관 http://gnmu.gn.go.kr 
- 강릉 선교장 www.knsgj.net 
- 평창문화관광 http://tour.pc.go.kr
- 무이예술관 www.mooee.co.kr  

문의 전화
- 강릉시청 관광과 033)640-5125
- 강릉커피박물관(왕산면) 070-8888-0077
- 커피커퍼 커피박물관(강문해변) 033)652-5599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033)655-1130 
- 2018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 033)651-1722 
- 강릉 선교장 033)648-5303 
- 강릉시립미술관 033)640-4271 
-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033)330-2742
- 무이예술관 033)335-6700
- 이효석문학관 033)335-9669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0~30분 간격(06:32~23:0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0~23:3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기차] 청량리역-강릉역, KTX 하루 20회(05:40~22:50)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8회(05:55~22:55)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운행 시간과 횟수 변경 예정)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 강릉 IC→경강로→왕산로→강릉커피박물관 

숙박 정보
- MGM호텔: 강릉시 해안로535번길, 033)644-2559,  www.mgmhotel.co.kr 
- 다우리조텔: 강릉시 강동면 정동등명길, 033)644-1771, www.dwresort.com(한국관광품질인증)
- BR호텔: 강릉시 중앙시장3길, 033)647-0261(한국관광품질인증)
- 경포비치관광호텔: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033)643-6699, www.gyungpobeach.com 
- 평창현대리조트: 평창군 봉평면 진조1길, 033)334-7775, http://hyundaivillage.com(한국관광품질인증) 

식당 정보 
- 초당고부순두부(순두부백반): 강릉시 강릉대로587번길, 033)653-7271, https://gobu.modoo.at
- 강릉감자옹심이(감자옹심이): 강릉시 토성로, 033)648-0340
- 점봉산산채산나물천국(산채정식): 강릉시 난설헌로, 033)652-7033
- 원조강릉교동반점 본점(짬뽕): 강릉시 강릉대로, 033)646-3833
- 현대막국수(메밀막국수): 평창군 봉평면 동이장터길, 033)335-0314 
- 메밀꽃막국수(육회막국수): 평창군 봉평면 기풍로, 033)333-0535

주변 볼거리
정동진시간박물관, 정동심곡바다부채길, 하슬라아트월드, 월정사, 평창올림픽시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