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여행 ⑤해운대온천 할매탕

근육통과 아토피는 물렀거라~

부산의 대표 관광지 해운대. 이번 겨울에는 해운대온천서 뜨끈한 온천욕을 즐겨보자. 해운대는 산, 바다, 강에 온천까지 품은 사포지향(四抱之鄕)이다. 해운대온천에는 통일신라 진성여왕이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을 때, 이곳에 머무르며 목욕을 하고 나았다는 전설이 있다. 
 

해운대온천은 1876년 부산항 개항 후 일본인이 몰려들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1887년 일본인 의사 와다노 시게미즈(和田野茂光)가 온천을 발견해 욕장을 개발한 것이 시초로, 1934년 동해남부선이 개통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1935년 해운대온천합자회사가 투자해 온천 여관을 건립했는데 대온천장과 오락장, 동물원 등이 들어선 온천 테마파크였다. 현재 해운대구청 앞 연못에는 당시 온천장의 흔적이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황족과 조선 총독 등 고위층의 휴양지이자 관광지였고 1960~1970년대에는 경주와 해운대로 이어지는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다.
 

해운대온천을 대표하는 곳은 해운대온천센터와 할매탕이다. 1935년 문을 연 할매탕은 해운대 최초의 대중목욕탕으로 2층 건물이었다. 2006년 철거 당시 발견된 상량판에는 ‘상량식 소화 10년 4월1일 가주 해운대온천조합’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철거된 자리에 해운대온천센터가 들어섰다.

물·탕 관리 철저

할매탕은 유독 할머니들이 많이 찾아 할매탕이라 불렸다고 한다. 팔다리 통증과 관절염,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았는데 관절염에 효과가 뛰어나 아픈 부위만 물에 담그는 진기한 풍경이 눈에 띄었다. 


할매탕은 철거됐지만 그 여운이 깊었나 보다. 해운대온천센터 옆에 새로 건물을 지어 할매탕 간판을 다시 걸었다.
 

할매탕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담겼다. 할매탕 온천수는 피부병에 좋아 환자들이 많이 찾았다. 당시는 피부병 환자가 원탕서 한 데 어울렸지만 지금은 입욕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가족탕을 만들어 눈치 보지 않고 온천욕을 즐기며 치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0년 <대한피부과학회지> 48권 12호에 실린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서 해운대지구 식염천 입욕 효과에 관한 연구’에 임상 실험을 통해 아토피피부염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할매탕은 수질 관리와 욕탕 관리에 철저해 욕탕에 물때가 하나도 없을 정도다. “물과 탕 관리가 최고의 광고”라는 말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 개 온천공을 통해 지하 900m 온천수를 직접 공급하는데 양탕장을 거치지 않아 수온이 60℃에 이른다. 

할매탕과 해운대온천센터의 최고 매력으로 꼽힌다. 탕 안의 밸브를 열면 하얀 수증기를 머금은 온천수가 콸콸 쏟아진다. 물은 부드럽고 물맛은 짜다. 지하의 화강암 틈으로 해수가 유입되어 섞이면서 약알칼리 고열 온천이 되기 때문이다. 일정 시간 온천욕을 하고 나오면 혈액순환이 잘돼 몸에 열기가 오래 느껴진다. 온천욕 뒤에는 수건으로 닦지 말고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할매탕은 가족탕과 남녀 사우나로 구성된다. 가족탕은 6개 온천 객실이 있고, 객실은 방과 욕실로 나뉜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요금은 사우나 6000원, 가족탕 2인 2시간 기준 3만원이다(1인 추가 5000원, 1시간 추가 1만원). 예약은 받지 않고, 온천 객실서 숙박은 불가능하다. 
 

해운대온천센터 1층에 위치한 ‘블랙업커피’에서는 ‘해, 수염’이라는 소금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블랙업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로 만든 것이 입소문 나면서 유명해졌다. 직접 로스팅한 아이스 더치 커피에 프랑스산 생크림을 얹고 게랑드 소금을 뿌려준다. 


관절염에 뛰어나 할머니들이 찾는 ‘할매탕’ 
피부병에도 좋아 아토피피부염 개선효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더치 커피와 묵직하고 부드러운 생크림, 게랑드 소금 맛이 차례로 느껴진다. 유기농 밀가루와 천연 버터, 치즈, 천일염을 사용한 식빵도 함께 맛보길 권한다. 
 

해운대해수욕장 동쪽으로 달맞이길이 있다. 미포오거리서 와우산을 넘어 청사포와 송정으로 이어지며, 달맞이고개를 넘는 길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달맞이길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만나는 해마루전망대는 꼭 가보자. 

발아래 청사포와 달맞이길의 해운대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달맞이길이 드라이브 코스라면, 문탠로드와 동해남부선 옛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문탠로드는 울창한 해송 숲을 따라 달맞이어울마당까지 갔다가 해월정을 거쳐 돌아오는 2.5km 코스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동해남부선 옛길은 미포 건널목서 송정역까지 4.8km에 이르며,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바다의 절경과 해운대 삼포(미포, 구덕포, 청사포)를 모두 만나는 길이다. 
 

청사포를 지나면 최근 문을 연 청사포다릿돌전망대가 나온다. 청사포 해안서 등대까지 늘어선 다섯 개 암초가 징검다리 같다고 붙은 이름이다. 전망대로 걸어 들어가면 바닥의 강화유리를 통해 파도가 일렁이는 풍경이 아찔하다. 

동쪽으로 구덕포와 송정해수욕장이, 서쪽으로 청사포와 그 너머로 오륙도와 태종대가 있는 영도가 아스라하다. 도로 반사경을 얼굴로 활용한 우주인, 선글라스를 쓴 강아지 벽화가 재미난 청사포로58번길의 청사포 벽화거리도 만나보자.
 

송정해수욕장은 겨울이면 일출 명소로 이름이 높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해변과 죽도공원의 소나무 숲과 정자 뒤로 해가 뜨는 풍경이 장관이다. 죽도공원은 한 바퀴 산책하기 좋다. 죽도정에 오르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송정해수욕장과 청사포다릿돌전망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기장군의 아홉산숲은 남평 문씨 가문이 400여년 동안 가꿔온 숲이다. 2017년 KBS-1TV 추석 특집 〈힐링 다큐 나무야 나무야〉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협녀, 칼의 기억〉 등도 이곳서 촬영했다. 

아홉산숲은 52만㎡ 면적에 아름드리 금강소나무, 맹종죽 대숲, 편백과 삼나무 숲 등 천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진 모둠 숲이다. 천천히 거닐며 사색하거나 도란도란 이야기하기 좋다. 방문 예약이 원칙이다. 아홉산숲서 약 5km 떨어진 장년산 서북쪽 자락에는 지난 11월 부산치유의숲이 개원했다. 숲 산책은 물론 숲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임진왜란 유적 동래읍성


아홉산숲 가는 길에 동래구를 지난다. 동래구에는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 송상현과 수많은 군사와 백성이 목숨을 잃은 동래읍성이 있다. 부산지하철 4호선 수안역에는 지하철 공사 당시 발견된 해자와 출토 유물을 전시하는 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이 마련돼 역사 유적 답사 코스로 제격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아홉산숲→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동래읍성(동래읍성역사관, 장영실과학동산)→할매탕→청사포다릿돌전망대→송정해수욕장, 죽도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문탠로드→동해남부선 옛길→청사포다릿돌전망대→국립부산과학관 
[둘째 날] 송정해수욕장 일출→할매탕→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동래읍성(동래읍성역사관, 장영실과학동산)→아홉산숲→부산치유의숲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부산시 문화관광 http://tour.busan.go.kr
- 해운대문화관광 http://tour.haeundae.go.kr
- 할매탕 http://할매탕.com
- 블랙업커피 http://www.blackupcoffee.com
- 아홉산숲 http://www.ahopsan.com

문의 전화
- 해운대구청 관광문화과 051)749-4085
- 해운대관광안내소 051)749-5700
- 할매탕 051)740-7010
- 블랙업커피 해운대점 051)809-4952
- 아홉산숲 051)721-9183
- 달맞이길관광안내소(달맞이길, 문탠로드, 동해남부선 옛길) 051)749-5710
- 송정해수욕장 051)749-5800
- 동래읍성(동래읍성역사관) 051)550-4488
- 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부산박물관) 051)610-711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부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20~40분 간격(06:00〜다음 날 02:0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www.kobus.co.kr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http://www.bxt.co.kr
[기차] 서울-부산, KTX 하루 50여 회(05:15~22:5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용산-부산, KTX 하루 7~8회(05:30~21:15) 운행, 약 3시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88-7788, 
http://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구서 IC→해운대·벡스코 방면 번영로 2.5km 직진→회동고가도로서 석대고가도로 진입, 수영강변대로 5km 직진→동래·벡스코 방면 좌회전, 300m 직진, 해운대경찰서앞교차로 우회전, 해운대로 4.2km 직진→부산기계공고삼거리 우측, 610m 직진, 해운대해수욕장삼거리 좌회전→500m 직진, 해운대온천사거리 구청 방면 좌회전→해운대온천사거리 우회전→할매탕 

숙박 정보
- 베니키아프리미어마리안느호텔: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051)606-0600, http://mariannehotel.co.kr 
- 베니키아프리미어호텔 해운대: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051)760-7000
- 호텔더마크 해운대: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8번길, 051)501-9440, 
http://www.hotelthemark.co.kr 
- 호텔씨엘드메르 해운대: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8번길, 051)750-1000, 
http://www.cieldemer.com
- V모텔: 해운대구 송정중앙로39번길, 051)701-0081 

식당 정보
- 명향(홍합톳밥정식): 해운대구 중동2로, 051)731-3368
- 백번집(백반정식): 해운대구 중동2로, 051)742-8576
- 송정집(스지김치찌개국수): 해운대구 송정광어골로, 051)704-0577
- 수민이네: 조개구이, 해운대구 청사포로58번길, 051)701-7661
- 오복미역 송정점(가자미미역국): 해운대구 해운대로, 051)703-8809
- 서울깍두기 달맞이점(한우설렁탕): 해운대구 달맞이길, 051)747-8706
- 웅천장터돼지국밥(순대국밥): 기장군 철마면 곰내길, 051)724-0069

주변 볼거리
해운대해수욕장, SEALIFE부산아쿠아리움, 동백공원, 누리마루APEC 하우스, 동래온천, 금정산성, 국립부산과학관, 해동용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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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