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64)특명

  • 황천우 작가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2.26 11:29:03
  • 호수 1146호
  • 댓글 0개

승부수 던진 연개소문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내 죽어도 책사의 은혜를 잊지 않겠소.”

“이 모두 고구려를 위한 일입니다.”

“그렇지요. 우리 고구려를 위한 일이지요. 그리고 반드시 소기의 성과를 이루어내야 하오.”

자세를 바로 한 선도해가 가벼이 읍했다.

“대감, 어서 움직이시지요.”


“움직이다니요?”

“제 소신을 밝히고 왕의 친서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왕의 친서라.”

“왕께서 친필로 금번 사태에 대한 사과의 글을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아울러 선물도 준비해야지요.”

“왕의 친서야 그렇다 해도 선물이라. 무엇이 좋겠소?”

“대감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왕의 친서


“지난번에는 가짜 백금을 보냈으니, 이번에는 확실한 것을 보내야 하는데.”

“확실한 거라면 역시.”

말을 하다 말고 선도해가 표정을 밝게 했다.

“뭔데 그러시오.”

“가장 확실한 건 사람인데. 여자를 보내면 어떨까요?”

“뭐요, 여자를!”

연개소문의 목소리가 절로 올라갔다.

“대감, 대감께서 여자를 보내는 일에 반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자들로 하여금 당태종의 건강상태를 살펴보자는 의미입니다.”

“이야기인 즉.”

“빤한 거 아닌지요.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테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거절할 것입니다.”


연개소문이 잠시 생각에 잠겨들었다가는 그 말의 의미를 헤아리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면 누구를 데려가려오.”

“오랑캐 놈에게 대 고구려의 여인은 언감생심이지요. 그래서 말갈에서 미모의 여인들을 취하려 합니다.”

연개소문이 가만히 턱을 괴었다.

“성에 차지 않으십니까?”

“이왕에 보내는 거라면. 그리고 어차피 사과의 의미가 아니고 염탐의 목적을 지니고 있다면…… 그 부분은 내 따로 생각할 터이니 어서 궁으로 들어갑시다.”


“무슨 특별한.”

선도해가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주시했다.

“내게 딸아이가 있어 그러오.”

“대감의 여식을 말입니까!”

“내 딸이 아니라 고구려의 딸이오.”

연개소문의 표정이 일순간 경직되었다.

“아니 됩니다, 대감!”

“아니오, 책사가 직접 가는 마당에 그도 부족하오.”

“막리지 대감!”

“너무 마음 쓰지 마시오. 책사께서 직접 사절로 가면서 발생하는 마찬가지의 효과를 얻을 것이오.”

선도해가 그 말의 의미를 새기며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궁에서 나온 연개소문이 급히 딸 추선을 찾았다. 

“아버지 어인 일이시옵니까?”

열다섯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한창 성숙한 모습의 추선이 눈동자를 반짝였다.

“이 아비가.”

연개소문이 차마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당태종 건강이상설…과연 진실은?
추선의 결심…당태종에 몸 던지다 

“아버지답지 않게 왜 그러시는지요?”

연개소문이 답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혹여 소녀가 쓰일 곳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닌지요?” 

추선이 마치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 더불어 무슨 말을 할지 알겠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주시했다.

그 모습을 살피던 연개소문이 딸의 손을 잡았다.

“이 아비가 네게 몹쓸 짓을 해야겠구나.”

“소녀에게 몹쓸 일이라니요, 당치 않으십니다. 소녀는 아버지, 대 고구려 막리지의 딸입니다. 하오니 아버지를 위함이 고구려를 위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조금도 주저마시고 말씀 주세요.”

오히려 추선이 연개소문을 압도하고 있었다. 

“바로 이야기하겠다. 이 아비를 위해 아니 우리 고구려를 위해 네가 당나라에 가주었으면 한다.”

“당나라에요!”

연개소문이 답하지 않고 살며시 추선을 감쌌다.

“단순히 당나라에 가라는 말씀은 아니시지요?”

이미 당나라와의 전쟁에 대해 주위에서 아버지의 확고한 뜻을 알고 있다는 듯 추선이 한발 더 치고 나섰다.

“단순히 당나라 행이라면 이 아비가 네게 부탁하지 않을 일이다.”

“하오면.”

“네가 어느 정도 사정을 알고 있는 듯하니 바로 말하련다. 네가 이 아비를 위해 아니 고구려를 위해 당나라의 왕을 죽여주기 바란다.”

추선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아버지.”

“말하거라.”

“들리는 바에 의하면 아버지께서 당 임금에게 치명상을 입혔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그 결과를 모르고, 그래서 이 아비의 딸로서 네가 그 일을 마무리해 주었으면 하여 부탁하는 게야.”

추선이 가만히 자신의 비녀를 만지작거렸다.

아버지로부터 유사시에 비녀에 독을 발라 단검 대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받았었다. 

“당나라 왕의 상태가 심각하다면 네가 곱게 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행여라도 그 놈이 건재하다면.”

추선이 자신을 주시하며 차마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는 아버지의 시선을 잠시 응시하다 품에서 살며시 벗어나 큰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소녀, 비록 어리지만 대 고구려 막리지의 딸입니다. 결코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겠사옵니다.”

“정녕 이 아비를 원망하지 않겠느냐?”

“원망이라니 당치 않습니다. 오히려 소녀에게는 크나큰 영광이옵니다.”

추선의 행동에 연개소문이 몸을 숙여 감싸 일으켰다.

“소녀,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나 역시 네가 한없이 자랑스럽구나.”

답을 하는 연개소문의 눈가로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선도해가 추선과 말갈에서 취한 미모가 출중한 여인을 대동하고 보장왕의 친서를 들고 당의 수도로 향했다.

짧지 않은 거리를 가면서 선도해는 말갈 여인이 눈치 채지 못하게 추선에게 향후의 일에 대해 설명을 곁들였다.

애타는 시선

추선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었다.

아니 오히려 대가 더 세찰 수도 있을 정도로 담담하게 선도해의 주문사항을 받아들였다.

애타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선도해를 추선이 달래주기까지 할 정도였다.

선도해 일행이 장안성에 도착하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영빈관에 들자 그들을 대하는 접객들에게서 살기까지 감지되었다.

그로 보아 능히 이세민의 상태를 가늠하며 당태종의 면대를 신청했다.

면대를 신청하는 선도해의 말에 당의 접빈들이 냉소를 흘리며 면대는커녕 공갈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고구려의 파렴치함을 들먹이며 당장 돌아갈 것을 주문하기까지 했다.

그에 개의치 않고 선도해가 당당하게 보장왕의 사과 친서를 빌미로 반드시 면대해야 함을 역설했다.
 

<다음 호에 계속>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