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레포츠즐기기 ③평창 선재길과 춘천 구곡폭포

눈꽃 트레킹 vs 짜릿한 빙벽 등반

겨울 강원도는 눈과 얼음의 향연장이다. 눈과 얼음을 접하러 겨울길에도 여행길에 나선다. 동계올림픽의 주 무대 평창에서는 고요한 선재길 눈꽃 트레킹이 삶에 활력을 더해준다. 춘천 구곡폭포는 아슬아슬한 빙벽 등반으로 짜릿함을 더한다. 
 

평창 오대산 선재길은 사색과 치유의 길로 예로부터 뜻깊은 곳이다.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생기기 전, 선재길은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는 길이었다. 오대산 화전민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삶과 애환의 길이기도 했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선재길은 흙, 돌, 나무, 물을 밟으며 걷는 길이다. 겨울이면 눈이 고요함을 더한다.  
 

가을에 붉은 단풍이 수려한 계곡은 겨울이면 설국으로 변신한다. 선재길은 약 9km로 겨울에는 세 시간 남짓 부지런히 걸어야 닿는다. 오르는 길이 잘 닦였고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도 여유롭게 산행에 나설 수 있다. ‘선재’는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으로,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젊은 구도자가 걸은 길의 의미가 담겼다.

<도깨비> 촬영지로 인기

선재길 눈꽃 트레킹의 출발점은 월정사다. 오대산에 눈이 쌓이면 천년 고찰 월정사의 문을 두드린다.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 숲은 초록과 흰색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숲에는 최고 수령 300년 된 전나무 1700여그루가 계곡과 나란히 길목을 채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한 뒤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신라 선덕여왕 때인 643년 창건된 월정사는 팔각구층석탑(국보 48-1호)과 전통찻집서 내는 차 한잔의 여유까지 곁들여져 겨울 향이 따사롭다.
 


월정사를 나서며 본격적인 선재길 산행이 시작된다. 지장암, 지장폭포, 회사거리 등은 월정사 권역에서 만나는 볼거리다.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에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는 제재소가 있던 터로, 화전민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선재길은 섶다리, 오대산장(야영장), 동피골,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선재길 따라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새소리와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동행이 된다. 
 

세 시간 남짓한 트레킹은 상원사를 만나 마무리된다. 월정사의 말사로 문수보살을 모신 상원사는 고즈넉함이 더하다. 이곳서 오대산 정상 비로봉까지 발걸음을 재촉할 수도 있고, 초입의 찻집에 앉아 지나온 길을 더듬으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선재길 겨울 산행 때는 등산화 착용이 필수다. 상원사서 진부로 가는 막차는 오후 5시20분. 4시가 지나면 상원사가 어둑해지는 점을 감안해 출발 시각을 조절한다. 
 

오대산 초입에 산채정식 등을 내놓는 식당가가 새롭게 조성됐다. 허기를 채우고 내려서면 오대산 산행의 나들목인 진부다. 진부전통시장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한 유서 깊은 곳으로, 끝자리 3·8일에 오일장이 선다. 오대산에서 나는 약초, 할머니들이 내놓는 청국장, 주문진에서 넘어온 수산물이 모여 구수한 풍경을 연출한다. 

오대천 둔치에선 2018년 2월25일까지 평창송어축제가 열린다. 얼음낚시, 스노래프팅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지혜·깨달음 얻기 위해 구도자가 걸은 ‘선재길’
50m 빙폭·대형 고드름 어우러진 ‘구곡폭포’


춘천 구곡폭포는 아찔한 빙벽으로 겨울 손님을 맞는다. 봉화산 자락을 아홉 굽이 지나쳐 쏟아지던 폭포수는 겨울에 얼음 왕국으로 변신한다. 높이 약 50m 빙폭이 대형 고드름과 어우러지며 얼음 세상을 만든다. 
 

얼음이 꽁꽁 얼면 빙벽 전문 산악회의 안전 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폭포에 로프가 걸리며 스파이더맨이 된 듯 빙벽에 몸을 의지해 등정에 도전한다. 주말이면 동호인 2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천연 폭포가 선물한 빙벽은 눈부신 자태가 도드라진다. 빙벽 등반 때 발로 얼음을 찍는 키킹 같은 동작에서는 일반 산악 등반과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빙벽은 완전 결빙 상태를 확인하고 올라야 하며, 헬멧과 빙벽화, 안전벨트 등 보조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수직 빙벽에 오르기 전, 경사진 얼음 위에서 걷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낙빙은 빙벽 등반서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입구 매표소에서 안전 책임에 관한 서약서를 받는다. 
 

일반 나들이객은 폭포를 지켜보기만 해도 짜릿함이 전이된다. 폭포 앞에는 거대한 얼음 절벽을 감상하는 전망대가 있다. 구곡폭포 앞 계단을 올라설수록 탄성이 쏟아진다. 전망대 넘어 폭포 아래까지 다가서는 것은 안전을 위해 제한된다. 
 

매표소서 구곡폭포까지 20여분간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폭포 가는 길에 ‘끼, 꾀, 깡’ 등 9개 단어를 테마로 한 이정표가 있어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구곡폭포 탐방 뒤에는 인근 문배마을을 거쳐 검봉산, 봉화산 산행에 나설 수도 있다. 

춘천의 흥미진진한 체험 여행 중에 토이로봇관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애니메이션박물관 옆 새롭게 단장한 토이로봇관은 상상 속 로봇을 현실에서 조우한다. 로봇 권투, 로봇 아바타, 로봇 댄스 체험 등이 방학을 맞은 꼬마들에게 인기다.  
 

추억 나들이 ‘김유정문학촌’

첨단 현대서 과거로 달리면 김유정문학촌을 만난다. 김유정생가와 이야기집은 추억 나들이를 돕는다. 〈봄봄〉 〈동백꽃〉 등 소설 속 장면을 재현한 동상을 구경하고, 김유정의 고향인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 조성된 실레이야기길을 둘러보며 작가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평창]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평창송어축제 
[춘천] 구곡폭포→토이로봇관→김유정문학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 
[둘째 날] 평창송어축제→구곡폭포→김유정문학촌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오대산국립공원 
http://odae.knps.or.kr
- 평창송어축제 http://www.festival700.or.kr
- 춘천관광포털 http://tour.chuncheon.go.kr
- 토이로봇관 http://www.robotstudio.kr
- 김유정문학촌 http://www.kimyoujeong.org

문의 전화
- 월정사관광안내소 033)330-2772
- 오대산국립공원 033)332-6417
- 평창송어축제 033)336-4000 
- 춘천시청 관광개발과 033)250-3003
- 구곡폭포관리사무소 033)261-0088 
- 김유정문학촌 033)261-4650
- 토이로봇관 033)245-646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진부,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24회(06:35~20:20) 운행, 약 2시간 소요. 진부-월정사, 진부공용버스정류장서 하루 12회(06:30~19:20) 운행, 약 3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진부공용버스정류장 033)335-6307
[기차] 용산역-강촌역, ITX-청춘 평일 3회(12:58, 16:00, 20:35), 주말 12~14회(06:15~21:20) 운행, 약 1시간1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 영동고속도로 진부 IC→진부읍→국도6호선
- 서울양양고속도로 강촌 IC→지방도403호선→강촌역 

숙박 정보
- 캘리포니아모텔: 평창군 진부면 경강로, 033)332-8481 
- 켄싱턴플로라호텔: 평창군 진부면 진고개로, 033)330-5000, 
http://www.kensingtonflora.com
- 베니키아춘천베어스호텔: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033)245-4300, http://www.hotelbears.co.kr 
- 리츠호텔: 춘천시 공지로451번길, 033)241-0797, 
https://lscxyz.modoo.at  

식당 정보
- 오대산가마솥식당(산채정식):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033)333-5355
- 부일식당(산채백반): 평창군 진부면 진부중앙로, 033)335-7232
- 강촌역닭갈비(닭갈비): 춘천시 남산면 강촌구곡길, 033)261-8093 
- 남부막국수(막국수): 춘천시 춘천로81번길, 033)254-7859


축제·행사 정보
평창송어축제: 2017년 12월22일~2018년 2월25일, 진부면 오대천 일대, 033)336-4000, http://www.festival700.or.kr

주변 볼거리
의야지바람마을, 평창무이예술관, 알펜시아리조트, 춘천낭만시장,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강촌레일파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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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