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문재인 반년 성적표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2.26 13:08:36
  • 호수 11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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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가 진짜! 기대해도 좋을까?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지났다. 전 정권의 국정 농단으로 촛불혁명이 일어났고 그 중심에는 문 대통령이 있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아직도 고공행진 중이다. <일요시사>는 송구영신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의 반년 성적표를 뽑아봤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촉발된 뒤 촛불은 광화문을 뒤덮었다. 정치시계는 빠르게 돌아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됐다. 대선 과정서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는 40%가 넘는 지지율로 10년 만에 진보진영 대통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 대통령
불안한 지표

문 대통령 취임 직후 중점을 둔 부분은 바로 ‘일자리’다. 문 대통령은 업무지시 1호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출범시켰다. 청와대에 일자리수석실이 신설됨과 동시에 각 부처와 17개 지자체에 일자리 전담 부서가 만들어졌다. 

정부가 일자리 정책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일자리의 핵심인 청년층(20∼30대)의 일자리 확대는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청와대 홈페이지 상 ‘대한민국 일자리상황판’을 보면 지난 9월 기준 취업자수는 2684만명으로 전년비 31만4000명 증가했지만 청년과 30∼40대는 오히려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취업자수 증가를 이끈 것은 50세 이상 장년층으로 청년실업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문 대통령은 “고용은 늘었지만 주로 50대 이상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고, 청년들이 취업할만한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줄었다”고 진단했다.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곳곳서 들린다. 

김대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각종 청년일자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애초에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버리면 실업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정부는 민간기업서 거둬들인 세금을 소모해 일자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금을 많이 걷어 인력 수요를 줄이고 그 돈으로 아무리 일자리 정책을 펼쳐봐야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며 “민간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자리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문재인표 ‘일자리 정책’을 가지고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다.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경제시스템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소요된다”며 “올해 하반기 공공기관, 대기업, 금융기관 등의 채용 확대도 대부분 내년에야 실제 취업이 이뤄져 취업자 통계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정책 이외에도 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경제 슬로건은 ‘소득주도성장론’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기업에 고인 소득을 노동자 임금 상승 등을 통해 가계로 흐르도록 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내수 시장 중심의 성장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이 구조적 저성장 탈출을 위한 근본적 해법은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은 “최근 수출 호조에 따른 3%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없다”며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제정책에는 단기 처방만 있고 전체적인 밑그림이 없다”고 평가했다.  

적폐청산 기조
국민통합 저해

이밖에 '적폐 청산'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서부터 적폐 청산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특정 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벌 등이 적폐 청산의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려는 것이다. 아마도 이번 정부 5년으로 다 이뤄질 과제도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부처별 적폐 청산 TF를 구성했고, 검찰 등 사정기관은 MB정권을 겨냥했다. 그 결과 당시 청와대 중심으로 이뤄진 야당 사찰, 관권선거, 언론·문화계 탄압 등의 사실들이 밝혀졌다. 

취임 초기 많은 성과를 이뤘지만 현 정부의 적페 청산 기조를 바라보는 정치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르다. 
 

최창렬 용인대 교육대학원장은 “적폐 청산은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등을 지켜본 국민들의 요구”라며 “현재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도 적폐 청산 추진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정치보복 운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정치보복 프레임을 비판했다. 반면 검찰의 적폐 청산이 야권에만 향해 있고 정치보복 모양새를 띠어 국민 통합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쪽이 피해의식을 갖게 하면 통합이 어렵다”며 “문무일 검찰총장이 올해 안에 (적폐 청산을) 끝낸다고 했는데 너무 오래 끌면 부작용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의 한쪽은 너무 강하고 한쪽은 너무 죽어 있다”며 “중도와 합리적 보수 정당은 계속 국민들이 분열돼있으면 그 이후에는 통합에 힘썼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 교수는 “여당이 예산안 처리 과정서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쪽으로 갔으면 어땠을까”라며 “정치는 적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야당도 숨 쉴 공간을 만들어줘야지, 지금처럼 밀어붙이면 부메랑으로 좋지 않게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대통령 강조…소득주도·혁신성장 명암
끝나지 않은 적폐 청산…정치보복 프레임 맹공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도 정부의 적폐 청산 TF의 인사구성을 문제 삼아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의 적폐 청산 관련 TF를 전수 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꼴로 ‘편파·이념 지향적 인사’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적폐청산 기조로 인해 “일선 현장서 자신이 관련된 사업에 잘못이 드러날 경우의 두려움 때문에 방조, 침묵 및 통상 업무까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에 대해서는 “무차별한 기업 대상 사정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으며 금융권도 채용비리 논란으로 사정 정국 심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적폐 청산에 대해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끝난 줄 알았는데 현 정권이 정치보복을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문 정권의 적폐 청산 기조에 대해 비판했다.


안 대표는 “지금 서로 전, 전전, 전전전 (정권을)때려잡느라고 완전히 정신이 없다”며 “복수하려고 서로 정권을 잡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의 정치보복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현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한겨레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의 청와대·국정원·군 등에 대한 조사·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67.8%를 기록했고 “동의한다”는 응답은 29.2%에 그쳤다. 

낙제점 인사
캠코더 논란

문 정부의 ‘인사’는 반년 성적표에 있어 낙제점에 가깝다. 앞서 문 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병역면탈·부동산투기·위장전입·세금탈루·논문 표절 등을 인사 5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내각 인사를 발표할 때마다 인사들은 5대 원칙을 위배했고, 12월에 들어서야 내각이 완료됐다.

특히 공공기관장에 참여정부 인사들 및 문재인 캠프 인사들이 대거 합류해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민주당이 야당일 때 이명박정부 인사는 '고소영' '영포라인' 등으로 비판하고 박근혜정부에서는 '수첩인사'라고 비판하지 않았느냐"라며 "국민들은 적폐 청산하자면서 새로운 적폐가 쌓여가는 과정을 똑똑하게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정부의 외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청와대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6개월 정도 지나면서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몇 개의 산을 힘들게 넘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자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정부의 외교를 ‘산’으로 비유했다. 

이 관계자는 “첫 산은 6월 말 워싱턴을 공식 방문했을 때”라며 “6월29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7월7일 독일 함부르크 한미일 정상 공동성명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 원칙, 남북문제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약속받았다.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민주연구원 주관 ‘문재인정부 2017년 국정운영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 외교·안보 분야 발제를 맡은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안보적 측면서 강한 안보체제 구축과 책임 국방 구현을 위한 기반과 남북관계의 북핵위기 안정화 및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기반이 조성됐다”며 “외교에선 주변 4강과의 외교가 정상화되면서 새로운 외교지평을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국방개혁은 여전히 미진하고 한국이 주도하는 외교를 위한 제도와 인력 부족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및 여권은 반년 동안 이뤄진 문 정부 외교·안보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은 문 정부의 ‘균형외교’를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함께 전쟁을 치른 미국과의 군사 동맹과 북한과 여전히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과의 관계는 차원이 다르다”며 “지금은 한미가 굳건한 군사동맹으로 중국을 압박해 북핵을 제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훈수했다.

중국과 우호관계 형성을 원하는 문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셈이다.

인사 적폐 솔솔…불안한 대북·4강 외교
중국서 홀대 받은 문통…외교 해법은?  

문 정부 외교·안보에 대한 지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민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4강(미중일러) 외교서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핵 이슈와 관련해선 “문재인정부는 ‘코리아 패싱’도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에 깊이 연루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방중외교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 무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서 ‘홀대’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3박4일간 중국 지도자와의 식사가 단 두 차례뿐이었다는 ‘혼밥’ 논란과 방중 첫날 중국 지도부의 베이징 부재, 우리나라 취재기자가 중국 경호원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등 논란이다.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출발 전부터 삐걱거렸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TV가 중국 방문 하루를 앞두고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서 사드 문제에 대한 의도적 질문 공세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CCTV는 이어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편집 방송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중국 측의 홀대논란은 본격화됐다.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문 대통령을 차관보급 인사가 영접을 한 것이다. 통상 중국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은 차관급 인사가 영접하는 것이 의전 관례다. 

혼밥 논란에 대해선 중국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과 식사 약속을 잡지 않아 불가피하게 수행원과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청와대는 문 대통령 식사 일정이 중국 서민 일정을 체험하기 위한 기획성 이벤트로 사전에 준비된 행사라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이러한 홀대 논란에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에 사로잡혀 무리한 일정으로 문 대통령의 방중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홀대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는?
대북문제 관건

정치권 한 관계자는 문재인정부에 대해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정부 이후 들어선 만큼 국민들의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집권 초기인 내년까지는 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를 둘러싼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국민들의 위기감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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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