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곽창희 구세군 사무총장

“뜨거운 마음으로 냄비에 온정을”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매년 12월이 다가오면 거리를 가득 메우는 소리가 있다. 구세군의 종소리다. 어린 아이의 고사리 손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주름진 손까지 각양각색의 손이 자선냄비에 온정을 더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절로 마음이 훈훈해진다. 구세군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12월을 맞이해 곽창희 구세군 사무총장을 만나 ‘이웃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2016년 자선냄비 모금액이 130억원을 돌파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자선기관으로 성장한 한국 구세군은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웃과 함께’라는 타이틀 아래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90년 동안 이어온 행보

이에 한국 구세군이 전파하고자 하는 ‘이웃사랑’의 정신을 더욱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곽창희 구세군 사무총장을 만나봤다.

-구세군의 시작은?

▲자선냄비가 대한민국 땅을 밟고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본 지도 어느덧 90년이 흘렀다. 국내서 모금활동을 시작한 것은 1928년. 당시 박준섭 사령관은 어느 날 서대문과 종로거리를 오가면서 길거리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보게 됐다. 

이들을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었던 그는 흉년과 가뭄 그리고 뒤늦은 홍수피해가 심각했던 때인 1928년에 정부의 승인을 받아 12월 성탄절을 중심으로 15일부터 31일까지 20개소서 한국 최초의 자선냄비를 시작했다.

그해에 모금된 금액으로 급식소를 차렸고 이곳에서는 매일 약 130명의 걸인들에게 따뜻한 국과 밥을 제공했다. 소녀원과 소년원에서는 헐벗은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까지 돌봐줬다. 

-구세군으로 첫발을 내딛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구세군교회를 출석하게 됐고, 사관님들과 부모님들이 이웃을 향해 늘 베푸는 모습을 봐왔다. 경제적으로 부유할 수는 없겠지만 남을 돕는다는 것이 가장 귀함을 깨닫고 구세군 사관이 되고자 결심하게 됐다. 그분들이 그러셨던 것처럼 이웃을 위해 조금 더 희생하고, 섬기는 삶을 살아가는 일에 기쁨으로 동참할 것이다.

-사무총장으로서의 책임감은?

▲자선냄비 사무총장으로서 이웃사랑의 대명사인 자선냄비본부를 맡아 90년 역사의 한국 나눔운동의 대표로 최선을 다해 운영할 것이다. 또 온 국민이 참여하는 나눔의 축제로 즐거움을 전하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자선냄비 모금액의 철저한 관리 및 나눔 사업의 감사로 투명성 있는 운영을 약속한다. 90년 동안 이어온 한결같은 사랑의 행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 사회서 구세군 자선냄비의 의미는?

▲90년 동안 한결 같이 지켜온 자선냄비는 이웃을 돌보며 더불어 살자는 ‘사랑실천 운동’이다. 자선냄비는 적은 것일지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자는 ‘나눔운동’이다. 자선냄비는 행복한 세상을 다 함께 가꿔 나가는 ‘국민운동’이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국민과 함께 지키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상 가장 낮은 곳 있는 이웃과 함께
사회 소외계층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

-올해 목표액과 달성 계획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혼란스러운 정치상황 속에서도 90년의 역사이며 한국 나눔 운동의 대표하며 온 국민이 참여하는 나눔의 축제로 자리 잡은 자선냄비에 국민들께서 꾸준히 참여해 주고 계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올해 목표액은 140억을 예상하고 있는데 국민들의 이웃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있는 한 충분히 달성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부자는?

▲오랫동안 진행 된 자선냄비에는 해마다 다양한 사연이 함께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 하나를 소개하자면, 2012년에 중곡동 할머니로 알려진 이야기로 “날씨도 추운데 고생하시네요. 3년 동안 매일 파지 모아서 판 돈, 참 친구도 도와줬어요. 적지만 보태세요. 저는 중곡동 할미”라고 쓴 편지지 한 장과 함께 중곡동지점 자기앞수표 100만원권 3장과 1만원권 한 장, 그리고 2000원이 들어 있었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폐지를 팔아 어렵게 모은 돈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놓은 마음에 구세군 모두가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2015년에도, 2016년에도 그리고 올해에도 상자, 헌 옷, 캔 등을 모아 팔았고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게 보탬이 될까하고 왔다 가신 올해로 82세를 맞으신 중곡동 할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고 어르신이 건강하시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가짜’ 구세군 자선냄비를 구별하는 방법은?

▲구세군 자선냄비는 윗면보다 바닥이 조금 더 넓은 빨간 원통 모양이며 방패 모양 구세군 마크가 있다. 양편으로는 위로 뻗은 손잡이가 달려 있고 냄비 윗면에 구세군자선냄비 본부라고 쓰인 확인증이 부착돼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선냄비 모금액은 어떤 곳에 쓰이나?

▲자선냄비를 통해 모아진 성금은 지역 사회를 위해 사용된다. 자선냄비는 지속적인 돌봄을 통한 자립을 지향한다. 자선냄비는 우리 사회의 생존과 건강한 삶을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자선냄비가 배분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일곱 가지 사업영역은 사회의 주요 취약·소외 계층 이웃들이 삶에서 소중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자선냄비가 지향하는 7대 사업은 생계, 역량, 환경, 건강, 안전이라는 5가지 커다란 원칙과 방향성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구세군의 미션은 ‘세상 가장 낮은 곳과 함께 하는 따뜻한 나눔’이다. 나눔 운동의 효시인 자선냄비는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의 내일을 위해 사랑의 불을 지피는 희망찬 자선냄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사랑으로 모아진 성금은 세상의 희망의 빛을 지피도록 투명하게 사용할 것이다. 소중한 마음으로 자선냄비 모금 운동에 동참해 주신 국민들께 마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나보다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연말과 연시가 되시기를 소망한다. 

성금은 지역사회를 위해

최근 한국사회서 기독교가 자기 정체성을 잃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이때, 구세군은 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이웃사랑’의 가치를 전달했다.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상하고, 찢기고, 고통 받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는 것이 구세군의 사명이라고 밝힌 곽창희 사무총장은 앞으로 세상을 선하게 만드는 일에 발 벗고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구세군의 주요사업

▲아동, 청소년= 아동, 청소년의 공부방을 꾸며주는 ‘희망공간만들기’, 도서, 벽지 초등학교와 아동보육지설에 IT 교육공간과 교육기자재, 강사를 파견하는 ‘꿈이 자라는 ICT교실’ 등.

▲노인, 장애인 =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의료지원 사업 ‘활기찬 인생’, 시각장애인 아동 청소년의 공부방을 꾸며주고, 안전한 욕실 환경을 만들어주는 ‘드림하우스’, 청각장애인 위한 ‘인공 와우’지원 사업.

▲여성, 다문화 = 미혼모 자립양육 프로그램과 따뜻한 보금자리 프로젝트.

▲긴급구호. 위기가정 = 찾아가는 봉사 서비스 ‘희망릴레이’, 소년소녀가장 장학지원 사업 등.

▲사회적 소수자자 = 약물 중독자를 위한 작업 재활 프로그램 ‘ARC(Adult Rehabilitation Center)'운영, 감염인을 위한 쉼터 운영.

▲지역사회 역량강화 = 사회복지시설에 이용자 및 생활인에게 필요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꿈꾸는 자리’프로젝트, 지역민 누구나 이용 할 수 있는 문턱 ‘낮은 도서관’프로젝트 등을 운영.

▲해외 및 북한 = 몽골과 캄보디아에 국제대표부를 두고 있으며, 몽골 울란바토르에 방과후 학교와 유치원, 야구교실 등은 운영하고 터브아이막에 노인복지시설을 운영. 캄보디아 프롬팬엔 시골에서 대학진학을 위해 올라온 학생들의 주거와 생활을 돕는 청학관과 아동, 청소년 쉼터를 운영. 1995년부터 몽골, 캄보디아, 중국 연길, 심양, 키르키즈스탄, 베트남 등에 선천성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 청소년을 국내로 초청해 치료하는 의료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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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