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또 닮은꼴 보니…

다시 꾸는 인생역전의 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SNS는 물론 뉴스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가상화폐’다. 가상화폐 열풍은 이제 광풍으로 변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가상화폐 바람은 2003년 휘몰아친 로또광풍을 떠올리게 한다. <일요시사>가 15년을 사이에 둔 ‘인생역전의 꿈’을 들여다봤다.
 

경기불황과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일확천금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회사월급이나 사업으로 목돈을 만지기 어려운 시대가 되자 ‘한탕’을 바라는 분위기가 사회 전체에 스며드는 형국이다. ‘평생 벌어도 내 집 한 채 못 사는데…’라는 자조적인 생각은 사람들의 시선을 로또나 가상화폐로 돌려놨다.

경기 나쁠수록

일부 사람들은 가상화폐를 ‘행복한 꿈’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12월2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제목은 ‘가상화폐규제반대: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였다.

청원자는 “우리 국민들은 가상화폐로 인해서 여태껏 대한민국서 가져보지 못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었다” “내 집 하나 사기도 힘든 대한민국서 어쩌면 집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생활에 조금 보탬이 돼서 숨 좀 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며 정부 규제에 반대했다.

지난해 12월28일 정부는 국무조정실 주관의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입장’ 브리핑서 특별대책을 내놨다. 특별대책에는 가상통화 실명제 도입, 시세조작이나 자금세탁 등 거래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검찰과 경찰, 금융당국의 합동조사를 통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지금의 열풍, 2003년 때와 유사
정부 규제 후 부활한 한탕 유혹

정부 발표는 청원 참여에 불을 붙였다.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규제 반대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18일 기준으로 21만9000여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30일의 청원 기간 중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을 경우 청와대 수석이나 각 부처 장관이 청원 마감 이후 30일 이내에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답변보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화폐 광풍은 정부 규제 발표 이후 더욱 불붙는 모양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부 사람들의 전문용어 같던 가상화폐, 비트코인 등은 이제 전 국민이 다 아는 단어가 됐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심심하면 오르내릴 정도. 특히 취업난에 허덕이는 2030세대는 가상화폐를 유일한 돌파구로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높은 관심은 2003년 로또 열풍과 오버랩된다. 로또는 최고 당첨금액의 제한이 없는 복권으로 2002년 12월 시작됐다. 

구매자가 로또 판매단말기서 직접 번호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구매 후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당첨등위를 확인하는 구매자 중심의 참여형 복권이다. 1971년 미국 뉴저지서 판매된 이래 캐나다나 오스트레일리아 및 유럽, 아시아권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서 발매되는 로또는 1부터 45까지의 숫자 중에 자신이 원하는 6개의 숫자를 고르는 방식이다. 5등(5000원), 4등(5만원)을 제외한 1~3등 당첨금은 확정돼있지 않고 판매금액에 따라 당첨금액이 올라간다.

6개 숫자를 모두 맞춰야 하는 1등 당첨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 로또 1등 당첨확률은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 하지만 당첨되면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

로또는 첫 발매 직후였던 2003년 판매액 정점을 찍는 등 그해 내내 열풍이 불었다. 특히 초기에는 1등 당첨자가 없어 당첨금이 다음회로 이월돼 수백억씩 누적되면서 열풍은 광풍으로까지 번졌다. 2003년 로또 판매액은 무려 3조8000억원이 넘었고 성인 1명 당 구매액도 10만원을 상회했다.

2003년 4월 당첨금 이월로 1등 당첨자 1명이 사상 최대 당첨금인 407억2000만원을 받았다. 2월엔 무려 835억9000만원을 13명이 나눠 가지면서 사재기가 성행하기도 했다. 역시 같은 해 40대 남성이 3000만원 상당의 로또를 샀다가 당첨금이 적자 지하철서 투신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로또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거나 삶의 의욕을 잃는 사람이 늘어났다. 정부가 사행산업을 부추긴다는 비난 여론도 불거졌다. 

결국 2004년 정부는 로또 규제를 위한 칼을 빼들었다. 당첨금 이월 횟수를 2회로 제한했고, 1인이 한 번에 살 수 있는 상한액을 10만원으로 묶었다. 게임의 가격 또한 2000원서 1000원으로 낮췄다.
 

규제 정책의 효과는 바로 다음 해부터 나타났다. 그러나 한풀 꺾였던 로또 열기는 금융 위기가 터진 2009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지난해 역대 판매량 2위 기록을 세웠다.

지난 10일 복권 수탁 사업자인 나눔로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로또복권 판매액은 약 3조7948억원(추첨일 기준)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통계청 추정인구인 5144만명으로 판매량을 나눠보면, 한국인 1명 당 로또를 74번 샀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루 평균 로또 판매액은 104억원이었다. 사상 최대였던 2003년 105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판매액 기준으로 역대 2위 기록이지만 역대 1위인 2003년은 게임의 가격이 2000원이었던 터라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적었다. 한 게임당 1000원으로 가격이 내린 이후 지난해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

여기저기서 ‘돈 벌었다’ 입소문
2030세대 ‘최후의 로또’에 몰두

정부는 로또복권 판매 증가 요인을 판매점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새 점포가 635개 늘어나 총 판매점은 총 7230개가 됐다. 로또 판매 증가와 경기 국면과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불황형 상품인 만큼 체감 경기가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로또 열풍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이 팍팍하고 돈벌이가 시원찮아 사람들이 ‘한방’을 노리던 모습은 최근 경기불황과 취업난에 지친 2030세대의 그것과 닮았다. 2003년 일확천금의 꿈을 좇는 이들에게 로또는 구원의 동아줄로 여겨졌다.

덕분에 ‘로또 맞았다’는 벼락처럼 쏟아진 행운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최근 가상화폐는 ‘최후의 로또’ ‘마지막 흙수저 탈출구’ ‘계층 이동의 마지막 통로’ ‘마지막 인생역전 기회’ 등으로 불리고 있다. 앱 분석업체에 따르면 비트코인 앱 이용자 연령층은 30대가 32.7%로 가장 많았고, 20대(24.0%), 50대(15.8%) 순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가 전체 이용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일확천금 노린다

‘가상화폐로 떼돈을 벌었다’ ‘한 번에 학자금 대출 빚을 다 갚았다’ 등의 소문과 인증글은 가상화폐 열기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강력한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화폐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 분석한다. 

평생 벌어도 금수저를 따라잡기 힘든 현실에 지친 2030세대가 인생역전의 꿈을 꾸는 한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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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