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평생교육원 야구리그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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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1.22 11:38:27
  • 호수 1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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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서 희망으로”

방학 기간이라 인적이 드문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 교문 입구서부터 정체모를 비장함이 흘러나왔다.

서형준(21)씨는 야구 명문 대구상원고서 140km/h 중반을 던지던 전도유명한 투수였다. 그러나 부상, 유급 등의 불운이 겹치며 대학진학에 실패했고 이미 21살이다. 군 입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부상만 아니었어도…기회만 더 있었어도…”라며 고개를 떨궜다.

갈 곳 없는
체육특기자

문제는 이렇게 선택을 받지 못하고 갈 곳 없는 선수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고등학교 야구부는 75개. 그러나 대학 야구부는 그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28개뿐이다(23개의 4년제 대학교와 5개의 2년제 전문대학이 있으며 서울대학교는 제외한다).

2018년도 대입 야구 종목의 체육특기자 진학 상황을 살펴보면 서울지역 16개의 교교야구팀의 졸업예정자 선수 중 18%가, 전국적으로는 30% 이하의 선수들만이 대학교 야구부로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국적으로 해마다 700여명의 선수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가운에 이들 중 상급학교인 4년제 종합대학교와 2년제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선수들은 약 200여명에 불과하다.


프로야구단의 지명자(지난해 11월 프로야구단 지명대상자는 954명이었으나 단 110명만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를 더해도 야구특기생들을 모두 담아내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야구를 그만두는 것은 물론 ‘청년백수’로 방황하거나 군에 입대해야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그들이 이대로 방치될 경우 야구도, 제2의 길도 찾을 수 없는 잉여인력이 돼버린다는 점이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엘리트 야구인으로서의 길이 사실상 막혀버린다. 선수생활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공부해서 입시를 준비한다거나 취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경기도 소재 모 고등학교서 왔다는 A선수의 어머니는 “이 아이들은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입학에 실패했을 때 뭘 시켜야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선수 출신 학생 매년 700여명
진학 못하면 청년백수로 방황

매년 700여명의 야구특기생 졸업생들이 생겨난다. 따라서 이들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서 나온 대안이 국내 4년제 대학교의 ‘평생교육원 야구부’ 창단이다.

김형기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교학팀장은 “지난 전국체전서 인천시 태권도부가 생긴 이래 10년 만에 은메달을 땄다. 여기에서 모티브가 나왔다. 우리는 그들에게 장학금은 지급하지 못하지만 환경은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은 열심히 해서 인천대학교를 빛내주면 학교와 개인 모두 상생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평생교육원 야구부 창단배경을 설명했다.
 

평생교육원 야구부는 ‘학점은행제’를 기반으로 한다. 정해진 학점을 모두 채우면 특정대학 학위 혹은 교육부장관이 수여하는 정식 학사 학위가 수여된다. 

학위 취득뿐만 아니라 야구도 계속 할 수 있다. 평생교육원 야구부에 소속된 이들은 수업을 모두 듣고 야구부 훈련을 병행하며 4년 후를 기약한다는 점에서 일반 대학교 야구부와 별반 차이가 없다.

사실 평생교육원 야구부 창단은 많은 문제를 감내한 후에야 가능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대학야구연맹팀들의 반대였다. 그들은 평생교육원 야구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식대학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당연히 리그에 편입될 수 없었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2017년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이 통합되었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세종대, 가천대 등을 클럽으로 등록시켰다. 

클럽으로 등록이 된 후 대학야구연맹에 소속된 팀들과는 경기를 할 수가 없기에 그들은 독자적인 조직을 만들기로 결의했고 한국대학야구협회(KUBA, Korea University Baseball Association)라는 독립적인 단체를 발족시켰다.

세종대, 가천대 등 평생교육원서 창단된 야구부는 한국대학야구협회에 소속되며 대한야구연맹과 별개로 그들끼리 리그를 만들어서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야구부는 그 5번째 팀이다. 바야흐로 대학야구의 ‘독립리그’가 태동하는 것이다.

대학야구협회 소속 팀들의 리그전이 사실상의 독립리그가 되는 이유는 이 안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선수는 상위대학으로의 편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종신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야구부 감독은 “이 안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면 74학점 이상을 이수하는 3학년 때부터 상위 대학으로의 편입이 가능하다. 학교서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정규대학이 아니라고 해서 야구 환경도 허술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야구 인프라는 매우 훌륭했다. 일단 학교서 오전에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해준다.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정병철 담당교수는 “학생들이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하는 일이 없도록 체계적으로 수업 스케줄을 관리해줄 것이다. 특히 야구부는 단체 연습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오전에 수업을 몰아서 많은 단체 훈련시간을 보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년별로 수업 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에 모여서 훈련이 힘든 기존 대학야구부들의 단점이 평생교육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대학야구협회
7∼8개팀 창단 예정

훈련 시설도 이날 입학설명회를 찾은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형기 팀장은 “인천전국체전이 개최되었던 2면의 야구장을 훈련용도로 제공하고 겨울철 몸을 만들기 위한 제물포캠퍼스 내 최신 웨이트트레이닝장, 식당 등 을 야구부를 위해 제공하겠다”며 “인원이 좀 더 보강이 되면 겨울철 훈련을 위한 실내연습장 또한 마련할 것이며 정원이 25명이 초과되면 코치도 1명 추가 충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훈련시설들을 돌아본 학부모들은 훈련 시설에 대해서 상당히 만족해했다. 한 학부모는 “야구부가 없었던 학교인데도 시설이 상당히 잘 구축돼있다. 언제부터 훈련할 수 있느냐”라며 적극성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서 보다 많은 경기를 통해 경기력 향상을 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김종신 감독은 “이들에게는 기록이 필요하다. 기록이 없는데 스카우터들이 이들을 어떻게 평가를 한단 말인가. 기록은 많은 경기를 뛰어야 만들어진다. 7∼8개 팀이 창단이 되면 토너먼트가 아니라 리그전을 통해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디자인고교에서 투수로 뛰었던 전상우(21)씨는 “나는 여러 조건 중 경기를 많이 한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흡족해했다.

단지 야구에 대한 것뿐만 아니었다. 인천대학교 야구부 창단 설명회서 중요한 화두는 제2의 길을 위한 준비였다. 

김 감독은 “모두 프로에 가면 좋겠지만 한계가 있다. 당연히 제2의 길을 준비해야 하고, 우리는 그것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평생교육원 야구단의 진정한 가치는 어쩌면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
대안으로 평생교육원 야구부

실제 작년 11월 개최되었던 프로야구 2차드래프트 지명자 110인에 포함된 대졸 선수는 단 19명뿐이었다. 상위권 대학 엘리트 선수들에게 조차 프로행은 희박한 확률이다. 평생교육원 야구부도 이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졸업 후 제2의 인생을 걸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형기 팀장은 “야구심판, 체육교사, 다양한 자격증 취득 등 여러 방면서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4년의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스포츠는 엘리트체육서 클럽 및 동호회 중심 생활 체육으로의 방향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는 아무리 우수한 선수라고 할지라도 일정 학점을 취득하지 못하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는 모두가 공감하는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다.

문제는 이러한 법이 시행되고 정착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이제 막 엘리트 스포츠에 입문하는 초등학생들이라면 대학진학에 실패해도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왔기에 충분히 제2의 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현 고등학생들은 그 과도기서 상대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엘리트 체육만을 강요받은 환경서 살아왔기에 체육을 그만두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서형준씨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수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수업은 잠자는 시간일 뿐이었다. 그것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10년을 지내오다가 바뀐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라며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교실에 앉아있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에 도움에 된다고 보는가.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항변했다.

즉 그들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평생교육원 야구부는 제도적 완충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대학야구협회는 현재 전국의 4년제 종합대학교에서 부설 운영 중인 평생교육원들과 연계해 야구부를 창단한 후 2018년부터 리그를 운영할 예정으로, 현재 약 7∼8개의 대학교서 창단을 본격화해 추진하고 있다. 

7∼8개라면 어림잡아 약 150명 이상의 학생들을 흡수할 수 있고, 그들은 4년의 기간 동안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경기력 향상 위한
체계적인 인프라

야구부 창단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이런 좋은 제도가 있는 줄 몰랐다. 희망이 생기는 느낌이다. 학위 취득서부터 야구까지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 아니냐”며 반가워했다. 

동산고서 4번 타자를 맡으며 주전 1루수로 활약하기도 했었던 이대한(21)씨는 “나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열렸다. 부상만 없다면 내 스스로의 잠재력을 믿는다.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이곳에서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보다 더 나은 실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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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