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018년 국민이 바라는 희망뉴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고 싶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7년 붉은 닭띠가 가고 2018년 황금 개띠가 찾아왔다. 2017년은 여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해였다. 3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5월 새 정부가 들어섰다. 각 분야에서 진행된 적폐청산 움직임에 사회가 들썩였고 각종 사건·사고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일요시사>는 저무는 2017년을 뒤로하고 2018년 국민들이 바라는 희망뉴스를 전하고자 한다.
 

<교수신문>은 지난 2001년부터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한 해를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를 고른다.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최재목 영남대 동양철학과 교수는 “사회 곳곳의 곪고 썩어 문드러진 환부를 시원히 도려낼 힘과 용기는 시민들의 촛불서 나왔다”며 “최근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올바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내년에도
적폐 청산

2017년은 각 분야에 적폐 청산의 기조가 섰던 해였다. 2016년 하반기 불거진 국정 농단 사태는 지난 3월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문재인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요구는 명확했다. 우리 사회에 쌓인 폐단을 제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것.


지난 겨울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지난해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인 ‘군주민수’(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라는 뜻으로,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를 현실화했다. 

올해 초까지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서울시 한모씨는 “지난해와 올해는 적폐 청산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해”라며 “내년은 정부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해”라고 강조했다.

▲남북관계 개선 = 2017년 남북관계는 긴장과 충돌의 연속이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 만인 5월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했고, 같은 달 21일에도 ‘북극성-2형’을 발사하는 등 5월에만 4차례 도발을 자행했다. 거듭된 북한의 도발에 미국에서는 ‘북폭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등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통일부는 지난 26일 ‘2017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18년 전망’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내년 3월 평창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참가를 염두에 둔 듯한 북한의 준비 정황이 포착되면서 의외로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송 정상화 박차 = KBS, MBC 노동자들은 지난 9월 총파업에 돌입했다. 경영진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양대 공영방송사의 공동파업은 5년 만이다. 2012년에도 언론노조 KBS·MBC본부는 각각 최장기간 파업을 벌였지만 사장 퇴진 요구까지는 관철시키지 못했다. 물꼬를 튼 건 MBC였다. MBC는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구도 재편 후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면서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군주민수에서 파사현정으로
시민의 요구, 국가가 답해야

KBS는 MBC보다는 더디지만 사태 해결의 단추를 차례로 꿰어가고 있다. 배우 정우성씨는 지난 21일 KBS 총파업을 지지하고 정상화를 기원하는 영상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참 많은 실수를 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인내와 끈기를 갖고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이어간다면 국민들의 눈과 귀가 여러분에게도 KBS에게도 돌아오리라 생각한다”며 격려했다.


▲활짝 열린 취업시장 = 지난 5월 문재인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일자리 상황판이 청와대에 설치될 정도로 취업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최악의 경기 불황이 우리나라를 덮친 이때 취업률은 모든 사람에게 민감한 이슈가 된 모양새다. 특히 청년들의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청년실업률 줄이기는 정부 최대의 고민거리로 자리 잡았다.

2018년에는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가 증가하는 등 ‘역대급’ 채용이 예정돼있다.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 기조에 발맞춰 2만2000여명에 이르는 신입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에겐 최대의 희소식이다. 또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어 근무환경 개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아진 출산환경 = 저출산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위협으로 떠올랐다. 출산율 감소가 우리나라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등은 올해 국내 출생아수를 36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40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기에 가임기(15∼49세)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숫자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06∼1.07명으로 추정된다.

망가진 곳
원상태로

역대 정부가 120조원가량 쏟아 붓고도 실패한 출산정책에 문재인정부가 특효약을 제시했다. 임신기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임신초기 12주 이내 또는 조산 위험이 있는 출산 전 36주 이후만 허용하던 임신기 근로시간 2시간 단축제도를 임신 전 기간으로 확대 도입한다. 

출산율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출산환경 개선으로 방향을 바꾼 정부 정책에 힘입어 출산율 상승이 예상된다.

▲국가가 책임지는 치매 = 치매 국가책임제는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다. 치매 의료비의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치매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고통이 크다는 점에서 최악의 질환으로 여겨진다. 국민 100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다. 국민의 4%가 치매 질환의 영향력 아래 있는 셈이다.
 

문재인정부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치매환자 줄이기에 나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치매 국가책임제의 후속대책에 따라 국가차원의 치매 극복 기술 연구개발 지원이 본격화된다. 치매의 원인규명, 예방부터 진단, 치료, 돌봄까지 근본적인 대책마련 연구가 병행된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나은 내년

▲자살자를 줄여라 =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15년 동안 자살률 분야서 OECD 국가 중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18.7명인 2위 일본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인의 사망원인은 33년째 암이 1위를 차지했지만 1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는 오래됐지만 자살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인기 연예인의 자살 이후 자극적인 보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예술계 ‘한류’ = 올해는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휘자 차웅은 제10회 토스카니니 지휘 콩쿠르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고,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제66회 뮌헨 ARD 국제 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블랙리스트·성추행 등으로 얼룩진 문단도 작가들의 해외 문학상 소식으로 회복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작가 한강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초 고은 시인이 이탈리아 로마재단서 수여하는 국제 시인상을 수상했다. 

작가 이정명은 이탈리아 출판 관련 업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문학상을 수상해 작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2018년에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해외서 높게 평가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동이 행복한 세상 =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았던 해였다. 부모는 아이에게 끓는 물을 끼얹고 밥을 주지 않았다. 아동학대의 가해자는 부모인 경우가 80%에 달한다. 피해 아동은 도망치지도 못하고 반복적으로 학대에 노출된다. 부모뿐만 아니라 보육교사도 아이에게 손찌검을 한다. 올해 아동기관 30곳이 아동학대 전력이 확인돼 폐쇄 등의 조치를 받았다.

아동실종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그 끝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의 시작은 아동의 실종이었다. 실종신고에 안일하게 대처한 경찰의 태도에 마주한 건 싸늘한 주검이다. 전북 전주서 실종된 다섯 살배기 고준희양은 범죄에 의한 실종 가능성이 높지만 언제 없어졌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장기 아동실종자도 전국에 분포돼있다.

5월 들어선 정부에 기대감
다시 한 번 통합의 시대로

전문가들은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공권력이 실종신고 등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 이영학 사건 이후 경찰의 실종신고 대처가 눈에 띄게 변했고, 실종아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줄어든 학교 폭력 =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여학생의 사진에 대중은 충격을 받았다. 무릎을 꿇은 여학생의 얼굴은 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동급생들은 손과 발은 물론 주변 물건까지 이용해 피해 학생을 때렸다. 

이 사건 외에도 올해엔 경악할 만한 학교폭력 사건이 자주 불거졌다. 어른 싸움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폭행 수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10대 청소년들은 ‘소년법’을 무기로 망설임 없이 폭행을 저지르고 있다.
 

학교 폭력의 심각성은 매년 제기되고 있지만 대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학교 내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유명무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당국은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징계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교육청, 전교조 등은 교육당국의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내년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질 예정이다.

▲내년에도! 한국 선수의 힘 = 올해는 말 그대로 손흥민의 해였다. 손흥민은 올 한 해 토트넘서 23득점을 올렸다. 1월9일 새해 첫 골을 포함 1월에만 4골을 꽂아 넣더니 지난 27일 사우샘프턴과의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빼어난 활약으로 EPL 이달의 선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등 상복도 따랐다. 2018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 이적 후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는 김연경이 펼칠 활약도 2018년 관전 포인트다. 김연경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소속팀을 이끌고 있다. 소속팀 상하이는 지난 26일 중국 산둥에서 열린 예선 마지막 경기서 상대 산둥을 꺾고 승리해 2라운드에 진출했다. 김연경은 한국, 일본, 터키를 넘어 중국서도 우승을 노린다.

▲적폐 청산 끝까지 = 2017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적폐 청산이다. 지난 5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워진 적폐 청산의 기조는 해가 바뀌어도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의 칼날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넘어 이명박정부까지 향하고 있다. 국정원, 재계, 정치권 등은 적폐 청산 분위기에 숨을 죽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위원들과의 만찬 자리서 적폐 청산 기조를 임기 마지막까지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적폐 청산은 끝까지 마지막 한 조각까지 남김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 역시 내년에도 사회의 적폐를 처단해야 한다는 데 지지를 보내고 있다.

▲무술년 국민대통합 = 새 정부는 등장과 동시에 적폐 청산과 국민대통합을 새로운 대한민국의 두 축으로 삼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선 기간 동안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아 변화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국가적 행사
국민 힘으로

그러나 2017년은 분열의 연속이었다. 정치권은 물론 사회에 등장한 혐오현상이 분열을 부채질했다. 지역감정은 과거에 비해 옅어졌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거진 남녀 갈등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첨예해졌다. 

소통과 통합은 다시 한 번 시대의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는 우리나라서 첫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태극전사들은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지방선거도 예정돼 있다. 국민의 힘이 다시금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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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