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덩어리’ 현대라이프의 실상
‘부실덩어리’ 현대라이프의 실상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8.01.31 10:22
  • 호수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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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축내는 애물단지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현대라이프가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모기업으로부터 수년째 자금 수혈 받았지만 빨간불이 켜진 재무건전성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10월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녹십자생명을 인수하며 생명보험업계에 진출했다. 캐피탈(현대카드)·증권(현대차투자증권)·보험(현대라이프)을 모두 갖춰 금융 계열사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였다. 현재 현대라이프 지분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30.28%)와 현대커머셜(20.37%)이 절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돈 먹는 하마

현대라이프가 출범하자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가 시장을 장악한 구조서 후발주자가 자리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이었다. 그럼에도 현대카드 성공신화 주역이자 현대라이프 인수를 진두지휘한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은 현대라이프의 성공을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현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별도기준으로 지난 2012년 -319억원, 2013년 -316억원, 2014년 -871억원, 2015년 -485억원, 2016년 -198억원, 2017년 3분기 -4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적자만 2273억원에 달한다. 

현대라이프 출범 초 정 부회장이 “빠르면 2년 안에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룹지원 없이도 독자경영을 통해 현대라이프를 성공시키겠다던 포부와 확연히 대비되는 현실이었다.
 

적자행진을 거듭하는 사이에 재무건전성은 나날이 악화됐다. 반대로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 필요성은 높아졌다.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48%까지 떨어져 업계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돈 붓기?
인수후 자금수혈 4차례

결국 현대라이프는 현대차그룹의 자금 수혈에 기대야만 했다. 2014년 5월 대주주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950억원의 자금이 현대라이프로 흘러갔다. 2015년에는 대만의 푸본그룹으로부터 213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는데 이 과정서 푸본그룹은 현대라이프 지분 48%를 확보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11월29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600억원대 후순위채권과 400억원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현대커머셜이 모두 인수했다.

지난해 12월12일에는 3000억원대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이 전해졌다. 1대주주인 현대차그룹과 2대주주인 대만 푸본생명이 각각 지분비율에 맞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게 골자였다. 출자금액은 현대모비스 896억7000만원, 현대커머셜 603억3000만원, 푸본생명 1500억원이다. 

즉,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네 번째 자금 수혈이 이뤄진 셈이다. 

모기업 차원의 자금 지원이 거듭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15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결정된 현대라이프의 3000억원대 유상증자에 대해 문제 삼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은 “유상증자만으로 현대라이프생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것이 아닌 상황서 구체적인 계획이나 상환 가능성 등에 대한 판단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태영 부회장 책임론이 언급되는 것도 현대라이프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녹십자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려 했던 장본인”이라며 “현대카드 등 그룹 금융계열사의 부회장이자 현대라이프생명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이기 때문에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영진 책임론이 급부상한 건 현대라이프의 부진한 실적이 전략적인 측면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아픈 손가락

후발주자였던 현대라이프는 출범 당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마트에서 파는 보험’ ‘제로 보험’ 등 색다른 상품들을 연달아 공개했다. 현대라이프가 차별화된 마케팅을 내세운 건 정 부회장이 이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서 같은 전략으로 효과를 거뒀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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